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2월 9일 화요일. 이규관 입대일이다.
다음날이면 쌀막걸리를 정식으로 제조해도 된다는 ...
당시엔 쌀이 모자라서 못만들게 하던 시절이었다.
왕십리 한영고교가 집합지였다. 서울병력...
학교앞에서 빠박이로 머리를 깍었다.
준 장발머리를 갑자기 빡빡 밀어 버리니..... 그기분 모두 아시리라. ^^
오후늦게~ 저녁시간...
왕십리역에서 기차를탄다.
열차칸에 타자마자 그때부터 헌병인지(?) 그런 넘들이 고래고래 고함을 친다. 쌍소리~
바짝 초긴장모드... 쫄아버린다. (-_-);;
완행열차가 하염없이 간다. 중간에 커다란 건빵도 주더라.
논산에 내린다.
연무대역 이었을까??? 모른다. 알필요도 없는거다.
호송병들의 호위... 또 고함소리...
그렇게 열지어서 걸어간다.
무아지경~ 덤덤... 그랬을거 같다.
무심결에 하늘을 보았다.
아! 초겨울 밤하늘에 은하수가 보인다. 웬지 아름답게 보였었다. 그래서 기억이 생생하다.
어느새 훈련소 정문...
시계를보니 자정이다. 씨티즌 자동 손목시계 ㅋㅋ
드뎌 도착...
인원점검, 앉어! 일어서! 앉아번호... ㅋㅋㅋ 그런거를 했을꺼다.
인원수 짤라서 내무반으로 밀어 넣는다.
내무반장의 잡아먹을듯한 위세... 일단 기가 죽는다. 의기소침이다. 눈치만 살피고 하라는대로 하는게 상책일것 같다.
맨처음 신상명세서를 작성한거 같다.
그러고는 각자의 관물대앞에 앉아서 뭔가에 대해서 훈시를 듣고 있었다.
그때였다.
"신체검사 1급 받고 머리 짧게 깍은 장정 집합!"
제1국민역인지 제2국민역~ 인지 뭐 그런것도 얘기한것 같다.
눈치를보니 쭈삣거리다간 얻어 터질지도 모르니... 냅다 튀어 갔다.
그외엔 별 생각 없었던거 같다. 안맞는거... 맞지 않는거가 상책이라는 생각뿐...
많은 인원이 따라갔다.
오밤중... 아니 새벽으로 넘어가는시간..아니 이미 새벽일게다.
신체검사를 새로 한다. 꽤나 많은 인원이었다.
오랜시간이 걸린것 같다.
아직두 깜깜하다.
불빛두 별루 안보인다.
신체검사를 마치고 내무반 앞쪽으로 와서는 아침먹고 다시 모이랜다.
어느새 아침시간이 됐는지는 모른다 .
시간은 기억에 없는데 깜깜했다는건 기억난다. 겨울이어서 밤이길어 그랬나 보다.
아침밥이 내무반까지 배달... 식판에 급식...
받아 드는순간 ~ 흐우웩 !!
지푸라기 들어있는 콩나물국 비린내와 거무티티한 보리+쌀밥... 김친지 깍두긴지하고 주는데 ~~~~~~
흐미~ 배고팠지만 몇숟갈 못먹었다.
마음속으로 " 열차에서 준 건빵이나 먹어야지! " 하고~
그러고는 관물대를보니 헥!! @@ 없다!
밤사이에 누군가가 쌔벼간거다. 쓰~바~ㄹ ... 차마 울지는 몬하고~ ㅋㅋ 그때 증말이지 디게 아쉬웠다. *^^*
채 식사도 끝나기 전...
집합하랜다.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밤에 신체검사 받은 넘들 집합!!!
뭐야이거??? 식사시간두 안끝났는데...
에휴~~ 식기구 뭐구 걍 놔두고 모이랜다.
여기저기 어디론지 끌구 댕기더니 목욕을 하랜다.
