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전주라는 도시는... 지난 일요일에는 막내 동생이 전북불교대학 학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취임법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전주에 다녀왔다. 전주라는 도시는 전라북도의 중앙에 소재한 도청소재지로 행정, 교육, 언론, 문화예술, 관광, 비즈니스 등에 있어서 Hub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전라북도 내 다른 지역들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과거에는 전통명문고인 전주고와 전주여고 그리고 최근에는 신흥명문고인 상산고가 소재하고 있어 그동안 전라북도 내 많은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교육시켜 중앙무대로 진출시켜왔다. 그런데 중앙으로 진출하여 성공한 많은 분들이 언론에 대부분 전주 출신으로 포장되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그 분들의 출신지를 보면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다 전주에 와서 중․고등학교만 다닌 분들이 많으며 순수한 전주 출신은 적다. 또한 전주라는 도시는 한옥마을, 경기전 등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과거와 현재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많고, 비빔밥, 콩나물국밥 등 먹거리가 풍부하여 관광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그리고 풍수적으로 보면 전주라는 도시는 도심 외곽으로 완주군에 소재하는 산과 숲이 사방에서 품고 있는 형태로 한 마리 봉황이 여의주를 품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그런지 전라북도 도민이라면 누구든지 한번 살아보고 싶어 하는 곳이 전주라는 도시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주에서 남쪽에 자리한 임실군 관촌면 출신으로 익산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전주라는 도시에서 고등학교 3년을 다니면서 2년간은 열차통학을 하고 3학년 때 약 10개월간 전주시 인후동에서 하숙한 세월이 전주와의 인연이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완주군 용진면, 소양면, 고산면 일대를 돌아다나며 카메라앵글에 담은 사진 몇 장을 올려본다. 【아래 그림】내가 탄 KTX 열차가 익산에서 전주 구간을 달리는데 창밖으로 모내기를 마친 한적한 춘포 들녘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아래 그림】전주역 광장이다. 이곳에서 택시를 타시는 분들 중에는 전주한옥마을에 관광을 오신 분들이 많다. 그런데 내가 탄 택시 기사 분 말씀에 따르면 구경하고 돌아가는 분들의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기대 잔뜩 하고 왔는데 별로 볼거리도 없고, 음식 맛은 별로인데 음식 값은 비싸서 바가지를 쓴 기분이라는 것이다. 【아래 그림】전북불교대학 학장 취임법회에서 나도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아래 그림】불교철학을 전공한 막내 동생은 최근 1년 사이에 세 권의 책을 세상 밖에 내놓았다. 그리고 현재 두 권의 책을 집필 중에 있다. 【아래 그림】나는 일정을 마치고 인근에 있는 서방산으로 탐방을 나섰다. 【아래 그림】서방산 입구에 있는 화장실이다. 똥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똥의 꿈은 자신이 밭으로 돌아가 흙을 살리는 게 꿈이 아닐까 싶다. 【아래 그림】이곳은 시골의 화장실이다. 똥을 살려 흙을 살리는 공간이다. 인간의 영양분 순환과정은 음식물 섭취 → 배설 → 흙으로 돌아감 → 채소 재배 → 음식물 섭취라는 연결고리로 반복되어 순환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아미타불의 극락세계 서방정토로 일컫는 서방산은 봉황이 깃드는 봉서사를 품고 있다. 【아래 그림】이곳은 완주군 용진면 봉서마을에 소재한 밀양박씨 규정공파 제실이다. 제실 뒤로 산 중턱에 밀양박씨 규정공파 박씨부인의 묘가 있는데 이곳에 묘를 쓴 이후 후손들에게 발복이 지대하여 조선 8대 명당으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서방산 기슭으로 앞으로는 간중제라는 봉서저수지를 품고 있어 자연환경이 풍수에 적합하도록 되어있다. 【아래 그림】풍수(風水)란 바람을 갈무리(藏)하고, 물을 얻는다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인 말이다. 바람을 타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추기 때문에 바람을 막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 데서 생기(生氣)가 응결(凝結)한다는 뜻에서 풍수라는 말이 생겼다. 【아래 그림】이곳은 서방산 기슭 앞에 있는 '간중제'라는 봉서저수지이다. 【아래 그림】서방산 봉서사 인근에는 진묵대사의 부도가 자리하고 있다. 진묵대사는 김제 만경 출신으로 부처의 화신이라고 알려진 분이다. 【아래 그림】생전에 신통력을 발휘하면서 정반대로 속인처럼 술을 곡차라고 하면서 마시고, 물고기를 먹었다. 진묵대사는 고승이면서 유학을 잘 알고, 유교에서 덕목을 삼은 가족 간의 효도와 우애를 실천하였다. 이처럼 진묵대사는 설화에서 성(聖)과 속(俗), 불교와 유교를 다 아우르는 대인(大人)으로 나타난다. 【아래 그림】진묵대사가 물고기를 가마솥에 끊이고 있던 사람들의 심술궂은 권유에 두 손으로 큰 가마솥을 번쩍 들어 단숨에 마신 뒤, 상류에 변을 보니 그 입으로 들어갔던 물고기들이 펄펄 살아서 헤엄쳐 내려갔다는 서방천의 어혼환생魚魂還生의 이적이 지금도 이 지역에 전해온다. 