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유체님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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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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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까움....?......"
".... 그래... 어제..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들더라니까...."
학교에 가자마자.. 수정이한테.. 어제의 느낌에 대해.. 말했다..
그 갑작스런 생각은.. 집에 간 후에도.. 계속 남아 있었고.. 급기야.. 꿈도 꿨다...
물론..
늘 평소에 꾸는대로... 엄마가.. 28살인 나한테.. 시집가라고.. 닥달하는 꿈이긴 했지만..
깨고 난 다음엔.. 이 꿈이.. 앞으로 석원이와 잘못 되는 걸 암시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해..
하루중 가장 중요하다는 아침을.. 단시간에.. 망쳐버렸다...
"... 후후...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뭐 그런 걱정을 하니...?..."
"... 별것도 아니라고....?..."
"... 당연하지... 우리 언니도.. 형부하고 결혼하기 전엔.. 늘 그런 소리 했었어......"
너희 언니도...?.. 근데.. 결국은.. 결혼 했단 말이지... 흠...
"... 원래.. 한 사람을 너무 많이 .. 좋아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대... 오히려 난 네가 부럽다 ... 좋겠다.. 오세령...."
한 사람을 너무.. 많이 좋아하면.. 이렇게.. 불안해 진다고...?..
수정이가.. 한숨을 쉬며.. 유성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게 보인다..
내가.. 부럽다...
그래.. 넌.. 그런 불안함을 느낄 수도.. 없겠구나..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나..?.. 이런 말을 하게..
괜시리.. 미안해져.. 성급히.. 말을 돌렸다..
"... 근데.. 요즘 남자애들.. 너무 웃겨....."
"... 뭐가....?....."
수정이가.. 다시 고개를 돌리기에.. 난.. 어제.. 박도식이.. 명령이.. 아니다.. 라고 했던 말을 해주었다..
"... 무슨.. 대장이 어떻고 하면서.. 친구들과.. 차별화 하는것도 웃기지만.. 한 학년 차이인데.. 명령 아니다.. 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도 웃기지 않니....?..."
수정인.. 남자들 유치한 면 있는 거야.. 하루 이틀 일.. 아니지.. 하면서도.. 뭔가 골똘히..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 석원이.. 정말.. 고집이 세구나....."
뭐래..?.. 왜 뜬금없이.. 석원이 말이 나와...?...
".... 보통.. 선배라고 하면.. 당연히.. 후배가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신 세계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잖아...."
뭐 이리.. 어렵게 말을 시작하누... 흠...
".... 그런데.. 그런 말을 붙였다는 건.. 지금까지는 .. 일방적인 선배의 부름에.. 석원이가 응한 적이 없다는 소리 아냐...?..."
어벙~~....
수정이가.. 언제.. 셜록 홈즈가 되었나...?...
그 한마디에.. 이런.. 결과를 추리해 내다니...
"... 그런... 것 같네....."
좀.. 어벙하게.. 대답하면서.. 어제.. 그 말을 전할때의.. 석원이 표정이 생각났다..
의외라는 표정...
".... 그럼... 뭐야...?.. 그런식으로.. 기분 맞춰서 부를 정도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거잖아...?..."
내가.. 큰 깨달음이라는 듯.. 얼굴이 상기되어.. 수정일 보니..
수정인..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는 듯.. 조용히 웃는다..
하하;;;;....
짜증나...
왜.. 내 옆에 있는 인간들은.. 이리.. 무서울까..
이젠.. 수정이가.. 갑자기.. 무당의 딸로 보이네...
"... 너... 빨리.. 그.. 박도식이라는 선배한테.. 가봐라....."
석원인... 듣고 있던 이어폰을.. 내가 확.. 잡아 빼자.. 매우 귀찮다는 듯.. 다시.. 가지고 가다가..
박도식.. 이름을 듣더니.. 마구.. 얼굴을 구긴다..
그래서.. 수정이와의.. 대화를 열심히.. 설명해줬다..
그리고.. 뭘 깨달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석원이를 천천히 살피는데.. 석원인.. 관심이 .. 없나보다..
"... 나보고.. 오라는건... 급한게.. 나라는 소리잖아....."
그렇겠지...
지가 급해서 널 찾는 거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왔겠지...
"... 내 일이니까... 안가도 돼....."
