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향나무
이선옥
다산 생태 공원을 찾았다. 정약용 생가가 보고 싶었지만 무더위는 나를 나무 밑 의자로 보냈다. 다산 박물관으로 가는 문우 틈에 끼지 못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공원 주변을 둘러 보았다. 순간 바로 앞에 있는 나무에서 하트를 발견하였다. 옆에 있는 문우가 향나무라고 알려준다. 그런데 향나무 치고는 잎이 이상하여 자세히 살펴보니 능소화가 나무를 감싸고 있다.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는 줄기의 굵기로 보아 사랑을 표현하는 데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것 같다.
능소화가 나무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문득 다산이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글이 생각났다.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거든 그 일을 하지 말고,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그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마치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능소화로 향나무를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그 속에 노래를 담을 수 있고 향나무는 상처를 내면서도 향기를 풍긴다는 자연의 인생을 배운다. 능소화가 필 때 쯤 발갛게 익어가는 향나무의 사랑이 기다려진다.
첫댓글 어머 회장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수필로 정리를 해주시니 마음이 뭉클 하네요.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고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