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전통문화회 여러분
신년 복 많이 지으십시오.
들어가며.....
신년이 밝았습니다. -새해는 설날에 사용하기로 하고 신년이라고 쓰고 새해는 아껴두렵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눈을 바라보는 마음만은 따뜻합니다.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감싸주고 익어갈 그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해와 만남도 열정을 지펴줄 불씨에 의해 소중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신년이 되어 제가 저에게 쓰는 메시지입니다.
시간..........
송구스런 말입니다만 신년의 해가 밝으면서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고 생각하니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신년이 되면 계획을 세우고 한 해를 그려보게 됩니다.
어느 때나 의미를 부여하곤 하지만 2010년에도 의미를 부여하자면 2000년대의 10년을 보내고 10년을 계획하며 나머지를 구체적으로 가늠해 보는 중요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10년은 삶에서 중요한 전환의 시점이 되기도 하고 계획도 10년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제 스승님께서 언제나 하시던 말씀이 멀리 봐야 가까운 곳에 근심이 따르지 않듯이 10년을 계획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스승님이 그러셨듯이 저도 어느새 10년을 계획하라고 말합니다. 공자가 말하는 학문 수양과정도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라고 한 것도 10년 단위로 하고 있으며,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합니다.
한 해를 지내보니 마치 하루와도 같습니다. 익숙한 10년은 새로운 변화를 갖는 삶에 대한 이정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10년을 반성하면서 시간을 잊음으로서 망년(忘年)과 많은 잘 못된 것들을 반성하고 괴로움을 잊음으로서 망년(忘年)이 새로운 방향타가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10년의 경험은 신년의 나를 평온하게 숙성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그림은 지난 과거로부터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10년을 두고 생각하자니 가장 기본이 되는 계획의 단위는 하루가 아닌가 합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보내는 그 하루가 10년을 영위하고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하니 하루, 일주일, 한 해, 10년, 100년에 이르는 일관성이 중요하며 어느 순간도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안으로......
대학에서는‘欲修其身者先正其心 欲正其心者先誠其意 欲誠其意者先致其知 致知在格物’이라 하여 그 몸을 닦으려는 사람은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그 아는 것을 극진히 해야 할 것이니, 아는 것을 극진히 하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자가 말한 것처럼 주일무적(主一無適)을 한 해의 목표로 하고자 합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전념하여 이것으로부터 떠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함은 한 가지 일에 두 마음을 품지 않음이며 어떤 일에도 정성을 다해 진지하고 전심전력하고자 합니다. 한 가지 하는 일이 궁극적인 관심인 목적이 되어야 하고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갖지 않아 그 일에 최선을 다해서 다른 일을 위한 수단으로 하지 않음일 것입니다.
공간..........
2010년 신년은 객관적인 시간의 의미가 아니라 내가 나로 다시 태어난 날로 내가 마음의 주인이 되어 주일무적(主一無適)하고자 합니다. 생각과 배움, 마음과 행동, 고요함과 움직임을 하나로 정성스럽고 극진히 전념하여 늘 이것과 함께 하여 숨겨진 것과 나타난 것의 사이를 매워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하늘과 땅 사이에 사는 것처럼 네모난 것과 둥근 것 사이를 충실히 채워가고자 합니다. 한 해를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 하늘과 땅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른 가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눈꽃처럼 주일무적하면 침묵으로도 가슴이 벅찬 공간에 마음껏 놀게해 주십시오.
장소..........
신년에도 다사다난하겠지만 서툰 몸짓이라도 억겁보다도 소중한 하루 주일무적하시고 하루의 순간을 주일무적하여 어김없이 주어진 삼백육십오일의 신년에도 복 많이 지으시고 순수한 색깔로 채색하여 가십시오. 주일무적하다 보면 더 큰 의미도 부여할 수 있고, 행운도 시나브로 깃들겠지요.
국원 검단골
상선재에서
손태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