<더 글로리> 속 ‘색약 유전’의 비밀‘
전재준’은 왜 알록달록한 세상 모를까
*출처=넷플릭스 '더 글로리' 공식 예고편
“재준아, 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시즌2가 공개된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문동은(송혜교)이 가해자인 전재준(박성훈)에게 했던 말이다.
극중에서 전재준은 색약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약점삼아 문동은의 복수가 펼쳐진다.
정상인이 망막 원뿔세포를 통해 느끼는 세 가지의 색은 적색, 청색, 녹색인데, 이때 원뿔세포에 이상이 생겨 색을 구별하지 못할 때 색각 이상이 나타난다.
흔하게 말하는 색맹과 색약은 색각 이상에 포함되며, 그 증상의 정도 차이로 분류된다.
색깔을 아예 구별하지 못하면 색맹, 특정 색만 구별하지 못하거나 색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을 색약이라고 한다.
◆색약은 왜 생길까?
태어날 때부터 망막에 이상이 있어 발생한 선천적 색약일 수도 있고, 당뇨나 만성질환,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 망막 질환 등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유전적으로 발생한 색약일 경우,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극중에서도 전재준은 어렸을 때부터 평생 색약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살아왔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완치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쪽만 색약렌즈(크로마젠 렌즈)를 끼는 모습도 등장한다.
◇극중에서 전재준이 착용하는 렌즈 / *출처=넷플릭스
전재준처럼 동공 부분에 선글라스처럼 적색 필터를 넣은 색약렌즈를 끼면, 낀 쪽은 적색 파장이 있으면 이를 과장하고, 끼지 않은 쪽에서는 적색 파장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렇게 두 눈에서 다른 정보를 받아들일 때, 뇌가 적색이라고 구분지어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것은 적색과 청색을 구별하지 못하던 것을 서로 다른 색이라고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정도이고, 정상인이 보는 것처럼 색을 정확하게 보게 해주지는 않는다.
반대로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색약이라면, 그 원인이 되는 질병과 함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유전적으로 남자가 더 위험성 높아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색각이상은 여성보다 남성의 경우 위험성이 훨씬 더 높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경우 약 0.4% 정도지만, 남성의 경우 약 5.9%가 색약이다.
적록 색맹 유전자가 X염색체에 있기 때문인데, 남성의 경우 XY의 염색체를 가지기에 한 개의 X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색각이상이 발현된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XX로 두 개의 X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한 개의 X염색체에 적록색맹이 있더라도 나머지 한 개의 X염색체가 정상이라면 색각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확률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색각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훨씬 큰 것이다.
◆색약 진단은?
◇색을 잘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12와 15라는 숫자가 쉽게 읽힌다.
위 그림에서 12와 15라는 숫자가 제대로 보이면 정상이다. 만약 색각이상이 있을 경우 숫자를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엉뚱하게 읽게 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안과에서 정밀검진을 통해 알아봐야 한다. 색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아도, 개인 나름대로 색 구분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는지 자신과 직접 비교할 수 없는 만큼 색약을 늦은 나이에 발견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일부 직업군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색각이상을 완전히 배제한다. 따라서 어린 나이에 검사를 해보고, 진로 선택이나 안전 표지판 인지 등에 있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