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고 겨우 2주 지난
시점. ‘날 어디론가 데려가죠’ ‘바다도 보고
싶어’라는 고딩 1 딸의 말에 생일도 축하할 겸
급하게 1박2일로 부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가자 마자 자가용을 없애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익숙한 기차 - KTX 4인 동반 가족석
15%할인 받고 서울역에서 일본수제도시락 ‘호토모토’ 들려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한 상 차림을 시작으로
교회 안수집사인
아빠씨는 교회일 때문에 당일 저녁 귀경해야 해서 부산역 도착하자마자 ‘신발원’에 가봐야 한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곧바로 차이나타운에 찾아갔으나 아직 오픈 전(11시 30분부터 영업).
미련 없이 택시 타고 태종대로.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빨간 방망이 들고 키가 훤칠하게
크고 멋지게 썬글라스 쓰신 분이 다가오길래 ‘안내원’인 줄
알고 얘기를 듣다 보니 ‘팔랑 귀’ 우리가족은 곧바로
유람선 타는 봉고차에 탑승 ? ㅋㅋ. 날씨가 받쳐 주어 인생 샷 건지고.
백종원 3대천왕에 소개되었던 곳 – '냉채족발' 중, 장육 소 시켰는데 어린이 입맛인 우리 가족에겐 너무 맵고 양이 적어 ‘한번 먹어봤어’로 만족.
국제시장에 들려 ‘호객’이 되어 (가격표시 없는 ‘됫박’ -얼굴보고 가격 바뀜)
얼떨결에 말린 호박 + 대추 사서 길거리에서 먹으면서 구경 구경- 토요일이라 그런지 부산사람 다 모인 듯. 용두산 공원도 한 바퀴
돌아주고 봄 나들이라고 (의도적으로) 옷을 얇게 입고 온
아빠씨가 바람 때문에 춥다 해서 부산역 ‘롯데몰’
지하상가에서 반코트’ 행사하길래 '어부지리'로 아들 거까지 새로 사서 입히고,
부산 오면 꼭 들려보는 자갈치 시장 전망대에서 느린
우체통에 엽서 한 장 써주고(6개월 뒤 무료 배달)
저녁은 ‘수요 미식회’에 나왔다는 부산명물회집에서 ‘회백밥’을 먹었는데 완전 내 취향 아님. ‘날 생선, 흰 밥,
물엿 초고추장’ 좋아하는 분에게만 추천.
차라리 서울에서 ‘회정식’ 먹는 편이
나음. 아빠씨 서울로 보내고 숙소에 들렸다가 해운대 바다
역시 해운대 저녁 바다는 결코
조용하지 않음. 알아서 불꽃 쏴주는 팀, 노래 팀, 마술 공연 팀이 서로 ‘관객’
유치 중.
숙소 물이 짜다 했더니
온천수만 사용해서 그런 것. 해운대 온천이 있는 줄 이번에 알았고 사우나에서 1시간 30분(기본?). 아들 놈 호텔방에서 배고파 쓰러진거 무시하고
ㅋㅋ
딸이 노래 부르던 아침 바다
숙소 나오자마자 해변을
따라 걷다가 딱히 계획된 일정이 없어서 누리마루를 지나 동백섬을 한 바퀴 다 돌아 다시 해운대로 왔음.
2시간 넘는 도보에 애들 왈 ‘이거이 극기 훈련?’
출렁다리 좀 지나서 벤치에 앉아 쉬었는데 지나가던 ‘사진 좀 찍어 주시겠어요?에’ 낚인 아들 놈은 4팀 사진 찍어 주느라 엉덩이를 뗐다 붙였다 뗐다 붙였다 쉬지 못함.
날 닮아 그런 건가? 몹쓸 ‘인간자석’ ㅋㅋ
부산엔 고층 건물이 많아 서울보다 더 홍콩 feel –
으리으리한 센텀시티 신세계, 롯데 구경.
신세계 옥상의 ‘주라지 공원’이 딱
마음에 들어 놀고 싶었는데 내 새끼들이 너무 커서 안타까웠음. 비구니 스님이 눈에 띄게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며 지나가는 게 딱 내 레이다에 걸려 ‘에맥앤볼리오스’라는 사악한 아이스크림 영접 - 가격이 비싸긴 한데 줄 서서 먹어도
참을 수 있는 존맛. 어디를 가나 음식값이 비싼 듯 하여 차라리 백화점에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식당가
‘딤딤섬’에서 ‘샤오롱바오’, ‘광동식 오리구이’를 먹었는데 역시 우리에게는 비싼 간식일 뿐.
