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요가
2)마음챙김 요가
요가는 전통 인도철학 중 하나로, "자기실현(self-realization)"의 달성으로 향하는 실용적인 방법론적 길을 제공하고(DeMichelis, 2005), 자기실현은 더 높은 "자기(Self)"를 경험할 때 통합적 의식상태에 머무는 것으로 개념화된다(Feuerstein, 1998; Sistig, Lambrecht & Friedman, 2015).
현대사회에서는 요가가 활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생물의학적 모델에서 생물심리 사회적 모델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인간 존재가 가진 내면의 치유 시스템 회복이 핵심이 되었다. 이에 따라 요가는 심신건강 분야에서 매우 효과적인 치유 양식으로 부상하고 있다(왕인순, 2015). 이와 관련하여 보완 대체요법의 다양한 분야 중 심신수련법(mind-body practics)에 해당하는 요가는 신체에 대한 자각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조옥경과 왕인순, 2016).
신체 자각은 특정 자세를 취하면서 일정 시간 유지하거나 그 자세에서 벗어날 때 근육과 관절, 피부, 내장기관에서 보내오는 감각 신호를 감지하고 이에 따라 무조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자각력을 갖고 반응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하여 이는 곧 치료적인 효과로 이끈다(Daubenmier, 2005). 요가 수련이 자기자각과 자기조절을 향한 긴 여정임을 고려할 때(Anderson & Sovik, 2006), 신체의 자각을 통해 내적 자각력을 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곧 마음챙김의 목적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요가 수련의 매 순간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목표의 달성인 동시에 더욱 심화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문이 될 수 있다(조옥경과 양희연, 2010).
Raub(2002)에 의하면, 요가는 구체적인 마음챙김 태도로 몸과 마음, 호흡에 조합을 강조하고, 점진적으로 신체와 정신의 강인함과 유연성 그리고 균형을 구축해서 신체와 정신, 정서의 긴장을 해소해가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이는 요가 수련에서 마음챙김의 개입으로 자극을 관찰하는 역량을 향상시키고 몸 감각을 알아차리면서 정서적 긴장을 해소한다는 의견(Salmon et al., 2009)과 맥을 같이 한다.
본질적으로 마음챙김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개인적인 수련으로 현존에 주의를 기울이는 힘을 개발하도록 하고 그 힘과 함께 자기자각(self-awareness)을 깊게 만든다(Salmon et al., 2009). 따라서 마음챙김 요가(mindful yoga)는 마음챙김을 요가에 적용시켜서 움직이는 요가 자세들을 수행하면서 마음챙김을 훈련하는 "동적 마음챙김 mindfulness in motion"이라고 할 수 있다(조옥경과 양희연, 2010). 즉, 몸을 움직이면서 순간순간 변하는 신체감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면서 자신의 습관적인 감정 및 사고 패턴을 자각하도록 돕는 요가(양희연과 조옥경, 2014)를 말한다. 요가를 마음챙김 훈련의 장으로 활용하므로 움직이는 신체 활동 자체보다 움직임을 통해 신체에서 일어나는 감각, 지각, 느낌을 명료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조옥경과 양희연, 2010).
이러한 자각 중심의 마음챙김 요가는 Kabat-Zinn(1990)이 개발한 마음 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 MBSR)에 포함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Salmon 등(2009)에 의하면 MBSR 프로그램 안에서 요가는 마음챙김 자각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져서,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고 신체적으로 힘들지 않게 한다. 마음챙김 수련의 기본 전제는 종종 후회, 두려움 또는 걱정에 의해 나타나는 과거나 미래에 대한 인식에 기반을 둔 예측의 결과로 사람들이 경험하는 무수한 스트레스 요인들에 대해 '현재에(in the present)' 현존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Kraftsow(1999)는 우리의 주의는 주로 외부세계에 집중되어 있어서, 신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우리 행동이 갖고 있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성질을 의식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때문에 이런 순환을 중단시키고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은 주의를 내면화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주의를 내부로 돌려서 현재 순간에 일어나는 경험을 판단하지 않고 수용적으로 자각하며 요가를 수련하는 것이 바로 마음챙김 요가의 실행 방식이라 할 수 있다.