【아래 그림】봉서사에는 진묵대사 부도와 진묵장천(약수)이 있다. 【아래 그림】봉서사에는 삼존마애불이 있다. 불가에서 삼존불을 모시는 것은, 석가모니 부처님 이전에도 부처님이 있었고,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도 계속 존재하며,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여러 세상에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란다. 【아래 그림】진묵대사 부도가 자리한 인근 산자락에는 까치수영이 마치 옛날 처녀총각들이 길게 땋아 엮어 늘어뜨린 댕기머리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까치수영은 줄기 끄트머리에 정감이 가는 하얀 꽃들이 자잘하게 핀 우리의 들꽃이다. 【아래 그림】봉서사는 전북 완주군 용진읍 간중리 종남산과 서대산 사이에 있는 사찰로 신라 성덕왕 때 창건하였고, 조선 선조 때에 진묵대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중생을 교화하였던 이 지역 유서 깊은 절이다. 【아래 그림】이 절에는 진묵대사와 해인사 대장경에 얽힌 설화가 전하고 있다. 이 절에서 수도하던 진묵은 자주 해인사를 내왕하면서 대장경을 모두 암송하였다 한다. 하루는 진묵이 제자를 데리고 급히 해인사로 갔는데, 그날 밤 대장경각 옆에서 불이 났으나 도저히 끌 수 없게끔 되었다. 이때 진묵이 솔잎에 물을 적셔 불길이 번지는 곳에 몇 번 뿌리자 갑자기 폭우가 내려 불길을 잡음으로써 대장경판의 위기를 구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아래 그림】봉서사(鳳捿寺)는 사찰 이름이 말해주듯이 종남산과 서대산 사이에 봉황이 터를 잡고 깃드는 곳이란 뜻으로 깊은 산중에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명당에 자리하고 있다. 【아래 그림】진묵대사의 선시를 읽어보면 선사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하셨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天衾地席山爲枕(천금지석산위침)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자리삼아 산을 베고 누으니 月燭雲屛海作樽(월촉운병해작준) 달을 촛불삼고 구름을 병풍삼고 바다를 술통 삼아 大醉居然仍起舞(대취거연잉기무) 크게 취하여 거연히 일어나 춤을 추니 却嫌長袖掛崑崙(각혐장수괘곤륜) 어허 긴 소매자락이 곤륜산에 걸리겠구나. 【아래 그림】우측에 있는 종남산은 풍수지리에 있어 태백산과 속리산을 종산으로 하고, 우측으로 운장산, 좌측으로 서방산이 뻗어 있으며, 이들 주산으로부터 벌어진 산들은 군신이 늘어서 있는 것과 같다. 【아래 그림】이곳에 특이한 비석 하나 있다. “노벨상후보자, 세계평화의날 제정비, 세계법왕 일붕존자”라고 새겨져 있다. 세계법왕 일붕존자는 서경보 스님을 말한다. 서경보 스님은 126개 박사학위를 세계 각국 유명대학교에서 받아 1993년 기네스북 최다박사학위 취득으로 수록되어 있고, 세계불교 홍보를 위해 1천 40종류를 저술해 기네스북에 수록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시집만 153집을 내어 최다 시집 저술가이자, 세계적인 선필가로 인정받고 있고, 후진양성을 위해 국내외 대학에서 교환교수 및 명예교수를 역임하셨다. 【아래 그림】봉서사 대웅전 편액(현판)의 글씨도 서경보 스님이 쓰신 글씨다. 【아래 그림】이곳은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고택으로 숙박이 가능한 시설이다. 과거 철거 위기에 놓인 오래된 고택을 해체하여 재건축한 저택으로 뒤로 고택을 둘러싼 종남산의 수려한 자연은 도시 생활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아래 그림】완주군 고산면 소향리와 동상면 대아리에 위치한 대아저수지이다. 이곳은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낙조가 특히 아름다우며 호반길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코스는 전국에서 잘 알려져 있다. 【아래 그림】높은 산과 푸른 초지 그리고 푸른 초지를 가로지르는 냇물이 흐르는 완주군 고산면 일대는 자연과 휴식이 넘치는 지역이다. 그래서 이곳에 자리 잡고 메기매운탕에 소주 한 잔 하였다. 【마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임실 관촌에서 태어나 관촌초등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익산으로 전학 가서 그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전주에서 다녔다. 그리고 79년 졸업 후 서울에서 계속 생활하다 92년 은행에서 책임자로 승격하면서 군산지점으로 발령받아 군산에서 약 3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전주, 이리, 군산 등 전라북도의 중심부와 남쪽으로는 임실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고, 서쪽으로는 김제에 외갓집이 있어 나름대로 전라북도 동서남북 사방팔방 여러 지역과 인연을 맺고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3월 은행을 퇴직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가능하면 전주에서 직장을 구해 전주에서 1-2년 정도 살면서 주말에는 내가 태어난 자란 전라북도에 있는 명산대천 곳곳을 내발로 직접 걸어서 답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이화구 올림 |
첫댓글 아늑한 풍경 참좋네요
안방에 앉아서 편안하게
구경잘했습니다.
더욱더 에너지 충전하셔서
맛깔스런 글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