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은 사물을 완벽히 만든다는 완전함에 대한 역설은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s)로 나노전자소자 회로를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 보고가 최근 있었다. 이를 보고한 연구진은 나노튜브 회로에서 몇몇 튜브가 구조적 결함을 갖게 되면 전류의 인도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개개의 탄소 나노튜브는 탄소 분자로 구성되기 때문에 우수한 전도체이다. 이들은 전하를 전달하는데 있어 실리콘을 능가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나노튜브 회로는 칩 크기의 감소와 함께 컴퓨터의 속도 증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회로에 나노튜브를 연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오크 리지 국립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빈센트 메우니어(Vincent Meunier)는 말한다. 또한 개개의 나노튜브를 연결할 경우 우수한 전도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탄소 나노튜브가 금속 와이어로 연결될 경우 인접한 나노튜브로 전자가 점핑하는 대신에 튜브의 말단에 도달하게 되면 전자는 튕겨나가려는 성질을 나타낸다. 마치 전자는 나노튜브간의 접합을 장벽으로 고려하게 되며,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부전도성이라 칭한다.
하지만, 오크 리지 연구진은 나노튜브 말단을 연결하는데 결함을 추가함으로써 접합의 전도성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노튜브 내의 탄소 원자는 일반적으로 철망과 유사한 육각형 격자로 정렬된다. 한편 연구진은 이와 같이 규칙적인 구조에 오각형 혹은 칠각형을 추가하였을 때 어떤 일이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상세하게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와 같은 불규칙성은 나노튜브간의 연결을 보다 우수한 전도체로 만든다는 것을 나타내었다. 결점이 하나도 없는 나노튜브 3개로 구성된 Y 접합(Y-junction)은 일반적으로 절연체로 거동한다. 그러나 나노튜브에 결함이 추가될 경우 우수한 전도체로 전환된다는 것이 시뮬레이션으로 밝혀졌다.
두 개의 결함을 추가하면 특정 크기의 전류를 전도할 수 있는 작은 “창”이 형성되지만, 그 이상의 결함이 추가되면 전류의 흐름은 점핑된다. Y 접합 지점에 도달한 전자는 일반적으로 멀리 있는 벽에 부딪혀 유입된 경로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결함이 존재할 경우 멀리 있는 벽의 각도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전자는 튕겨나가지 않는다. 따라서, 결함 위치를 적절히 조절하면 튕겨 나가는 전자를 나노튜브 구조의 특정 방향으로 재배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비간접 효과로서, 결함 자체에는 어떠한 전류도 흐르지 않는다.
메우니어 연구진은 나노튜브의 육각형 망상조직을 통해 특정 경로로 전류가 흐르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데 구조적 결함이 이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초점 전자 빔(focused electron beam)을 이용하면 필요한 위치에 정확하게 결함을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에 보고된 연구 결과는 탄소 나노튜브 기반의 새로운 3차원 나노회로를 이론적으로 제안한 것이지만, 나노전자소자 회로를 구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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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대신 오각형 혹은 칠각형의 구조적 결함을 갖는 나노튜브는 3개의 나노튜브로 구성된 Y 접합에서 전류를 재편향시킬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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