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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자료실 스크랩 사물놀이와 풍물놀이의 차이점
보약 추천 0 조회 47 18.11.05 05:40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사물놀이와 풍물놀이의 차이점

사물놀이 이론

 

●. 구음장단에 대하여

  풍물굿에는 여러 이름이 있듯 지방마다 구음장단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쇠에는 갠지갱, 캔캐캥, 당다당, 잰기잰, 갱미깽 ...

  장구에는 덩덕궁, 덩딱궁, 합따궁, 덩따쿵, 정적궁 ...

  북에는 두둥따, 구궁따, 펑펑딱, 쿠쿵딱 ...

   구음을 지방 가락의 특색이라 보아 통일할 의도는 없으나 학습이 용이한 구음

  장단을 연구하여 쇠는 소리내기가 편하고 타법의 구분이 다양한 잰기잰을,

  장구는 여러 가지 변화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덩딱궁을,

  북은 소리의 세고 여림과 소리내기가 쉬운 구궁따를 씁니다.

  지역이나 단체마다 쓰기 편한 구음장단을 사용하는 것이 풍물굿의 다양성에 맞으므로

  따라 하실 필요는 없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가락보에 대하여

  처음 풍물굿을 시작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로 가락보였습니다.

  대개 지방 전수지역에서는 가락 길이의 구분이 분명치 않은 구음만을 적은 가락보를 사용하여 직접 전수받지 않은 이는 가락보만으로는 배울 수 없고, 학교나 단체에서는 각각 다른 부호를 사용하여 처음 가락보를 대하는 이가 익히기에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간보를 활용하여 가락의 길이를 정확히 적고 부호 대신에 구음장단을 그대로 적어 구음장단만 익히면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지역판도에 대하여

  풍물굿의 지역 특성을 나타낼 때 흔히 웃다리, 영동, 영남, 호남우도, 호남좌도처럼 구분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용어가 문제있다고 보아 중부(경기, 충청도), 동부, 경상도, 전라우도, 전라좌도로 기록하였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풍물굿에 대한 이해와 기량 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풍물굿이란

 풍물굿은, 전통 타악기인 쇠(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등을 치며 다양한 춤사위에 진풀이를 하는 치배와 극의 짜임을 맡은 잡색을 포함하는 공동체놀이 형태의 민속입니다.

 이는 본디 연주, 춤, 노래, 연극의 요소가 한데 어울려 있기에 음악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연주 부분을 가장 큰 요소로 보아 흔히 음악의 범주에 넣기도 합니다.

 풍물굿은 심장의 고동과 맥박을 움직이는 놀라운 힘과 흥겨움을 가지고 있기에 사람들을 신바람나게 만들며, 우리 민속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종교 의식이자 놀이 양식으로, 역사 속에서민중과 함께 흥망을 거듭해 온 배달겨레의 혼입니다.

 풍물굿 악기인 풍물은 신을 부르고 잡귀를 몰아내는 악기이므로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주고 어울림을 통해 괴로움을 풀어 기쁨으로 끌어 올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풍물굿은 공동체의 힘을 모으고 신명으로 고통을 이겨내는 생명의 놀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풍물굿의 명칭

 풍물굿은 오랜 역사에 걸맞게 지방이나 쓰임새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러 왔습니다.

 악기를 통해 말할 때는 ‘풍물, 굿물’이라 부르고, 신앙의 쓰임으로는 ‘굿, 매구(매굿), 지신밟기, 마당밟기’라 하고, 연주행위로 쓸 때는 ‘굿친다, 금고친다, 매구친다, 쇠친다’라 하고, 일을 할 때는 ‘풍장, 풍물, 두레’라 했습니다. 또 군악으로 보아 ‘금고, 군고, 진굿’이라 하며, 통상 이를 때는 ‘매구, 풍물, 두레, 걸궁, 걸립’등으로 부릅니다.

 ‘농악’은 일제침략기에 침략자들이 그들의 탈놀이인 能樂(노가꾸)의 발음을 본 떠 만들어 낸 말로 사용하기에 적합치 않습니다.

 요즘은 <초.중.고등학교 국악 교육 용어 통일안>을 마련하여 ‘풍물놀이(농악)’로 표기하고 있으나, ‘풍물놀이’는 풍물굿의 여러 기능 가운데 유희 위주의 판굿을 지칭하는 의미이므로 1980년대 우리문화부흥운동이 일어나던 시기에 정착된 ‘풍물굿’으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물놀이’는 1979년에 젊은 풍물꾼들이 풍물가락을 새롭게 짜 공연을 한 뒤 생긴 말로, 고도의 기능으로 무대에서 연주하는 풍물굿을 일컫는 말로 사용합니다. ‘사물’이란 본디 범종, 운판, 법고, 목어를 가리키는 불교 용어인데 풍물 악기 네가지를 뜻하는 말로 빌려 온 것입니다.

 사물놀이패가 풍물굿의 우수성을 외국에 소개한 공은 있지만, 사물놀이는 풍물굿이 지닌 대동굿의 성격이 사라지고 치배와 관중이 분리되며 연주인을 위한 공연 문화로 변하게 합니다. 이 책에서 사물놀이는 대동굿의 성격을 배제하고 현대 도시인의 취향에 맞게 구성한 풍물굿의 한 갈래로 해석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통상 명칭을 풍물굿이라 하고 풍물굿에 쓰는 악기를 말할 때는 풍물이라 하며, 풍물굿 판도를 다룰 때는 중부풍물굿, 동부풍물굿, 경상도풍물굿, 전라우도풍물굿, 전라좌도풍물굿으로 하고 지역의 풍물굿을 따로 말할 때는 중부 풍물놀이, 동부 풍물굿, 경상도 매구, 전라 우도굿, 전라 좌도굿처럼 가능한 현지에서 쓰는 말로 적습니다.

 또 1979년 이후 탄생한 사물놀이를 처음 결성한 단체 이름을 특별히 구별하여 가리킬 때는 ‘ ’표를 써 ‘사물놀이’라 적습니다.