그래...?..
네가 그렇게 선택한다면.. 어쩔 수... 없지... 뭐....
가.. 아니잖아..!!...
[ 문찬이가.. 이를 갈던데....]...
라고 하던.. 박도식의.. 한달전 말이.. 생각났다..
어쩌면.. 또다시.. 홍대 빠박이가.. 문제 일지도 모르는데.. 안가도 된다니.. 왜 이래..?..
무슨.. 개깡이야..?.. 이건....
도대체.. 이해 할 수 없는.. 석원이의.. 정신세계를 놓고.. 다시 수정이한테.. 상담을 해야 하나.. 무척.. 심각하게.. 고민 해봤다..
지가.. 당산대형.. 이소룡이라도.. 되는 줄 아나...?...
사방에서.. 정신 나간 놈들이... 덤벼드는데... 어찌 저렇게.. 태평 할수가...
나란히.. 교문을 나서는데도... 석원일 끌고.. 박도식한테.. 가봐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지석원......!........"
음...?.. 누구지..?.. 석원일 부르는게....
땅만 보며 걷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교문 맞은편에.. 삐딱하게 서서.. 담배를 물고 있던..
우리 또래의.. 남자애들 셋이.. 보였다...
조금.. 옆엔.. 오토바이도.. 세대가 보인다... 폭주족의.. 일원인가...?...
석원이가.. 그 쪽으로 다가가길래.. 따라갈까 하다가.. 분명.. 제지 할거라는 생각이 들어..
멈칫멈칫 서있는데..
가만히.. 상황을 보니.. 꽤나 반갑게.. 석원이를 대하는 걸 보고.. 일단.. 마음은.. 놓였다...
오히려.. 석원이가.. 틱틱 대는 듯 하다..
저 성격.. 어디.. 가겠냐...?...
얘기가.. 좀 길어지는 듯 해서.. 뒷 담에.. 등을 기대고.. 한명 한명 살펴보자니...
한 명만 빼고.. 나머지 둘은.. 키가 컸고.. 그리고... 키큰.. 그 둘중.. 한명은.. 조금.. 잘나게 생겼다..
세상엔..
잘 난.. 놈들이... 의외로.. 많다..
행복하게시리... 쿠헤헤...
".... 빈이놈.. 연락 이라도 해보지........"
할 말을 다 마친듯.. 다시 돌아오는 석원이에게.. 한 걸음 내딪는데... 뒤에 있던 세명 중 한명이..
큰소리로 말한다.. 빈이한테.. 연락 해 보라고......
뭐.. 생일 파티 같은 거 하나...?..
석원이를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생일 파티.... 하는 인간들이랑.. 사귈 놈이... 아니지...
이제.. 가야겠다.. 싶어서.. 몸을 돌리는데.. 석원인.. 가만히 있는다...
"... 왜..?.. 안가...?..."
"... 먼저.. 가라........"
응...?...
무슨 말...?..
설마.. 저렇게.. 반갑다는 듯.. 어깨까지.. 툭툭.. 두드려대던.. 저 놈들도.. 너와 맞짱을 뜨고 싶어.. 온 놈들이란 말야...?...
내 표정이.. 꽤.. 심각했는지.. 석원이가... 내 볼을.. 쭉.. 잡아당긴다...
아프다.. 이 놈아....
"... 볼 일이.. 좀.. 있어....."
볼.. 일....?...
지금까지.. 몇달을 살면서.. 단 한번도.. 볼일이 없던 네가... 왠 봉창 찢어지는 소리...?..
".... 누군데....?......"
".... 친구들.........."
그래.. 친구들 같긴.. 한데...
요는... 뭐하는 친구들.. 이냐는 소리지.... 폭주족이라.. 대답한다면... 난.. 정말.. 너의 장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야...
"... 오토바이.. 끌고 다니면서.. 뭐하는 친구들인데...?...."
질문이... 꽤.. 골때렸는지... 피식.. 웃는다...
"... 아무짓.. 안해.. 떨어져 죽긴.. 싫을테니까....."
누가.. 오토바이 몰때를 말했니...?...
".... 전화.. 할께...."
그러고는.. 내 대답도.. 안 듣고.. 뛰어간다...
그렇게 가버리면.. 내가.. 너무 불안해 지잖아.. 안그래...?..
