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 '언더독'의 비상 꿈꿔!..."더 이상 약체 소리는 없다"' | |
기사입력 2015-01-13 오후 7:30:00 | 최종수정 2015-01-14 오후 7:30:20 | |
▲제주도 서귀포시에 동계 전지훈련 캠프를 친 제주국제대학교 축구부원들이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지난해 12월부터 동계훈련을 소화한 제주국제대는 26일까지 열리는 제주 동계훈련에서는 프로 및 고교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춘계연맹전이 약 한 달 가량 앞당겨진 탓에 실전 감각을 높이는데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다. 조직력과 전술의 완성도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제주국제대는 최근 몇 년간 고학년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U리그에서는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중앙대 등 강팀들의 벽을 넘지 못해 챔피언십 진출이 좌절됐다. 토너먼트 대회 역시 저학년 위주로 짜여진 탓에 승리보다는 패배가 많았다. 지는 경기를 많이 하다보니 선수들의 패배의식은 점점 쌓여만갔다. 이로 인해 상대 팀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며 '승점 자판기'라는 혹평을 달아야했다. 그러나 제주국제대는 지난해 추계 1.2학년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1.2학년 대회 당시 동국대에 종료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분루를 삼켰으나 호원대와 광주대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줄줄이 연파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저학년때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의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보인 대목이다. 추계 1.2학년 대회 3위의 여세를 몰아 이제 고학년 대회에서도 상위 입상을 이뤄낸다는 각오다. 일단 주축 선수들이 고스란히 포진되면서 조직력의 완성도가 더해진 것이 고무적이다. 잦은 패배 속에서도 꾸준히 손발을 맞춰오며 쌓인 내공은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고등부 서울 북부 리그 득점왕인 이풍범(중앙고 졸업예정) 등 알짜배기 신입생들도 팀 전열에 힘을 보탠다. "지난 2년간 저학년 위주로 경기를 하다보니 진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난해 추계 1.2학년 대회 3위 주역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저학년때부터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라 조직력은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신입생 선수들도 잘 뽑았다. 다른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물론, 내년, 내후년을 거듭하면 팀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 2015년 제주국제대의 겨울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다른 팀들보다 한 달 가량 빨리 동계훈련 일정을 잡으면서 최고의 해를 만들기 위한 로드맵을 착실히 밟고 있다. 이번 동계훈련에서는 신입생 선수들의 적응과 조직력 극대화해 여념이 없다. 기존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도 남달라 기대감을 점점 부풀리고 있다. "팀 사정상 지난해 12월부터 미리 동계훈련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신입생 선수들이 팀 분위기와 팀 컬러, 스타일 등을 적응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에서는 수비 조직력과 빠른 역습, 문전 앞 마무리 등을 점검하는 중이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제주국제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더 이상 약체라는 평가를 듣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제 대학축구는 상향 평준화됐다. 준비를 많이 하고 부상 선수가 없는 팀이 좋은 결과를 내기 마련이다. 춘계연맹전 일정이 당겨져 고충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전국대회에서는 8강 진출을 목표로 단계를 밟아가겠다. U리그에서는 부상 등 여러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폭넓게 팀 운영을 가져갈 생각이다. 동계훈련을 잘 소화하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섬이라는 지리적인 핸디캡은 제주지역 팀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육지부 팀들과 달리 비행기로 이동해야하는 부담감이 늘 따라다닌다. 확실한 스파링 상대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제주국제대는 다른 제주도내 초-중-고 팀들과 달리 선수단 숙소를 경기도 평택으로 잡으면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선수 스카웃 등 모든 면에서 앞서는 수도권 팀들과 경기를 치르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운동장 여건도 잘 갖춰져서 큰 불편함은 없다. 무엇보다 수도권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팀이나 선수들에게도 득이다. 우리 팀은 팀 분위기가 좋다고 소문이 쫙 퍼졌다. 