마지막 만찬 먹으로 다시 자갈치 시장으로. 연이은 맛집 탐방 실패
이후 - 역시나 글 많은 자갈치 시장 횟집 이용후기의 사진이 모두 똑같음을 확인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삐끼 삼촌에게 못 이기는 척하여 들어간
자연산 횟집. 엄~청 큰 놈인데...대게 한 마리 13만원. 뜨끈하게 쪄 온 대게 맛이 '00표 맛살' 맛이랑 똑같아서 깜놀. 서비스 매운탕에 공기밥으로 배를 채우고
귀경. 이로써 ‘탕진잼’
완성인가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부산 여행에서 느낀 점은 날씨가 좋으면 어딜 가도 좋다라는
생각.
첫댓글 즐겁게 놀고 충분히 힐링 하신 것 같네요..^^
근데, 해운대에서 해운대 시장에는 안 들리셨어요? 거기 음식값 싼 곳도 많은데..
힐링..후 방바닥에 폴링했죠ㅋㅋㅋ 해운대 시장은 두 번 들려봤었어요 ^^
예전에 부산으로 혼행 갔던 일이 떠오르네요...ㅎ 그때는 한 여름이어서 쪄죽지 않은 게 다행...^^;;;
해운대 - 아쿠아 - 용두사 - 오륙도... 이렇게 다녔던 것 같은데...
힘들어도 1박 2일을 잼나게 즐기신 것 같네요...짝짝짝!!
역시 박수소리가 좋네여. 잘하고 있는 거죠? '더 늙기전에 놀자'를 실천하는 삶 ㅎㅎ
ㅠㅠ 여행 가신 코스가 다 그리운 곳이네요...ㅋㅋㅋ 사진과 후기로도 즐거움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행복마일리지님 글 보니까 저도 부산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네요 ㅋㅋㅋ 지금 하는 일이 정리되면 부산으로 며칠 다녀와야겠어요
네 일 마무리 잘 하시고 그리운 부산다녀 오세요~ 내일이면 벌써 '춘분-농사의 시작=>봄놀이의 시작'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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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시는 분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여. '언제 한 번'이 한 달 안이 되기를 ~
으아... 부럽습니다!
'공부 안하는' 고딩 1, 2와 주말 '부업 안하는 쎈 엄마가 만나면 언제든지 체험할 수 있습니다 ㅋ
용두산 타워 보이는 동네에서 초중고를 다녔는데 오랜만에 사진으로 보니 그립네요. 부산 안간지 너무 오래되었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 딱 한 명만 부산에 있고 이제 부산엔 지인도 가족도 없다보니...그리운 고향이구만요
날씨 좋을 때 그리운 고향에 다녀오세요. 일반 버스를 타고 다니며 바깥 풍경을 보니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만 변했지 거의 그대로 더라구요.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좋은 활력소 ^^
지난 가을에 영화제서 영화 보느라고 열흘 쯤 부산에서 머물렀는데
부산 고층 빌딩숲을 보면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세계 최대라는 신세계 백화점도 그 안에 있는 영화관 때문에 들락날락했었는데
이른바 명품 브랜드가 즐비하게 늘어선 아케이드를 누비면서도 뭔가 가상의 세계를 걷는 듯한 느낌...
오뎅은 맛있었네요.
자정 넘은 부산역 근처 옛 영화제 거리에서 포장마차 오뎅을 먹으며
내가 아는 실제 부산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 들었더랬습니다.
저도 겸사겸사 해서 자갈치 시장 횟집을 찾아갔는데
유명한 곳은 일찍 문 닫았고 별 맛도 없는 병어회만 먹고
술도 낯설고 맛없는 '대X' 소주만 판대서 투덜대며 마셨네요
투덜 ㅋㅋ 부산 센텀시티 '침대영화관'은 이용해 보고 싶던데.
@행복마일리지 옆 침대의 사람들이 신발 벗고 보기 때문에 비추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