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이공계 기피 현상을 겪은 후 10여 년 이 지난 지금은 반대되는 상황이 되었다. IMF 경제위기 때 실직을 경험한 이공계 출신의 부모들은‘절대 내 자 식은 이공계에 보내지 않겠다’고 하던 때가 있었다. 그 런데 어느새 문과생들이 이공계가 아닌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세상이 되었다. ‘최근 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의 뜻을 가진‘문송합니다’또는‘인문계 졸업생 90%가 논 다’라는‘인구론’이 회자되고 있다. 어느새 고등학교에 서는 이과반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 수학, 과학을 가르칠 교사가 부족하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이공계 출신들이 인문계 출신 에 비해 취직이 잘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공대 졸업자는 더욱 부족해지고 인문사회계열 졸업자 는 과잉 공급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일자리 수급 불균형 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계속 이렇 게 이공계 전성시대가 계속될 것인가? 우리는 미래 사 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가? 당사자인 공대를 졸업한 졸업생은 엔지니어로 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바로 지금이 이런 문제에 대한 반성적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최근 공과대학이 인문계열에 비해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학과별 차이가 크다. 다른 단과대학에 비해 공과대학은 해당 분야의 경기 상황에 따라 커트라인과 경쟁률의 변화가 큰 경향이 있다. 최근 기계과에 우수 학생들이 몰리고 있지만 몇 년 후엔 다시 학생들의 관심 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기계공학 공동체는 앞으로 언 제 닥칠지 모를 학생들의 회피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공 학교육개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기계공학을 사랑하고 열정을 가지며 기계공학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미래 공학의 내용과 역할의 변화를 이끌어 낼 엔지니어를 배출하기 위해 후세대 교육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기계분야의 혁신적인 연구결과를 교육 내용으로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교수의 연구가 유명 저널 등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학부 학생을 위한 교육으로 이어질 때 기계분야 학문발전과 신 성장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대 한기계학회가 우리나라 공학 분야 대표 학회로서 기계공 학연구뿐만 아니라 기계공학교육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 끌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와 도전을 경험 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변화의 중심에 공학공동체의 주 도적 역할이 있다. 기술 혁신과 학문의 발전은 우리 사회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 도 석유자원의 고갈의 심각성이 부각되었지만 셰일가스 와 전기자동차 개발이 본격화 되고 이란의 정치적 문제 가 해결되면서 석유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는 점차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의 창의적 문제해결능 력과 사회적 소통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공학교육개선을 위해 2000년부터 공학교육인 증제도를 운영해왔다. 낯설고 새로운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방법, 평가준비로 공과대학 교원들이 힘든 점도 있 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MSC 과목 이수학점을 높 여 기초 수학, 과학 능력을 키웠고 전공에서 설계 교육 을 강화하여 문제해결능력과 팀워크 능력, 소통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한가? 우 리 공과대학생들은 이제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 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 80여 년의 인증의 역사를 가진 미국 공학교육공동체에 서도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교육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2009년 5XME 워크숍에서 보고된 Warren(2009)의 설문조 사결과, MIT 기계공학 졸업생들은 현장에서 과학, 수학, 고 체역학, 동역학, 열역학, 유체역학은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일년에 한 두 번 이용하지만 공학적 추론(engineering reasoning),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 소통 능력, 팀워 크, 전문기술(professional skills), 독립적 사고는 거의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학교가 아 닌 다른 곳에서 배웠다고 하여 공학교육기관의 교육 내용 과 경험이 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미국공학한림원(The 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 은‘Educating the Engineer of 2020(2005)’에서 미래의 세 계 변화와 글로벌 연계, 사회, 문화의 기술 혁신을 예상하 였다. 