내 마음의 소리가 들렸는지... 석원이가.. 다시 뒤돌아.. 온다..
그리고는.. 밤 늦게.. 해도 되지...?.. 한다...
전화...?.. 하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길래.. 그래.. 하고 대답했는데...
밤 늦게란 말이.. 머릿속에.. 확.. 퍼져와.. 더욱.. 불안해 졌다..
뭐지...?...
무슨 .. 일이지...?...
난.. 얼어붙은 듯..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져 가는.. 석원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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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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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하냐...?..."
석원이가 사라진 쪽만.. 계속 보고 있는데.. 뒤에서.. 목소리 하나가.. 나를 부른다..
음... 날 부르는 거.. 맞나...?...
재빨리.. 고개를 돌려보니.. 늘 박도식 옆에 붙어 다니던.. 그 내시가.. 왠일인지.. 혼자 서있다..
아무리 봐도.. 넌 좀.. 안 잘났구나...
이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싱긋.. 웃으며.. 다가와서는.. 나처럼.. 석원이가 가버린 쪽을 보다가.. 입을 연다...
"... 석원이놈... 오토바이도 있었냐...?..."
"... 아닌데요....."
"... 그럼... 훔친거야....?...."
빠직~~!!....
"... 아.닌.데.요... 친구거에요...."
"... 근데.. 왜.. 저자식이.. 몰고가...?...."
석원이가.. 그 세명중.. 한 명의.. 오토바이를 마치.. 제것인양.. 당연한듯.. 몰고 사라지는 걸 봤는지..
저렇게 묻는다..
오토바이를 뺏긴 애는.. 불쌍하게... 뒤에.. 매달려 갔다..
그나마.. 자신것도 못타고.. 다른 친구의 등에... 빌붙어서.....
좀... 이상한 광경이긴 했어...
정상적인.. 친구관계라면... 볼 수.. 없는....
".... 왜.. 안오는 거야....?...."
박도식의 부름을 말하는 건가 보다.. 내가.. 알리가 있나...
".... 자신의 일이니까... 자기가.. 알아서 한대요...."
".... 무슨 일인지... 어떻게 알고...?..."
".... 귀신 이거든요....."
귀신 이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했는 지는 몰라도.. 가만히 서 있다가.. 날 본다..
무섭게.. 마른 놈.. 같으니라구... 옆에서 보니... 곤충같다...
".... 가자.........."
지가.. 석원인 줄 아나.. 어딜 가자는 거야...?...
".... 도식이가... 데려오라고 했는데... 저러고 가버렸으니... 너라도 가야지....."
".... 왜요....?....."
".... 맞기.. 싫거든......."
저런.. 표정으로.. 저런 말을 하다니...
믿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 바쁜데요......."
".... 고 2가... 수험생보다.. 더.. 바빠.....?....."
수험생....?....
하하;;;;....
그게... 정녕.. 해당사항이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선배님......?......
".... 고민 하는 척 하지마... 너도.. 궁금해 하잖아......"
윽....
이 놈의 얼굴... 뭐가 그리 정직하게 생겼는진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매우 구체적으로.. 표나나 보다...
아무래도.. 성형수술에 대해.. 고려를 해봐야 겠다...
"...... 들어와........."
결국... 난.. 줄래줄래.. 따라갔다...
무슨 일인지.. 나라도 알아야... 대책을 세우지...
내시는... 아까.. 자신을... 정 무래... 라고 소개했었다....
정.... 무래....?...
그래... 내가 봐도.. 넌 좀.. 무례하게.. 생겼어.....
그... 무례한 놈이... 날 데리고 간 곳은...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하는 곳이었다...
매우.. 복잡한 곳에서 내리더니...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건물.. 지하로.. 쏙.. 들어가며.. 들어와.. 한다...
이 시간에... 이곳에서 뭘 하는 걸까...
암만봐도.. 매우 번잡한 술집이라... 내가 일했던... 소박한.. 호프집이.. 그리워졌다..
박도식.. 짱은... 날 보더니... 이마에.. 석삼자(三)... 를 그리며....
정무래를... 정말.. 무례하다는 듯... 바라본다...
".... 석원이... 아까... 어떤 놈들이 와서.. 데려가던데....?...."
".... 누구.....?...."
