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저의 꿈은 작은 시골 마을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고사리 같은 손들이 왁스로 광을 내놓은 마룻바닥 위에 올망졸망한 책상과 걸상들이 놓여 있고,
오른 켠엔 열심히 발을 굴려야 하는 오래된 풍금이 있는 그런 초등학교 교실이 저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삼학 년 때인가요,
어느 봄 날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서 시끌벅적한 아이들이 다 돌아간 뒤
혼자 조용한 교실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시던 우리 담임선생님 모습을 복도에서 유심히 본 적이 있었습니다.
늘 청바지에 짧은 머리, 그리고 썩음썩음 한 오래된 클래식 기타를 교실 캐비넷에 넣어 두시고 아이들이 돌아간 뒤,
양희은의 노래며, 트윈 폴리오의 노래, 박인희의 노래를 나지막하게 즐겨 부르시던
그 선생님 덕택에 저는 비로소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류의 노래를 벗어나 어른들의 노래를 알게 되었지요.
저는 그 선생님 책상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안 계실 때면 살짝 교실에 들어가 선생님 책상에 앉아 보곤 했습니다.
우리 선생님 책상에는 늘 선생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가져다 놓은 칠성사이다 병을 깨끗이 닦아 만든, 들꽃이 듬성듬성 담긴 꽃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 책상에서 내다 보이는 운동장 가에는 개나리가 만발했지요.
창가에는 커다란 버들가지가 풋풋한 향기로 새 봄의 소리를 속삭여 주고 있었고,
거기에 봄바람이라도 살랑 불라치면 '이러한 평안과 안식을 어디서 또 맛 볼 수 있을까' 하는 조숙한 만족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우리 선생님은 언젠가 부터 저와 함께 노래하는 것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방과 후에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뒤 선생님은 저에게 '들길 따라서', '모닥불', '한 사람' 같은 노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는 한두 번 들은 뒤 이내 선생님과 듀엣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빨리 노래를 배웠고요.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난 뒤 선생님은 늘 손수 흐트러진 아이들의 책상을 바로 맞추어 놓으셨습니다.
그렇게 아이들 사랑이 지극했던 그런 선생님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또 다른 감사함입니다.
지금 제가 앉아서 성경을 읽고 있는 이 사무실 밖에도 야자수 나무와 이름 모를 꽃나무가 있습니다.
바람의 냄새도 그 때의 그 바람과 흡사합니다.
제 책상에는 '목사님, 힘내세요.' 라는 작은 카드와 분홍색 포장지로 예쁜 선물이 놓여 있습니다.
저도 가끔 기타를 잡고 찬송가가 아닌 그 때 우리 선생님과 불렀던 그리운 노래들을 나지막하게 부르곤 합니다.
그리고, 매일, 우리 교인들이 매주 앉아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당에 들어가 그 의자들을 이리 저리 만져 봅니다.
그 때 우리 선생님의 마음이 이랬을까요?
선생님은 우리가 앉아 있던 그 책상과 걸상을 하나하나 맞추시며 '건강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씩씩하게 자라다오.' 라고 기도를 하셨을 거에요.
저도 우리 교회 식구들이 앉았던 의자며 여기 저기 두고 가신 주보와 성경책들을 정리하며
그 자리에 앉았던 분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나님, 꼭 우리 함께 천국 가게 해 주세요."
"거기 가서는 제가 이렇게 소리치지 않아도 되고, 이렇게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그 때는 정말 저도 책임감에 질끈 동여매었던 머리끈과 허리띠를 풀고 사심과 꽁수가 없는 허심하고 맛있는 이야기를 가슴 터지는 자유와 함께 나눌 수 있겠지요."
첫댓글 https://youtu.be/coIR82Joh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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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허락하신 수많은 이웃들과 교회의 지체들을 위해서 중보하던 옛 시절이 새삼 떠오릅니다~오직 나의 필요와 유익만을 위해서 기도하던 시간들이었지요. 목사님을 기억하면서 새해에는 말씀에 비추어서 나의 영혼을 위해서.. 그리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영혼들을 위해서 열심을 다하여 기도하여야겠어요
난~슬퍼도 행복합니다라는 역설의 삶이 곧 성도의 삶입니다...
기뻐서 행복할수도 있지만...
슬퍼도 행복할수 있다는 말은 참 무겁고 깊은 말씀이겠지요
그러한 삶으로 잡아 끌고 가시는 선명한 은혜의 왕노릇이 없는 인생속에서는 결코
격발될수 없고 드러날수도 없는 이해불가의 수용불가 타협불가.... 은혜불가의
오직 나만이 존재하는 애굽의 삶입니다.
하늘이 허락해 주신 인생이 죽음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신비를 만나는 일은
이 땅에 것들로는 양산해 낼수 없다는 것이겠지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성령충만이라는 말은......이것이 곧 은혜입은 수혜자의 표본이기 때문입니다.
은혜와 결전을 치루는 내 행위...나의 왕됨..나의 수고...나의 나됨을
융단으로 폭격해 덮어오시는 그분의 경륜앞에 있는자가 복이 있다 말을 하지요~
더러운 똥걸레...벌레...시궁창....썩어 냄새나는 나의 육적자아가 폭로되는
삶이 죽을 만큼 싫다는 것은.....그 모든것으로 공고히 쌓아올린 인생의 공든탑이 무너지고
사망의 자리를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죽음이 한분 중보자이신 예수그리스도에 연합된 죽음이요
사망일때야 비로서 거듭남의 은혜라 합니다.
@HESED김 12달...올해에도 허락해 주신 이 귀한 인생의 시간들...
올라가고 움켜잡고...먹어치우고 뽐내고 자랑하는 모든 순간들마다
또다시 침노하시는 하나님나라가 종국에는 견고히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늘 아침마다 날마다 새롭게 부어주시고
끌고가시어 옛 자아를 골고다 저주의 나무에 달어버리고 장사지내는
천국의 풍성한 잔치에 기쁨으로 참예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분의 섬세하고 주도면밀하여 확실한 아버지의 사랑에
풍덩 풍덩 기쁨으로 물장구 치시는
은혜로운 그 이름 '성도'로 부르시는 복있는 자리에 앉고 서고 하시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HESED김 난 죽어서 행복합~니~다~~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을 감사로 받습니다.
샬롬!
@다윗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