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해대로
제8길 고래산길
석불역→구둔역 11.8Km
“함께 하고 싶은 이와 떠나는 특별한 여정 동행의 길”
일시: 2021년6월26일 토요일 흐림
동행: 김헌영 원의연
동선
용문역→택시→석불역→논둑→고래산임도입구→전양고개→임도→고래산입도출구→일신2리→일신보건소→일신2교→포장도로→구둔역
“꽃 지고 속잎 나니 시절도 변하거다
풀 속에 푸른 벌레 나비 되어 나다닌다
뉘라서 造化를 잡아 千變萬化 하는고”
이 시조는 조선 중기 文臣 申欽(1566~1628)의 녹음방초승화시라는 노래다
봄아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綠陰芳草勝花時-라 초여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말로 “우거진 나무 그늘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나은 때”라는 뜻이다
민요 사철가의 노랫말로 夏至가 지난지도 몇일 되었으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고 장마가 기다리고 있는데 사철가는 또 “세상사 쓸쓸 하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하지만 나는 탄식이나 하고 집안에 웅크리고 있기 싫어서 오늘도 길손이 되어 동행들의 꽁무니를 졸레졸레 따르면서 타박타박 걷는다
綠陰芳草勝花時- 道山 柳暎烈
綠陰山野送春時: 녹음이 산과 들녘 봄이 가는 때인데
芳草樓臺夏日移: 방초의 누대에는 어느 새 여름이라
鄒燕習飛棲畵棟: 어린 제비는 날개 짓 배우며 화동에 깃들고
老鶯敎語穿楊枝: 어미 꾀꼬리 말 가르치며 버들가지 오가네
麥秋銀壟徵豊稔: 맥추의 은빛 언덕 풍년징조 이미 있고
梅雨書亭把酒卮: 매우 빗긴 서정에서 술잔을 잡는다
翠色勝花增景槪: 취색이 꽃보다 아름다워 경개가 더욱 좋고
日華駘蕩太平期: 일화가 가이 없으니 태평시기일세
경의중앙선전철을 타고 용문역에 내려 들머리 石佛역까지 택시(만냥)를 탔고 석불역에 도착하니 9시 40분-
새벽에 세찬 비가 쏟아져 오늘 트레킹을 접어야 하나로 가슴 졸였지만 다행히 비는 멎고 비구름이 하늘을 덮었지만 우산이 필요 없었다
석불역-고래산입도 입구
2.2Km로 논둑길로 걷는다 전방으로 가야할 망미2리가 조망되고 유도표식이 잘 되어 있어서 갈림길 마다 우틀 좌틀로 진행하려니 논에는 벼들이 꽤 많이 자라서 논 바닥을 덮었다 모내기 하는 모습도 몊일 전에 봤건만 그 사이에 벼들이 웃자랐다 가난한 시절 논둑을 지나치면서 벼들이 자라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고 힘이 솟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논둑에서 벗어나 345번 도로와 접속하고 다시 마을길 따르려니 “산책하는 달팽이” 알림글이 있는데 달팽이도 산책을 하는 모영이다 그리고 고래산임도 입구를 찾았는데 고래산임도길은 자료에 7.9Km로 300m는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한다 백운정사 방향 따라 오르면 정자 앞에 당산나무가 있고 언덕배기 꼭대기 마지막 집을 돌면 고개가 나오는데 전양고개로 고도가 200m로 추읍지맥 들머리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고 고개에 올라서 본격적으로 고래산임도에 접어드니 잡풀이 욱어져서 통행이 불편스러웠다 양평 MTB길은 소문났고 고래산 임도 길도 널리 알려졌지만 임도에 수풀이 무성하니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이렇게 잡풀이 욱어졌으면 자전거를 탈 수 없지...” 쫑알거리는데 길가에 산딸기가 익었다
“꽃분네야~ 산딸기 익었어야 하지만 뱀을 조심하라구” 임도는 녹음이 짙고 방초는 망초를 비롯하여 여름 야생화들이 길손을 반기면서 뻐꾸기 소리가 이 산 저산에서 요란스럽게 들렸다 김영동 국악인의 꽃분네야 노랫말을 나는 좋아한다
“꽃분네야 꽃분네야
너어디로 울며가니
우리엄마 산소앞에
젖먹으러 나는간다
저녁해가 저물으니
날이새면 오시려나
그믐밤이 어두우니
달이뜨면 오시려나”
⚈ 고래산 임도길
