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8.30 부터 시작된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는 등 큰 피해를 낸 시점이라 아프고 무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한다. O 이번 구간은 그야말로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연달아 자리잡은 육중하게 흘러가는 백두 대간의 심장부로서 구름과 함께 걷는 하늘길이다. |
1. 일 시
2002. 07. 08(일) 04:20 - 15:40
2. 날 씨
별이 총총하고 일교차가 심한 전형적인 맑은 가을 날씨다. 낮에는 햇빛이 따가웠다.
3. 함께한 산꾼 : 알프스 산악회 윤상희 대장 등 20명
4. 종주 거리 : 21km
5. 소요 시간 : 11:20
04: 20 구룡령 출발
04:50 약수산
07:00 응복산(삼각점:연곡11, 소황병산 보임)
08:00 만월봉(오대산군이 조망됨)
08:40 신배령(아늑한 분지임. 아침겸 점심)
10:50 두로봉(북: 설악산, 남: 오대산 조망)
11:25 삼거리(표지판 있음)
12:45 1,267m봉(표지판 있음)
13:10 차돌바위(표지판 있음)
15:00 동대산(헬기장 있고 표지판은 바로밑에 있음)
15:40 진고개
6. 산행 소감
o 이번 구간을 가야할 것인가? 연기할 것인가?에 대해 매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연기하자는 쪽은 수재민들의 어려움을 생각하자는 것이고 ,가자는 쪽은 지금 이 시점에서 자기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 오히려 떳떳하다는 주장이었다. 벌초로 빠진 몇 명을 빼고는 모두 가기로 결정하고 조용히 다녀오자고 다짐하며 출발했다.
o 야간 장거리 버스 타는 요령을 알아 잠을 잘 잔다. 한참 자고 나니 역시 구룡령에 왔다고 모두들 내린다. 오는 도중에 운두령이나 국도들의 통행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한 것은 기우였다.
우리는 준비를 해서 지난번 올랐던 곳으로 올라 남쪽으로 구룡령 동물이동통로(아래는 터널)를 건너 약수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대주산악회 만강선생(산행대장)이 급경사구간이라고 누차 강조한 구간이라 걱정이 앞섰는데 오르다 보니 과연 가파르다. 그래도 야간이라 큰 힘이 든다는 생각은 없었다.
처음 약 15분간은 가파르고 조금 가다가 평행선을 걷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서서히 내려가서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 약수산(1,306.2m)이다. 조그만 표지판이 있으나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독도가 어려워진다. 나의 경우 약수산에 오르면 바로 동쪽에 동해바다가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대간은 동쪽으로 쭉 뻗었다가 신배령 근처에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사실은 이 구간에서 동해가 보이기는 해도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 약수산(1,306.2m) : 약수산 부근에는 질좋은 약수가 많이 난다. 약수산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미천골에는 불바라기 약수가 나고, 서쪽으로 약수산과 갈전곡봉 사이인 구룡령 계곡에는갈천약수가 난다. 그래서 약수산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 같다.
불바라기 약수는 산속 깊이 있어 다리품을 팔아야 갈 수 있고, 갈천약수는 葛川四寶에 속한다.
o 약수산에서는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동쪽으로 내려서 다시 오르면 1,280m봉을 지나면 조금 더 가면 마늘봉 이다. 다시 계속해서 약 1시간 가량 오르면 응복산(1,359.6m)인데 응복산 가기 전에 심마니터인 습지샘이 있다. 조금 넓은 편평한 지역에 오른쪽에 길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습지샘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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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복산 : 좁은 공간이나 오대산 등 조망이 확 트인다 |
응복산은 아주 작은 공지인데 여기서부터는 남쪽의 대간길과 소황병산 및 오대산 구간이 확연히 조망된다. 쉽게 이야기하자 면 남쪽을 향해 가게된다는 뜻이다. 간식을 먹고 10분쯤 내려서 니 오대산을 잘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만월봉과 1,210m봉 을 지나서는 오른쪽으로 꺽어 완전 남쪽으로 걷게 되는 신배령까지는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신배령에는 제법 넓은 공간에 초지가 조성돼 있고 아늑한 곳이다. 어느 회원이 여기에 산적이 있었을 법 하다고 해서 웃었다.
