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을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문제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경중을 따질 수가 없다. 모두가 사람 한 명 한 명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 명의 뒤에는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해관계가 있다. 두 명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서로가 이해하고 양보하고 헤아리지 않으면 집단의 갈등으로 확대가 된다. 그래서 요즘은 선생님으로 살아가기가 더 힘들고 어렵다.
나도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오래전 우리 교육은 문제도 많았지만 적어도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의 해결에 있어서 선생님은 매우 중요한 판단자, 결정권자로서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선생님은 수없이 많은 갈등의 위험에 놓여 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수많은 갈등은 단순하지가 않으며 일방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한 학기나 한 해를 시작하고 끝낼 때까지 한 건의 갈등도 생기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끊임없이 갈등하고 문제에 봉착하는 학생들은 일부분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할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서서히 변화하기를 기대하기도 하고, 더 큰 집단의 갈등에 봉착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늘 같은 문제에 직면하는 아이들이 있을까
그런 학급의 학생을 둔 교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런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학교와 어떻게 협력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해야 할까
담임의 성향에 따라, 학급에서 설정한 규칙에 따라, 학교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문제행동이나 갈등에 대한 대처는 많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현재의 협력'이다. 아이의 올바른 변화와 성장을 위해 학급의 구성원, 담임, 학부모, 학교는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다툼과 적대의 관계가 아니다. 공격하고 방어하면서 책임 소재를 다투는 관계가 아니다. 솔직해야 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관계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문제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기 위해 각자의 경험이나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대응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문제의 본질을 알고 있으면서도 좀더 정직하게 대응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책임을 전가하거나 흥분하기도 한다.
내가 맡은 교실에서도 몇몇 학생이 한 해 동안 끊임없이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켜왔다. 규칙을 세워 함께 대응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끊임없이 해당학생들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한다. 그럼에도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학생들도 시간이 필요하고 교사도 인내가 필요하고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학생들의 배려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학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하다.
세상에 제 자식만큼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바깥에 나가서 당당하게 행복하게 생활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모두가 내 자식만큼만 했으면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내 자식이 아무런 문제도 없이 생활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공장의 기계도 아니고 사람의 마음이 모두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학교에서 와서 학생들이 배우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이러한 갈등의 해결과 치유가 아닐까 싶다.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
갈등과 치유이다.
이러한 갈등과 치유의 중심에 교사가 있다. 교사의 양심과 경험과 지식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슬기로운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갈등의 전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학부모는 교사에게 충분한 정보와 해결방법에 대하여 정중하게 요구하고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협력적으로 문제해결과 갈등의 치유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교사를 지지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오만하고 무례하게 교사를 대하고 모든 상황의 원인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 결코 자신의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하지만 갈수록 이런 학부모가 많아 지고 있어 교사는 지치고 상처받는다
교사가 지치고 상처받으면 그 영향은 다시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교사가 당당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존중받고 지지받는 교육환경이어야 한다. 교사가 폭언이나 무례함으로 성처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