샤워꼭지 달린 수도파이프가 천장에 고정으로 매달려있는 단체목욕탕... ㅋㅋ
아시다시피 대충목욕이다. 멋모르고 비누칠 했다가는 중간에 물을 잠궈버려서서 낭패당하는...ㅋㅋㅋ
어디론가 또 간다.
점심때가 지난것같은데 밥먹은 기억은 없다.
대략 300명쯤 되나부다.
군복 배급...
따불빽부터 받고 차례로 배급을 받는다. 군복,군화,작업화,야전잠바,속내복,팬티런닝양말요대모자까지...
각자 한따블빽씩... 제법 무거웠을꺼다.
그리고 집합!
어느 지휘관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너희들은 지금부터 공수부대 병력이다. 가기 싫은 사람은 앞으로 나와!!! " 그러는거다.
순간 머리가 복잡해진다. 웬 공수부대???
아무도 못나간다. 나 역시도 못나간다. 모두 바짝 쫄았기 때문이었을것이다.
나중에 몇명은 빠지긴 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 기왕에 군에 온거 함 해보자" 그랬다. ^^
군복으로 갈아입는다. 집으로 보낼 꾸러미를 싸고~ 주소를 적고~
어느새 어스름 저녁이 다가올즈음
따블빽을 짊어지고 어디론가 또 몰고간다. 저녁두 안주고...
무쟈게 멀다. 배두 고푸다. 옆의 동료들과 얘기도 못하고 걍 하염없이 걷기만 한다. 엄청 멀었던거 같다.
어느 친구가 건빵을 몇개 줘서 얻어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었다. 배고픈 허기두 살짝 없어지구~ ^^
어딘가에 도착한다.
실내 체육관처럼 생긴 실내 강당... 그런곳이었다.
한팔간격으로 쫙 세워놓고 또 신체검사를 한댄다.
바지를 벗으랜다. 이런 된장!!!
앞에서부터 하나하나 곧추를 훑는다. *^^*
나중에 알고보니 성병 검사~ ㅋㅋ (실제로 몇주후에 퇴소당한 후보생도 있었다.)
240명이었다.
포반장 120명 117기(?), 사격지휘반장 120명 65기...
알고보니 공수부대가 아니고 제2 하사관 학교... 여산이었다.
동작그만!!! 하면 떨어지던 낙옆도 멈춘대나? 어쩐대나? ㅋㅋ
여기서 뺑이를 친다. 조뺑이를~ 석달동안이나...
한겨울이다.
무쟈게 춥다.
성탄과 신정, 구정을 깨굴창에서 보낸거와 다름없다.
특히, 대야리 저수지(맞나?)유격장에서 구정을 맞이했다. 조교들이 유격코스마다 울린다. 엄청 울었다 (ㅠ,.ㅠ)
나의 살던고향... 어머님 은혜... 등등 철모에 원산폭격 상태에서 노래 부르게 한다.
그곳 제2하교에서 고문관... 물하사... 꼴통...낙오병 중도퇴교... 등등
" 느그덜 자대에 가면 일병, 이병들한테도 졸라게 으더터진다. 고문관 노릇허면~ 알긋냐!?!?! 빠박~ 팍! "
엄청나게 쇠뇌 교육을 받는다. 그러면서 무쟈게 패기두하구 기합두 준다.
열씸히 똑바루 하라는 취지라는거다. 징하다 징해! ^^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 얻어터지고 고문관 취급 당한다는 거다.
신삥하사 달구 개 망신 당하지 않으려면 똑바루 하라는거다. 똑바루 해!! 똑바루!!!
ㅋㅋㅋ 똑바루해! 하면 통하는...
그렇게 저렇게 3개월...
유격도 받고... 마지막으로 완전군장 8Km 구보측정을 끝으로
하사관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광주 포병학교로 간다.
하사관 학교 출발...
강경역까지 또 걸어간다.
