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중앙여자고등학교 양순희 2009. 8. 31
1. 민화의 정의
정통회화의 조류를 모방하여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한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하였으며, 이규경(李圭景:1788~1865)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이를 속화(俗畵)라 하고, 여염집의 병풍 ․족자나 벽에 붙인다고 하였다. 대부분이 그림공부를 본격적으로 받지 못한 무명화가나 떠돌이화가들이 그렸으며, 서민들의 일상생활양식과 관습 등의 항상성(恒常性)에 바탕을 두고 발전하였기 때문에 창의성보다는 되풀이하여 그려져 형식화한 유형에 따라 인습적으로 계승되었다. 따라서 민화는 정통회화에 비해 수준과 시대 차이가 더 심하다.
민화는 장식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는데 이를 화목(畵目)별로 분류하면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 ․어해도(魚蟹圖) ․작호도(鵲虎圖) ․십장생도(十長生圖) ․산수도(山水圖) ․풍속도(風俗圖) ․고사도(故事圖) ․문자도(文字圖) ․책가도(冊架圖) ․무속도(巫俗圖) 등이 있다.
2. 민화의 재료
종이
종이는 한지 돗침을 한 종이가 좋다. 고려지의 맥을 이은 조선종이를 이용하는데, 조선 종이는 지 면에 나뭇결이 있고 식물 섬유가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하여 대체로 지면이 거칠다. 하지만 그것은 종이의 원료를 갈지 않고 두들기기만 하여 직접 체에 걸러서 만들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로 매우 질긴 이점이 있다.
[한지의 종류]
원료에 따라 나뉘어 지는데 소나무 속 껍질을 닥나무에 섞어서 만든 송피지, 버드나무 잎과 닥나무를 섞어 만든 유엽지, 뽕나무에 닥나무를 섞어 만든 상지, 황마를 닥나무에 섞어 만든 황마지, 등나무 원료로 만든 등지, 짚을 닥나무에 섞어 만든 마분지, 해조를 닥나무에 섞어 만든 태장지등이 있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4e.gif)
먹
소나무나 식물유를 태워 얻은 그을음 가루를 갓풀에 섞어 반죽하여 굳힌 검은 물감을 말한다.
[먹의 종류]
소나무를 태워서 만든 먹을 송연목이라고 하고 식물유를 태워서 만든 묵을 유연묵이라 하는데 현재는 광물성 그을음을 사용하여 만든다.
붓
붓은 축,수,초의 세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축은 죽관이 많으나 목봉이 사용되기도 한다. 수의 재료로는 양, 여우, 토끼, 호랑이, 사슴, 살쾡이, 이리, 개, 말 등의 털이 사용되며 초는 붓의 덮개를 말한다.
[붓의 조건]
붓은 털의 푸질이 가장 중요한데 털이 뻣뻣하고 뾰족한 것, 털이 많으며 가지런한 것 ,털 윗부분이 끈으로 잘 묶여서 둥근 것, 오래 써도 털에 힘이 있는 것라 기본 조건이다.
아교
일반적으로 쓰이는 아교는 단청이나 나무 등을 붙일 때 쓰는 용도로는 몰라도 회화용으로는 사용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아교는 소가죽을 물에 넣고 끓여서 끈적끈적한 성분을 우려내어 굳힌 것이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52.gif)
물감
물감은 분채,석채,당채 등으로 나뉜다.