신배령에는 "안전장치가 없는 구간이므로 입산을 금한다는 낡은 표지판이 서 있고 벌금 1,000만원에 처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 표지판은 동대산 근처에도 붙어 있다.
그러니까 신배령 - 동대산 구간은 안전을 위하여 들어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아무도 이 표지판을 눈여겨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지키지도 않는데 형식으로 세워둔 것에 문제가 있다. 소위 면피용이 아닌가 싶다
* 신배령
홍천군 내면 조개동에서 강릉시 연곡면 부연동(가마소)계곡으로 넘나드는 고개다. 조개동으로 내려서면 446번 지방도로(북대사 길)와 만난다.
또 부연동에는 가마소 계곡이 있는데 두로봉에서 발원하여 양양으로 흐르는 남대천 상류가 된다. 부연동 - 법수치리까지가 절경으로 멋진 계곡 탑승 코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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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 남쪽 정면에 상왕봉과 비로봉이 보인다 |
* 오대산(비로봉 : 1,563m)
오대산은 우리 땅의 뼈대 백두간의 중심점에 위치한 산으로 불가의 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대산은 예로부터 삼신산(금강산, 지 리산, 한라산)과 더불어 국내 제일의 명산으로 꼽던 성산이다.
일찌기 신라 선덕여왕 때의 자장율사 이래로 1,330여년 동안 문수 보살이 1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왔으며 소위 오대신앙의 본산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대간상의 진고개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효령봉, 비로봉, 상왕봉 밑에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 등이 자리잡고 있고
동쪽으로는 두로봉과 동대산을 거쳐 노인봉 아래에 소금강과 안 개자니 계곡 등 비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o 신배령에서 두로봉까지는 오늘 산행의 제일 하이라아트라고 할 수 있다. 오르막이 많아 오르고 또 오르고 해서 계속 오르면 아주 큰 주목, 중간 쯤 되는 주목 등 3거루 있고 아주 작은 주목들이 자라고 있는데 작은 주목에는 '보호수'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힘겹게 올라서면 두로봉(1,421.9m)인데 넓은 헬기장에 풀이 좀 나 있는 그런 곳이다. 여기서 보기니까 오대산 상왕봉과 비로봉이 바로 옆에 보인다. 북쪽 멀리 설악산, 점봉산도 보이고 남쪽으로는 노인봉과 소황병산 등이 조망된다. 잠깐 쉬고 사진도 찍었다.
두로봉 바로 밑에는 오대산쪽으로 가는 삼거리가 있는데 표지에는 동대산 7km 북대사4km, 두로봉1.4km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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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봉 정상 : 필자 뒤로 북쪽 대간이 뒤에 펼쳐저 있다 |
두로봉 : 필자가 피곤에 지쳐 오수를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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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봉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동대산까지가 그렇게 멀 수가 없다. 수목이 울창한 전형적인 능선 구간으로 하늘이 터이면 여기려니 하다가 아니고 하기를 반복하면서 회원 몇 명이 다리가 아파 걸음이 늦어질 뿐 아니라 고생하는 것 같아 안타가웠다.
사실 이번 구간처럼 12시간정도 걷기는 알프스 와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모두들 힘에 부치는 듯 한 인상이다. 나도 형편은 마찬가지였다.