1. 사물놀이란

 본디 사물놀이란 용어는 민속학자 심우성님의 조언으로 김덕수, 김용배, 이광수, 최종실의 네사람이 속한 풍물굿패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물놀이의 시작은 1978년 2월 ‘공간’ 소극장에서 열린 ‘제1회 공간 전통음악의 밤’에서 장구 김덕수(현 사물놀이 한울림예술단 예술감독), 쇠 김용배(85년 작고), 북 이종대(현 돈보스꼬대 교수), 징 최태현(현 중앙대 교수)의 네 사람이 처음 ‘웃다리 풍물놀이’를 발표했습니다.

 그해 4월에 같은 곳에서 장구 김덕수, 쇠 김용배, 북 최종석, 징 최종실(현 한민족예술단 단장)이 ‘영남 12차농악’을 발표하고, 5월에는 최종석이 이광수(현 민족음악원장)로 교체된 뒤 이들은 계속 연구하여 풍물굿에 뿌리를 둔 사물놀이라는 영역을 개발하였고 1982년까지 271회라는 놀랄만한 해외공연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사물놀이’의 구성원 사이에 연행 방법에 대한 차이가 심했습니다. 바로 풍물굿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김용배와 대중에 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김덕수였습니다.

 그 결과 1983년에 김용배가 탈퇴하여 ‘국립국악원 사물놀이’를 결성하고, 흔히 말하는 ‘김덕수 사물놀이’와 두 기둥을 이루며 활약을 하였습니다.

 두사람의 견해 차이는 연주곡 짜임에서도 나타나는데 설장구가락을 예로 보면 김덕수의 ‘사물놀이’에서는 느린 가락에서 점차 빠른 가락으로 몰아가는 <다스름-굿거리장단-덩덕궁이장단-동살푸리장단-휘모리장단>으로 연주했고, 김용배의 ‘국립국악원 사물놀이’에서는 판굿의 장구놀이 가락인 <다스름-휘모리장단(동살푸리장단)-굿거리장단-자진모리장단>으로 연주했습니다.

 그 뒤 사물놀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가 늘어갔고 사물놀이는 풍물굿의 새로운 연주 형태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습니다.

 또 사물놀이패들의 활약으로 일제침략기를 거친 어른들이 쓰던 ‘농악’이란 말을 밀어내고 풍물굿의 다른 이름처럼 널리 불려지게 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각급 학교나 노동조합등에서 많은 수의 사물놀이 모임이 생겼습니다.

 현재는 수많은 전문 사물놀이 단체가 있으나 1995년 이후 각 사물놀이 단체는 풍물굿 가락을 연주하던 처음의 흐름에서 벗어나 모듬북을 도입하거나, 아프리카 타악기, 서양 리듬악기와 협연하는등 차츰 풍물굿이 아닌 타악연주 그룹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1995년 이전의 김덕수, 김용배, 이광수, 최종실이 속했고 김용배 탈퇴 후 강민석(현 사물놀이 한울림예술단 단장)으로 보완된 ‘사물놀이’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흔히 쓰는 사물놀이란 말과 구별하여 쓸 때는 ‘ ’로 표시했습니다.


2. 사물놀이와 풍물굿

 ‘사물놀이’는 남사당패라는 전문 걸립패에서 성장한 이들이 조직함으로 한 마을굿에 얽매이지 않고 각 지방의 가락을 정리하고 새로운 형식을 만들었으며 풍물굿에서 가락을 배울때나 고사반을 할 때 쓰던 앉은반을 채택하여 보고 즐기던 풍물굿을 감상하는 차원으로 이끌었습니다.

 사물놀이의 뿌리는 풍물굿이며, 사물놀이 또한 풍물굿의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물놀이가 풍물굿과 다른 점은, 풍물굿이 주로 농어촌에서 전승되어 온 것과 달리 도시의 성향에 맞는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사물놀이가 풍물굿과 구별되는 몇가지 특징을 살펴 보면

 첫째, 사물놀이는 주로 앉은반으로 연주하므로 풍물을 다루는 솜씨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하게 됩니다. 풍물굿은 본디 춤, 노래, 극, 가락이 한데 어울어지므로 가락보다는 시각효과인 진법과 춤사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앉은반을 택한 사물놀이는 가락을 위주로 하므로 관객들에게 청각효과를 높여 풍물굿과 다른 신명을 줍니다. 바로 풍물굿의 내고-달고-맺고-푸는 원리에 치배의 기량을 최대한 구사하는 짜임인 내고-달고-굴리고-맺고-푸는 원리를 지닙니다.

 사물놀이에도 선반인 판굿이 있으나 앉은반에 못미치고 대신 춤사위, 발림, 진법등으로 풍물굿 모습을 따릅니다.


 둘째, 사물놀이는 풍물굿 가락을 사용하나 그 가락을 다시 배열하여 느린가락에서 빠른가락으로 가속되는 틀을 갖습니다. 풍물굿도 춤사위, 진법에 따라 가락이 바뀌고 ‘내고 달고 맺고 푸는’ 원리를 지니지만 사물놀이는 한층 더 조여가는 틀을 이룹니다. 이 점에서 사물놀이는 풍물굿 가락을 더 복잡하고 세련되게 만들었습니다.


 셋째, 풍물굿은 상모를 사용하고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만 사물놀이는 춤사위나 발림이 없으므로 상모가 필요없고, 풍물굿의 많은 악기 가운데 핵심인 네가지 풍물을 쓰므로 적은 인원으로도 연주를 할 수 있어 도시사회에 적응하기 쉽게 했습니다.


 넷째, 마당이나 판에서 이루어지는 풍물굿과는 달리 사물놀이는 실내무대에서 연주를 합니다. 풍물굿도 처음 가락을 배울 때나 집안굿을 할 때 앉은반으로 방에서 치기도 하지만 대개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물놀이는 판굿이나 야외공연도 무대를 설치하여 연행함으로 풍물굿의 특성인 치배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대동굿 요소를 배제하여 풍물굿 자체를 무대음악으로 한정하였습니다.


