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택한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렛미인]으로 개봉된 영화 입니다. (원제 : Let The Right One In, 2008)
[포스터1]과 [포스터2]의 경우는 우리나라 개봉 포스터와 해외에서의 포스터 비교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소년의 아련한 옆모습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래에도 부연 설명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이 영화에서 ‘로맨스’를 강조한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의 경우 공포영화의 분위기를 나타내는데, 이에 비교하면서 말 이어가겠습니다.
[포스터1]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색감의 경우 영화의 배경이 되는 눈의 마을을 나타내는 듯이 차갑고 습합니다. 서리가 낀 듯, 불투명한 소녀의 형상은 영화 속 그녀의 신분을 말해주기라도 한 듯이 모호하고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투명한 막을 사이에 두고 뿌옇게 낀 서리, 그 뒤에 보일 듯 말듯한 신비하고 알 수 없는 존재,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말하는 듯한 손의 형태, 무채색에 가까운 푸른 빛 속에서 드문 드문 핏빛이 비치는데, 이는 이 뒤에 인물에 대한 공포감과 신비감을 조성하며 공포영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포스터1>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A744B4DBFE87B01)
[포스터2]의 경우 포스터1의 위에 소년의 모습과 글이 삽입됨으로 인하여 분위기를 확 반전시킵니다. [포스터1]이 보기만 해도 습하고 차갑고 섬찟했다면 [포스터2]의 경우 금발벽안의 천사같이 새하얀 소년, 그 위에 광원효과를 줘서 마치 습하기만 한 이 포스터에 따스한 효과를 줍니다. 게다가 소년의 손가락, 소녀의 손가락 끝과 맞닿은 그 손끝은 서리 낀 유리창을 사이에 둔 그 둘의 교감을 표현합니다.
여기에 가장 크게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임을 강조하는 것은 “전 세계를 매혹시킨 슬픈 사랑 이야기”라는 문구입니다. 보일 듯 말 듯 엷은 창을 사이에 두고 닿을 듯 가까이 있지만 분리되어 있는 그 둘, 어두운 형체의 소녀와 햇살같은 소년, 게다가 포스터 문구는 “빛이 사라지면, 너에게 갈게”입니다. 하단 좌측의 문구, “11월 외롭던 소년, 뱀파이어 소녀를 만나다”가 보이는데 이 포스터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소년, 소녀의 비극성을 암시하는 사랑이야기입니다.
비극성은 그 둘의 존재가 이질적임에 나타나며, 그 둘의 만남에, “빛이 사라지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붙기 때문입니다. [포스터3]을 보면 해외에서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보다는 뱀파이어라는 소재의 호러영화임을 부각시키고 있는데 [포스터1]과 같은 색감에 노골적인 뱀파이어 모습을 한 소녀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구 또한 “SENSATIONAL" 입니다
<포스터2>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3AD4B4DBFE87B2B)
<포스터3>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F46504DBFE9AD03)
[포스터4]는 우리나라 길거리에 붙은 2010년판 [렛미인] 인데 좀 색달라서 넣어봤습니다.
12살 소녀괴수라는 문구에 입가에 피를 흘리며 노란색 눈을 소녀괴수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소림사 십대 제자라는 문구는 ..사진을 찍은 분이 넣으신 거니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불펌 죄송합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 )
<포스터4>
![](https://t1.daumcdn.net/cfile/cafe/180C46504DBFE9AE03)
[포스터5]의 경우 해외에서의 포스터인데 [포스터6-국내홍보용]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포스터5]은 마치 어두운 달밤의 눈밭에 천사가 뒹군 흔적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 흔적 밑에 자리 잡은 것은 발자국과 그 주변에 뿌려진 붉은 핏자국입니다. 이 핏자국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티하나 없어 보이는 듯한 눈입니다. 누군가의 핏자국이거나 자신의 핏자국이거나 그 잔혹감이 천사의 형상을 한 눈자국과 함께 있음으로 비극적이고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포스터5>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49E504DBFE9AF2D)
[포스터6]은 국내 홍보용으로 눈자국에 소녀의 모습을 넣었습니다. 핏자국은 없어지고 다만 포스터 하단부 좌측에 핏방울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넣고, “잔혹 로맨스”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이 소녀의 정체와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네 안에 들어가게 해줘”라는 문구는 부탁이며 애절한 청을 담고 있습니다. 뱀파이어라는 이질적인 존재를 새하얀 옷을 입은 천사같은 얼굴을 한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내며 공포영화보다는 사랑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포스터6>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833504DBFE9B02D)
[포스터7],[포스터8],[포스터9]은 해외용 포스터인데, 모두 다 사랑이야기보다는 공포물이라는 것에 초점을 담고 있습니다. 핏속에 담긴 소녀의 모습, 웅크리고 작아 보이는 그녀는 상처받은 듯, 혹은 두려운 듯 보입니다. 검붉은 핏물 속 아기처럼 웅크리고 있는 하얀 소녀의 모습은 그녀의 순수함과 잔혹성을 공존시키며, 문구 또한 그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INNOCENCE DIES, ABBY DOESN'T" 여기서 사랑이야기를 연상하기란 국내용 포스터보다 어려우며 주인공 소녀가 가지고 있는 비극성과,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연스레 연상시킵니다. [포스터9]는 이 영화를 제대로 호러 영화로 말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붉은색 글자[LET ME IN]과 그 위에 검붉은 피가 흐르는 형상, 뿌옇게 김 낀 창 뒤로 서있는 미지의 존재, 괴기스러운 손자국 사이에 비치는 붉은 눈을 한 이질적 소녀의 모습만으로도 이 영화는 공포영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문구, 이 영화가 마지막 20세기 최고의 미국 호러 영화라고 노골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녀의 미모와 로맨스를 강조한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기호학적인 해석에서 멀어졌는데 포스터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다 보니 우리나라와 해외에서의 포스터 차이가 흥미로워 올립니다. 기호학을 잘 몰라서 더 깊은 뜻은 발견할 수가 없었네요. 차후 또 다른 것을 발견하면 수정하겠습니다.
<포스터7>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B78504DBFE9B125)
<포스터8>
![](https://t1.daumcdn.net/cfile/cafe/17782E504DBFE9B229)
<포스터9>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C78504DBFE9B30A)
첫댓글 좋아요. 여러 개 포스터를 비교검토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