성적도 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자발적으로 운동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선수들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려고 많이 노력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제주국제대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박윤기 감독의 모습, 박 감독은 지난해 전국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지도력을 펼쳤다. ⓒ K스포츠티비 유공(제주유나이티드의 전신), 럭키금성(FC서울의 전신), 마쓰다 히로시마(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한 뒤 1989년 현역에서 은퇴한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1991년 서울공고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 감독은 안정환(MBC 해설위원)과 정광민(前 청주대 코치) 등을 스타 선수로 키워내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이후 U-20 대표팀 코치(1994년), 한성대 코치(1997~2002년), 강릉제일고 감독(2003~2004), 서울공고 감독(2004~2007) 등으로 내공을 다졌다. 챌린저스리그(4부리그) 천안FC 감독을 거쳐 학원축구로 돌아온 박 감독은 스트라이커 출신 답게 화끈한 공격축구와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중요하게 여긴다. 현대축구가 압박과 공-수 전환 등 모든 면에서 정교해지는 만큼 선수 개개인의 창의성이 없으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 기본기가 갖춰져야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스트라이커 출신인 만큼 공격축구를 좋아한다. 아직 축구를 배워가는 학생 신분의 선수들이라 그라운드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실천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시야도 저절로 좁아진다. 선수들에게 압박과 역습, 마무리 등을 많이 주입시킨다. 대학에서도 기본기가 덜 갖춰진 선수들이 즐비하다. 시기는 늦었어도 기본기를 충실히 닦아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옳다." 안정환과 정광민 등에 이어 박 감독의 또다른 '스타 작품'이 탄생할 날이 머지 않았다. 수원공고(경기) 출신으로 U-19 대표에도 발탁된 중앙 미드필더 이용민(2학년)과 '캡틴' 최지혁, 박태준(이상 3학년) 등이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은 제주국제대 진학 후 박 감독의 지도를 받고 기량이 부쩍 만개했다. 최지혁과 박태준의 경우 고교시절까지 철저한 무명 신세를 졌던 '대기만성형'이다. "(이)용민이는 고교 때부터 장래성을 인정받았다. 성실함과 헌신, 인성 등이 잘 갖춰졌다. 우리 팀의 보배같은 존재다. 경기운영과 볼 키핑, 공-수 조율, 킥력 등이 탁월하다. 도움을 주는 습성이 몸에 배다보니 문전 앞에서 득점력은 다소 부족하다. 득점력을 보완하면 미드필더로서 대성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 '제2의 안정환'을 만들기 위해 내가 공들이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팀의 주장인 (최)지혁이는 사이드 어택커로서 스피드가 좋고 저돌적이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도 겸비했다. 측면 미드필더인 (박)태준이는 테크닉이 좋고 발재간과 드리블 등이 우수하다. 그 외 몇 명 좋은 선수들이 있다. 대학축구는 한국축구의 뿌리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수를 키워서 한국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임무다." 취업 한파는 축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를 매섭게 뒤흔들고 있다. K리그 각 구단들이 몸집을 대폭 줄인 상황에서 많은 신인 선수들을 뽑는데 어려움이 뒤따른다. 승강제 도입으로 각 팀들이 눈 앞의 성적을 바라보는데 급급하다. 이로 인해 유망주 육성을 위한 길이 꽉 막혔다. 내셔널리그도 프로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좁은 취업문은 대학 선수들에 엄청난 중압감만 심어주는 요소다. "프로로 진출하는 문이 너무 좁다. 의무교육인 고교와 달리 대학은 성인 선수들이고 이제 곧 직업을 찾아야할 때다. 대학 선수들의 진로 선택의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선수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많지만, 나는 선수들에게 프로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운동에 임할 것을 주문한다. 프로 의식을 심어주는데 노력하는 편이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어느덧 50대 중반의 '중년'이 된 박 감독은 여전히 선수들과 같이 뛰고 호흡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오랜 지도자 경험으로 단련된 내공과 열정은 40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원동력이다. 제자들의 성장을 위해 모든 정성을 총동원하는 박 감독의 헌신은 제주국제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지도자는 축구 기술과 전술 등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고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선수들을 사랑해주며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선수들의 프로화에 신경쓰는 이유기도 하다. 나는 지금도 선수들과 같이 뛰고 뒹그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사랑과 열정으로 프로에 많이 진출시키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이상 제주국제대 박윤기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