 사물놀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마당에 있던 풍물굿을 실내 무대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바로 풍물굿 현장에서 몸으로 느낄 수 없는 현대인의 욕구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풍물굿과 사물놀이는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그 차이점을 다음처럼 표로 그릴 수 있습니다.


<풍물굿과 사물놀이 비교>

 

풍물굿

사물놀이

연주형태

서서한다 (선반)

주로 앉아서 한다.(앉은반)

발림, 춤사위

있음 (중요한 구실)

없음

진 풀 이

있음 (중요한 요소임)

없음

가    락

같음

같음

가락 짜임새

가락의 반복과 교체

느린가락에서 빠른가락으로 조여가는 틀

악    기

쇠, 징, 장구, 북, 소고, 새납, 나발등

쇠, 징, 장구, 북

장    소

넓은 마당, 공터

실내 무대

깃    발

서낭대, 용기, 영기, 오방기등

서낭대

인 원 수

열다섯에서 서른명 이상

네명

연주 시간

한정없음

대개 한곡에 10-15분

       * 사물놀이 성격을 잘 나타내는 앉은반 위주로 비교하였습니다.

 사물놀이는 우리 문화를 외국에 널리 전파하였고, 도시․산업사회로 변모하는 현대에서 풍물굿이 적응해야 할 방법과 일반 대중이 풍물굿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한가지 방안을 제시해다고 볼 수 있으나, 지역마다 마을마다 개성있는 풍물굿 가락을 한데 묶어 연주함으로 가락의 특성을 외면했으며, 풍물굿 가락을 변형하여 연주함으로 현장에서 풍물을 치는 이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관객과 치배가 함께 어울리는 대동굿의 요소를 제거함으로 연주인을 위한 기량 위주인 굿으로 변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또 현재는 수많은 사물놀이 단체가 개성을 표방하고자 90년 중반까지의 풍물굿 가락을 연주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모듬북, 다른나라 타악기, 리듬악기등의 요소를 도입하여 차츰 풍물굿이 아닌 타악 연주 그룹으로 변모하는등 풍물굿의 한 분야로 여기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3. 사물에 대하여

 ‘사물(四物)’이란 본디 불교 용어로 불교음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타악기인 법고, 운판, 목어, 대종을 가리킵니다.

 법고(法鼓)는 커다란 북으로 가죽부분과 테를 채 두개로 번갈아 치는데 기어 다니는 짐승을 제도하기 위해 두드린다고 합니다. 운판(雲板)은 구름 모양의 쇠판으로 채 두개로 치는데 날아 다니는 짐승을 제도하기 위해 두드린다고 합니다. 목어(木魚)는 통나무 속을 파내 물고기 모양으로 깎은 것으로 채 두개로 번갈아 치는데 물 속의 짐승을 제도하기 위해 두드린다고 합니다. 끝으로 대종(大鐘) 커다란 쇠북으로 굵은 채를 매달아 치는데 지옥고에 헤매는 짐승을 제도하기 위해 친다고 합니다.

 법고, 운판, 목어, 대종은 각각 풍물굿 주요 악기인 북, 쇠, 장구, 징과 대응합니다.

 풍물굿에는 여러 악기가 있으나 나발, 새납, 소고는 가락을 구성하는 기능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풍물굿 가락은 쇠, 징, 장구, 북의 네가지 풍물을 통해 특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사물놀이에서는 이 네가지 악기를 북의 울림은 바람소리를 닮았다 하고, 장구의 몰아가는 소리는 비를 닮았다 하고, 징의 울림은 바람을 닮았다 하고, 쇠의 울림은 우레를 닮았다 하여 운우풍뢰(雲雨風雷)라 합니다.

 민가에서 쓰는 풍물을 ‘사사로운 것’이란 뜻의 사물(邪物)로 본 기록도 있으나, 조선 후기의 유랑예인집단 가운데 널리 알려진 남사당패가 안성 청룡사를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그들이 절의 신표를 지니고 다녔던 점을 비추어 절에서 쓰는 사물이란 말을 사용했으며 그 후예들인 ‘사물놀이’의 구성원들이 민속학자 심우성님의 조언을 합당하게 받아 들인 듯 합니다.

 어떤 이는 사물놀이를 네가지 악기인 쇠, 징, 장구, 북으로 연주하므로 생긴 명칭이라고 하나 새납, 소고등의 악기를 더하여 연주하는 선반인 경우에는 ‘오물, 육물놀이’가 되는 모순이 있습니다.


4. 사물놀이의 연주 갈래

 ‘농악’이란 용어를 쓰지 않으나 ‘사물놀이’에서 연주곡 제목으로 이 용어를 택하였으므로 곡목은 그대로 싣고 (  )를 하여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용어를 제시했습니다.

1) 비나리

 비나리는 서낭굿에서 고사를 지내는 문안을 노래로 부른 것입니다. 어원은 확실하지 않으며 ‘비나이다’에서 온 듯 합니다. 신에게 기원하는 의식에서 유래하여 전국에 두루 퍼져있고 특히 비나리패와 전문 예인집단에서 흥행했습니다.

 ‘사물놀이’의 비나리는 무속굿과 불교음악의 요소가 짙게 깔려있으며 풍물로 치는 자진모리장단과 회심곡 같은 반멕이장단에 맞추어 독창과 합창으로 번갈아 가며 노래합니다.