Boccio(2004)는 마음챙김 요가를 통해 자신의 마음작용과 이것이 어떻게 우리 습관과 경향을 조건화하는지 관찰하고 인식할 훌륭한 기회를 가지게 된다고 하였다. 이 관찰을 전체 몸과 느낌으로 확대할 때 우리는 몸과 느낌이 어떻게 마음을 조건화하고 또 반대로 마음이 어떻게 몸과 느낌을 조건화하는지 알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은 마음챙김 요가가 어떻게 마음챙김을 수련하며 그 핵심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마음챙김 요가는 몸의 움직임을 통해 마음 작용을 자각하게 하는데, 이는 주의를 내면화하여 '현존'하면서 몸과 마음에 대해 있는 그대로 느끼며 자각을 증진하는 것으로 마음챙김 요가의 치료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MBSR의 공식수련 방법의 하나로 분류되는 '하타요가'에서부터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트라우마 치유요가(TSY; Trauma-Sensitive Yoga)에 이르기까지 요가가 치료 방편으로 사용되면서 치료사들은 목표에 따라 다양한 요가 자세 시리즈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부드러운 움직임과 함께 지속적인 자각을 중요시하거나 마음챙김을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조옥경과 왕인순, 2016).
마음챙김 요가의 목표는 자세를 완벽하게 하는 데 있지 않고 매 순간 호흡과 함께 외적이고 내적인 자극과 현존에 경험을 개방성과 호기심으로, 판단 없이 알아차리는 것이다. 움직임은 그 자체로 자극하는 효과가 있지만, 각성(alertness)과 자각(awareness)의 증가로 이끈다(Salmon et al., 2009). 각성과 자각을 위한 마음챙김 요가는 집중된 주의를 갖고, 즉 매 순간 감각들에 대한 주의를 강조하고 지속적으로 수련을 하면서 도전적 자세의 완성이 아닌 비판단적인 방식으로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는 접근이다(Salmon et al., 2009).
이점을 상기하여 마음챙김 요가를 수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수준에 맞게 실시'하게 되고 다양한 자세를 하는 동안 적절함과 안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본질적인 내부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ve) 피드백에 의존하도록 격려된다. 자세를 실행하는 동안 개별적인 유연성과 가동성의 정도 차이로 인해 일어나는 신체적 경계 혹은 한계들을 알아차리고 존중하도록 격려받는다(Salmon et al., 2009).
이러한 맥락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발견하고 이를 존중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으로 마음챙김 요가를 수련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MBSR 프로그램에서는 요가 수련을 더욱 넓은 맥락에서 접근하기 위해 Desikachar(1999)에 의해 발전된 체계(framework)를 제시한다. 이 체계는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일반적인 지침도 제공하여 요가수련 구조를 기획하고 연구할 때 유용할 수 있다(Salmon et al., 2009). MBSR의 요가 시퀀스들은 전적으로 Desikachar(1999)가 제시한 5가지 권장 사항을 포함하고 있고 안내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당신의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이다. 수련자들은 자신의 현재 마음과 신체상태를 수용하고 경험하는 한계내에서 인내심을 갖고 하도록 격려된다. 요가 수업과 가정에서의 훈련 모두 당신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기회로 다루어지고 더 나아가 지금 이 순간, 요가를 할 때 초점화된 주의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몸을 편안하게(loosening) 하여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일관성을 갖고 통합된 심리적, 신체적, 신진대사의 준비를 위한 심신의 환경을 확립하기 위해 신체와 마음을 준비시키는 예비 혹은 웜업(warm up) 아사나들로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세 번째는 반대 자세(counterpose)를 요가 시퀀스에 포함하는 것이다. Desikachar(1999)는 반대 자세가 특정 강한 자세의 효과를 중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반대 자세의 개념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반대 방향의 움직임에 의해 상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고정자세(static pose)를 수련하기 전에 움직이는 자세를 먼저 수련하는 것이다. 고정자세는 신체적, 신진대사적 관점에서 움직이는 자세보다 더 힘들기 때문이고 고정자세는 근육의 순환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초보자들의 순환 능력에 과도하게 무리를 주지 않으며 동기부여와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을 정도로 한다.
다섯 번째는 주요 자세와 더 간단한 반대 자세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움직임의 어떤 한 방향이나 면(plane)으로 아사나를 수행하는 효과를 반대 방향의 움직임을 통해 보완하려는 것이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마음챙김 요가는 부드럽게 전반적으로 무리 없이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난이도 높은 시퀀스를 수련하다가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들은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마음챙김 요가가 Desikachar가 제시한 반대 움직임과 스트레칭 패턴에 균형을 제공하는 필수적인 반대 자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가치가 있다(Salmonet al., 2009). 이처럼 마음챙김 요가는 보여주기 위한 미용적인 요가나 신체 기능의 발전에 초점을 두는 요가가 아닌 마음챙김을 증진하는 심신 치료개입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마음챙김 요가와 자기자비 훈련이 신체자각과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효과/ 조윤숙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