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53. 인터넷이 안 되는 세상
신선한 공기, 좋은 날씨, 푸른 자연, 이 겨울에도 만발한 꽃들... 이 곳에선 늘 누리고 살 수 있는 행운이다.
TV 채널을 여기 저기 볼 수 있고, 070 전화도 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메일도 볼 수 있다면, 게다가 조금씩 주식거래도 할 수 있고, 외출해서 돌아와도 여전한 상태라면 그게 우리에겐 얼마나 좋은 세상일까?
일 주일짜리 300페소를 넣었으니 그동안은 맘 놓고 그렇게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라우터의 파란 불을 보면서 침대에 누웠는데 한 밤중 우연히 눈을 떠서 책상 위를 보니 맙소사! 라우터의 불이 또 빨간 색이다. 가슴이 쿵 떨어져 내린다.
"왜 또!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다.
아침 일찍 남편이 또 전화로 김 사장을 찾는다.
큰 태풍이 온다고 이 쪽 지역 일대에 본부에서 뭔가 손을 댔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2~3일 태풍이 지나간 다음엔 잘 될 거라며 기다리라고 한다. 모든 집이 다 그렇다니 그나마 다행인 건가?
옆 집 Mr 정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집엔 끄떡 없이 잘 된다고 한다. '이게 다 무슨 일이래?'
어디까지 믿아야 하는지 속이 부글거려도 속수무책이다. 전화가 끊기면 왜 또 그리 전화할 일은 생기는지.
답답하고 속상하니 집에 있지 말고 골프나 치러 가자고 준비를 한다.
아예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을 하려는데 어쭈구리! 라우터에 파란불이 떴다. signal이 약한지 파란 막대가 한 개만 떴다. 어쨌든 파랗다.
전화도 살아났다. 한국에 걸어보니 잘 된다. TV는 안 나온다.
서둘러 컴퓨터를 켜보니 웹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단다. 'DNS 서버가 응답하지 않습니다.'라고 한다.
이따가는 되겠지.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골프를 나갔다.
돌아와 보니 여전하다. 전화는 OK. TV, 인터넷은 NO.
또 전화로 김 사장의 설명을 듣는다. DNS는 이 지역의 서버인데 태풍때문에 전 지역 모두 끊어 놓은 것이니 그리 알라고 한다.
아휴,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라면 그까짓 것 좀 참아보지 뭐.
그나저나 아무래도 한 달 2500페소짜리 비싼 통신을 또 신청을 해야할 것 같다. 좋은 세상에 살고 싶다.
저녁 후에도 TV 하나 못 보고, 우리는 책만 한 권씩 찾아 들고 고요한 밤을 맞이한다.
첫댓글 요즈음 세상,
그리고 한국에서 살던사람이라면
인터넷 없는 세상은 눈과 귀가 없는 세상과 같아
마냥 답답할 것 같죠.................
건강은
노력하는 것 만큼 건강하다
운동은
규칙적 지속적으로 해야 좋다
수명은
병원 자주가는 것 만큼 반비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