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결혼 5년만에 기적적으로 임신한데다 사진 욕심이 남다르다 보니 만삭촬영이 대세인 요즘에 임신한 점에 대해 감사(?)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만삭 사진은 잘 찍어두겠노라 만삭이 되길 손꼽아 기다려왔답니다. 7개월에 접어들고 만삭이 다가오면서 거의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붙어 살면서 여기저기 올라온 만삭사진을 쥐 잡듯 뒤져댔지요...후기도 꼼꼼하게 읽어보구요...그러다가 발견한 노랑 꽃무늬 원피스에 창이 넓은 모자로 코디된 사진!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 여기가 어디야~하면서 바로 확인 들어갔더니 나무그린 청담점이더라구요^^*
나무그린 청담점으로 집중 검색해보고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니 사진 잘 찍고 친절하신데다가 촬영날 원본 CD도 주신다하여 잽싸게 카페에 가입하고 집에서 사진도 찍어서 매주 만삭 촬영에 응모했답니다. 그렇게 3주를 응모하고 매주 일요일8시에 컴퓨터 앞에서 우울해지고...-_-;;; 이제 더 이상 올릴 사진도 없는뎅 하면서 4주째 응모했어요. 그런데 하필 발표 전날 토요일에 까치가 전선을 건드렸대나 뭐래나 아파트 전체가 정전이 된 거예요...ㅠ.ㅠ 금방 전기는 들어오긴 했지만 무슨 영문인지 인터넷이 안 되는 거예요..흑흑 너무 딥답하고 궁금해서 일요일 밤 8시에 전 PC방에 간다고 떼쓰고 엄마랑 남편은 이 오밤중에 담배연기 자욱한 PC방에 절대 보낼 수 없다고 하궁...할 수 없이 그 담날 기사를 불러서 인터넷 수리받고 젤 먼저 카페에 들어갔는데...아싸~당첨이 된거예요~~~너무 기뻐서 소리지르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전화해서 얼른 예약을 했죠^^ 제가 4월 3째주 이벤트에 당첨됐는데 당첨된 주에 찍어야 한대요. 제가 자연광 사진을 좋아해서 여쭤보니 계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개 4시 정도가 빛이 좋다고 하셔서 4시로 언능 예약하고 남편 섭외(?) 작업에 돌입했죠~
2. 남편 캐스팅
울 신랑은 저와는 달리 사진 찍히는 걸 정말 정말 싫어해요. 그러다 보니 같이 찍은 사진이거의 없어서 나중에 울 아기가 사진 보구 아빤 어디에 있냐고 물어볼까 걱정이예요...-_-;; 게다가 회사 눈치보느라 1년에 5일 있는 휴가도 꼴랑 하루나 길어야 3일 정도밖에 못 써봤어요...ㅠ.ㅠ 이런 남편을 평일에 광화문에서 청담까지 오게 하는 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더라구요...우선 남편에게 당첨 소식을 전하면서 나무그린(청담)은 엄마들이 최고로 꼽는 엄마들의 로망인 스튜디오고, 정말 당첨되기 힘든 데라 이건 가문의 영광이라고 열변을 토하니 반응이 시큰둥~ 이번엔 전략을 바꿔서..어떤 아빠는 와이프 대신 신청해서 당첨됐는데 오빤 뭐야!!!라고 했더니 비교당하는 거 싫어라 하고(오히려 역효과...)...결국 골프 한번 치는 거 눈감아 주는 대신 같이 가기로 네고했답니다(울 신랑은 골프광 vs 난 사진광~울 아기가 어느 한 쪽만 닮아도 가계에 심히 부담될 듯....둘 다 닮으면 기둥뿌리 뽑히겠어요...)
3. 가는 길 및 스튜디오
남편한테는 이메일로 약도 보내줬는데 정작 전 출력해놓은 약도를 두고 온거예요. 기억을 더듬어 강남구청 4번출구로 나와 우리은행-레미안 사이 골목길로 들어서긴 했는데 미용실이 어딨다는 건지 기억이 가물가물...-_-;;; 나무그린에 전화해서 여쭤보고 헤메던 길을 돌아서 찾아가는데 제가 방향치인 걸 아셨는지 친절하게도 직접 마중을 나오셔서 절 안전하게 인도(?)해주셨어요.^^
***찾아가는 길***
강남구청 4번 출구로 나와 우리은행-레미안 사이 골목으로 들어와 레미안을 끼고 우회전하시고, 조금만 걸어가면 왼쪽에 파라곤 헤어라고 보이는데 그 골목길로 들어가시면 골목 끝 왼쪽에 아이보리색 2층 건물이 보이는데 여기가 나무그린 청담점이예요~~
그 전날 장마처럼 비가 오고 가는 길에도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오늘 촬영이 걱정되었었는데 다행히 강남구청역에서 나오니 날씨가 갰더라구요. 스튜디오는 2층 양옥집을 개조한 깨끗한 백아이보리 건물인데요 작은 정원이 아담하고 이뻐요~~ 스튜디오 내부는 다양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구요...예쁜 소품들도 많아서 여러가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할 것 같아요. 또한, 여러 방향으로 창이 잘 나있어서 (제가 사랑하는) 자연광 촬영이 예술일 듯 해요^^*
4. 촬영
좀 일찍온지라 스튜디오랑 사진도 구경하고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옆에서 단잠을 자고 있는 50일된 아기도 보았답니다(엄마 아빤 아기 깨워서 사진 언능 찍어야 하는데 아가는 쿨쿨 꿈나라에 가있고...저의 미래의 모습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날 한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남편이 도착하고 사진찍으러 2층으로 짐 들고 이동하려는 중에 절 도와주시려는 스텝분과 부딪쳐 둥글레차를 쏟았지 뭐예요. 그 때 온 스텝들이 다 달려들어서 여기저기서 휴지도 갖다주시고 저한테 연실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과보호(?)해 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죄송했어요... 다행히 차가 어느 정도 식었고 옷이랑 양말만 젖어서 전 괜찮았거든요.
