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되게 하라.
1. 들어가며
제40회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ㅇㅇ대학교 00학번 ㅇㅇ입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수험생의 신분이었는데 이렇게 합격생이 되어 합격수기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습니다. 합격수기를 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ㅇㅇ의 관계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의 수험기간은 결코 짧지 않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던 편입니다.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의 경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2. 나의 수험생활
처음 학원에서 회계원리를 수강한 것은 2001년 7월의 뜨거운 여름이었습니다.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한 달에 한 과목만 보는 것은 거의 부담이 없었고, 이런 방식으로 전 과목을 공부하면 1차시험에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이런 실수를 절대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합격생이라면 어떤 과목이든지간에 5회독 정도는 한다고 봅니다. 저는 영어를 제외하고는 1차시험, 2차시험 모두 과목당 10회독 이상을 하였습니다. ‘몇 번을 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번을 보아도 얼마나 깊이 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위의 합격생들을 보면, 빨리 합격한 친구들은 그만큼 하루하루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 번 다독한 사람들입니다. 사람의 학습능력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인회계사시험은 공부해야 할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독에 물이 차오르기 위해서는 빠져나가는 속도보다 더 빨리 붓는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1차시험을 볼 때는 재무회계와 원가회계만 공부를 한 상태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가 되는 것은, 1차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에는 안되겠지’라고 미리 판단해 버린 점입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평소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마지막 두 달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합격이 힘들다고 봅니다. 그만큼 시험에 임박하면 많은 양의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인데, 가장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시기 한 번을 놓친 것입니다. 마지막 두 달을 열심히 하게 되면, 설령 불합격하더라도 1년 뒤에 돌아오는 시험에 합격할 확률은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수험생활 초반의 많은 시행착오들 가운데 행운이 있다면, ㅇㅇ회계사님 수업을 들었던 것입니다. 수업방식이 저에게 매우 잘 맞았고, 재무회계라는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게 강의해 주셨습니다. 자신있는 과목이 한 가지 있다는 것은 매우 든든한 자산입니다. 특히 경제학이나 상법과 같은 대다수의 합격생들이 고득점 하는 과목이 아닌 회계학, 세법, 재무관리 등의 과목에서 자신이 있다면 다른 수험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 상반기는 대부분 학교수업을 들으며 보냈습니다. 학원 강의는 꾸준히 들었지만, 예습복습은 거의 못했습니다. 또한 시험 준비를 하기 전부터 사귀던 여자친구와 2002년 여름 헤어지게 되어 매우 힘들었고 몇 달간은 학원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시작한 것이 9월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고, 수험기간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시절입니다.
2002년 여름, 중급회계와 세법을 수강했습니다. 두 과목 모두 예전에 들었지만, 중급회계의 경우 복습한다는 의미로 들었고 세법은 제대로 듣지 않아서 다시 들어야만 했습니다. 가을학기는 휴학을 하고 집앞 독서실에서 공부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진정한 수험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열심히 공부하였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평균 50점 이상이고, 과락이 없었다는 점에서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3년 봄에는 다시 복학하여 학교를 다니며 틈틈이 공부하였고, 여름에는 저희 대학교 고시반인 ㅇㅇ에 입실하였습니다. ㅇㅇ에서는 여름방학동안 스터디그룹을 구성하여 2차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들의 지도를 받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는 재무관리 스터디를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주에 한 번씩 모의고사도 보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했고, 세법이 조금씩 재미있어지는 시기였습니다.
