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의 한국 리메이크 모음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등 일본매체의 리메이크가 빈번했었던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한국매체에 대한 리메이크가 소극적이었다.
1990 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신데렐라에서 출생의 비밀까지 정형화된 코드를 꼬아놓은 것의 연속이어서 영감을 받을만한, 새롭게 어필할 만한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도 변형된 신데렐라가 판치고 있는 드라마 보다는 다양한 소재가 있는 영화계를 더 주목한 경향이 있다. 2008년 7월 4일, TBS의 3분기 드라마로 한국의 '마왕'을 리메이크한 일본판 '마왕'의 첫 방영을 기념하며 일본 드라마의 한국 리메이크를 정리해 보았다.
선물(2001)→라스트 프레젠트(2005, 아사히TV)
가 장먼저 리메이크한 선물만 해도 영화원작이었다. 아무래도 연속극으로 끌어가기에는 새로운 갈등이나 에피소드가 필요한데 딱 영화만큼만의 얘기만 하는 스페셜 드라마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선물의 영문명을 택했다. 이정재 역은 킨키키즈의 도모토 츠요시가, 이영애 역은 칸노 미호가 맡았다.
두사부일체(2001)→마이보스 마이 히어로(2006,니혼TV)
두 사부일체가 흥행했던 이때만해도 친구의 흥행여파가 조폭영화 천국으로 물들이고 있을 때였다. 그렇다고 다 흥행했던 건 아니지만, 조폭이 학교를 마친다는 재밌는 설정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도 이런 핵심요소만을 중심으로 극전개는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영화를 드라마로 바꾸었기 때문에 새로운 에피소드와 일본학원물답게 손을 보았다. 정준호의 계두식 역은 TOKIO의 나가세 토모야가 맡았다. 덧붙여 23.2%라는 높은 시청률로 최종회를 마감했다.
호텔리어(2001,MBC)→호텔리어(2007,아사히TV)
2003 년 위성NHK BS2에서 첫전파를 탄 겨울연가가 2004년 지상파NHK 더빙방송, 그리고 2004년 12월 자막방송에 미방분까지 겨울연가의 모든 것은 일본열풍으로 이어졌고, 결국 배용준의 前作 필모그라피에도 영향을 미쳐 리메이크까지 하는 이례적인 성과를 올렸다. 최초의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로, 욘사마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일조했으며 실제 배용준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배용준이 맡았던 M&A 전문가역에는 오이카와 미츠히로, 일본판 송윤아는 우에토 아야가, 송혜교 역에는 사에코가 연기했다.
퓨어소울-내가너를잊어도(2001,YTV)→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내머리속의지우개(2007, 니혼TV)
내 머리 속에 지우개는 리메이크 경위가 남다르다. 먼저, 일본 YTV에서 방영한 나가사쿠 히로미(세타 카오루 역), 오가타 나오토(타카하라 코스케) 주연의 12부작 연속극에서 우리나라 톱스타인 손예진 정우성이란 조합으로 가슴시린 멜러영화로 재탄생 시켰고, 배용준과 함께한 영화 '외출'로 일본내 인지도를 키운 손예진을 앞세워 일본에서 개봉하여 30억엔이라는 매출을 기록하며 일본내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반영하여 일본은 또 다시 리메이크를 하는데 원작이 아니라, 한국 제목대로 '내 머리 속에 지우개'라는 제목으로 후카다 쿄코, 오이카와 마츠히로 주연의 스페셜드라마를 방영했다. 시장 딸과 목수였던 관계는 미술학교 학생과 화가로 재구성했다.
말아톤(2005)→마라톤(2007,TBS)
감 동실화를 바탕으로한 휴머니즘 영화 '말아톤'. 자폐아 연기를 실감나게 했던 조승우와 든든한 지원자 김미숙의 열연이 빛났던 '말아톤'은 일본제목 '마라손'(마라톤의 일본식발음)이란 스페셜드라마로 방영했다. 조승우의 배역은 ARASHI의 니노미아 카즈나리가 김미숙의 배역에는 다나카 미사코가 출연했다. 한국인의 情으로 표현되는 '초코파이'는 슈크림 빵으로, 명대사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는 '마음이 꺾이지 않으면 지지 않는다(折れない心は負けない?持ち)'라는 말로 일본인에 입맛에 맞게 바꾸었다.
엽기적인그녀(2000)→ 엽기적인그녀(2008,TBS)
중 화권에서도 크게 히트를 쳐 한류열풍을 이끌어내며 중화권의 전지현 인기를 가져다준 절대적인 영화로 이미 국내외로 인정받아 'My Sassy Girl'이란 이름으로 헐리우드 리메이크도 예정돼 있는 작품. 일본에서는 2003년 개봉했으며 뚜렷한 성과는 없었으나 입소문에 DVD수요가 꾸준했었다고. 실제로 금년 2분기(4~6월) 드라마 11화짜리 연속극으로 드라마화하기까지 TBS는 방영권한을 얻기 위해 4년동안 물밑작업을 해왔었고, 방영타임이 전통있고 걸작과 히트작으로 정평이 난 TBS의 간판타임인 '일요극장'.
감 독은 일요극장에서 '뷰티풀 라이프', '굿 럭!', '오렌지 데이즈', 일요극장은 아니지만 '맨하탄 러브스토리',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눈물이 주룩주룩' 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만든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후지TV에서 드라마 '도쿄 러브스토리', '서유기' 등의 히트작을 내놓은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썼다.
한편 차태현이 분한 견우 역은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초난강이, 엽기녀 전지현의 일본 주인공은 타나카 레나로 처음으로 연속극 캐스팅되었으나, 시청률은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마왕(2007,KBS)→마왕(2008,TBS)
영 화계에 3부작 복수극으로 칸영화제까지 오른 박찬욱 감독이 있다면, 드라마계에는 박찬홍PD와 김지우 작가라는 콤비가 있다. 극본이 완성되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는 전작 부활에서 치밀하고 소름끼치는 복수극으로 명품드라마로 찬사를 받은 바 있었으며, 마왕도 그 연장선상의 수작이다. 12년전 자신의 둘도 없는 형을 죽인 복수를 자신이 변호사가 되어 점점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는 이야기. 엄태웅이 맡은 형사 역에는 자니스 쥬니어인 이쿠타 토마가, 주지훈이 맡은 변호사 역에는 역시 쟈니스 소속의 ARASHI의 리더인 오노 사토시가, 신민아가 연기한 사이코패스는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 이노우에 마오가 물망에 올랐으나 코바야시 료코가 발탁됐다.
또한 일본판으로 캐스팅되는 과정에서 나이를 고려해 형의 죽음은 동생의 죽음으로 바뀌었다.
일본판 마왕이 충실히 원작의 작품성을 따라간다면,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이 뒤따를 것이라 생각한다. 마왕으로 한류열풍에 힘을 보태주길.
첫댓글 뿌듯뿌듯.ㅋㅋㅋ♥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