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섯 산골소년 태주는 생태가수인 아버지 한치영(47) 어머니 김경애(46)씨와 산다.
태주는 '하늘연못'이란 타이틀로 흙피리(일명 오카리나) 연주음반을 출시했다.
이 음반에 담긴 10곡은 태주가 지난 2년 동안 숲과 바람, 물소리에 취해 만든 창작곡이다.
대표 곡인 '하늘연못'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담겨 있고, '물놀이'는 계곡 물에서 놀던 느낌을 담은 경쾌한 곡이고, '고구려 벽화의 노래'는 벽화의 감동으로 만든 곡이다.
태주가 흙피리를 불면 그의 친구들인 새들이 모여든다고 했다.
새들은 태주의 흙피리 소리에 취해 아무 평도 하지 않았지만 이 소리를 듣던
김지하 시인은 '외로운 한 신의 소리'라고 치하했고
송순현 정신세계원 원장은 '천상의 맑은 기운을 담은, 이 땅을 살려내는 하늘의 음악이다'고 감탄했다.
흙피리는 흙과 물과 불의 조화로 만들어진 자연의 악기다.
이 악기는 먼 옛날 산봉우리에 올라가 이웃 마을과의 연락을 주고받는데 쓰여졌다고 한다.
그런 만큼 흙피리는 어떤 악기 소리보다 멀리 퍼져나가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악기로 평가받고 있다.
한치영씨는 "우리 국악기 중에 '훈'이라는 이름의 작은 종 모양의 악기가 있었는데 이것이 흙피리의 일종이다"며 "150여년 전 소리를 처음 접한 한 이탈리아 사람이 이 악기를 가져가 구멍을 몇 개 더 뚫은 뒤 서양음계인 7음계로 만들어 오카리나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악기로 유럽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악기가 사실은 우리의 고유 악기라는 설명이다.
김지하 시인은 강화도에서 처음 태주의 흙피리 소리를 들었다.
시인은 소리를 듣고 '흙의 소리요 바람의 소리'였다고 표현했다.
시인은 또 "기껏해야 열 여섯 소년의 소리가 그토록 외로운 것은 인간은 본디 자기존재의 방에 있을 때엔 외롭다"면서 또 "태주는 지금 그 외로움을 날세우기 위해 자연 속에 있다"며 '흙바람'에 담긴 신비의 소리를 영글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법스님(실상사 주지)은 지리산 실상사 찻집에서 태주의 흙피리 소리를 감상했다.
스님은 그때의 흥취가 "절 마당의 천년 고요가 한눈에 반할 만큼 매력적이었다"며
"아름다운 풍경 덕분인지, 멋진 흙피리 소리 덕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여유롭고
평화로웠다"고 좋은 기분을 스스럼없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