오밤중이다. 밤에만 걸어 댕기는게 군댄가 싶었다.
무쟈게 멀었던거 같다.
강경역 도착... 열차 승차.
아침에 광주역 도착.
히야~~~~~~~ 여기에 오니 천국인것 같았다. 민간인두보이구~ 뇨자두 보이구~~
따블빽을 받으러 나온 차량에 따블빽을 싣고 ... 또 걸어간다.
포병학교... 상무대 도착.
여기서의 생활은 여산에서의 생활에 비하면 널럴했다.
온갖 욕설과 구타가 일상이었던 제2하교 하고는 천지차이...
제법 편하게 3개월을 교육받았다. 구대장이 하사였는데 약간 띨뻥에다가 순진했덩거 같다. ㅋㅋ
포병학교 조교로 이병 달고 온 고등학교 동창도 만났다.
그렇게 교육을 마치고 ...
마지막 일주일간 대기 기간이 있었다.
그때, 대기 기간중에~
부라보 포대 요원이면 다 아는...
악명높은 쪽새 (故김 종효 상사)를 알게 된다.
그는 중사에서 상사 진급전에 받는 보수교육(?)을 받으러 포병학교에 온것이었다.
계급장은 이미 상사를 달았었다.
어느날 우리들이 대기하는 내무반에 오더니...
" 이 섀끼덜~ 니덜중에 분명히 우리부대로 올넘이 있을꺼다! ! ! 오기만 해 봐라~ 쥐겨 뿐닷 !!! "
하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군기를 잡았기에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똑바루 햇!!!!!!!!! 똑바루!!!
6개월간의 교육을 마치고 따불빽 메고 일주일간의 위로휴가를 받아 집으로...
그리고,
춘천 보충대로... 1박
사단 교육대로... 2박
67 포병대대로... 1박
67 브라보 포대로...
브라보에 전입온지 열흘정도??? 됐을까?
위의 쪽새... 김 종효 상사를 브라보 포대에서 만난다. 크~억!!!
순간 , 뒤지는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는 날 알아보지 못한다. 당연했다. ^^ 60~120 명중에 나를 기억할리가 없는거다. 하핫 ^^
나만 그를 알아보고 내심 쫄아 있을뿐...
그가 브라보 포대의 전포 선임하사였다.
암튼, 그래서...
하사관 학교에서의 깊은 세뇌교육땜시 ...
자대에 도착해서의 닥칠일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했다.
이병에서 갓 일병 달 정도의 일반하사들~ 특히 나~ 이규관이에겐 심각한 고민꺼리였다. 나뿐 아니었으리라~~~~
물하사... 고문관으로 된통 당하지 않으려면... ㅋㅋㅎㅎ
나름대로 내 생각엔 ~~
병장과 하사, 하사와 병장 축구 시합할때... ㅋㅋ 부대원들에게 첫선을 잘 보였던것 같다. 내생각이당~*^^*
ps : 기억나는대로 짬나는대로 저의 추억을 적어보는것이오니 깊은 이해로 가볍게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대단한 기억력에~~~ 소설을 쓰는 기법 표현력에 감탄!!! 또 감탄!!!~~~~축복합니다.이 글보는 부라보 전우여 이방에 불이 번쩍번쩍하게시리~~~
역시 대단해요~~~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계속 이어지는거지요??
저는 상무대 사지 252기인데요~~~~ㅎㅎㅎㅎㅎ
글을 보니 내가입대하든 일들도 아롱아롱 기억넘으로 스물그립니다 언제 그놈들도 함 꺼집어 내봐야지 ㅎㅎ
빛바렌 추억의 앨범처럼 잘보고 갑니다.. 표현력이 매우 세밀해요.. 당시에 상황을 일기라도 써놓으신건 아닌지요~~ㅎㅎ 늘웃는날 ^^* 건강 하세요..
대단하신기억력입니다,,,,,자주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