 ▶짜임

    1 천지객벽 이후의 현세가 이루어진 뿌리

    2 살풀이

    3 조왕굿(액풀이)

    4 덕원축담

    5 뒷풀이

 2) 웃다리 풍물놀이 (중부 풍물놀이 가락)

 이 곡은 ‘사물놀이’가 가장 먼저 연주한 곡으로, ‘웃다리’는 남사당패에서 전국을 웃다리와 아랫다리로 나누어 사용했던 명칭으로 ‘사물놀이’ 자신들이 남사당의 후예임을 자부하고 이 용어를 택한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러나 웃다리, 아랫다리는 남사당패에서 자신들의 주요 활동지인 ‘웃다리’를  기준으로 지역을 나누어 부른 말이고 가락의 성격으로 나눌 때는 적당하지 않으며, ‘아랫다리’가락은 ‘호남’과 ‘영남’으로 나누어 연주함으로 설득력이 약합니다.

 중부 풍물놀이 가락은 쇠가락이 무척 다채롭고 흥미로운 전개를 하며 다른 지역에 비해 쇠의 쓰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짜임

    1 점고          2 얼림굿        3 쩍쩍이가락     4 길가락 칠채    5 마당일채장단

    6 늦은삼채장단  7 마당삼채장단  8 자진가락       9 짝쇠가락  

    10 맺음

 

      1 점고는 북울림으로 힘있게 칩니다.

      2 얼림굿은 풍물이 소리를 맞추어 느리게 내어 빠르게 몰아갑니다.

        본디 서낭대나 영기를 세우고 신을 부를 때 치는 가락입니다.

      3 쩍쩍이 가락은 삼채장단의 변주로 동리삼채라고도 하며 ‘쩍- 쩍- 쩍- ’하는 소리를 냅니다.

      4 길가락 칠채장단은 중부풍물굿의 독특한 가락으로 이분박과 삼분박이 섞인 혼합박입니다.

      5 육채라고도 하는 마당일채가락은 이분박과 삼분박의 혼합박자인 엇모리장단과 유사하며

        무속굿에 가까운 장단으로 듣기 편하고 올림채, 섭채, 진쇠가락, 좌질굿가락과 서로 통합니다.

      6 늦은삼채, 7 마당삼채, 8 자진가락은 마당일채장단과 짝쇠가락을 이어주는 가락입니다.

      9 짝쇠가락은 다듬이쇠가락, 품앗이가락, 짝드름가락으로 부르며 중부 풍물굿의 일품입니다.

        장구와 북의 음을 바탕으로 숫쇠와 암쇠가 주고 받는 내용은 흥미롭고 매우 복잡하고 현란한

        가락이 돋보이며 손목 발림에 의한 다채로운 변화를 구사합니다. 전라좌도굿의 품앗이가락에서

        발전한 형태입니다.


 3) 영남농악 (경상도 매구 가락)

 경상도 진주,삼천포의 풍물굿을 말할 때 흔히 ‘12차’라고 하며 풍물굿에 대치되는 말로 ‘매구’가 있습니다. 12차 매구는 진법을 포함한 다양한 놀이를 갖춘 열두차례의 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상도 매구가락은 꿋꿋하고 소리가 힘찬 것이 특징이며 북을 중요하게 보고 상모놀이가 발달하였습니다.


 ▶짜임

   1 길군악       2 반길군악     3 다드래기      4 영산다드래기    5 별달거리

   6 쌍진풀이     7 조름세       8 맺는가락

     1 길군악은 느리게 내어 빨라지게 되면 가락이 묘한 변화를 산뜻한 맛을 줍니다.

     2 반길군악은 굿거리장단이 변한 것으로 덧뵈기가락이라고도 합니다.

     3 다드래기는 빨리 연주하므로 힘있게 들리며 별달거리로 넘어가는 이음새가 돋보입니다.

     5 별달거리가락의 구호는 현지와는 틀리며 전라좌도굿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6 쌍진풀이는 삼채장단으로 변화가 다양하며 흥미롭습니다.


 4) 호남우도농악 (전라 우도굿 가락)

 이 곡은 전라우도풍물굿 가락을 다시 짠 것으로 우도굿가락은 좌도굿에 비해 장구가락이 발달했으며 판굿에서 다채로운 가락을 구사합니다.


 ▶ 짜임

   1 월산요       2 청령부르기     3 얼림굿        4 오채질굿       5 우질굿

   6 좌질굿       7 풍류굿         8 양산도굿      9 삼채굿        10 맺음

     1 월산요는 ‘사물놀이’ 초기에 ‘웃다리 풍물놀이’에 붙여 불렀으며 소리굿으로 굿거리장단입니다.

     2 청령부르기는 굿을 하기 앞서 청령을 호령하는 것으로 흔히 도둑잽이굿에서 씁니다.

     4 오채질굿은 오랜 가락으로 전라 우도풍물굿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혼합박의 느린장단으로

       행렬이 오른쪽으로 돌면서 단 한 차례 치는 가락입니다.

     5 좌질굿은 왼쪽으로 돌면서 치는 가락으로 혼합박입니다.

     6 우질굿은 오른쪽으로 돌면서 치는 가락으로 좌질굿과 비슷하나 후두둑가락으로 이어집니다.

     7 풍류굿은 굿거리장단으로 전라우도굿의 진수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구가락의 붙임새가 다채롭고

       쇠와 장구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8 양산도가락은 세마치장단으로 경기민요 양산도와 비슷하다하여 학자들이 붙인 이름입니다.

     9 삼채굿은 느린삼채에서 자진삼채로 몰아치는데 쇠와 장구의 대립이 절묘합니다.


 5) 삼도설장고 (설장구 가락)

 설장구 가락은 판굿에서 장구잽이들이 연주하던 가락으로 전라도의 명인 김홍집이 혼자 나와 발림을 하며 여러 장단을 짜임새있게 연주 하였는데, 그 제자들에 의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설장구 가락을 ‘사물놀이’에서 전라도의 김만석가락, 경상도의 조판조가락, 충청도의 양도일가락을 모아 다시 구성하여 ‘삼도설장고’라 하였습니다.

 앉은반에서는 네명의 치배들이 서로 다른 붙임새로 연주하여 화려한 가락을 만들어 냅니다. 선반에서는 원형을 살려 굿거리장단 앞에 휘모리장단을 칩니다.