2003년 가을부터는 다시 집 앞 독서실에서 공부했습니다. 전 과목을 이미 여러 번 보았고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힘껏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오자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별다른 운동도 하지 않았고, 바로 집 앞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거의 움직일 일도 없었던 터라 체중이 급격히 늘었으며 매우 피곤하고 무기력한 나날들이었습니다. ‘한 달만 더 버티자’는 생각으로 공부했는데, 저의 수험기간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했으며 또한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1차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의지는 매우 강했습니다. 시험당일은 조금이라도 볼 가능성이 있는 과목을 모두 가방에 넣어가서 쉬는 시간에도 계속 공부했습니다. 세법의 국세기본법 파트의 경우, 쉬는 시간동안 다 보고 시험문제가 나오자마자 바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영학 역시 두 문제가 쉬는 시간에 본 내용에서 나와 쉽게 맞추었습니다. 마지막 1분1초까지 최선을 다하였기 때문에 1차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04년 3월부터 다시 학교 고시반에 입실하여 바로 2차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1차시험 합격까지의 기간이 짧지 않았고, 회계학과 세법의 점수가 1차시험 합격생들 중에서는 양호한 편이었기 때문에 바로 2차시험 공부를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첫 번째 2차시험을 포기하게 되면 그 다음해 2차시험 때까지 더욱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공부를 밀어붙였습니다. 회계감사는 혼자 2회독 하였고 나중에 단기특강으로 정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수험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5월부터는 체력이 말 그대로 바닥이 났습니다. 수험생들께 매일은 아니더라도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운동을 하도록 꼭 권하고 싶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 힘이 들어서 책상에 엎드리면 두 세 시간씩 정신없이 자곤 했습니다. 어깨가 빠질 것만 같고 눈앞이 아찔해서 항상 휘청휘청 걸어 다녔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순수하게 4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결국 부가가치세, 원가회계 전 범위, 재무관리의 파생금융상품을 보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하고 싶어도 몸이 안 따라주어서 못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차라리 3월에 푹 쉬고 공부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체력이 그렇게 쉽게 바닥날 것이라고 그때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7~8월은 2차시험 수험생들에게 거의 처음으로 주어진 휴식시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자신이 불합격했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을 포함한 대다수의 수험생이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일단 손에서 책을 놓는다는 것입니다. 가을학기는 복학하고, 학교수업을 듣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다보면 여차하는 사이 겨울이 오게 됩니다. 세무회계는 언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개정되서 새로운 책이 나오면 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사이 2월이 되고, 이제는 허겁지겁 공부하는 것입니다. 저는 주위에서 이와 같은 사례를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저는 7~8월이 저의 실력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습니다. 7월부터 고시반에서 조직되는 1차시험대비 재무관리스터디에 함께 참가하여 유예생 선배님께 배웠습니다. 어차피 재무관리는 1차시험과 2차시험의 구분 없이 공부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선배님께 깊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스터디를 하며 파생금융상품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혼자 회계감사기준과 준칙을 외웠고, 법인세법도 한 번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시급한 체력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운동을 열심히 하였고 이후 2005년 4월까지 꾸준히 운동을 하여 체력문제를 해결했습니다.
2004년 9월에 합격자 발표가 났는데 결과는 과락없이 평균 50점대 초반으로 불합격이었습니다. 유예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저는 여름방학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보충하였기 때문에 충분히 다음 해에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4년 가을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공강시간에 최대한 시간을 아껴서 공부했습니다. 학원에서 주관한 대학모의고사를 몇 개월에 걸쳐 다섯 번 보았는데 저와 같은 학교 수험생들끼리의 순위에서 10등 안에 든 적이 네 번 있었습니다. 저는 전체 수험생 중 200등 안에 들 수 있도록 공부하면, 운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800등 정도로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두 달 간은 점심으로 고시반의 제 자리에서 식빵과 우유를 먹었습니다. 다른 수험생들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냄새나지 않는 음식을 골랐던 것입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책을 볼 수 있었고, 15분 이상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2005년 2차시험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긴장해서 실수도 조금 있었습니다. 발표하는 날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다행히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모의고사성적과 같이 좋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200등 안에 들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던 저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3. 과목별 공부방법
⑴ 1차시험
▶회계학
회계학실력은 연습장 두께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손으로 많이 풀어봐야 합니다. 또한 세법과 더불어 매일 공부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기본서 위주로 공부하였고 각 장이 끝나는 부분의 객관식 문제들은 전형적인 문제들이기 때문에 이 문제들을 다 외울 정도로 풀었습니다. 시험에 임박하여 객관식 문제집을 풀어보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모의고사 연습은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계학의 경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여야 하는 반면에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득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회계학 점수가 나오게 되면, 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서 얻는 점수를 고려해 볼 때 경제학이나 상법에 더 치중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경영학
해마다 수많은 과락자가 발생하고 범위가 방대해서 대비하기 힘든 과목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에서 강의시간에 관련 과목을 들으며 준비하는 것입니다. 저는 조직행동론의 경우 교수님 필기와 학원의 수험교재 내용을 비교하며 공부했습니다. 또한 한 과목 정도는 각론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생산관리를 따로 보았고 좋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경영학 수험교재는 기출빈도가 높은 부분을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재무관리
외우기 위주로 공부하면 실제 시험에서는 거의 맞추기 힘듭니다. 최근의 출제 경향은 단순 암기형 문제를 지양하고 논리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에 대해 물어보고 있습니다. 객관식 교재를 보기보다는 기본서를 보며 주관식 연습문제까지 풀어보는 것이 큰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저의 경우 2004년에 파생상품, 국제재무관리, 합병 등의 부분은 적당히 용어만 외우고 시험을 보았는데, 풀 수 있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출제 빈도도 높기 때문에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차시험까지 시간이 부족하시다면, 대충 공부하는 것보다는 기타 경영학 공부를 하시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됩니다.