정무래가... 날 보길래... 할 수없이... 내가 대답해야 했다..
".... 친구래요........."
".... 친구...?.... 석원이가... 친구도 있어...?..."
허...
여기... 나보다.. 석원이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네... 거 참...
근데...
그러고 보니... 친구라는 말은.. 안했는데...
흠... 그래도.. 반말하는거 보니... 친구 맞겠지... 뭐....
날... 데려다 앉혀놓고...
서로의... 공력을 자랑하려... 함이었나 보다...
누가누가... 술을 더... 잘 마시나... 내공을.. 겨루는....
".... 아..!... 너도 있었지... 마실래....?...."
너도... 있었지...?...
이 말이.. 날 여기까지 데려온... 장본인인... 네 입에서.. 나올 말이더냐....?....
난... 찢어져라... 그 정무래를 째려보며...
얼른... 손을 내밀어... 술잔을 받았다..
맞다..
나 .. 요즘... 술 오래,... 굶었다...
"....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받네...?....."
어이 없는지... 날.. 빤히.. 쳐다보는 정무래보다...
그... 사나이 다운,... 얼굴을... 더욱.. 굳건히.. 굳히며.. 보고 있는... 도식이라는.. 짱이... 더 신경 쓰인다..
아무래도..
짱!!.... 아닌가....
".... 아까... 그 놈들에 대해... 말해봐........"
그 놈들...?...
얼굴을 들어 보니... 나한테 한 질문이 아니다...
저~~기... 옆에... 구석에.. 쳐박혀 있던.. 어떤 사람한테.. 한 말이다..
음..?.. 왠지... 정겨운... 저.. 행동은....?....
이런....
최경묵... 뒤에 쫄랑거리며.. 다니던... 멸치 대가리다..
왜.. 혼자 와 있나...?...
내가.. 빤히.. 보는게 느껴졌는지... 그 멸치 대가리가... 심히.. 부담스럽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누구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 하는 중에... 문찬이... 형님 얘기를.., 꺼내는 것만.. 들었을 뿐입니다...."
문찬이.... 혀엉~~...?...
도대체... 뭐야...?..
왜 별것도 아닌걸로 보이는.. 그 빠박이가... 이렇게.. 유명해야 하는 거야...?..
".... 그래서... 경묵이 놈이... 기어코.. 따라갔단 말이야....?...."
".... 네............"
짱이... 한참.. 생각하다가... 물어보자... 네.. 라고 대답하면서... 울상을 짓는... 멸치 대가리..
대화의 내용으로 봐선... 뭐 그리.. 오래 생각할 건덕지가 없어 보이는데..
저.. 짱이라는 인간도...
개폼을.. 상당히.. 중요시 여기나...?...
".... 이런.. 정신나간 새끼가 있나... 뒤지고 싶다는 거야.. 뭐야...?..."
얌전히... 술만 마시는 줄 알았던.. 정무래가...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지.. 술... 엎을뻔 했다...
앞에 앉은.. 박도식이.. 언짢은 표정으로 쳐다보는 걸 보고.. 다시 조용해 지긴 했지만... 여전히... 씩씩대며.. 담배를 피워 문다...
".... 전.. 가지 말라고 했는데요.... 경묵이가.. 괜찮다고....."
아예... 울지 그러니...
다들.. 한번씩은.. 본듯한... 2학년이 분명한.. 대 여섯명의.. 애들은.. 모두... 공손히.. 그러나..
꿎꿎이... 앉아 있는데...
저건... 말투부터가... 이도령 모시는... 방자같다...
아무래도... 경묵이와 같은 반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잘 나가는 패거리 속에.. 낄수 있었지... 싶다...
찾아 와.... 하는.. 짱의 목소리가.. 엄숙히... 울리고... 멸치 대가리는.. 죽으러 가는 듯한 표정으로..
2학년들과.. 일어섰다...
못 찾아 오면... 니놈들부터 차례로 뒤질줄 알아...
하는.. 정무래의.. 말에... 더욱.. 어깨를.. 구부리는 멸치...
불쌍타... 쯧쯧...
그나저나...
나한테... 해줄 말은.. 무엇일까...
아니.. 석원이에게.. 해주었어야.. 하는 말...
그게.. 궁금해서.. 온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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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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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로... 석원일.. 부르셨던 거에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먼저 물어봤다..