[물감의 분류]
분채는 가루로 된 물감으로 분말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알맹이를 부수어 병에 담은 것이다. 분채의 특징은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것이고 광물성 물감이며,또한 사용상 주의할 점은 색 반죽을 끝낸 뒤 묽게 쓰려고 물을 넣고 저어 착색을 하면 번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석채는 광석을 분쇄하여 만든 물감이다. 석채의 특징은 입자가 미세한 것부터 거친 것까지 다양하다. 당채는 오채먹이라고도 한다. 자연 식물성 물감은 풀이나 꽃 등 식물을 이용하여 천연색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3. 민화의 종류
① 화조영모도 : 민화 가운데 종목이 가장 많으며 꽃과 함께 의좋게 노니는 한 쌍의 새를 소재로 한 화조도가 많다. 화조도는 매화 ․동백 ․진달래 ․개나리 ․오동 ․솔 ․버드나무 ․메꽃 ․해당화 등과 봉황 ․원앙 ․공작 ․학 ․제비 ․참새 ․까치 등을 물이나 바위와 함께 그렸으며 주로 병풍으로 재구성되어 신혼부부의 신방 또는 안방 장식용으로 쓰였다. 이 밖에도 작약 ․월계 ․모란 ․옥잠화 ․수선 ․들국화 ․난초에 나비나 메뚜기 ․꿀벌 등을 그린 초충도(草蟲圖)와 사슴 ․토끼 ․말 ․소 ․호랑이 등을 산수 속에 표현한 영모도가 있다. 이 소재들은 단독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으며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도 단독으로 그려 혼례식의 대례병(大禮屛)으로 많이 사용하였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54.gif)
② 어해도 : 물속에 사는 붕어 ․메기 ․잉어 ․복어 ․송사리 ․거북 ․게 ․새우 ․조개를 소재로 한 그림으로, 꽃과 해초를 곁들여 그린 경우가 많다. 주로 젊은 부부의 방 장식으로 쓰였으며, 잉어를 아침 해와 함께 그리는 경우 출세를 기원한다든지 경축일의 축하용으로 사용되었다.
③ 작호도 :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까치와 그 밑에서 이를 바라보며 웃는 듯이 앉아 있는 호랑이를 소재로 한 그림이다. 수호신적인 역할을 했던 사신도(四神圖)의 한 변형으로 보이며, 까치의 경우 주작(朱雀)의 변용으로 풀이된다. 작호도는 잡귀의 침범이나 액을 막는 일종의 벽사용(邪用)으로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
④ 십장생도 : 장수(長壽)의 상징인 거북 ․소나무 ․달 ․해 ․사슴 ․학 ․돌 ․물 ․구름 ․불로초를 한 화면에 배치하여 장식적으로 처리한 그림이다. 세화(歲畵)로 그려지기도 하고, 회갑잔치를 장식하는 수연병(壽筵屛)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56.gif)
⑤ 산수도 : 금강산이나 관동팔경(關東八景)과 같은 산천을 소재로 그린 실경산수(實景山水)와 중국식(中國式) 산수로 나눌 수 있다. 병풍으로 꾸며져 객실이나 사랑방용으로 많이 쓰였다.
⑥ 풍속도 : 농사짓고 베 짜는 모습을 그린 경직도(耕織圖)와, 태어나서 출세하고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平生圖), 사냥하는 장면을 그린 수렵도(狩獵圖), 일상생활의 장면이라든가 사철의 풍속을 그린 세시풍속도(歲時風俗圖) 등이 있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58.gif)
⑦ 고사도 : 고사와 민화(民話), 소설 등의 내용을 간추려 표현한 그림으로, 교화용(敎化用)으로 많이 제작되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열락도(悅樂圖)를 비롯하여 삼고초려도(三顧草廬圖) ․상산사호도(商山四皓圖), 그리고 삼국지(三國志) ․구운몽(九雲夢) ․토끼와 거북 이야기 그림 등이 있다.
⑧ 문자도 : 글자의 의미와 관계가 있는 고사 등의 내용을 자획(字畵) 속에 그려 넣어 서체(書體)를 구성하는 그림으로, 수(壽) 또는 복(福)자를 도식화한 수복도와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儀) ․염(廉) ․치(恥)를 도식화한 효제도(孝悌圖)는 교화용으로 제작되어 주로 어린이방을 장식하였으며, 이러한 문자도는 혁필화(革筆畵)라고 하는 서체 위주의 비백도(飛白圖)로 변용되기도 했다.
⑨ 책가도 : 책거리라고도 하는데, 책을 중심한 문방사우도(文房四友圖)나 문방구도에서 온 것이다. 책뿐만 아니라 책과 관계없는 술잔 ․바둑판 ․담뱃대 ․부채 ․항아리는 물론이고 여자치마 ․꽃신 ․족두리까지 그려 어떻게 조화가 이루어지는가를 표현한 그림이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5c.gif)
⑩ 무속도 : 산신(山神)이나 용신(龍神)을 비롯한 무교(巫敎)의 여러 신과, 도교(道敎)의 신들, 그리고 불교의 불보살(佛菩薩)들을 무속화한 그림으로 신당이나 무당집에 걸렸다. 점쟁이들의 점복도(占卜圖) ․부적(符籍)도 무속도의 일종이다.