 ▶ 짜임

    1 다스림

    2 굿거리장단

    3 덩덕궁이장단

    4 동살푸리장단

    5 휘모리장단


 6) 삼도농악 (삼도 풍물굿 가락)

 이 곡은 ‘사물놀이’ 초창기에 이른바 ‘웃다리풍물’, ‘호남우도농악’, ‘영남농악’으로 나누어 연주하던 것을 합하여 우도굿가락 위주로 다시 짠 것입니다. 80년대 후반부터 ‘사물놀이’ 공연에서는 주로 이 곡을 연행합니다.


 ▶짜임

   1 점고      2 청령부르기   3 얼림굿       4 오채질굿       5 우질굿      6 좌질굿   7 풍류굿  8 양산도굿  9 삼채굿      10 다드래기    11 별달거리     12 자진가락    13 짝쇠가락   14 맺음

    이 가운데 오채질굿, 우질굿, 좌질굿, 양산도굿, 삼채굿은 전라 우도굿가락이고

    다드래기, 별달거리는 경상도 매구가락이며 자진가락, 짝쇠가락은 중부 풍물놀이가락입니다.


 7) 그 밖의 연주곡

 그 밖에는 선반으로 하는 ‘판굿’과 무속음악과 풍물굿이 만난 ‘바람맞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신모듬’, ‘푸리굿’, ‘열두거리’, 째즈 음악과의 만남, 락 음악과의 만남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1997년 사물놀이 활동 20년을 맞아 ‘사물놀이’의 한명이었던 김덕수가 이끄는 ‘사물놀이 한울림’에서 ‘웃다리 풍물굿가락’, ‘영남 풍물굿가락’, ‘호남 우도 풍물굿가락’, ‘호남 좌도 풍물굿가락’, ‘삼도 설장고가락’, ‘삼도 풍물굿가락’을 선 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그동안 ‘사물놀이’에서 변형했던 풍물굿 가락을 원가락에 가깝게 치고 ‘농악’이란 용어 대신 ‘풍물굿’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가운데 ‘삼도 설장고가락’과 ‘삼도 풍물굿가락’은 기존 곡과 거의 같고, 그밖의 곡들은 ‘사물놀이 한울림’의 단원이며 제각기 활동하는 사물놀이 진쇠, 사당패 사물놀이, 사물 광대가 연주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짜임으로 되어 있습니다.


 ▶웃다리 풍물굿 가락

    1 내는가락(점고-난타-길가락)     2 자진가락1                    3 덩덕궁이1

    4 돌림법고-좌우치기-마당삼채     5 자진가락2                    6 길가락 칠채

    7 마당일채(육채)                 8 마당삼채                     9 덩덕궁이2

   10 좌우치기                     11 쩍쩍이가락                  12 쾌자굿

   13 무동춤가락                   14 자진가락3                  15 짝쇠가락-맺음


 ▶영남 풍물굿 가락 (경상도 매구 가락)

    1 모듬굿(다드래기-인사굿)         2 덧뵈기                      3 다드래기1

    4 길군악                         5 반길군악                    6 다드래기2

    7 별굿가락                       8 쌍진풀이                    9 맺는가락



 ▶호남 우도 풍물굿 가락

    1 내드름굿(청령-일채-이채-된삼채-이채)   2 입장굿    3 오채굿(오채질굿-우질굿-좌질굿)

    4 풍류굿                               5 양산도굿               6 삼채굿1

    7 오방진굿                            8 소리굿(월산요)        9 호허굿

   10 삼채굿2 -맺음



 ▶호남 좌도 풍물굿 가락

    1 어룸굿                         2 질굿                        3 갖은열두마치

    4 참굿가락                       5 일곱마치                     6 아홉마치

    7 영산                           8 호허굿                       9 각정굿

   10 노래굿초다듬이                11 두마치-품앗이가락-맺음


가락보 설명

1. 이 교재에서는 정간보에 타법을 구음장단으로 적어 넣고 학습 효과를 위해 가락보 왼쪽 머리에 가락번호를 붙여 가락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이 교재에서는 크게 삼분박 호흡의 장단과 이분박 호흡의 장단으로 나누었는데, 복합장단은 각각 박자를 가려 길이를 나타냈습니다.


 

3. 가락보 얼개

                                   한 장단 (한 배)

              한 박(한 마디)

    가락번호         한박자          점선                 두줄실선            이중실선

  

1

 

 

 

 

 

 

 

 

 

 

 

 

 x 4

 악기부호                                                                                    반복횟수

                                                                                     (표기없으면 한번 반복)

       1) 박(마디)은 여러 박자로 이루어지는 가락의 짜임을 묶어 실선으로 나타냅니다.

          굵은실선은 호흡선으로 한 마디나 여러 마디가 모여 한 번의 호흡을 이룸을 나타내고

          가는실선은 호흡에 관계없이 박자 구분을 자세히 할 때 특별히 씁니다.

          두줄실선은 한 장단 이상의 가락을 함께 적을 때 특별히 씁니다.

       2) 박자는 한 박(한 마디) 안에 있는 가락의 짜임을 정확히 나타내기 위해 점선으로 나타내며

          필요하지 않을 때는 적지 않습니다.

       3) 장단은 가락의 전체 얼개를 나타내며 한 장단의 길이는 가락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4. 반복 횟수

       1) 한 장단일 때

  

 

 

장단

 

 

 

 

 

 

 

 

 

 

 x 4  

앞장단, 뒷장단을 함께

네번 반복합니다.

 

 

장단

 

 

 

 

 

 

 

 

 

 

       2) 다른 장단일 때

  

 

 

첫째

장단

 

 

 

 

 

 

 

 

 

 

 x 4   첫째장단, 둘째장단을 

  

 

 

둘째

장단

 

 

 

 

 

 

 

 

 

 

 x 4   각각 네번씩 반복합니다. 

  ※반복횟수는 지역에 따라 배, 쌈, 각, 장단, 그밖의 여러 단위가 있으나 이 책에서는 장단으로 기록합니다.


