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2007년도 서울특별시 교육청 부설 미술영재교육원에 뽑혀
12월 22일 수료한 학생입니다.
주최가 다르지만, 같은 영재교육원이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어디까지나 '서울특별시교육청 부설 미술영재교육원'을 바탕으로 하여 쓰기때문에
강남교육청 영재교육원과 다른점이 있을 것입니다. 이점 주의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강남교육청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영재교육원시험은 좀 틀릴지 몰라도
취지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재성이 있는 인재를 뽑는 것 이기 때문에
오히려 학원에서 다듬어진 학생은 안뽑습니다. 과외니 학원이니 이런곳에서
배우는 미술을 평가하는것이 아닙니다. 그런 미술은 입시때 먹히는 것이구요.
저는 5월에 시험을 봐서 6월부터 12월까지 92시간 24회의 수업을 받았습니다.
서울특별시 교육청 부설으로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수업을 했습니다.
강남교육청 미술영재교육원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는 진학시 일체의 가산점 주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가산점을 주면 '영재교육원' 이 오염이 되죠.
순수하게 영재를 뽑으려는 취지인데, 가산점을 받기위해 따로 '영재교육원' 사교육을 받는다던가....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 과외 학원 이런건 입시에서 먹히는것, 테크닉을 가르치는 곳이지,
독창성, 창의성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학생의 독창성, 창의성을 보는것이 영재교육원입니다.
저도 시험볼때 소묘나 수채화로 정물화같은걸 보는게 아닐까... 라고 걱정을했습니다.
시험볼 당시 저는 미술학원에 다닌지 두달밖에 안됬었거든요.
그러나, 전혀 '정물화'같은건 보지도 않습니다. 입시가 아닙니다. 영재교육입니다.
오히려 입시체로 이미 다듬어진 애들은 안 뽑습니다.
영재교육담당 선생님이 시험끝나고 합격생들 앞에서 얘기하셨습니다.
<시험 절차와내용>
저의 경우, 시험은 4차까지 있었습니다. (사실 3차나 마찬가지)
1차는 학교에서 학교장의 추천장을 받는것입니다. 저희학교에서는 3명갔습니다.
2차는 서울예술고등학교로 와서, 실기시험을 봤습니다. '기초드로잉'시험이라고 했지만, 준비물은 없었습니다.
서울곳곳에서 70명의 각각 다른 학교의 학생이 왔습니다. 각 실기장에는 15~20명씩 들어가 있었습니다. 실기장에 들어가자 콩테를 나눠주더군요. 저는 이때 콩테를 생전 처음 만져봤습니다. 그곳에 있던 학생들 중에도 이런경우가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주제는 "이상한"입니다. 처음 이 주제를 듣고 학생들은 다들 당황해 하는 눈치였지요. 추상적이고 엉뚱한 주제에 다들놀랐습니다. 이게 바로 영재교육원입니다. 이 주제를 두고 얼마나 창의성있게 표현하느냐.를 보는것입니다. 시간은 3~4시간 준것같았는데,,, 먼저 끝난 사람은 나가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상한 "을 주제로 공간이 얽히고 섞여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문이 바닥에 있고 계단이 거꾸로있고 하늘이 정면에 있고... 이런식으로 말이죠. 다음은 다른 합격생의 그림입니다--여자 4명을 그렸는데, 3명은 벌거벗고있고 1명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벌거벗은 여자 3명은 옷을입은 여자1명을 비웃고있습니다. 원래라면 벌거벗은쪽이 '이상한'일테지만, 벌거벗은 여자가 더 많은 '다수'이므로 옷을 입은쪽이 '이상한'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식으로 영재교육원에서는 독특하고 창의성있는 학생을 원합니다.
