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풍상을 견뎌온 소나무의 힘차고 거친 질감, 물처럼 굽이쳐 흐르는 나무의 탄력, 섬세하게 표현된 솔잎 하나하나에도 푸른 기운이 팽팽하게 서려있는 ‘경송장청’
작품을 보는 이들은 하나같이 힘 있는 남성 작가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작품을 그린 주인공은 여송(如松) 서복례(徐福禮) 화백..
서복례 화백은 2010년 제29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작품 '경송장청(단단한 소나무가 오래도록 푸르다.)'으로 문인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오로지 27년을 소나무 그리기에만 전념한 서복례 작가, 그의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진다.
강인함과 굳건함이 좋아서 시작한 작업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대작들이 많은 서화백의 그림에서는 굵직굵직하고 강한 느낌이 든다.
“수묵화는 인생의 모든 걸 선 하나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붓 하나로 웅장함을 얼마든지 그려낼 수 있으니까요.” 화가의 선은 내재된 기운에서 솟아나오는 기의 표현이랄까. 그녀 작품의 늠름한 가지와 무성한 초록빛 잎사귀들에서 힘찬 무게의 필력이 느껴진다.
“어릴적 부터 공부보다는 그림에 매력을 느꼈었어요. 사생대회에 나갔었는데, 막연히 소나무를 그리고 싶더라구요. 아마 그때부터 소나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시작된 것 같아요. 소나무는 강인하면서 부화내동 하지 않는 고고한 선비의 정신과 기개를 느끼게 해요. 여러 가지 소재로 작품들을 만들어봤지만, 소나무를 그릴 때 마음이 가장 편하고 에너지가 넘치더라구요.” 작품은 작가를 반영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오랜 세월 수련 끝에 탄생한 푸른 소나무의 작품에서는 그의 강직하고, 묵직한 내력이 묻어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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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인 매정 민경찬 화백의 가르침 덕분에 본격적으로 소나무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서화백은 자신만의 색채를 더한, 솔잎을 흡사 날카로운 바늘처럼 표현하는 기법은 국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수붓을 이용해서 솔잎으로 표현하는 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그녀 작품속의 솔잎은 한올한올 생생하게 푸르름을 표현해내고 있다.
이런 굵고 강인함과 섬세함이 공존해있는 서화백의 독특한 소나무 작품을 인상깊게 본 길림예술대학교에서는 그를 외국인 최초로 종신교수로 초빙하기까지에 이른다.
관람객을 위한 마음이 이뤄낸 퍼포먼스
대작을 즐겨 그리는 서화백의 스타일은 그가 추구하는 퍼포먼스와도 어울린다. 100호에 이르는 거대한 화선지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필력을 보이는 그의 붓은 마치 무사가 칼을 휘두르듯이 거침이 없다.
즉석에서 쓱쓱 그려내는 소나무 퍼포먼스의 시작은 관람객을 위해서 시작한 일. “제가 개인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관객들에게 작품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시작한 것이 소나무 퍼포먼스였습니다.”
붉은 한복을 입고 거대한 화폭을 마주하면 많은 관객들 앞에서 떨리지 않을까...? 혹시, 밑그림을 먼저 그려두고 시작하는 작업은 아닐까? 궁금함에 물어본 질문에 서화백은 “작품을 할 때 사람들 시선은 전혀 생각나지 않아요. 어떻게 작품을 완성해나갈까 오직 구도만 생각할 뿐이죠. 밑그림을 그리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작품을 시작할 때 밑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어요. 밑그림이 있으면 오히려 붓 터치가 소심해지는 경향이 있죠. 과감하게 나가려면 오로지 작품에만 빠져 있어야 하거든요.”
▶퍼포먼스 동영상(클릭)
한 가지 소재로만 개인전을 연다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로지 소나무를 고집하는 서화백의 모습은 참으로 강직한 소나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소나무라는 같은 소재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법 연구를 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도 지금도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소나무로 우수작가가 된 것은 최초일만큼 소나무가 분신 같다고 말하는 그의 신념은 2010년 2월 10일에 출시된 히딩크 와인에 여송 화백의 소나무 작품 도안으로 사용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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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화백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 ‘적송천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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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변화시키는 작품이 꿈...후학에 관심
마음을 진동시키는 작품을 추구한다는 그는 후학에도 관심이 많다. 예원예술대 문화예술대학원 지도교수인 그는 그의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의 요청에 개인지도를 시작했다고. 또 재능기부에 관심이 있어 최근에는 장애인복지관과 노인종합예술회관 등에 강사로도 출강하고 있다.
작품으로 자신의 삶에 또 다른 희망을 영감을 얻기 바란다는 그의 철학은 언어상실과 후천성 장애를 겪는 제자 이지혜양의 2011년 신미술대전 입상에서 결실을 맺기도 했다. 2009년 우연히 서화백의 문하에 들어간 이지혜양은 자신의 울분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수련한지 2년만에 모란화를 피워낸 작품으로 희망을 발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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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굳건함이 사람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의지를 새롭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하는 서화백은 소나무를 닮고 싶은 마음으로 수만개의 솔잎 솔침 하나하나를 그려나가며 수백년 기나긴 세월의 모진 비바람과 북풍한설을 견디는 소나무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휘돌아 굽이치는 소나무, 용이 승천하는 듯 굽이 굽이 소용돌이 치는 형상을 가득 담아내는 그의 작품이 앞으로도 소나무처럼 늘 그 자리에서 단단하고 굳건하게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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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송 서복례 화백 >
경력
현)중국 길림예술대학 객좌교수,
현)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지도교수
현)중국청도성양서원 고문
현)인천시노인종합예술회과 한국화강사
현)서울미술협회 이사 및 운영위원
현)한국미술작가회 회장
현)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국전)
현)한국 신미술협회 초대작가
현)인천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현)대한민국 제물포 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현)대한민국 창작미술협회 감사
국제전
이태리 자연의 선 밀라노 교류전
2007 코레아 국제미술제(캐나다, 일본, 중국, 필리핀 등)
한국현대미술 뉴욕 초대전(미국)
제64회 요코하마 현전·히로시마 동경 순회전(일본)
제63회 요코하마 현전(일본)
뉴욕 캠브리지갤러리 초대전(미국)
심양 박물관예술박람회(중국)
필라델피아현대미술관 관장 초대전(미국)
뉴욕 아트페스티발(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