   5. 장단과 가락

     우리음악에서는 ‘장단’과 ‘가락’을 비슷한 뜻으로 섞어 쓰는데, 이 책에서는 학습효과를 위해

     장단과 가락을 다음과 같이 구별하였습니다.

      1) 악장을 나타낼 때는 장단으로 씁니다. (굿거리장단, 덩덕궁이장단, 휘모리장단 등)

      2) 악장을 이루는 각각의 요소는 가락으로 씁니다. (머릿가락, 본가락, 변화가락 등)

      3) 가락이 독립하여 반복 횟수를 이루는 한 배의 의미에서 장단이라 하고,

         한 배의 가락을 헤아릴 때 장단으로 씁니다. (네장단 반복, 여덟장단 반복 등)

 "마누라 열 얻기 보다 동지(同志)하나 얻기가 더 힘들다"고요. 저희 분야, 그러니까 한국전통연희는 그 특성상 혼자만 잘해서는 되질 않습니다.

마음과 뜻과 능력이 맞아떨어지는 동지들이 있어야지요. 그런데 이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뜻입니다. 능력이 모자란 것은 서로 채워줄 수라도 있지만, 마음과 뜻이 다르다면 함께 할 수가 없지요. 저마다 조화로워야 하고, 또한 서로 조화로워야 되더라는 얘깁니다. 그래서 대동(大同)입니다.



● 사물놀이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호흡은 무엇을 뜻하는지? (호흡법의 소개, 공력을 키우는 방법,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힘이 그대로 악기에 실리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등)


호흡이라는 용어는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숨쉬기'의 의미이고, 또 하나는 '조화'의 뜻으로 말입니다.

왜 "저 친구들은 서로 '호흡'이 척척 맞아!"라고 하는 경우가 있지요? 아마도 숨쉬기 역시 들숨과 날숨이 조화로워야 하니까, 만약에 평소에 자기가 숨쉰다는 사실을 항상 느끼고 산다면 아마 그 사람은 심장이나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듯이, 그런 의미에서 호흡이라는 용어를 조화로움의 뜻으로 많이 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용례는 본질적으로 '조화'라는 한 뜻에 귀결된다고도 볼 수 있지요. 우리의 조상님들, 특히 전통예술분야의 선배 예인들은 이 호흡이라는 말을 예술활동 속에서 아주 많이 쓰셨습니다. "호흡이 안 맞는다", "호흡을 늘려라", "호흡을 하나로 가라" 등.

결론적으로 저희가 사용하는 호흡은 숨쉬기의 뜻이 아니라, "어떠한 장단의 짜임과 가락의 흐름에 나의 온 몸과 온 마음을 하나되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을 저희는 '호흡의 1단계'라고 합니다. 그리고 연주는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하기도 하니까, 저희야 기본이 그렇지만, 연주하는 이들끼리 잘 어울려야 하고, 이것이 '호흡의 2단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되어 연주하는 이들의 연주를 보고 듣는 이들이 감동을 하지 못한다면 안되겠죠? 연주자들의 하나되어 울려 퍼지는 기운에 연주자들과 보고 듣는 뭇사람들이 감동하여 하나 되는 것, 이것이 '호흡의 3단계'이고, 끝으로 이렇게 하나된 인간들의 모습과 행위와 그 기운이 천지자연의 기운과 또한 조화로워야 되므로, 이것을 '호흡의 4단계', 즉 호흡의 궁극이라고 할 것입니다.


저희가 얘기하는 호흡은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어떠한 행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피아노를 치거나, 춤을 추거나, 자동차를 몰 때도 마찬가지예요. 연주에는 반드시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연주자, 악기 그리고 가락이 있어야지요. 춤을 춘다면 내가 연주자이고, 내 몸이 악기인 셈이고, 그리고 여러 동작이 가락이 되는 겁니다. 운전의 경우는 운전자가 곧 연주자, 자동차는 악기, 내가 가야할 길이 가락이지요. 그런데 이 세 가지 요소들이 서로 조화롭지 않다면 그 연주는 망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조화롭지 못한 운전을 한 사람이 사고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가락, 다시 말해서 차선, 신호, 속력 등을 무시한 운전이라면 결코 좋은 '연주'가 아니죠.


호흡은 결국 "조화라는 자연스러움, 자연의 이치를 어떻게 인간의 행위를 통해 회복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힘을 어떻게 악기에 실리게 하는가를 물으셨죠? 아주 간단합니다. 풀고 치는 겁니다.

내 몸과 마음의 움직임과 일렁임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최고의 힘, 진정한 의미의 힘은 결코 얻어지질 않습니다. 큰 소리를 얻기 위해서는 호흡,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크게 합니다. 팔힘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구요. 오히려 반대로 팔 근육의 힘은 그 호흡의 크기와 속도를 위한 것 말고는 한 점도 남겨놓질 않아야 합니다. 누구나 처음 걸음을 배울 때는 다리에 힘을 주지만 이내 익숙해지면 다리의 존재조차 잊어버립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움입니다. 진정한 힘은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것이지 물리적인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 우리의 음악이 태극, 원으로 되어 있다는 말의 뜻은?

태극(太極)은 과연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요? 음과 양? 거기서 그친다면 차라리 태극을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제 견해로 태극에 담긴 이치는 역시 '조화'입니다.

혹시 음과 양을 나누는 가운데의 선이 직선으로 되어있는 태극( )을 보신 적이 있나요? 그 본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천지만물, 즉 자연은 결코 '상대(相對)'하는 법이 없습니다. 태극은 음과 양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큰 기운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상보(相補)'의 이치를 담고 있습니다. '상대(相對)'의 논리는 갈등과 경쟁과 대립을 낳습니다. 하지만 '상보(相補)'의 이치는 용서와 화해와 조화를 피어오르게 합니다.

