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예전처럼 연말이라고 들뜨거나 세모의 종소리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아니 요즘 티비 시청을 거부했던 터라
새삼스럽게 티비 시청을 하며 새해가 되는 시간을 기다린다.
게다가 제야의 종을 보고 듣기 위해 몰린 인파들의 티비 보도를 보면서
저런 열정이 언제적 얘기인가 싶기도 하고 저들의 안위가 걱정되기도 했다.
하도 인재로 벌어지는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22년 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허나 예전엔 오래도록 그 시간이면 해외에 나가있던 아이들이 열두시 땡 소리에 맞춰 서로 전화를 먼저 걸어오기도 했던,
그런 추억이 새삼 기억 저편에서 몽글거리던 그 시간을 설렘 없이, 두근거림 없이 기다리면서
한켠으로는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해외 여행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열두시 직전 티비를 돌려 타종 시간을 카운트 하면서 새삼스럽긴 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졸린 눈으로 열두시를 기다리는데
열두시가 되자마자 상황이 내 아이들에게서 사위에게로 전권이 넘어갔다.
세월도 좋아서 영상통화가 가능한 열두시 제야의 종소리에 맞춰 새해인사를 해온다.
더불어 타국의 아들도 카톡으로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는 전언을 보냈다.
어느때 어느 시간일지라도 혹은 무슨 상황이 되었던지 간에 피붙이들이 소식을 전해오는 것은 반갑기만 하다.
그 시간 전에 쥔장 역시 가까운 이들이지만 오래도록 소식이 드물었던 지인들에게
새삼스럽게 잊혀지지 않았다는 사인을 보내며 새해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너무 늦어지면 싫어할까봐 그래도 열시에서 열한시 사이에 카톡 문자와 사진으로 대신하는 배려?
평상시에는 아침 아홉시 저녁 아홉시가 전화나 카톡, 문자를 보낼 수 있는 데드라인 이긴 해도
하루쯤은 상식을 뛰어넘는 여건이 되는 것이 바로 연말겸 새해 인사일 듯 싶어서
그하루만큼은 자율적 융통성을 발휘하긴 한다.
그렇게라도 하면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문득 안부 인사를 전해오기도 하고
전화를 걸어와 뜸했던 일상을 전하기도 한다.
아무려면 어떠랴...다들 고단한 일상 속에 근근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을 터이니 이해사항이다.
사실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좀더 나아지는 새해를 기대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나아지는 법 없이
그저 흘러왔던 대로 흘러가는 시간을 맞을 뿐만 아니라 개념상 달력의 바뀜으로
혹은 십이지간의 탄생년도의 새로운 이미지만 존재할 뿐 그렇게 시간은 개념적으로, 의미적으로 순환논리를 가질 뿐이다.
어쨋거나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도 반나절이 지났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제 시간들을 보내는지라 지금의 시간이 "자유와 홀가분"이라는 날개를 달고 휘리릭.
하여 새삼스럽게 새해 계묘년의 새로운 의미를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기대할 것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내 가정이 중심이 되어 피붙이들과 지인들의 안녕과 주변의 다양한 인연들이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솔직히 그런 작은 소망 조차도 욕심인가 싶도록 버겁긴 하다.
돌아가는 나라의 행태와 나랏님의 발자욱이 썩 내키지 않은 관계로 기대하고 기댈 언덕이 없다는 생각 뿐.
그냥 하던대로 내 중심의 세상에서 쥔장이 원하는 세상을 살아낼 기회를 확실하게 가질 수 있다면 천만다행.
와중에 혈연을 비롯한 가족과 가까운 이들이 무사무탈의 날들을 보내기만 하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다.
아니어도 연말에 화염에 쌓였던 플라스틱 방음터널의 과천 참사가 마음을 아프게 하고
그렇게 쉽게 잊혀지는 이태원 참사였던가 싶게 과실은 과실을 낳고 그런 세상에 매몰되어버린 우린
매일이 그려려니로 마음을 정리하고 그런 세상 속에서 무덤덤하게 일상을 도배할까 그것도 무섭긴 하다.
암튼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검은 토끼 해" 란다.
의미적으로 찾아들자면 토끼는 풍요로움을, 검은 토끼는 인간의 지혜를 상징한단다.
귀가 큰 토끼의 이미지는 남의 말을 잘 들을 줄 아는 인품과 성정을 지녔다고는 하나 그것도 사람 나름일 터.
또 다른 의미로는 불로장생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달나라의 계수나무에서 불사약을 찧는 옥토끼 때문이라지?
말하자면 "번영과 풍요와 지혜로움"을 상징한다고나 할까?
게다가 꾀가 많은 짐승으로 치부되는 토끼는 모든 행동에 앞서 치밀하게 한 수 앞을 내다보며 구상하는
치밀함을 지니고도 있다고 하니 "교토삼굴" 이라는 사자성어가 괜히 생긴 것은 아니겠다.
그만큼 지혜가 많아 세개의 굴을 파놓고 미리 제 자리를 지켜낼 준비를 한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반면에 제 밥그릇 지키려는 알량함도 눈에 보이는 처사라고나 할까?
좌우간 새해가 밝았으므로 의미론적인 생각을 더듬어 보긴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는 이미 과거지사이니 지나간 과거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새마음으로 올해도 굳건하게 잘 지내지길 바랄 뿐이라는 말로 마무리 하겠다.
하여
지금 이 시점을 살아내는 모두에게
거침 없는 미래가 함께 하길 바라며
굿럭, 해피뉴이어....
첫댓글 2023년 새해에도 늘 건강하세요,,
넵,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또 한 해를 잘 지내지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