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한층 더 기쁘게 해주는 것이 미각여행이다.
역시 강화도에도 여러 맛집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여러 식도락잡지에서 찬사를 보낸 '대선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백파 홍성유님까지 소개했으니.. 기대를 가지고 출발..
대선정은 구한말 격전지 초지진에서 200여미터쯤 더가면 좌측에 한적하게 잡고 있다.
실은 몇 번을 사람들에게 물었고, 차도 여러 번 돌려서 그곳을 찾았다.
맛을 향한 나의 노력이랄까?
3x inch의 나의 배둘레는 이런 집념에서 나온다. ㅋㅋㅋ
초입부터 코스모스 꽃의 환영을 받으면 들어간다.
맛집답게 그다지 깨끗하지는 않지만 여러 채의 건물이 듬성등성 자리잡고 있다.
연못가운데 비닐집이 지어져 있어, 사람들은 조그만 섬에서 한적하게 미각을 즐긴다..
우린 방으로 들어갔다. 창문엔 바다가 넘실넘실..
강화도와 대명포구를 잇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툇마루엔 석양노을이 비친다.
앉아 있는 것만으로 행복이 쏟아진다.
메뉴를 보았더니 두 가지 특이한 음식이 있네..
메밀칼싹둑과 시래기 비빔밥..
뭔지는 모르지만 2명이 와서 2가지를 시켰다.
"미안해요..제가 여러 사람한테 소개 할려고 하니 두가지를 시킬께요."
"무슨 말씀.. 따로 시켜야.. 우리집 여러맛을 보여드리지. 괜찮아요.."
얼마나 친절한지...
미안해서 도토리묵도 1접시 시킨다.
보통 맛집의 단점이 무지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삼청동 수제비집은 김치달라고 할때 종업원 눈치봐야하고,
늦게 나가면 눈총을 준다.
시청의 장호원 김치찌게집은 혼자 와서 기다리면 쫓겨나기까지 한다.
나참 드러워서..그건데 수모를 당해도 또 간다.
입이 간사해서 그런가보다.
그런데 이곳은 시골의 풋풋한 인정을 양껏 느낄 수 있다.
밑반찬이 먼저 나온다.
잘 무친 취나물, 깻잎나물, 호박무침, 멸치젓을 무친고추,
배한조각이 들어간 동치미국물, 강화도 순무등등
어느하나 맛없는 것이 없다...
이런걸 입에 짝짝 붙는다고 하지..
그런데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왜 함께 나왓지?
거기다 꽈베기, 튀김, 떡이 3열종대로 접시에 앉아있다.
1만원내고 이런 큰 상을 받기가 미안할 정도다.
알맞게 무쳐진 도토리묵이 먼저 나온다.
그런데 묵이 따뜻하다.
방금 한것인가. 아님 날이 추워서 데워준건가?.
주방아줌마의 따뜻한 배려.
한 입 집어넣는다.
카- 좋다. 여기다 오십세주 한잔 마시면 좋을텐데..
운전때문에 생략
참고)오십세주=백세주+ 참이슬
백두산주=백세주 +산
드디어 메인이벤트
칼싹둑..
메밀반죽을 칼로 싹둑싹둑 썰어내는 광경이 상상된다.
일반 해물칼국수 면발을 메밀로 만든 것이다.
어찌나 담백한지..흐물흐물해도 씹는 맛이 고소하다..
국물은 어찌나 찐한지... 조개껍데기는 없고 조개만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잇다.
그거이 골라먹는 재미..
진한국물에 양파,당근. 애호박,감자.김등이 얹어져 있다.
담백함과 시원함..
아내는 맛집 칭찬엔 인색하다.
왠만큼 맛있게 하지 않으면 칭찬받기 힘들거든..
지는 요리 드럽게 못하면서 말이다... ㅋㅋㅋ
어째는 아내가 맛있다고 칭찬할 정도다.
두번째 이벤트...시래기 비빔밥.
무청을 말린 시래기를 넣고 한 밥이다.
시래기를 넣고 밥을 짓다가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시래기가 질겨진다.
그걸 부드럽게 하는 방범..그거이 이집의 자랑이지.
철종이 농사질때 먹는 밥그릇에 밥이 담겨져 있네.
요새도 이런 사기 밥그릇이 있구나.
그 안에 밤도 숨어있어요..
참기름 먹인 간장을 살짝 비벼서 먹는 그맛..
잊지말자 육이오
잊지말자 시래기...
포만감을 증명한 배를 두드리며
오늘도 다이어트 실패한 것에 반성하고 있을 때
할머니가 새하얀 사기그릇에 가져온
노오란 호박죽..
숫가락으로 한 입에 꿀꺽..
야-- 정말 맛 있있네.
"정수엄마..내가 이태까지 먹은 호박죽 중에 최고야.."
5살 먹은 정수도 똑 같이 말한다..
"아빠 내가 이태까지 먹은 호박중에 최고야."
정수야..너 인생을 얼마만큼 살았길래...
너 호박죽 첨 먹잖아..
정수는 벌써, 코스모스 꽃잎을 모으고 머리에 꽂고 있다.
안 그래도 예쁜데...(미안해..나 팔불출이야..딸자랑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