이렇듯 태극에 담긴 조화의 이치는 우리의 음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농음(弄音)'입니다. 직접 뜻을 풀어보면 '음을 희롱한다', '음을 가지고 논다'는 뜻이 되겠지요?

하나의 박(장단), 하나의 음(선율), 하나의 사위(춤) 등은 음양의 이치로 살폈을 때 양에 해당합니다. 드러나는 것이고, 측정할 수 있는 것(결과)입니다. 마치 찻잔의 형태와 같은 것이지요. 바로 '양(陽)'입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님들은 하나의 박과 음과 사위에서 그 다음 박과 음과 사위로 진행되는 '여백에서의 변화'(과정)를 중시하였습니다.

이 여백은 찻잔의 비어있음 같은 겁니다. 감춰진 세계이고, 모든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한 모호한 세계입니다. 그러니까 '음(陰)'이 됩니다. 언뜻 생각하면 하나의 점(박, 음, 사위)에서 다음 점으로 연결되는 가능성은 한 가지 경우인 듯 하지만, 사실 3차원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경우의 수는 무한대이며, 게다가 시간의 흐름을 고려할 때는 실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음악은 흔들거나, 흘려 내리거나, 꺾거나 하는 변화가 많은 것이고, 우리의 대표적인 악기들도 서양악기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이지 정확한 음정을 내기 어려운 기형적인 형태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우리음악이 추구한 최고의 덕목이랄까, 생성과 전승의 철학은 바로 '자연스러운 조화'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음악을 비롯한 전통예술의 구성원리와 이치는 바로 '태극'으로 상징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태극은 '조화'이니, 곧 '하나됨'을 뜻하고, 나아가 '하나됨'은 '원(圓 : ○)'으로 상징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사람의 감정이나 나라의 기운이 태평하냐, 불안하냐에 따라 연주하는 음악도 틀려진다고 들었습니다. 원래 사물이란 것도 우주의 리듬을 그대로 타고 사람의 몸을 통해 악기로 소리를 표현하는 것이라던데, 주변의 환경, 예를 들면 우주의 질서가 이 소리의 파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십시오.


사람의 몸과 마음의 상태가 흐트러지면 당연히 표현되는 음악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잔이 깨어지면 물이 쏟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늘 갈고 닦아 조화를 유지하여야 합니다. 물론 흐트러짐을 '의도'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한 예술적 표현이 필요하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제대로 흐트러지려는' 의도를 살리려면 역시 '흐트러짐'을 위한 몸과 마음의 조화가 이루어져야겠지요.

그런데 말이죠, "天地萬物은 我와 一體"(이 세상은 나와 하나)라고 했던가요?,

사람은 이 세상 어느 것으로부터이던지 독립되어 있지 않습니다.(자유롭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독립'과 '자유'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는 '나'라는 존재와 '천지만물'과의 불가분한 연관성에 근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아무리 호흡을 가다듬어 특정한 소리를 의도해서 내려해도 제가 선 무대 주변의 다양한 조건과 특히 보고 들어주시는 분들의 기운에 따라 무언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그러한 주변의 조건과 기운까지도 다음 소리를 낼 때 고려해야 합니다. 앞에서 제가 "방심하면 지옥"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죠?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뭇인간들을 포함한 천지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고, 제 장고 소리에 우주의 기운을 담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우주의 중심은 바로 나"임이 실현되는 것이겠지요.


 ● '무아지경에 빠지는 음악' 혹은 '신을 부르는 소리'라고 하는데 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느끼는 특별한 느낌들도 함께 말씀을 해주십시오.


'살풀이'라는 우리 춤을 아시죠? 한없이 슬프고 느린 음악에 느린 호흡으로, 손 한 번 들어올리는데 굿거리 몇 장단이 흘러가는 춤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춤에는 '봉산탈춤' 같이 역동적이면서도 장쾌한 춤도 있습니다. 우리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산회상(靈山會上)'중의 '상령산(上靈山)'이나 판소리의 '진양조'처럼 느리고 여백이 보다 강조된, 음(陰)한 음악이 있는가 하면, 사물놀이처럼 양(陽)한 음악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물놀이와 함께 하시면 아주 강한 양기(陽氣)를 받으시는 셈이 되겠네요. 그래서 격렬함을 느끼시는 것일 겁니다. 물론 음양은 서로 상대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사물놀이도 격한 가운데에서도 크고 깊은 호흡의 조절이 있어야 합니다. 가슴에 털이 나고 근육이 불거진 남자에게도 여성호르몬은 있다면서요? '양'이 그저 '양'하기만 해서는 안되니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우리음악들은 대개 느린 호흡으로 시작해서 점점 빠르게 호흡을 조여 가는 흐름을 갖습니다. 이런 흐름은 '살풀이'나 '영산회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느린 장단구조에서 점점 빠른 장단구조로 바뀌어 가는 것이지만, 저마다의 장단 또한 반복되면서 점점 빨라지다가 충분히 조여지면 자연스럽게 다음 장단으로 바뀌게 됩니다. 말 그대로 '역(易)'입니다. 무언가 질서로운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하고, 그러면서도 변치 않는 저마다의 위상(位相)이 있고, 그래서 쉽고 편안하여 덕성스럽고... 마치 산을 오르는 듯, 강을 따라 흐르는 듯... 사물놀이를 비롯한 우리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거나 수련을 하신다면 이러한 우리음악의 흐름을 잘 이해해서 그 기운을 따라가야 합니다. 머무르면 안됩니다.

'단정'짓지 말고, 끊임없이 '해석'해야 합니다. 음악과 듣는 이가 서로 통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사물놀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우리음악을 들으시면 더욱 좋겠지요. 음양을 골고루 말입니다.

'무아지경(無我之境)'을 얘기하셨는데 그 느낌을 말로 어떻게 표현하겠습니까?

어쩌면 직접 경험해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느낌을 전달받을 길이 없을 겁니다.

