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10년 세월 터니…똑똑, 제주내음이 노크
시골에 집 짓기 / 구옥 고쳐짓기 - 잠자던 집을 깨우다
나지막한 돌담길 매료 구옥 구매
진입로 문제로 허가 지연 외벽에 단열재…넓은 공간 확보 바깥채 소득원 활용 ‘일석이조’
다 쓰러져 가던 빈집이 모던 빈티지 스타일의 미끈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3년전 서울내기 부부가 귀촌하면서 무려 1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빈집을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발품 팔아 찾은 구옥
서울 도심에 살던 40대 초반 맞벌이 부부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제주로 귀촌을 결정했다. 제주 동북부에 위치한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바닷가 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이 마을은 나지막한 돌담을 두른 집들이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만들어 특유의 호젓함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풍경에 반한 부부는 새집을 짓는 대신 마을의 구옥을 구매해 수리하기로 했다.
부부는 제주 마을을 소개하는 책자를 길잡이 삼아 섬을 돌아봤고, 곧 색다른 제주의 매력에 눈뜨게 됐다. 그리고 건축 여행을 시작한 지 12일 만에 지금의 집을 발견했다.
◆10년 넘게 방치됐던 빈집
부부가 선택한 빈집의 첫인상은 ‘귀신 나올 것처럼 다 쓰러져 가는 집’이었다. 그만큼 낡고 허름했다. 436㎡(132평)의 아담한 택지에 색 바랜 슬레이트 지붕을 인 세 동의 건물이 ㄷ자 모양으로 서 있었다.
안채와 창고는 돌과 흙으로 지어졌고 바깥채는 시멘트벽돌을 쌓아서 만든 집이었다. 집은 10년 넘게 방치된 탓에 노후화가 심했다.
이곳의 집들은 택지가 도로면보다 낮은 것이 특징이다. 바닷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래서인지 집 마당의 배수시설이 좋지 않아 곳곳에 웅덩이가 생겼다.
◆맹지와 무허가 건물을 살리다
부부는 빈집이 무허가 건물인 줄은 알았지만 집 앞의 진입도로가 사유지인 줄은 미처 몰랐다. 건축허가를 받으려면 택지에 도로가 이어져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맹지이거나 각종 제약과 비용 부담이 따를 수 있다. 부부는 읍사무소 건축 담당 직원에게 문의해 ‘공적 문서에 따르면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땅이지만 약 20년간 부동산 거래가 없었던 곳이라, 주민들이 실제 사용하는 용도와 문서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점을 참작해 건축이 가능하다’는 답을 얻어냈다. 지적도에는 집 앞 사유지가 도로로 되어 있지 않지만 주민들이 쭉 사용해온 도로라는 사실을 인정받아 건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촌에는 부동산 정보가 투명하지 않던 시절에 지은 무허가 건물이 더러 있다. 무허가 건물도 신축할 때와 마찬가지로 관청에 건축허가 신청을 하면 된다. 사용승인을 받고 건축물대장을 생성한 후 등기부등본에 등재하면 무허가 딱지를 뗄 수 있다.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양성화하고자 할 때에도 이 절차를 밟는다. 양성화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무허가로 사용한 데 대한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는 전 소유자에게 책임을 묻거나 매매 금액에 반영할 수 있다.
◆마을 풍경 유지하며 리모델링 하기
한동리 주택 리모델링 공사의 핵심은 마을 돌담길 보전을 위해 구옥의 돌벽을 최대한 살리면서 편리하고 현대적인 주거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건축 관계자는 “구조체가 전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상태였기 때문에 완전히 철거하는 편이 나았지만 돌벽을 고수하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돌을 제외하고 바닥 기초부터 기둥·보·지붕까지 모두 새로 시공했다”고 말했다.
골목길에 드러나는 부분은 돌벽으로, 안쪽은 금속 골조와 조적(벽돌 쌓기)으로 벽체를 만들어 안전성을 높였다. 현대식 주거로 사용하기엔 공간이 협소했기 때문에 세 동 모두 천장을 높이고 면적을 늘리는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 또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하기 위해 단열재를 외벽 바깥에 설치하는 외단열 공법으로 시공했다. 조건이 좋지 않았던 전망과 채광도 리모델링을 통해 개선했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데 4개월, 건축주가 직접 집을 꾸미는 데 2개월이 걸렸다. 부부는 현재 바깥채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며 새로운 소득원으로 삼고 있다.
첫댓글 거저 되는건 하나도 없나 봅니다.
꼼꼼하게 살펴보고 알아보고 공들이고 노력하고...
이렇게 지은집이 안좋을리 없겠네요. ^0^
아늑한 보금자리 꾸며 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