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며 하는 넋두리 한 깜냥
하나, 내 나이 50대
삼복더위
머리에 태양을 이었다
땅에서는 마그마가 용틀임을 하고
하늘은 불을 내린다
머리통은 프라이팬이 되어 버리고
온몸의 땀구멍은
멍게 주둥이가 되어
물총을 쏘며 오두방정이다.
백양 얼음골 생각이며
무릉계곡의 무릉바위이며
하다못해 뽐뿌물까지
모셔오고 싶다.
훌러덩 깠다.
죄다 깠다.
대글빡부텀 샤워기를 들이댔다
치지지직 프라이팬 자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둘, 니 나이 50대
마눌의 알몸이 지나간다.
틈만 나면 알몸이 보고 잡던 신혼 때
붙었다 떨어졌다
어느새 한 놈이 만들어져 나왔다.
니 나이 20대
마눌이 샤워를 하고 나왔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자는 체 한다
어리버리 하던 영혼이
맛을 깨우치고 나더만
툭하면 샤워질을 해댄다.
니 나이 30대
마누라는
샤워를 하고 식은 몸으로
더듬이를 꺼내 내 배를 더듬는다
겨우겨우 참았던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니 나이 40대
어느새 침대가 둘이 되었다
잠은 네 활개를 펴고 자야 편하지
당신 팔베개를 해주면 팔이 저리다며
마비가 온다며
아 누가 뭐래
멋이고 맛이고
누웠다 하면 코를 곤다
짬짬이 방귀로 심벌즈를 친다.
카드로 뭘 잔뜩 긁은 날은 알몸으로 잔다
결혼기념일이니 뭐니 제 즐거운 기념일에는
하늘하늘한 잠옷 하나 걸치고 잔다
보통날은 콜셋을 입고 자빠져 잔다.
니 나이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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