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수업+6 스트레스와 수면의 질
심인성질환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비과학적이라고 무시당하던 표현인데, 최근에는 여기 저기 어디서든 쓰이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마음이 수 많은 질병의 근원이 된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정확히 마음의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 범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스트레스는 마녀사냥을 당했습니다. 잠시 스트레스의 억울함을 풀어주겠습니다.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급성스트레스와 만성스트레스입니다. 이 중 만성스트레스는 명백히 심신의 컨디션과 건강에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급성스트레스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이 스트레스는 나쁜 짓을 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동반됩니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하여 '미덕'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던 헤라클래스도 이 급성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것입니다. 진리를 추구하고, 자기발전을 위해 하는 모든 노력 속에는 이 급성스트레스가 함께 합니다. 그렇기에 이는 선도 악도 아닌 중립입니다. 오히려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 무조건적인 사탄취급은 그만둬야 합니다.
자신감이 부족한 마음에는 열등감이 자리잡기 마련입니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열등감을 품을 때와 자신감 있을 때 그 스트레스의 정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열등감이 있는 이들은 일단 사람을 만나는 것이 스트레스입니다. 더불어 이를 소화시키지 못하기에 만성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컨디션과 건강을 망치는 부작용이 있으니 더욱 열등감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사실 자신감이 있는 이들도 관계가 스트레스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말했든 '변화'는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열등감과 다른 점은 개선하고 발전하려는 욕구와 노력들은 스트레스를 생성하지만, 자신감 있는 마음은 이 스트레스를 수용하고 소화시킨다는 점입니다. 그럼 축적되어 만성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건강한 스트레스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자신감을 더욱 축적하는 원동력으로 삼았기에 선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관계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입니다. 혼자 있으면 편안하지만 동시에 외롭다고 느낍니다. 관계를 맺어 따심을 느끼고 싶지만 동시에 불편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행복하고 싶다면 관계는 피할 수 없습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의 삶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관계 속 스트레스를 악순환이 아닌 선순환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면 자신감의 축적은 필수입니다. 이에 도움이 되는 태도 하나를 소개합니다. 관계를 맺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를 원합니다. 열등감의 마음은 상대가 자신을 존경해주기를 바랍니다. 그것으로 열등감을 극복하고 싶은 것입니다. 근거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존경해달라고 우기는 것입니다. 이들이 관계 속에서 강력한 스트레스가 형성되는 경우는 이 욕구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입니다. 사실 그런 케이스가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열등감을 지닌 이들은 대개 존경할만한 근거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때쓰고 소리질러도 진심 어린 존경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자신감의 마음은 이미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그렇기에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합니다. 존경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소통을 요구합니다. 정말 단단한 자신감을 가진 경우에는 약점과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감의 근거를 더욱 견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열등감을 지닌 이들의 마음은 종기와 같습니다. 원하는 그것 외에는 너무 아프죠. 자신감을 지닌 이들도 종기와 같은 마음에서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아픈 과정을 모두 견디며, 고름을 빼고 굳은살이 충분히 배길 때까지 노력했습니다. 자신감의 근거를 축적했습니다. 그렇기에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발악하지 않습니다. 불편할지언정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지적'을 당하면 밤에 잠을 못 이룹니다. 스트레스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못하고 만성화 되면 불면의 근거가 점점 쌓입니다. 근심 걱정이 축적되고, 만성 스트레스를 더욱 증장시키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입니다.
붓다는 본인의 제자들이 열등감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질 수 밖에 없도록 몇 가지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그 중 두 가지가 바로 보름보름마다 이어지는 포살과 안거가 끝날 때 행해지는 자자입니다. 포살 모임 때 수행자는 스스로의 자신감을 망치는 계율 어김을 스스로 모임 장소에서 고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이 허물에 대한 정해진 대가를 치루는 정화의 과정도 함께 합니다. 그럼 더 이상 양심에 찔리지 않기에 열등감이 아닌 자신감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자는 이와 결이 다릅니다. 6개월간의 안거 기간 동안 함께 생활하는 도반들에게 일종의 '지적'을 당하는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이런 점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고 상처 받았다!'는 등의 말을 가감없이 듣는 자리입니다. 열등감을 지니고 있는 이들은 아마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종기를 건든듯 자지러지는 반응일 것입니다. 하지만 붓다는 제자들에게 자신감 있는 태도를 요구했습니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도 따지지 않습니다. 그저 상대방의 마음이 불편해진 것에 대해 참회합니다. 이런 태도는 열등감을 품은채 흉내내기도 어렵습니다.
매번 이 포살과 자자의 의식을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 자체가 바로 당당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에 대한 훈련입니다. 이런 훈련을 받는다면 도반들과 대중으로 함께 살아가는 스님들이 관계 속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소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불면에 시달리는 스님들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소화시킬 능력과 시간이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불면에서 벗어나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관계 속 스트레스를 소화시키는 태도는 필수 훈련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열등감의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질 때 건강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약점이 조금 드러나면 어떤가요? 내가 나를 믿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가요? 내가 나를 충분히 알아주는데. 타인의 믿음이 꼭 필요할까요? 내가 나를 견고히 믿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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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른 사람의 지적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
'부처님의 제자들의 자신감 훈련법'
다른 사람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진정한 자신감을 가진 제가 되도록 수행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