이러한 화목들 이외에 백자천손(百子千孫)을 기원하는 백자용도(百子龍圖)라든지, 호피도(虎皮圖) ․문양도(紋樣圖) ․괴석도(怪石圖), 인두로 그리는 낙화(烙畵) 등도 민화의 범주에 든다.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진 민화는 생활형식의 오랜 역사와 밀착되어 형성되어, 내용이나 발상 등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내재해 있다. 민화는 정통회화에 비해 묘사의 세련도나 격조는 뒤떨어지지만,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양식은 오히려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가시적(可視的)으로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고, 일본인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가 오오쓰에[大津繪]라는 일본의 민속적 회화에 붙였던 명칭에서 비롯된 민화를 겨레그림으로 바꿔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file:///C:/DOCUME~1/pc02/LOCALS~1/Temp/UNI00000ac80c5e.gif)
4. 민화의 특성
민화는 여러 가지 특성을 내포하는데 다음은 그 특성을 요약한 것이다.
[민화의 여러 가지 특성]
1. 민화는 장식적 필요에 의해 그린 그림이다.
2. 토속신앙과 세계관이 반영된 그림이다.
민화는 실용성, 상징성, 예술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3. 민화에는 주술적 신앙이 반영되어 있다.
민화 중에는 토착적인 종교와 결합된 풍습에 의해 주술적인 의미가 부여된 것들 이 있다. 이를 세화라 하며 매우 널리 그려졌다. 그 대표적 예가 호랑이 그림이 다.
4. 민화는 집단적 감수성의 표현이다.
민화는 곧 일반 서민들의 마음이라 할 수 있으며 공감과 공동소유에서 올 수 있는 쾌감을 바탕으로 그리고 감상하고 즐겼던 그림이다. 민화가 서민들의 생 활과 함께 숨 쉬면서 형성되었기에 실용성과 대중성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5. 민화는 '뽄그림'이다.
민화는 그 주제와 표현의 원류에 있어서 문인화나 도화서 화공들의 그림을 철 저히 모방하고 있으면서도 담아내는 내용이나 표현기법은 다르다. 이는 민화가 속칭 '뽄그림'이라고 하여 일정한 본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그려지는 가운데 점 차 오늘날 우리가 대하는 특징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5 .민화의 기법상의 특징
민화는 전문적인 화가보다는 그림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비전문적인 화가가 그렸기 때문에 정형화된 화법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민화는 주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단순한 사실의 묘사에 그치지 않고 어떤 관념을 담고 있다.
1.독특한 공간구성 방법을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점을 다양하고 자유롭게 전개하고 있다. 어느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시점이 뒤섞여 나타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 하나의 원리를 갖고 있는데, 하나의 물체와 대상을 완전 하게 표현하기 위해 화면에 전면을 동시에 배치해 놓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서구 근대미술에서 의 입체파 조형원리와 흡사한데, 특히 정통회화에서는 잘 그리지 않았던 사물을 표현한 그림에서 이러한 면이 두드러진다.
2.민화는 모든 색채를 강렬한 색상대비로 표현하고 있다.
민화에는 어둡고 칙칙한 색이 거의 없고 모든 사물이 밝고 명쾌하다. 민화의 채색은 때로는 치졸할 정도로 강력하고 원색적이며 알록달록하다. 민화가 지니고 있는 원근법, 색채, 구도 등의 불합리성이 바로 시공과 현실을 초월한 민화의 멋이고 아름다움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3.복합성과 반복성이 두드러진다.
복합성은 화의나 주제가 일치하는 것이면 관련된 도상들을 모두 하나의 화면에 묘사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을 묘사하는 시점이나 표현방법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복성은 주술적인 면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즉, 똑같은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일종의 심리적 만족감이나 성취의 의지를 보이는 것은 모든 주술적 행위의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반복성은 주술적 효과 이외에도 리듬감을 불러일으킨다.
첫댓글 쌤 퍼갈게요 ...프린트가없어요ㅠ.ㅠ. 근데 왜 사진부분은 엑박으로뜰까요 ㅠㅠ..저만그런가요..?
선생님 컴퓨터엔 잘 보이는데~~ 한번 확인해 볼께. 열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