▶세법
세법은 양이 매우 방대하고 열심히 외워도 금방 잊어버리는 과목입니다. 그러므로 매일 공부해야 하고, 시험이 임박하면 빠른 속도로 여러 번 읽어야 합니다. 세법공부를 할 때는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려운 만큼 남들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자꾸 잊어버리는 것에 대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계산문제가 출제되는 경우, 빠른 시간 내에 풀어내는 것이 매우 힘들고 실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국세기본법의 중요성 또한 기본3법에 못지않게 높습니다. 마지막 두 달간은 객관식 문제집으로 반드시 연습해야 합니다. 시중의 객관식문제집들은 나올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문제들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식문제집을 세 번 정도는 풀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합니다.
▶경제학
저는 경제학이 어려웠고, 그래서 1차시험에 합격하기까지 매우 고전했습니다. 저의 문제점은 학교에서 경제학 관련수업을 듣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은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쓰신 교재로 공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수험서적으로 공부했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이해하기 보다는 외우는 쪽이었습니다. 기본을 탄탄하게 해두지 않아서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이해를 하는 과목이므로 그래프의 의미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난 후, 암기가 필요한 부분을 암기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상법과 더불어 1차시험 합격을 하는 많은 수험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과목입니다.
▶상법
상법만큼 1차시험에서 중요한 과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고득점 해야 하는 과목이고, 외우면 외우는 만큼 성적이 나오는 과목입니다. ‘상법은 찬바람 불 때 하면 되는 과목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찬바람이 불 때 상법을 본 수험생이라면 올해도 찬바람 불 때 상법을 보면 됩니다. 또는 찬바람 불면 하루 5시간씩 상법을 보실 계획이라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시는 편이 당연히 유리합니다. 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가기 때문에 9월쯤부터 시작하시더라도 2월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비효율적이라던가 하는 일은 없다고 봅니다. 학교에서 상법을 수강하여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기간에 한 번씩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차시험에서 상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영어
수험생들 간의 편차가 가장 심한 과목입니다. 영어 50점 맞은 사람과 80점 맞은 사람은 평균 5점 차이가 나게 되는데, 이것은 다른 과목에서 만회하기 매우 어려운 차이입니다. 하지만 영어는 하루 이틀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투입시간에 비해 획득되는 효익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짬을 내어 조금씩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시간에 단어를 외웠고, 매우 얇은 문법책을 한 권 사서 보았습니다.
⑵ 2차시험
▶재무회계
2차시험의 모든 과목에 있어서 답안지를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차시험용 답안지를 연습장 삼아 항상 실전이라고 생각하여 문제를 풀어보아야 시간배분 및 답안지 구성에 대해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1차시험과는 달리 과목당 문제의 수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문제를 백지로 내게 되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없었거나 보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모두 보완해야 합니다. 또한, 2차시험에서는 모든 과목을 골고루 잘해야 합니다. 어떤 과목이든지간에 그 해의 가장 어려운 과목이 될 가능성이 있고 또한 모든 과목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특정한 과목에서 고득점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재무회계 역시 모든 내용을 공부하되,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출제된 적이 없다면 반드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깊게 공부했습니다. 유예를 하면서는 고급회계실력을 중급회계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손에 익어 익숙해질 때까지 연결 종합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았습니다. 1차시험 때부터 ㅇㅇ회계사님께 재무회계를 체계적으로 배웠기 때문에 2차시험 준비기간에는 다른 과목에 비해 적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무난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원가회계
기본실력이 많이 부족한 과목이었습니다. 처음 2차시험을 볼 때는 제대로 책 한번 안보고 시험장에 갔습니다. 유예생이 된 2004년 9월부터 스터디그룹을 조직해서 원가회계공부를 바로 시작했습니다. 스터디를 하게 되니 강제적으로나마 공부하게 되는 것은 좋았지만, 스터디를 빠지게 되더라도 진도는 나가기 때문에 빠진 부분은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스터디에서 1회독을 하고, 그 다음에는 2차 시험대비 연습문제집을 한 권 정하여 계속 풀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기본서와 병행하며 공부했습니다. 2005년 4월 시험이 두 달 남은 시점부터는 시중의 수험서적과 모의고사문제들 중 100문제를 묶어놓은 자료를 구해 다섯 문제씩 모의고사 형식으로 풀어보았습니다. 원가회계의 경우 원서에 있는 문제가 비슷하게 출제되는 경우가 많고 그 외의 문제들은 매우 어려워 풀기 힘들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주 교재로 했던 연습문제집과 100문제 모의고사를 풀며 중복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번역을 하는 방식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실제 시험에서 무난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회계감사
