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이 될 인재를 키워라>
송현정, 외국어대 법학과 3학년이다. 미래의 꿈은 외교관. 내가 운영하는 다음카페 교육의 모든 것에서는 매월 1명씩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는데 현정이는 제6기 장학생이다. 며칠 전 사무실을 찾아왔다. 오늘 길에 햄버거를 사오라 하여 점심대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현정이는 나를 “싸부”라고 부른다.
“연락이 없어서 지난번에 얘기한 중국 교환학생으로 떠난 줄 알았다.”
“싸부님, 죄송해요.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연락을 미루다가 그랬어요. 학교 측에 사정이 생겨 교환학생이 취소되었어요. 이번 학기는 휴학하고 다음 학기에 복학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 3월에 외무고시 보려고요.”
“저런...기대가 컸을 텐데 많이 속상했겠구나!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기다리렴.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겠지. 3월이면 시험이 얼마 안 남았는데 자신 있지?”
“열심히 해야죠! 꼭 외교관이 되어 아프리카에 갈 거예요.”
“아프리카?”
“네, 저는 아프리카에 외교관으로 가는게 꿈이예요!”
한시간여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졌다. 휴학기간동안 매일 낮 1시에서 저녁 8시까지 영어 학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노점상을 하시는 엄마, 언니 1명, 여동생 1명, 남동생 1명...현정이는 스스로 학비를 벌어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또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다.
사실 현정이 말고도 여러 아이들이 있다. 아나운서가 꿈인 성균관대 불문학과 박미선, 명함 뒷면에 24개의 꿈을 적어 가지고 다니는 연세대 도시공학과 윤정민, 세계적인 대금연주자가 되겠다는 중앙대 국악관현악과 고승환, 내가 지금까지 만난 대학생 중에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강대 경영학과 김현근, 고등학생 때부터 직장인들의 모임에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 앞에서 꿈과 열정에 대해 스피치 하던 서울산업대학교 구광림, 학업 틈틈이 봉사활동에 열심인 대전한밭대 이현경, 모두 대한민국의 앞날을 밝게 해 주는 젊은 인재들이다. 자랑스럽고 대견스럽고, 귀여운 아이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인맥관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는 시각이다. 사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관점에서 인맥을 만드는 것도 현실이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 인간관계의 속성이라 인정하더라도 인맥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한 가지를 조언하고 싶다. 정말로 인맥관리를 잘 하고 싶다면 좋은 인맥이 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라.
인맥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나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지도자인맥으로 멘토, 스승, 선배, 상사와 같은 사람이다. 둘째, 나를 도와줄 수 있는 협력자인맥으로 친구, 동기, 동료, 파트너와 같은 사람이다. 셋째, 나를 따라와 줄 수 있는 추종자인맥으로 멘티, 제자, 후배, 부하와 같은 사람이다.
인맥관리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협력자에 해당되는 사람만 인맥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있는데 좋은 인맥을 만들려면 3가지 유형을 모두 만들어야 한다. 특히 지위가 올라가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나를 믿고 따라줄 수 있는 추종자인맥이다.
따라서 좋은 인맥을 만들고 싶다면 주변을 둘러보라. 꿈과 비전을 갖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를 찾아서 그를 후원하라. 돈이나 물질도 좋고, 정신적인 후원도 좋고, 실제적인 기술이나 역량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줘라. 그를 큰 나무가 되게 도와준다면 훗날 큰 그늘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Give & Forget의 마음으로, 인생의 후배들을 돕고, 젊은 인재들을 키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실천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가끔 꿈 꿔본다. 뜻있는 100명이 모여 한 달에 1만원씩 내면 매달 1명의 대학생에게 100만원의 장학금을 줄 수 있다. 1년이면 12명이요, 10년이면 120명, 50년이면 600명이다. 벽오동 심은 뜻은 무엇인가? 그저 “빨리빨리”식의 조급한 인맥관리, 내 이익만을 위한 저급한 인맥관리가 아니라 장기적, 공공적 차원도 고려하면서 실천하는 참다운 인맥관리의 달인들을 만나고 싶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이익을 주는 멋진 인맥관리의 프로들을 만나고 싶다. 지금 그대는 어떤 인맥관리를 하고 있는가?
좋은 인맥을 만들고 싶으면 인재를 키워라!
2007년 10월 30일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 소장 양광모
인간관계 맥을 짚어라/청년정신/2007년 2월 출간
http://cafe.daum.net/edu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