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나무) | 8/16(쇠) | 8/17(흙) |
| 새날을 사는 기도/수련 방에서 밥상 | |
고마운 밥상(방에서) | ||
10:00-12:00 여는 예배 7월 순례보고 | 9:00-12:00 재능나눔 잔치2 | 9:00-12:00 <마을, 교육, 평화 고운울림> 이야기 한마당 |
즐가운 밥상 | ||
2:00-5:00 재능나눔 잔치1 | 2:00-5:00 <영세중립 반전반핵 동북아생명평화> -모셔배움 -이야기 한마당 | 생명평화 순례기도 |
행복한 밥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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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8:00 마당놀이 | 7:00-9:00 음악회 (통합영상 상영) |
여운이 많이 남는 순례였다. 첫째로 재능나눔이 그랬다. 지체들이 주체가 되어 배움 장을 형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었지만, 무엇보다 지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살다보면 닮게 되는가 보다. 지체들 이름은커녕 얼굴도 못 익힌 지체들이 많이 있었다. 많은 지체들이 ‘아, 네가 상진이구나!’하며 밝게 인사해주었지만, 나는 그때마다 ‘아..네...ㅎ’하고 대답할 뿐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혹시나 다음번에 기억하지 못할까봐 해서였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지체들과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며 편하게 대화했고, 자연스레 보다 깊은 질문들이 오고가며 관계가 형성되었다.
둘째로 사물놀이가 그랬다. 처음 사물놀이를 들었을 때 신명나고 멋있었다. 특히 설장구는 압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같은 장단을 또 듣고 또 듣자, ‘어떻게 똑같은 장단에도 매번 저렇게 열광할 수 있을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같은 사물놀이 장단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다음으로 흥부와 놀부 무성공연이 이어졌다. 사물놀이를 보며 옆을 둘러보았다. 이번 순례에 길벗으로 참여한 농아분들이 계셨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사물놀이는 단순히 가락과 공연이 아니라 문화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물놀이는 기존문화와 상이하게, 농아, 시각이 흐리신 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또 하나가 되는 놀이였다. 공연은 반복될 때 지루하지만, 문화는 반복될 때 더욱 주체로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매번 열광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밖에도 전시회 형식 푸른길 걷기 순례 보고도 기발했고, 영세중립에 관한 여러 선생님들을 모셔배움한 가르침도 값졌다. 무엇보다 보이는 라디오 형식 음악회가 신명났다. 주안 삼촌과 채진 누나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을 정도이다. 한 마디 한 마디 대사에 까르르 웃으면서도, 이런 대사를 생각한 둘이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