‘단순한 준칙 암기 문제가 나온다면 절대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는 각오로 공부했습니다. 처음 혼자 회계감사를 공부할 때는 기출문제로 다루어진 감사기준과 준칙을 모두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때 준칙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으므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를 최대한 이해하며 공부했습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감사준칙은 잘 외우는데 그것이 어떤(사례,계정 등) 준칙인지를 물어보면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제목과 내용을 연결시키지 못하는 것인데 이해를 하지 않고 무작정 외우려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또한, 첫 번째 2차시험을 보고 나서 7월부터 쉬지 않고 준칙을 외웠으며 주로 지하철에서 움직이는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가령 친구와 약속이 있다면 단기특강 자료 등을 들고 가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준칙을 외웠습니다. 시험에 임박해서 총 정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책상에 앉아서 감사를 공부한 시간이 극히 적습니다. 2005년 시험에서는 직접적으로 준칙을 물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많은 문제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는데, 결국은 감사기준과 준칙에서 답을 써야 했다고 봅니다.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고득점 할 수 있었습니다.
▶세무회계
2004년에는 혼자 법인세 부분까지 공부하고 시험장에 갔습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1차시험때 공부했던 실력으로 보았고 부족한 것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4년 9월 학원에서 법인세법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2005년 2월에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학원수강을 하기 전까지는 혼자 세무회계책을 보며 공부했습니다. 세무회계는 2차시험의 두 번째 날 첫 시간에 보는 과목이므로 신체리듬을 맞추기 위하여 매일 오전에 2~3시간 공부했습니다. 오전에 공부한 것은 하루에 공부하는 양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세무회계만큼은 매일 일정량 공부하도록 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종합문제의 경우, 매일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를 한 문제씩 묶어 두 시간 내에 푸는 훈련을 했고 나중에는 더욱 빨리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종합문제를 세 번 이상 풀고 2차시험을 보았습니다. 2005년에 매우 많은 양의 문제가 출제되었지만 몰라서 못 풀지언정 시간이 없어서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재무관리
교수님께서 쓰신 기본서 한 권을 정하여 꼼꼼히 보았고 연습문제를 거의 다 외웠습니다. 재무관리는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과목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재무관리 역시 원가회계와 마찬가지로 원서에 있는 문제와 비슷한 형식의 문제들이 대다수이고 계속 공부를 하다 보면 많은 문제들이 정형화되어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됩니다. 기본서 한 권을 5번 이상 보고 나서 또 다른 기본서를 3번 정도 보았고 마지막으로 연습문제집을 2번 정도 보았습니다. 재무관리를 공부하며 난이도가 높은 고급문제들에 너무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도 못 맞추는 문제가 가장 많은 과목이 재무관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물옵션이나 합병시 할인율의 결정 부분은 문제를 분석하는 시각에 따라 여러 답이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시험장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만난다면, 자신의 논리를 타당하게 기술하고 답을 적는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05년 시험에서 다른 과목과 비교하여 가장 고득점 하였는데 기본적인 문제를 실수 없이 푼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 마치며
합격수기를 쓰며 저의 수험생활을 찬찬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수없이 좌절했었고 당당히 합격을 보상받을 수 있을 정도로 힘들었던 기간이었습니다. 특히 세법과 재무관리를 처음 접하였을 때의 고통스러웠던 감정은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전화기를 꺼놓고 공부했던 기억,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기억, 시험에 임박했을 때 느꼈던 압박감은 합격생의 입장을 떠나 모든 수험생에게 공통적인 경험일 것입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피 끓는 열정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합격하겠다는 열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되면 되게 하십시오. 만약 의사결정수를 그린다면, 포기냐 계속 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절대로 포기를 선택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단지 얼마나 빨리 합격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공인회계사가 되겠다고 생각한 모든 사람들이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합격수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ㅇㅇ대학교 경영학과의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ㅇㅇ회계사님을 비롯한 많은 스승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수험기간 내내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혼자 공부해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항상 아들을 믿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월간회계에서 합격수기집으로 나온거 사서 읽었어요. 제가 읽은 수기집 Best 10 중에 하나였는데.. 정말로 반갑네요. 얼굴도 잘생기셨던데.. 회계사에.. 부러울 따름 ㅠ.ㅠ
아... 눈물나와 ㅠ
저를 알아보시다니 부끄럽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정말 좋겠네요~ 음...그 사진은 희한하게도 잘 나왔답니다;;
글 감사합니다. 저도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아 특히 운동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시간도 그렇고, 뭐 크게 영향있을까 라는 생각때문에?ㅋㅋ) 회계사님 글 읽고 나니 , 정말 해야겠다는 확신이 ㅋㅋ 암튼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네요. 잘 읽고 갑니다...그 영광 저도 누리고 싶어요..
