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제주조천맛집] 교래리 산굼부리 청정토종닭＜성미가든＞ 샤브샤브 닭요리 코스, 감자백숙, 녹두닭죽, 제주토속닭요리 세 가지 특성

[연경]

<성미가든>
교래리는 토종닭특구이다. 얼핏 보면 식당가가 아닐 듯한 곳에 식당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중 많은 집들이 토종닭요리집이다. 토종닭 지역을 선도하는 집이 성미가든이다. 싱싱한 제주 특산 식재료의 강점을 살려 개발한 요리법과 성의를 다한 맛있는 곁반찬이 신뢰를 얻은 집이다.


1. 식당얼개
상호 : 성미가든
주소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533
전화 : 064- 783-7092
주요음식 : 토종닭 요리

2. 먹은날 : 2022.4.22.저녁
먹은음식 : 샤브샤브(백숙, 닭죽 포함) 2인 : 65,000원

3. 맛보기
교래는 해발 400미터가 넘는 고지여서 농사에는 적합하지 않아 예로부터 사냥이나 목축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 1970년대 말부터 토종닭을 키우면서 변화와 활로를 찾았다. 집집마다 빈 땅에 닭을 키웠다. 이곳은 사방팔방이 숲이어서 맑은 공기와 녹지 여건이 닭키우기에 좋았다. 산굼부리, 절물휴양림 등 관광지를 끼고 있어 고객 유치에도 유리했다. 2009년에는 토종닭 유동특구로 지정되어 관의 도움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교래리는 닭을 직접 잡거나 잡은 닭을 바로 들여와 요리하므로 샤브샤브같은 특별한 요리가 가능하다. 샤브샤브는 신선한 육질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요리이다. 닭은 소고기육회나, 생선회처럼 날로 먹지 않기 때문에 가장 생것에 근접하게 먹는 방법이 이와 같이 끓는 물에 금방 익혀 먹는 샤브샤브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접시에 포를 떠 놓은 얇은 살에서 신선도를 바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공장 닭을 쓰는 육지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방식이다.

요리 등장 순서도 생선회와 비슷하다. 먼저 회를 떠 먹고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것처럼 샤브샤브용 가슴살을 도려낸 닭을 삶아 백숙을 만들어 올린다. 그리고 닭죽이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것은 두 가지, 삼계탕이나 백숙에 넣는 찹쌀 대신 감자를 넣는 것, 그리고 닭죽과 백숙에 녹두를 넣는 것, 이 둘에 샤브샤브를 더하면 교래리 통닭요리의 세가지 요리 비법이 완성된다.

토속음식은 식재료의 토속성, 요리방법의 토속성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면 가능하다. 교래리 닭요리는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킨다. 그래서 확실한 제주 토속음식이 된다. 비록 전통은 반백년이 채 되지 않지만, 그 사이 확실하게 토속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교래리에 오면 토종닭요리를 먹고 가야 한다. 여행은 음식으로 완성된다.

샤브샤브탕. 중국식과도 태국식과도 다르다. 닭국물에 채소를 잔뜩 넣었다. 배추, 미나리, 무, 팽이 등등의 채소가 살폿 끓으면 고기를 데치듯이 넣어 익혀 익은 채소로 싸 먹는다.

소스 맛이 일품이다. 배를 갈아 넣고 생강과 마늘, 간장 등을 넣어 맛을 낸 듯하다. 자연스럽게 살짝 단 맛이 나면서도 짜지 않게 닭 샤브의 풍미를 살려낸다. 노하우가 응축된 소스다.

김치도 싱싱하고 풋풋한 맛이 진하지 않은 양념맛을 잘 담고 있다. 전라도식 김치의 풍미도 느껴지지만 그보다 훨씬 담백하다.

물김치. 사각거리는 배추에 국물이 게운하고 시원하다. 자연의 맛이다.

오늘 곁반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갓김치. 돌산갓김치와 다른 풍미로 완전히 입맛을 살려낸다. 누구라도 이 김치 한입이면 입맛을 잡을 거 같다. 갓이 돌산갓과 다르게 연하고 부드려운 향이다. 갓의 육질도 부드럽다. 갓의 진한 맛을 찾으려면 돌산갓을, 연하면서도 갓의 느낌을 즐기고 싶으면 제주 갓을 찾아야 되지 앟을까 싶다.

양념을 연하게 해도 갓 속에 죽어버리지 않는다. 연한 양념과 갓의 풍미가 어우러져 제주 갓 맛을 일품으로 만들어준다.

석박지, 사각거리고 식감은 좋으나 마지막 남는 단맛이 조금 서운하다.

이제 샤브샤브가 끓어 본격적으로 간단조리를 시작한다.

백숙. 모습이 조금 온전하지 못한 것은 가슴살을 샤브샤브로 양보했기 때문. 뼈가 돌아빠지게 충분히 끓여 감자도 녹두도 잘 익어 서로의 맛이 잘 어우러졌다.

아예 쌀은 빠졌다. 예로부터 제주는 쌀이 귀한 곳, 그래서 삼계탕도 대부분 녹두삼계탕이다. 녹두로만은 탄수화물이 부족하니 감자를 넣었다. 논농사가 드문 제주에서는 밭작물이 구하기 용이하다. 콩, 팥, 녹두, 감자 등은 제주에서 많이 나는 밭작물이다. 구하기 쉬운 제주 재료를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제주 토속음식이 되었다.

내친 김에 육지에서는 흔하지 않은 녹두닭죽을 먹어보자. 사실 오늘 주메뉴중 가장 편하게 먹게 되는 음식이 바로 이 녹두죽이다. 간도 적당하고, 곡물이 들어 있어 먹기 편하고, 국물이 진하고 등등 죽에 관한 요구사항을 다 충족시킨다.

이 한 코스는 2인이 먹기에는 너무 많다. 3인 이상이 먹어야 할 거 같다. 3인이 먹으면 풍족하게 먹으면서 가격 부담도 많이 덜 것이다.

4. 먹은 후

산굼부리 반대쪽 시내로 통하는 길에는 좌우가 다 말 목장이다. 말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에서 보았던 김기창 화백을 역동적인 말과는 사뭇 다른 말이 한가로운 숲속의 녹지에서 풀을 뜯고 있다.

제주도는 볼것과 먹을 것이 널렸다. 이전의 신산한 삶의 역사마저 소비의 대상이 되었을 정도로 풍족하고 여유로운 곳이 되었다. 육지 사람들은 이곳에 와 심신을 충전해간다. 볼것으로 먹을 것으로 충전한 몸은 튼실해져서 돌아가 또 다시 이런 제주의 여유를 탐하며 일한다.

출륙금지에다 물자 부족에다 잠녀와 포자기의 지독한 물질에다 4.3까지 견디어야 했던 제주가 이제 옛말하며 지친 내륙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먹고 바라보면서 제주가 주는 마음의 풍요를 눈속에 마음속에 담아보자. 그리고 조심스럽게 가져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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