여기까지.. 상황이 진척 되는데도... 무척..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하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될까..
박도식은... 얼굴을.. 깊이.. 찡그린채.. 담배를 피워대고 있다가.. 내 말을 듣고는 고개를 든다..
"... 친구와 간거... 확실해....?....."
"... 네........"
"... 네가.. 아는 친구냐....?...."
문득...
최민* 가.. 생각났다...
그리고.. [ 모래 시계...].... 에서... 그 탤런트가.. 연기 했던.. 역할도...
그래...
이제보니... 선배가.. 그 드라마속.. 인물을 닮았었군.. 흠....
물론.. 얼굴은.. 아니다... 분위기만...
"... 모르는... 친구였어요... 석원인.. 친구 얘길 한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천천히... 한 손을.. 들어.. 턱을 거머쥐는게.. 보였다...
무언가.. 다시.. 생각에 잠긴 듯.. 했다...
한.. 5분 쯤 후..... 생각을 마친듯... 자신의 주변에.. 앉아있는.. 다른.. 3학년 선배들을 본다..
".... 가서.. 지석원이도.. 찾아 와... "
"..... 어디에 있을 줄 알고....?..."
".... 지금 까지.. 뭐 들었어...?.. 문찬이 새끼 한테.. 가봐...."
그 말이 끝나자 마자... 벌떡.. 일어서는.. 몇명의.. 선배들...
짱이라는거... 한번.. 해 볼만한.. 거였군...
같은.. 학년끼리도.. 저리.. 격을 두다니... 화우... 대단한데....?...
그런데.. 문찬이한테.. 가보라고...?...
설마...
".... 선배님......."
그... 터프한 얼굴을 들어.. 나를 보니.. 몸이.. 떨린다.. 무서....
".... 혹시... 아까.. 최경묵을 찾아 왔다는 사람들하고.. 석원이를 찾아왔던 사람들 하고... 같은.. 부류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박도식이... 씩.. 웃더니...
눈치는.. 제법.. 있군... 이라고.. 말한다...
눈치가 .. 있다고...?..
그럼.. 맞다는 소리...?... 아까.. 최경묵을 찾아왔다던 사람들이.. 문찬이라는.. 그 홍대 빠박이에 대해..
말했었다고 하던데...
그럼.. 석원이의 친구들 인줄 알았던.. 그 애들이.. 빠박이... 얼라들이란.. 말이야...?...
기가 막혀서.. 입을 딱.. 벌리고 있는데...
정무래가.. 그런 날 보더니.. 싱글싱글... 웃는다...
".... 걱정.. 되냐....?...."
"........................"
".... 거둬라.. 그 걱정... 설마.. 죽기야 하겠냐...?..."
근데.. 이.. 놈은...
".... 선배님이야 말로.. 걱정 좀 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 내가..?.. 내가 뭘 걱정해...?.. 난.. 석원이 안 좋아해....."
".... 그런 거 말구요... 대입이.. 이제 딱.. 한 달 남았는데.. 술이 들어가세요....?..."
".... 대입...?.. 그거.. 한달 남았냐...?... 언제였드라......"
".... 12월... 17일 이잖아요... 어떻게.. 고3이라는 사람이.. 시험 날짜도 몰라요...?..."
"....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공부도 안하고... 시험 날도 모르고.. 술만 퍼마셔서.. 한심하다는 말이야...?..."
꼭.. 그렇게.. 정확하게 표현 할... 필요는 없어요... 선배님...
".... 그 말은.. 나뿐만 아니라... 도식이한테도... 해당되는 말인데... 지금.. 하극상이냐...?..."
하... 하극상...
하하;;;... 설마요....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술잔을 들어.. 쭉.. 하고 마시니.. 정무래가.. 다시.. 웃는 소리가 들렸다..
".... 귀여워... 이래서.. 후배기집애들은.. 귀엽다니까... 특히.. 이런.. 순박한 것들...."
순... 박한... 것... 들.....
앞에 앉은.. 박도식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얌전히... 정무래 선배를... 노려보는데..
여전히.. 귀엽다는 타령을 해대며... 날 보고 웃고있다...
저.. 곤충같은게...
너한테 그런말 듣는거.. 하나도 안 좋단 말야...
게다가...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이 키로.. 귀엽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몇번이나 되던가..
