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공고 운동장에서 열린 '2016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 서울 동부권역 6라운드 대신고 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어낸 서울공고 우재훈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서울공고의 '고춧가루'는 맵고 썼다. 대신고에 이어 이번에는 재현고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며 '강팀 킬러'로 떠올랐다. 해결사 우재훈(3학년)의 묵직한 한 방은 팀에 두둑한 '웃음 보따리'를 선사했다. 결승골로 갈 길 바쁜 재현고에 카운터펀치를 제대로 꽂으며 '히어로' 역할을 다해냈다.
서울공고는 6일 서울공고 운동장에서 열린 '2016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 서울 동부 리그 6차전에서 후반 32분 우재훈의 결승골로 재현고에 1-0으로 승리했다. 서울공고는 지난 4월 22일 대신고에 이어 이번에는 재현고에 1골차 승리를 거두는 등 왕중왕전 유력 후보들에 연달아 '고춧가루'를 뿌리며 '팬 서비스'를 확실하게 했다. 승점 6점(2승4패)을 기록하며 지난 4월 29일 용문고에 당한 0-1 패배의 아쉬움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갈 길 바쁜 재현고에 위력적인 '고춧가루'를 뿌린 서울공고의 이날 '히어로'는 단연 우재훈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우재훈은 전반 초반부터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활동량을 자랑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최준호, 김해일 등 2선 자원들과 위치를 수시로 바꿔가며 재현고 포백 수비라인 간격을 완전히 흔들었고,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무너뜨리는 예리한 문전 침투로 직접 득점 기회를 엿봤다.
특히 컷백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파트는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양 사이드 어택커 '캡틴' 신우혁, 서정화가 저돌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택배 크로스'로 상대 수비를 흔들자 한박자 빠른 위치선정을 앞세워 위협적인 장면을 이끌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어도 상대 수비의 늦은 커버플레이와 맨마킹 등을 역이용하며 팀 공격의 유연성을 높였다. 이는 최준호와 김해일 등의 공간 침투와 돌파력 등도 끌어올리는 잣대였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나머지 선수들의 과부하를 벗겨냈다. 볼 뺏겼을 때 재빨리 수비로 내려와 유기적인 압박 대열을 형성하며 상대 곽동훈과 김지원, 김동휘 등의 포지션체인지를 무력화시켰다. '스위퍼 시스템'을 기반으로 신우혁과 서정화 등의 오버래핑 빈도도 높인 서울공고의 패턴도 우재훈으로 인해 날개를 장착했다는 평가다. 끈질긴 투쟁력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등으로 전체적인 밸런스 안정까지 이끄는 등 '군계일학'의 활약을 선보였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32분 우재훈의 한 방이 드디어 꿈틀댔다. 최준호의 오른발 코너킥에 이은 서정화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 김동혁의 손 맞고 나온 것을 재빨리 오른발로 차 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지난 4월 22일 대신고 전 이후 2경기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우재훈은 리그 3호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하태환의 경고누적 공백도 훌륭하게 채워줬다. 승부처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뽐내는 그의 진정한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오늘 재현고 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다. 재현고 수비라인이 한 쪽에 몰려있는 것을 감안해 프리롤 형식으로 상대 뒷공간을 노리면서 플레이를 펼치려고 한 것이 잘 이뤄졌다. 세컨드볼을 따낸 뒤 돌파하는 파트도 동료 선수들이 잘 도와줬기에 가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생각보다 원활하게 풀렸다. 득점 찬스가 오면 최대한 집중력을 가지고 플레이를 펼친 것이 운 좋게 득점까지 연결됐다. 대신고 전도 그렇고 오늘도 전혀 예상치 못한 승리라 더 기쁘다."
덕산초(경남)-오상중(경북)을 졸업하고 서울로 축구유학을 온 우재훈은 안기방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팀 '플랜'에 한 축으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안 감독의 조련 속에 위치선정과 골 결정력 등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신고, 재현고 전 승리에도 여전히 왕중왕전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종의 미를 목표로 마지막까지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모습이다.
"대신고 전 이후 용문고 전을 그르친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아쉽다. 왕중왕전 진출은 쉽지 않지만, 남은 2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것도 우리에게 중요하다. 남은 경기에서도 최대한 골을 넣어서 팀에 큰 힘을 실어주고 싶다. 춘계연맹전 때 경남정보고에 패하면서 아쉽게 24강에 만족했지만, 하계 전국대회 만큼은 죽기 살기로 해볼 생각이다. 목표는 8강 진출로 잡고 있고, 선수들이 집중력만 잘 유지해주면 못 이룰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 서울공고 우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