2층에 올라가서 의상을 고르는데 배 나오는 거 하나 안 나오는 거 하나로 2가지를 고를 수 있어요. 먼저 찜해둔 노랑 원피스를 고르고 나머지 하나를 어떤 걸 할까 고민하는데, 제가 화려한 의상을 좋아하다 보니 결국 비슷한 느낌의 연두색 탑+꽃무늬치마를 골랐어요(의상 고를 때 어떤 스타일의 의상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사진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셨어요). 두 개가 느낌이 비슷하다고 하시면서도 사진작가님은 제 취향을 존중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일전에 베샤때는 전 별로인데 사진작가님이 골라주신 걸로 입으라고 하셔서 기분도 안 좋고 나중에 사진에도 애착이 안 가더라구요..-_-;;) 의상을 고른 후 찍고 싶은 배경이 있는지 미리 봐둔 배경이 있는지 물어보시더라구요. 전 의상만 생각했지 배경까진 미처 생각을 못 했거든요. 앞으로 나무그린에서 찍으시려는 분들 의상 뿐만이 아니라 배경까지 미리 골라두시면 더 좋을 듯 해요~~ 결국 의상에 어울리는 배경으로 선택을 하고, 사진 작가분께서 옷을 입혀주시고, 머리도 만져주시고 액세서리도 골라주셨어요^^* 우리 최작가님 별명이 최코디님이라고 하시더니 정말 이것저것 만능으로 잘 챙겨주셨어요~~ 저한테 33주인데도 넘 날씬하고 어려보인다고 하셔서 늙어서 주책일 수 있는 이 차고 넘치는 나이에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답니다~~~
드뎌 촬영에 들어갔는데 오늘의 컨셉은 '샤방샤방'이랍니다^^* 사진 찍는 내내 저한테 너무 예쁘다 잘한다 연실 칭찬해 주셔서 참 기분좋게 촬영했어요. 다른 스텝분도 오셔서 이쁘다고 응원해 주셨구요.. 남편한테 사진 잘 나오게 생긴 얼굴이라고 칭찬해 주셔서 남편의 동참을 이끌어 주시면서 뻣뻣한 우리 남편도 웃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또, 카드키 목걸이 가슴에 달고 사진 찍던 우리 남편을 발견하시곤 얘기해주셔서 대형 사고의 위기(?)를 모면했구요...
사진도 생각보다 많이 찍어주시고...무료 촬영인데 너무 잘해 주셔서 오히려 제가 미안할 정도였어요.^^
5. 촬영 후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마치고 모니터실에서 비치된 앨범을 보고 100일 촬영하는 아기도 구경했어요. 사진 촬영 중에도 스텝분들이 어르니까 아기가 예쁘게 웃더라구요~~또 중간중간에 스텝분이 아기를 안고 다니시면서 얼러주고 놀아주시는 걸 보니 정말 아기 다루시는 솜씨가 예술이시더라구요^^
나무그린 청담에 올 때 신랑이 "정말 여기 공짜야?"하고 물어봐서 정말 무료라고 하니까 신랑이 "여기 장사 안되는 거 아냐?"라고 강한 의심을 드러내더라구요. 그 때 제가 또다시 이건 가문의 영광이라며 열변을 토하면서 극구 부인했었는데 신랑이 직접 스튜디오에 와서 보고는 스튜디오가 마음에 들었는지 스텝분들에게 이것저것 여쭤보기도 하고 원본 CD까지 주신다니까 놀라면서 저한테 당첨운이 좋은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모니터실에서 기다리니 원본 CD를 주시고 후기용 파일 3개는 편집하셨다고 하셨어요. 바로 원본 CD를 주시기 때문에 모니터는 따로 안했구요. 제가 사진 잘 나왔냐고 여쭈어보니 잘 나왔다고 하시면서 저한테 탤런트 정다빈 닮았다고 하셨어요. 자살한 탤런트이긴 하지만 이쁜 사람 닮았다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후기 작성법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중요한 거!! 50일 촬영까지 무료래요~~
6. 애필로그
나오는 길에 남편이 주차공간을 확인하더라구요(남편의 중요한 스튜디오 결정기준은 주차!!!) 집에 와서 컴퓨터부터 켜고 사진을 확인했지요~사진을 꽤 많이 찍어주셨더라구요^^ CD에는 60장 정도 있었구요 제가 기억하는 NG컷만 포함해도 실제 찍은 건 80장은 족히 될 듯해요. 그 중에서 3장은 편집해서 후기용 사진이라는 폴더에 따로 넣어주셨구요.
후기용 사진은 제 얼굴만 이쁘게 나온 것 보다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진의 구도나 연출이 좋은, 즉 총점이 높은 사진으로 고르신 게 아닐까 하는 게 제 해석입니다~~ 사진들이 전반적으로 다 예뻐서 대만족이구요...나중에 액자하면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남편 표정이 영~아니어서 아마도 남편 잘 나온 걸로 골라야 할 듯해요)
마지막으로, 집이 멀어서 당첨 안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뽑아주셔서 좋은 추억 만들어 주신 나무그린 청담점 관계자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촬영날 너무나 친절하게 풀서비스를 해주신 최작가님과 기타 스텝분들 넘넘 감사드립니다. 그럼 우리 아기 50일 촬영 때 뵐께요~
첫댓글 님...죄송한데 글 읽기가 굉장히 힘드네요..........^^;;
아이구 눈이야~~한개두 몬읽구 그냥 가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