그래서... 더더욱이나.. 귀한 그 말을.. 저 선배에게 듣고 있자니..
석원이 말대로..
기분... 존나.. 엿같다.. 쳇....
포크를 들어.. 앞에 놓인.. 오징어볶음과 소면.. 중에서.. 소면을... 걸어..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데..
누군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빠른 느낌은.. 역시.. 빠르게.. 박도식 선배한테.. 인사를 하고는.. 다시.. 정무래 선배에게도... 인사를 한다..
별로.. 공손하단 생각은 안 들었지만..
나름대로.. 서열을.. 지킬 줄 아는.. 인간인가 보다..
"..... 어..??........"
그.. 빠른 느낌이... 매우.. 오묘한.. 발음을 토해.. 그때까지도.. 소면을 입에 넣고.. 길다란 면발과.. 씨름을 하고 있던 난..
고개를 번쩍... 들어야 했다..
소면 가닥을.. 살포시.. 이로.. 잘라내면서...
".... 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눈 앞엔..
매우 익숙한.. 보라색 머리를 흔들며... 빈이가.. 서 있었다..
이 어두운 곳에서 보니.. 더 이뻐 보인다..
".... 넌.. 왜 있어.....?....."
".... 우리 학교.. 선배님들 이시란다... 넌.. 우리 학교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 중학교때... 선배야......"
중학교때...?...
그럼.. 너랑 같은 중학교를 다녔다는.. 석원이의.. 선배들이었단.. 소리네...
그렇게.. 깊은 .. 인연이었어...?...
근데... 어째.. 너의 말투가.. 영... 삐딱 하구나...
"... 너.. 빈이도 아냐...?... 아.. 하긴.. 석원이랑.. 연습실에도.. 갔었겠네...."
정무래가.. 아는 척을 한다..
어떻게.. 이 선배가.. 석원이 연습실까지.. 알고 있는가...?...
도통.. 꼬이기만 하는 상황에.. 머리가 아파와.. 다시.. 맥주잔을 들었다..
".... 석원이는.....?....."
빈이의 목소리가.. 왠지.. 급한듯.. 하다...
왜.. 오늘따라.. 이렇게 석원일 찾아 대는 사람들이.. 많은거야...
".... 아까.. 어떤 놈들이... 데려갔어... "
내 대신.. 정무래 선배가.. 말해줬다...
".... 누구......?....."
날 보고 묻기에... 다시 대답했다... 몰라... 친구들인가봐... 라고....
사실... 박도식.. 선배 말대로.. 꼭.. 문찬이란 인간한테.. 갔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 바보냐...?.. 석원이가 친구가.. 어디있어..?.. 나 말고....."
저... 자신감....
얘야... 석원이한텐... 동태라는 친구와.. 수정이라는 친구.. 그리고... 좀.. 떨어지긴 하지만.. 유성이라는 걱정 많이 해주는 친구가 있단다...
"... 아무래도... 문찬이 새끼... 똘만이 들인것 같애... 최경묵이도.. 간걸 보면....."
빈이의 표정이... 상당히.. 심각해진다..
".... 자** 파와.. 또.. 문제 생긴건가....?...."
".... 그럴거야... 몇일전부터.. 성진이 형이.. 꽤.. 바빠 보이더라....."
자**파...?...
그게 무슨 파인데..
신종 개량... 파냐...?....
그리고.. 성진이 형은.. 또.. 누구야...?...
"... 아까.. 그 애들.. 너도 알던데....?..."
".... 날.. 알아....?...."
"... 어... 너한테.. 연락이라도 해보라고... 그러......"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빈이가.. 상당히.. 다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누군인지 알아내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그런데.. 이 알쏭당쏭한.. 말들은.. 누구에게 물어야.. 속 시원하게.. 풀어주려나...
고개를 앞으로 돌리는데...
박도식 선배가.. 무섭게.. 쳐다보고 있다...
왜... 왜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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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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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는.. 그말을.. 왜 안했어....?....."
계속... 저런 무서운 얼굴표정을 유지한채... 겁나게 쫙깔린.. 목소리로.. 말한다..
아무리 봐도.. 최민* 라니까...
"... 아까는.. 선배님들이.. 빈이를 아는지.. 몰랐으니까요....."
