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숨쉬는 아파트에 입주민들 감동 | ||||||
자연친화적 조경…브랜드 가치 상승
아파트 입주단지마다 분양 당시 광고와 다르게 조성된 녹지 및 조경으로 입주민과 시공업체간에 갈등을 빚는 일이 다반사다. 최근에는 대법원이 실제와 다르게 과장 분양광고를 한 시행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확정판결을 내리기도 했으며, 지난해 달서구의 한 아파트 시공사는 광고와 다르게 조경한 부분때문에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광고내용보다 못하게 조경을 해 다툼이 끊이지 않는 상당수 아파트와는 달리, 최근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를 앞둔 몇몇 아파트 단지는 입주민의 마음에 쏙 드는 조경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분양대행사 (주)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분양이 끝나면 투자할 필요가 없다며 형식적인 조경흉내만 내는 업체들이 입주시 문제을 일으킨다"면서 "조경은 입주민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물론,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미래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사실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푸른 숲은 삭막한 아파트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대림산업이 시공한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만촌 e-편한세상'이다. 주출입구를 비롯해 단지 곳곳에 높이 10∼20m나 되는 수십년생 소나무와 이팝나무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그루당 수백만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천만원 정도의 소나무들이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담벼락을 따라 식재된 대나무. '만촌 e-편한세상'은 공사 시작 당시 현장의 가파른 경사로 인해 완공시 일부 저층단지의 시야가 콘크리트 담장에 가려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지만, 대나무를 식재함으로써 아파트가 오히려 대나무숲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대림건설 양병천 소장은 "입주 후 3년안에 말라죽거나제대로 활착하지 못하는 나무는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등 조경부분의 AS를 강화했다"면서 "대부분의 아파트가 평면이나 마감재 등이 비슷해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어, 조경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림건설은 북구 읍내동에 짓고 있는 단지의 경우 입주 2년전부터 나무를 심어 입주시점에는 몇년동안 잘 가꾼 정원처럼 자리잡게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생태공원속의 삶을 추구하는 업체 갈수록 늘어 오는 7월 입주를 시작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한 달성군 화원읍 '대곡역 래미안 달성'은 단지내 풍성하게 심어진 다양한 나무로 인해 싱그러운 숲속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강원도 소나무를 비롯해 참느릅나무, 느티나무 등 14만3천여그루나 된다. 특히 지름이 50㎝나 되는 소나무와 지름 80㎝의 느티나무 및 참느릅나무 등은 나무 가격만 1천만원이나 한다. 입주예정자 최은주씨(33)는 "시원하게 탁 트인 중앙광장이랑 실개천, 단지를 가로지르는 산책로와 곳곳에 심어진 나무들이 너무 좋다. 실제로 보니까 아파트 조경이라기보다는 잘 만든 공원 같다"고 말했다. 우림건설이 지난달 준공해 입주가 진행중인 경산시 진량읍 '우림필유' 역시 입주민이 단지조경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민물고기가 서식하는 생태하천이 조성돼 있고, 생태자연학습장까지 있다. 우림건설의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경산지역 소나무를 심어 단지 조경을 완성했고, 환경 친화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택업계에서는 이제 분양 당시 견본주택이나 광고를 통한 차별화가 아니라 입주후 살 때의 단지내 조경이나 만족도가 진정한 차별화의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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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꽃피운 '정원'이…아파트 건설현장 맞아? | ||||
"좋은 작업환경은 곧 아파트 품질 향상" 인식 확산
"롯데건설 등 조경공사 앞당겨 쾌적한 현장 조성
"근로자 정서적 안정·입주민 만족감 제고 효과
"공사현장에서의 작업 환경이 달라지면 아파트 품질도 달라집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개념을 떠나서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으로 진화했다가 또 다시 한 단계 더 나아간 로하스개념이 도입되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다. 그러나 공사현장의 수준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건설현장 환경변화 = 아파트 품질 향상'이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롯데건설이 대구시 수성구에 짓고 있는 '수성3가 롯데캐슬' 공사 현장. 현재 골조공사 중인 이 아파트는 5∼6층 높이까지 올라가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어수선하다거나 지저분함과 같은 건설현장이라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형형색색의 꽃들과 조경석들이 눈길을 끈다. 1층 출입구에 꾸며진 화단은 삭막한 공사현장에서 정원역할을 한다. 사실상 조경공사는 대부분의 공사가 마무리된 다음에 하는 아파트 공정상 가장 마지막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조경공사를 초기부터 시작함으로써 건설현장의 미적효과는 물론 근로자의 정서적 안정, 입주시점에서의 잘 구성된 조경 등 세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효과를 얻는 셈이다. 롯데건설 백종봉 현장소장은 "하루 500여명의 근로자가 과거 공사현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쾌적한 근로 환경속에서작업함으로써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높아져 안전 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공사현장에서는 지난해 4월 착공 이후 단 한 건의 안전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건설현장에서의 근로환경개선이 안전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도 입주시점에서의 조경 완성도를 높이고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작업의욕 향상을 위해 공사 중간시점부터 각종 나무와 화초류를 식재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대림산업 양병천 소장은 "북구 읍내동에 짓고 있는 'e-편한세상'의 경우 입주시점을 기준으로해서 2년 전부터 다양한 나무를 심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2년동안 제대로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꽃들이 핀다면 입주민의 만족감은 물론 아파트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콘크리트와 철근밖에 없는 공사현장에 푸른 나무와 화사한 꽃들이 심어짐으로써 작업자의 정서적 안정감을 통해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공사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품질의 아파트를 짓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백종봉 소장은 "건설현장 환경이 바뀌지 않은 채 아파트 품질만 발전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현장의 근무 조건부터 달라져야 아파트 품질도 보다 높아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현장의 환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