다만  무아(無我)의 경지는 나의 감정과 느낌, 그리고 내 소리에만 함몰되지 않고, 주위의 다른 연주자들이 내는 소리와 어울리고, 관객과 무대의 환경 등과 하나 되었을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참 호흡'이 이루어졌을 때 '참 신명(神明)'이 나온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 팀웍을 맞추기가 가장 힘들 때가 판굿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발구르기, 몸짓 등)


함께 연주하는 동료들과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것은 늘 어렵습니다. 굳이 판굿 만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다만 발로는 땅을 박차고, 손으로는 악기를 연주하고, 머리로는 상모로 하늘을 휘젓는 판굿은 자기의 호흡을 제대로 가져가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사실 판굿은 사물놀이의 뿌리이자 완성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판굿을 위해서는 발의 디딤과 다양한 상모짓과 악기의 연주가 항상 하나로 어울리게 하는 호흡, 즉 조화로운 몸과 마음의 움직임의 훈련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이고, 근본에 잘 맞아야지요. 하지만 그 다양하면서도 지극히 동적인 과정을 말로만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우리 사물놀이의 정서는 무엇입니까? 한(恨)이라든가 뭐 그런 건가요?


사물놀이의 음악세계를 흔히 '신명(神明)'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신명을 보통 흥(興)이라고, 흥겨운 것이라고들 생각하시지만, 신명에는 흥겨운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명은 '한(恨)'과 '흥'이라는 두 가지 요소의 음양적 조화라고 봅니다. 지극히 한스러울 때나, 지극히 흥이 날 때나 우리의 '신(神)'은 아울러 밝아집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예술세계는 이른바 풍물굿의 축제적인 신명, 흥이 두드러진 신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속(巫俗)의 그 것처럼 '一切卽苦'의 세상에서 해방과 구원을 원하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 담긴, '한'을 바탕으로 한 신명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민족예술, 특히 민중예술을 살펴보면, 요즈음의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흥'과 '한'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죽은 이의 넋을 달래는 진도씻김굿을 보더라도 남은 이들의 눈물이 쏙빠지게 하는 지극히 한과 미련이 담긴 과정이 있는가하면, 남은 이들의 배꼽을 빼놓는 흥겨운 과정도 있습니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과 '흥'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닌지도 모르지요. 사물놀이도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흥'한 모습이 널리 알려져 있을 뿐이지요.


●. 사물은 대개 타악기라 그냥 두드리면 될 것 같은데 막상 배우려고 하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박자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3박자로 단순한 것 같은데 왜 그런가요?


사물놀이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수없이 공연을 했으면서도 연주할 때마다 목숨을 걸 듯 최선을 다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풍물굿의 세계는 과거부터 비전문인들이 절기와 풍습에 따라 해오던 것이지만, 사물놀이는 그 뿌리가 남사당과 같은 전문예인집단의 연희에 있습니다. 철저히 능력에 따라 벌이가 달라지는 그런 세계이지요. 게다가 쉽게 보이는 휘모리 가락 한 장단이라도 그 나이는 적어도 오천 살입니다. 천재적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모습이 지켜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수 천년 동안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거쳐 오늘의 모습을 이룬 것입니다. 아무리 모차르트가 천재라 하더라도 우리 전통예술에 담긴 그 오랜 세월과 그 많은 사람들의 기운에 비교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3박자는 본질적으로 2박자보다는 많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양음악에서의 3박자는 단순반복일 지 몰라도 우리의 3박자는 그 호흡의 변화가 오묘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3+3+3+3에서 3+3+2+2+2, 3+2+2+2+3, 2+2+2+1½+½+3 등 실로 변화무쌍입니다. 서양음악 연주자들에게 이러한 구조의 리듬들을 써서 주면 금방 긴장하고 아주 어려워합니다.


●. 사물놀이가 지나치게 현대화되면서 우리 가락 특유의 신명나는 흥이 많이 왜곡되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최근에 낸 선생님 음반을 듣고 크로스오버에서 다시 전통으로 회귀하는 것 같다는 평을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대해 한 말씀?


전통(傳統)을 전래(傳來)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전통은 말 그대로 본질을 전하는 것이지 껍데기를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여름에는 얇은 옷을 입고 겨울에는 두터운 옷을 입듯이 새로운 시대와 환경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것이 전통이라고 할 때, 전래는 사람은 간 곳 없고 옷만 남아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수 천년을 이어온 무엇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시대와 환경에 맞추어 새롭게 태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고사(枯死)를 뜻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희는 새로운, 하지만 한국전통예술을 본질을 지킨 예술을 하려고 애를 써왔습니다.

물론 공과(功過)가 있을 수 있으나 또한 저희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있습니다.

단언컨데 저희는 전래의 굴레는 벗어 던졌을지언정 전통에서는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크로스오버 또한 저희가 추구하는 전통의 한 과정일 뿐입니다.

전래에 만족하느니 차라리 이단으로 남는 게 낫지요.


●. 원불교의 소태산 선생은 앞으로 21세기에는 풍류밖에 없다는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잘 놀아야 만사가 형통한다는 소리 같은데 어떻게 보면 세계인과 손잡고 벌리는 사물놀이 운동이나 우리의 율려운동 역시 그러한 맥락이 아닌가 합니다. 사물놀이, 혹은 우리음악이 이 시대에 인류에게 희망일 수 있는 근거를 찾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풍류(風流)를 요즘말로 하면 문화예술이 될 듯 합니다. 문화예술은 기본적으로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마음보, 마음씀씀이의 반영입니다. 소태산 선생을 잘 모릅니다만, 그분의 말씀은 아마도 갈수록 분열되고 오염되고 나약하지는 인간의 마음보를 미리 내다보시고 그 대안으로 지극히 자연스럽고, 참으로 조화로운 마음보의 회복을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요? 우리 민족문화와 예술에는 바로 그 자연스러움과 조화의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율려운동으로 찾고자 하는 새로운 문명적 대안 또한 여기에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검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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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9.01.08 16:23

    첫댓글 감사합니다 저에게 많응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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