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투데이]
KBL 시즌 프리뷰 - 창원 LG 세이커스
▲ 지난 시즌 성적 : 17승 37패(9위)
▲ 감독 : 신선우
▲ 예상 베스트 5 : 황성인-조우현-현주엽-헥터 로메로-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
▲ 주요 벤치멤버 : 김현중-정종선-김훈-김영만-임영훈-김동언
지난 시즌 LG는 창단 후 가장 암울한 시기를 보내야했다. NBA 출신의 제럴드 허니컷을 영입하며 한껏 기대치를 높였던 LG는 시즌 내내 갑작스런 변화에 따른 부조화에 시달리며 하위권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언제나 관중들로 꽉 들어찾던 LG의 홈구장 창원실내체육관에도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정규시즌 마지막날 승자승 원칙에 따라 가까스로 9위가 됐지만, 사실상 시즌 내내 꼴찌라는 꼬리표를 달고다녔다.
최악의 한 시즌을 보낸 만큼 LG의 오프시즌 행보는 무척이나 뜨거웠다. 먼저 KCC를 정규리그·플레이오프 각각 3회 우승으로 이끈 'KBL 최고의 명장' 신선우 감독을 사령탑 최고대우로 영입하며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최대어' 현주엽을 잡으며 간판스타까지 바꿨다. 또한 외국인선수로 스페인 1부리그 ACB 출신의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와 '베네수엘라 특급' 헥터 로메로를 영입해 성공작이라는 평. 거침없는 행보로 환골탈태를 선언한 LG의 '신흥명문 재건'은 성공할까?
■ 강점
프로농구 원년부터 10시즌째를 맞는 올 시즌까지 유일하게 한 시즌도 빠짐없이 감독직을 맡고 있는 신선우 감독은 화려한 경력이 말하듯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프로농구 최고의 명장. 선수단을 휘어잡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신 감독은 '신산'이라 불릴 정도로 전략과 용병술, 그리고 수싸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LG가 특급대우로 신 감독을 영입한 것도 LG의 체질개선을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다행히 LG에는 신 감독이 지난 시즌까지 몸 담았던 KCC만큼이나 출중한 선수들이 풍부하다.
현주엽을 비롯해 황성인 조우현 김영만 김훈 등 국내 선수들은 물론이고 외국인선수 알렉산더와 로메로도 알짜배기라는 평. 화려한 선수구성을 이룬 만큼 이들을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기용해 보다 많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신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이 LG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현주엽-로메로-알렉산더로 이루어진 '트리플 포스트'의 위력도 막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시즌 KTF가 현주엽-게이브 미나케-애런 맥기 트리오로 위력을 떨친 것처럼 LG에서도 이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몇 시즌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선수자원과 탄탄한 벤치는 LG의 변함없는 강점이다.
■ 약점
사령탑부터 시작해 간판스타까지 바꾼 상황이다보니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의 조화 여부, 즉 조직력이 걱정스럽다. 꽉 짜여진 조직적인 농구를 선호하는 신선우 감독의 특성상 조직력 부재는 LG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수가 많기로 소문난 신 감독의 스타일이 LG 선수들에게 접목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인데 이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 하는 여부도 중요한 관건이다. 또한 새로이 결성된 '빅3' 황성인-조우현-현주엽 라인에 대한 불안감도 LG의 발목을 잡는다.
백코트를 이루고 있는 황성인과 조우현은 지난 시즌에 서로의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두 선수 모두 볼을 오래 가졌을 때 플레이가 살아나는 타입이다보니 서로 플레이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역시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데 능한 현주엽의 가세는 또 다른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들에게 보다 명확한 역할분담을 부여할 신 감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마지막으로 대두되고 있는 약점은 수비력. 현재 LG 라인업에서 수비향적인 선수가 전무하다는 점은 명백한 약점이다. 팀 수비력을 시즌 때까지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 키 플레이어
LG의 키 플레이어는 팀의 새로운 간판스타가 된 현주엽이다. 신선우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에서는 이상민 추승균처럼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항상 중용돼 왔다. LG에서 그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현주엽인 것이다.
지난 시즌 '포인트 포워드'로 코트에 반향을 일으킨 현주엽은 득점이면 득점, 어시스트면 어시스트까지 상황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는 선수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선호하는 신 감독의 스타일로 볼 때, 현주엽의 활약상은 LG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임에 틀림없다.
또한 백코트진과 프론트코트진을 오가며 팀에 윤활유 역할을 해줘야 할 이도 다름 아닌 현주엽이며, 몇 가지 산재해 있는 LG의 약점 해소도 현주엽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
■ 전망
신 감독의 KCC는 9시즌 동안 7번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신 감독에게 실패다운 실패는 2002-03시즌의 추락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이젠 LG다. 최고의 명장을 데려왔기에 LG는 팀 성적의 상승을 확신하고 있다. 오히려 전력투구를 한 오프시즌의 행보를 지켜보면 마치 대권에 도전하는 팀 같은 느낌을 준다.
주전 전원이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들로 모여있고, 벤치 자원도 탄탄해 몇 가지 문제점만 보완한다면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문제점 보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 조화라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기 어려우며, 수비력에서도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의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신산' 신 감독의 존재만으로도 LG는 충분히 우승후보가 될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