굿굿굿
죄송하지만 출신 학교를 공개하시면 안될까요???^^
음..학교는 개인적으로 말씀드릴께요^^ 그리고 이 글은 제가 시험에 합격하고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서 쓴 것이고..공부할 때 저도 다른 합격수기를 보면서 뻥같기도 하고 공부 많이 안한 것처럼 쓰여진 그런 것들 너무 싫어서..정말 솔직하게 썼습니다.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학교 수업 한 번 듣지 않고 학원에서 회계원리를 수강하던 때부터 정확한 공부기간과 시행착오와 힘들었던 부분 다 적었구요..부끄러운 부분도 많지만 도움 되시라고 쓴것이니..참고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아 참 배울점이 많습니다. 이 글을 읽고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님!! 건승하세요!! 화이팅!!
다음 카페 "왕초보미국이민" 이라는 곳에서 미국회계사 따고 미국서 개업하려면 , 영어는 크게 못해도 상관없고 거의 한국동포들을 상대하며 안정적이라는 말을 들었는데...이 말의 전반을 아시는 분 있으세요?
음.. 겸손하시면서도 감동적인 글을.. 잘 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운동때문에 고민이 많은데..시간많이 잡아먹는거 같고..운동하면 확실히 집중도 더 잘 되는거 같긴한데;;이제 회계사공부를 시작해서 내년 1차는 안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요즘 지낸거 같아 반성하게되었습니다^^ 언능 토익700넘고 최선을 다해야죠~
/장한량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 같습니다.. 전 합격자도 아니고 단지 호주 워킹을 1년반년간다녀왔었는데 그곳에서도 AICPA+호주자격점수 취득으로 개업한 한국인회계사들이 영어 한마디 안하고 한국인상대로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있더군요... 하지만 왠만한 지역반경내에는 이미 한두명씩의 개업회계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기때문에 그 안정이 얼마나 갈지는 의심이 되더군요 제가 있던 동네도 퍼스라는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도시여서 제가 처음 도착했을때는 한 회계사무소가 독점을 하다시피했었지만(10분남짓걸리는 텍스 상담료 10만원) 제가 한국에 돌아오기 시작할때쯤엔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반도 못벌더라구요...
꾸밈없는 수기 잘 읽었습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아직 공부시작도 안한 어린 저이지만 님의 합격수기를 보고 등대삼아 저도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저도 05년 합격자인데 그때 합격수기 써놓을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계시는 분들 모두 잘 하시겠지만, 정말 짧은 시간동안 누가 더 많이 공부하느냐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도 유예로 합격했지만, 2차 수험기간 동안 11~14시간 평균 12~13시간 공부했습니다. 첫째날 끝나고도 9시까지 공부했죠. 합격자 발표후 울고 싶지 않으시면 꾸준히 죽도록 하세요. 간혹 더 무리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저도 1차때는 새벽부터 1시까지 맨날 공부했었는데, 오히려 집중력이 저하되더라구요. 집중력이 유지되도록 잠을 충분히 주무시구요. 깨어있는동안은 공부하는 시간으로 체우세요. 수다떨지 마시구요.
열심히 공부할수 있는 자극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너무 솔직하게 잘 써주셨네요.. 잘 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굿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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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 합니다......잘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