1,267.8m봉을 지나 힘들게 넘어 조금만 올라가면 차돌바위가 나온다. 왼쪽에 산에 박혀있는 듯 한 차돌바위는 굉징히 흰색에 빤들빤들한 바위로서 지금까지 산행 중 가장 큰 차돌바위였다.
o 차돌바위에서 다시 오르막을 오르면 1,330m봉이 있고 다시 힘들여 오르면 동대산 정상인 줄 착각하는 헬기장이 하나 있다. 이 곳에서 일행이 오도록 기다리며 약 10분간 잠을 잤다. 이렇게 달콤한 잠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일어나니까 힘이 없고 머리가 어지럽다.
다시 조금 오르면 동대산 정상헬기장이다. 넓은 헬기장이 좋았다. 조금 내려서면 표지판이 있는데 동대산 30m, 동피골야영장 4km, 진고개 1.7km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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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고개 :긴 고개의 방언이라고 함 |
동대산에서 진고개까지는 30분남짓 걸린다. 급경사 내리막으로 진고개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은 고생께나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간다. 이 곳에도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지 산사태가 우려되는 구역이다.
한 참을 내려서면 동내 뒷산 같은 분위기가 들고 이윽고 저 밑에 하얀 지붕의 큰 건물과 주자창이 눈에 들어오고 바로 내려서면 진고개다. 진고개 입구에는 오대산 등산로를 알리는 큰 표지판이 있고 또 진고개 휴게소가 크게 지어졌다. 20년전에는 아주 작은 휴게소가 있었는데 말이다.
7. 남기고 싶은 말
O 산행에서의 호칭
산행에서의 호칭은 무었이 좋을까? 남녀 노소를 엄격하게 구분하여 지내 온 긴 세월이 이런 고민을 만들어 냈다.
예를 들어 결혼한 여자를 00여사, 처녀를 00씨, 미스00이라고 부르면 어쪈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또 남자들끼리도 사장님, 전무님, 형 하는 말들은 어딘지 산행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나의 생각은 남녀 노소 관계 없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선배님' 나이 적은 사람에게는 '후배님' 이라고 부르면 좋겠는데 어떨까?
다만 그 산악회의 회장이나 총무 등을 맡고 있다면 "회장님, 총무" 등으로 불러야 될 것 같다.
O 재해와 산행
이번 태풍 루사로 인한 재해가 워낙 심각해 지자 9월 산행은 정말 곤혹스러웠다.
그래도 산행은 해야한다는 의견과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했기 때문이다. 경북 연맹의 경우 공식으로 자제를 당부했고 또 다른 일면에서는 "그래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굳굳히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어떤 것이 맞는 말인지는 몰라도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했다.
O 지도, 나침판과 이메지 크라이밍
나는 대간을 하면서 나침반을 잘 쓰지 않는 편이다, 나쁜 습관이지만 말이다.
대신에 이책 저책을 참고하여 자료를 충분히 검토 작성하여 간다. 특히 산행 코스도 코스이지만 접근 방법과 아래 마을 들에 신경을 쓴다. 말하자면 이메지 크레라이밍을 열심히 한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침반을 보지 않는 나에게 실수가 여러번 일어났다. 예를 들면 이번 구간의 약수산에서 가는 길은 알겠는데 남북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일등이다. 이런 경우는 자주 있는 일이다.
앞으로는 지도와 나침판을 열심히 활용해야 하겠다.
o 산행준비물(알프스 산악회 홈페이지)
1. 여름철 산행시는 따가운 햇빛으로 인한 탈진 현상 등 다양한 복병이 있으니 주의 바람
2. 여름철 산행시에는 창이 넓은 라운드 모자와 잡목 등이 많은 지역에는 보호안경도 필요함
3. 산행 중 식수가 많이 필요하므로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4. 산행 후 땀으로 젖은 옷을 바꾸어 입을 수 있는 예비옷 또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5. 여름처 식수는 갈증이 나기 전에 조금씩 목을 추기면서 삼켜야 합니다
6. 여름 장마철이나 소나기 등이 예상되므로 비옷 및 베낭 커버를 꼭 준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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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봉 주목 : 다른 곳 보다 씩씩하다 |
두로봉 주목 : 힘차게 용트림하며 자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