에너지, 환경, 식량, 생산개발, 소통에서의 공학 시 스템의 복잡성 증대와 영역 확대에 대한 대처를 위해 학 부 교육에서 일찍부터 강력하게 공학의 실천적 측면을 소 개하고 설계-분석-구현-검증을 반복적으로 학생들에게 제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Educating Engineers(2009)에서 도 공학교육이 전공 지식의 강조보다는 공학과학, 실험, 디자인 활동을 현장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2009년 미국기계학회 학술대회 Vision 2030 plenary session에 참여한 기계공학 교육자들과 산업체를 대상으 로 21세기를 대비해 학생들이 배워야 하지만 배우지 못 한 전통적 교육과정의 한계와 졸업생들에게 요구되는 기술과 지식에 관한 질문에서 학계와 현장의 인식의 차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자들은 미래에 가장 필요한 교육과정으로 기술적 기본 과목: 새로운 기계공학의 적 용(바이오, 나노, 정보 등)이 2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 으로 팀워크와 전반적 시스템 관점, entrepreneurship이 각각 10%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산업체는 실제 적 경험: 어떻게 디바이스를 만들고 작동하는지 경험하 게 하는 것이 22%로 가장 높았고 소통능력(발표와 작문) 이 16%, 팀워크 13%, 전통적 기계과목 13%의 순으로 나 타나 교육기관과 산업체의 의견의 차이가 상당히 컸다. ASME의 기계공학 졸업생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산 업체는 기계공학 학부졸업생의 가장 큰 약점으로 디바 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에 대한 실제적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었으며 정보처리 능력이나 전통적 기계 분야 학문능력을 강점으로 인식 하고 있었다(Kirkpatrick et al., 2011). 공학과학의 기초 이론과 함께 현장에서의 문제해결 능력을 함께 갖추어 야 한다는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학 교육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은 우리나라에 서도 다르지 않다. 한국공학한림원 차세대 공학교육위 원회(2015)에서 산업체와 교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공학교육에 대한 만족도(5점 만 점)는 산업체가 2.73, 교수가 2.73, 학생이 3.18로 대체 로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공학교육 의 부족한 점으로 산업체는 공학실무능력 배양 부족 (22.3%)을, 교원은 산업의 변화에 부응하는 공학교육 방식 미비(21.2%), 학생은 공학실무능력 배양 부족 (26.8%)을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공학교육과정 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공학 관련 실무능력 배양이 산업체는 69.7%, 학생은 58.4%로 가장 높은 반면 교원은 전공심화교육(38.7%) 과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공학 관련 실무능력 배양 (38.0)으로 인식하였다. 현장 실무능력을 강화하는 교 육의 필요성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 황에서 우리 기계공학 교육은 급변하는 세계의 변화에 대 한 적응성(resilience)을 가진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실행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기계공학 전공학생은 기계관련 산업분야에만 취업하 는 것이 아니라 취업분야가 상당히 다변화 하고 있다. 어 느 분야에 참여하더라도 해당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융통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하다. 수학과 공학 과학을 통한 추론과 시스템 사고 능력 개 발은 물론 시스템 설계 능력과 제작 과정에 대한 이해능 력으로 전문분야와의 연계성과 통합 능력을 길러야 한 다. 다양한 전공 주제의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는 경험 을 제공하여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설계, 해석, 제작, 성 능분석, 최적화, 팀워크와 리더십, 소통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캡스톤 디자인 과목은 1,2학기 연계를 통해 설계에서부터 분석, 구현, 검증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환경이 마련 되어야 한다. 산업체의 코칭과 재료비 지원을 통해 현장 의 실무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 졸업 후 현장으로 취업할 졸업생들을 위해 현장 에 대한 이해와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산업체 가 교육과정개발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산업체는 필 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산학협력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많이 주는 것은 당연하다. 산업체 는 졸업생들의 역량에 대해 불평하기 전에 함께 질 높은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마땅하다. 최근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공학교육의 설계를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tool과 가상현실 교육 콘텐츠 등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이러한 소프트 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러한 교육경험을 가질 때 학생들은 현장의 문제해결 능력과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경험의 변 화는 해당 과목 교수의 수업 내용 개발과 수업방법 개선 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학회는 공학 교수에 게 전공 관련 다양한 소프트웨어 홍보와 대여를 지원하 고 새로운 수업기법과 자료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교수 연수와 프로그램 대여를 지원하여야 한다. 70주년을 맞은 대한기계학회는 미래 공학인재의 역 량개발을 위해 공학공동체의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 다.우리나라 공학교육인증제도를 통한 공학교육개혁에 서도 기계분야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제 신성 장 동력을 창출해낼 수 있는 새로운 공학교육패러다임 을 구축하는 데 기계학회의 리더십과 공학공동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기계공학 교수님의 헌신적인 후배사 랑과 교육에 대한 관심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