동화 속 그림 같은 역사의 모습을 지닌 석불역에서 출발한다 망미리 마을회관을 지나 만나게 되는 고래산 임도길은 아무도 없는 고요함을 느끼며 자연의 소리를 음미할 수 있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지저귀는 새소라와 상쾌함을 전해주는 바람소리는 도보여행의 진수를 느껴볼수 있다 고래산길 구간은 함께 하고 싶은 이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경기옛길 가이드북)
임도길은 비포장길과 시멘트포장으로 번갈아 연결되면서 쉼터가 있다 좀 쉬면서 다리품 풀고 다시 진행하면 고래산 정상으로 가는 철계단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완만한 임도길로 이어지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 계속되고 임도의 수풀은 간 밤에 비를 흠뻑 맞았기 때문에 풀섶을 스칠 때마다 등산화와 바지 아랫도리가 젖었다 산자락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는 모습은 장관이고-
개짓는 소리가 반가운 것은 마을이 있으니 날머리가 가깝다는 뜻이고 송전탑이 10시 방향에 있고 송전선 밑을 통과하니 송전탑은 13시 방향으로 옮겨지면서 길손을 따라왔다
2시간 넘게 단조로운 임도길은 끝나는데 나는 임도길을 몇게 걸어 븐 선행 경험이 있는데 그 중에서 운탄고도를 걸어 본 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자료가 되었고 오늘은 고래산 임도를 걷고 있지만 14년 전에는 고래산 산행도 했었는데 그 때의 기록도 있다
고래산
고래 같이 생겨/경기도/양평군과 여주군을 가른 다/정해 년/오월 삼일 목요일
/동행은 한 교장/주암 2리에서/베다니 교회/여주기도원 뒤/240봉을 들머리로/옥녀봉에서/잠시 멈춘 다/고스락 오르려니/코는/땅에 닿고/초가삼간 지을만한/공터에서/“여보 한 교장 정상 주 안 모금 없오“/묻곤/땀방울 식힌 다/날씨가 좋아야/여주 남한강과/용문산 파노라마가/눈에 찰 것이거늘... 2007년5월3일 목요일 흐림
※ 高崍山
高達山으로 불리기도 하며, 경기도 양평군과 여주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543m의 산이다. 경기도 여주시의 북쪽에 위치하여 북내면과 양평군에 걸쳐 있다. 북쪽에는 婆娑山(231m)·牛頭山(480m)·고래산(543m)·玉女峰(419m)이 산맥을 이루면서 양평군과 경계를 이룬다. 이 지역의 중앙을 흐르는 한강은 강원도와의 경계에서 섬강, 남서부의 평지를 흐르는 淸渼川· 楊花川· 福河川, 북쪽에서 흐르는 金塘川과 각각 합류하여 북서방향으로 흐르면서 이 지역을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고 있다.
고래산은 경기의 곡창지대인 여주 들녘에 우뚝 서 있어서 마치 큰 바다에 고래등처럼 솟아 있다 하여 그렇게 불렸다는 설이 있다. 또한 고달 마을, 고달천 등에서 관련 지명을 엿볼 수 있다. 옛날 이곳은 고려장터로 쓰여 고려->고래로 불렸다는 설도 있고 또한 이 지역에 가장 오래된 사찰인 고달사 터가 남아 있어, 그 연유로 고달산이라고도 했다단다
산- 양주동
”산길을 간다 말없이 홀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소리, 새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홀로 산길을
홀로 산길을 간다“ - 2련은 생략-
임도길에서 감상에 푹 젖어 오로지 걷기만 하는데 반가운 날머리가 나왔다 ”고래산임도출구-구둔역 1.7Km“ 반가웠지만 비탈길로 조금 내려서면 집 한 채 있고 시멘트로포장되고 경사가 급하지만 잠시 내려오면 345번 도로와 접속되고 향림마을 표찰 있고 전방에 일신2리 마을이 보인다
난감한 것은 건너 마을이 목적지 같고 좌측으로 진행해야 할것 같은데 방향지시는 우측이다 유도표식을 따랐더니 여주시 북내면 교통판 있고 잠시 후 구둔리는 좌측으로 빠지란다 구둔리 쪽다리를 건너니 삼거리로 마을로 가는 길도 냇가쪽과 논 옆으로 따라가는 길이 2개가 있지만 나중에 합류된다
우리는 논 따라 갔다 영화마을길이고 ”꿈구는 숲 산림문화교육세터“ 알림판이 보이고 구둔영화체험길도 있다 일신보건소 옆에 일신2교 다리가 있다
당혹스럽고 욕설이 나왔다
알림판 2개가 있는데 하나는 구둔역 400m 또 하나는 800m라니 어떤 것이 맞는가인데 더욱 황당한 것은 방향표찰목이다 방향지시대로 보호수가 있는 마을길을 따랐더니 아낙네가 구둔역가는 방향이 아니라면서 되돌아가라고 한다 되돌아 나오려니 담장 밖으로 송알송알 앵두가 ”날 따 잡수~“ 하는 것 같아 손이 근질근질 하고 ”딸가 말까“ 망설여 졌지만 꾹우욱~ 참았다