3차는 다음주..였나.70명에서 40명을 걸러내어했습니다. 이번엔 2차때와 다르게 준비물이 있었습니다. 수채화 도구였는데요,
주제는 "30년 후의 나"였습니다. 언뜻 초등학교 미술시간 과제같은 주제였죠. 재미있는 사실은,실기장에 모인 학생들은 "30년 후의 나"라고 해서 모두 미술쪽으로 진출한 자신을 그리지 않았다는것이죠. 화가나 디자이너를 그린 학생들도 있었지만, 과학자나 의사같은 직업을 그린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영재교육원시험은 입시가 아닙니다. 이 학생들도 후의 진출분야는 제각각입니다. 작년 영재교육원 학생의 진학만 봐도, 예고에 진학한 학생은 소수였다고 합니다. "미대에 갈꺼니까 영재교육원에 붙어야해!!"라는 마음으로 온 학생은 없습니다. 있었다해도 마지막에 뽑힌 20명에 그런 학생은 없습니다. 시험장에서 "떨어지면 어떡하지, 꼭 붙어야하는데"라는 마음이 드는 학생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영재교육이 '목적'이 되진 않습니다. 밑져야 본전입니다.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시험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서울예고에 왔으니 겸사겸사 견학도 한다는 마음이었습니다ㅎ 게다가 3차까지왔으니 그것만으로도 기뻤구요.
4차는 3차끝나고 바로 이어졌습니다. 사전에는 "심층면접"이라고 발표를해서 학생들 모두 긴장하고있었습니다. 면담이라니. 이름도 생소했으니까요. 그런데 걱정했던것과는 다르게, 그자리에서 종이를 한장씩 나눠주더군요. 그 종이에는 4차때 그린 자기 그림에대한 설명, 의견을 300자이상 쓰라는 지시문이 있었습니다. 긴장이 풀리더군요.ㄲㄲ
아무튼 이렇게 해서 모든 시험이 끝났습니다.
수일 후 홈페이지에 합격자 명단이 나왔습니다. 총 20명 정원의 영재교육원 학생들이 발표되었습니다.
70명 중 20명을뽑았으니 경쟁률은 2:7이군요.강남교육청의 경우 경쟁률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합격생들 모두, 이 경쟁률을 뚫고 올라왔다는 자부심을 조금씩 가지고있었지요ㅎㅎ
<영재교육원 수업내용>
이건 질문엔 없었지만, 도움이 될까해서 짧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영재교육에는 학생들에게 미술의 전반적인 분야를 맛보게하는데 의의가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시켜보는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약14~15번의수업은 이런식으로 여러가지를 경험하게하구요, 남은 10수업정도는 "심화 선택수업"이라고 해서 멀티미디어반과 3D모델링반으로 나누어서 정원을 각각 10명으로 해서 좀더 심화 수업을 했습니다. 저는 3D모델링을 했구요.
한국화, 블라인드드로잉, 왜곡, 입체조소, 도자기조소, 3D모델링, 속담으로 일러스트그리기, 전시회 견학... 등등
각 수업에는 그 분야의 교수님이 오십니다. 제게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3D모델링같은 경우, 아무곳에서나 배울 수 없는것이기에. 수업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출석률 80%이상이되어야 수료증을 받으실수 있습니다.
수료식때에는 수료증뿐만이 아니라 우수 학생에게 상장과 부상이 주어집니다.
20명모두 수료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성실히 잘 나왔습니다만,
한 학생은 중간에 유학을 가서 수료하지 못했구요, 한 학생은 개인의 불성실으로 수료하지 못했습니다.
"가산점이 없으니까 안나온다"라니. .. 씁쓸했습니다.
다들 가산점 없는것 알고 다니고있었습니다. 오직, 자기 계발을위해 다니는 것입니다.
서울예고는 꽤나 외진곳에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곳곳에서 왔기때문에 다들 이동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이 모든것을 감안하고 열심히 다니고있었습니다. '가산점'하나 때문에 나오고 안나오고 한다니.
괴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재교육이 오염된다는 말도 이런것이겠죠.
영재교육원. 자기 계발에 열심히 힘쓰기 위해 가시기 바랍니다.
합격하셔서 값긴 경험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