표찰보드 있는 곳으로 되돌아오니 집안에서 영감이 내다보면서 ”거시기 잘 못 달아 놨쑤~ 하여 담당자에게 몇 번 시정을 요구 했지만 아직도 그대래요 구둔역 가시려면 포장길 따라 올라 가슈~“ ”제대로 달아 놨어야지 C 벌~ ㄴㅗ...“ 욕설이 절로 나왔다 일신교회 앞을 지나 구둔역에 도착하니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다큐플렉스 전원일기2021 수필가와 하늘 빛 목화 밭 6월18일 첫 방영 8시45분“ 모 방송국 그리고 인기배우 최 영감의 사진이 걸려 있다
※ 九屯驛
1940년에 일본놈들이 광물자원을 수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철로를 개설 했지만 지금은 폐역이 되었고 영화 ”건축학의 개론“이 촬영되었고 지금은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찍는 곳으로 관광객이 찾는 국가등록문화재 제296호로 임진왜란 때는 군사적 요충으로 아홉 곳에 진(屯: 진칠 둔)을 설치하였고 임오군란(1882)때는 치열한 싸움터였다
맺음
1. 설태수 시인의 구둔역 시가 있다
간이역 모퉁이의 녹슨 철로
기차가 다니는 철길처럼
속살까지 부비며
달밤에도 빛나고 싶건만
버려진 철로는 바람과 비와 눈을
걱막을 견딜 수 없어
소리 없이 제몸 찔러가며
검붉게 사위어 가고 있다
취한 듯 스러지고 있다
2. 고래사냥- 송창식(1975)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3. 道山 柳暎㤠
“인간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호학(好學)과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위공(爲公)정신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선린(善隣)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그는 親交정신을 가르쳤다.
4. 사철가
여름이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해도/ 제절개를 굽히지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으으은세계 되고보면은/ 월백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이하 생략-
5. 遊山歌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을 가세
용문역으로 콜 택시하니 잠시 후에 왔고 용문역 천년시장 함지박 집에서 능이버섯전골로 늦은 점심요기를 하고 전철에서 잠들었다 깨니 공덕역이 가까워졌다 나는 이렇게 죽는 날 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북망산천으로 가고 싶다 평해로 9길 “구둔 고갯길” 트레킹 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자 –끝-
⚯ 생각하기를
고래산길의 날머리는 구둔역이 아니라 일신역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평해길 8코스는
고래산길
돌부처가 있다는
石佛驛에서
임진왜란 때
전략적 요충지로
9곳에
진(屯)을 설치했다는
九屯역까지 11.8Km
고래산임도입구까지
2.2Km는
논둘길로
논에서
벼들이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 배부르고
임도길
7.9Km는
산딸기 익었고
뻐꾹새 음향
요란스럽게 들려지고
날머리
구둔역은
壬午軍亂 때는
격전지로
치열한 싸움터 였다
인적이 끊긴
고래산
임도를 걷는
나그네
綠陰芳草로
행복이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2021년6월26일 토요일 흐림
林道
고래산 옆구리를
전양고개에서
타박타박 걸으면서
앞선
동행들 따를 때
綠陰芳草勝花時지만
망초
흐드러지게
길가에서 웃고
산딸기 익었다
굽이굽이
돌고 돌면
뻐꾸기 뻐꾹 뻐국
이산 저 산에서 님 찾고
산비둘기
음향은 애절하다
비 온 후라
산골짝마다
물 안개 피어 오르고
논골 마다
모가 검게
흙 냄새 맡았다
꽃분네는
엄마 젖먹으려고
엄마 무덤 찾아가지만
길손은
할 일 없어
오늘도 산길 걸으면서
108번뇌
쓸어 버리고
주막을 기웃거린다 2021년6월26일 토요일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