휴우... 정선배의 한숨 쉬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빈이가 나갔을 때.. 화급히 쫓아 나가더니.. 못 잡았는지.. 빈손으로 허무하게 돌아와.. 저러고.. 한숨을 쉰다...
이번엔 또 뭐야... 왜.. 정선배가.. 저런 반응을 보이지..?..
말 안한게.. 그렇게 큰 죄냐..?..
몰랐었잖아....?.. 나도...
".... 왜 그러세요...?... 어차피.. 아까도.. 그 문찬이라는 사람들한테.. 간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던 거고.. 또.. 선배님들.. 몇명이랑.. 빈이가 찾으러 갔으니.. 금방 올텐데요...."
영문을 몰라... 갸우뚱 하고 있는데... 정무래가.. 입을 열었다..
".... 틀렸어... 번짓수를 맞게 찾아간 놈은.. 빈이놈 뿐이야....."
번짓수...?...
그럼.. 문찬이네가.. 아니란 말이야...?...
뭐가.. 또 있다는 거야.. 그럼...?..
아아아아악~~!!!!.....
아무 말 없이.. 나만 보고 있는.. 두 남정네를 보자니... 머리털이 쥐어뜯고 싶다..
답답해...
도대체.. 뭐하는 거야..?.. 숨박꼭질 하나...?...
짜증이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하지만.. 앞에 버티고 있는 박도식이 때문에... 무슨 짓을.. 할 수도 없다..
미치겠다...
"... 석원이가... 어딜.. 간건데요....?...."
자의로.. 입을 열..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앞에 있는.. 박도식 선배의 눈치를 살살.. 보며.. 아무래도 ..
조금은 만만한.. 정선배에게.. 물었다..
"... 뭐.. 지금쯤.. 문찬이네랑.. 같이 있겠지....."
뭐시...?...
아까는.. 번짓수가.. 틀렸다는 둥.. 문찬이가 아니라는 둥.. 해놓고.. 지금은.. 무슨 말을 이렇게 하는거야..?..
만우절이야...?...
".... 문제는... 석원일 데려간게... 문찬이 그 놈이 아니라는 거지......"
"....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구요....?....."
내 물음엔.. 일체 생깐체.. 술을.. 입에.. 마구 붓더니.. 앞에 있는 박도식 선배를 본다...
".... 어쩐지... 우리가.. 생각이 좀 짧았던것 같다... 석원이 놈이.. 순순히 문찬이 정도에게... 끌려갈 놈이 아닌데....."
문찬이... 정도....?...
그럼..
그 홍대.. 빠박이 보다.. 더한 놈이... 있다는 거야...?... 혹시.. 아까.. 그.. 성진이라는.. 인간이.. 문찬이보다.. 더.. 잘나가는 놈인가...?....
세상에... 이건.. 또... 무슨 정보야.....
".... 붕어.. 같다... 입 좀.. 닫아라....."
정선배는.. 날... 흉측하다는 듯.. 보더니.. 담배를 꺼내 문다...
붕어라니... 내가 어딜 봐서.. 붕어같이 생겼다는 거야....?..
옆에 앉아... 깐죽대고 있는.. 정 선배때문에.. 잠시 약이 올랐지만... 머리는 다시.. 석원이에게로... 핀트를 맞췄다...
지금.. 석원인 뭐하고 있다는 소린가....
그렇게.. 피하던.. 홍대 빠박이... 그 놈과 상관 있다는.. 그 어떤 놈에게..
뭐하러.. 스스로.. 갈 생각을.. 했던 걸까...
머리 속이 복잡해지며... 가슴이 심하게 뛰어온다...
아무래도.. 작은 일이.. 아닐것 같아.. 입안이.. 말라오기.. 시작했다...
".... 그럼... 문찬이라는.. 그 사람은.. 빈이를 몰라요...?... 빈이를 아는건.. 성... 진인가..?.. 그 사람인가요...?...."
".... 둘다.. 빈이놈을 .. 알긴 알지... 그런데.. 부를 수 있는건.. 성진이 형이지....."
".... 왜요..?.. 석원인... 문찬이란 사람이.. 이를 갈정도라면서.. 빈이는.. 왜 못부르는 데요...?..."
".... 석원이야... 그 자식이 데리고 있던 놈이고.. 빈이는.. 처음부터.. 성진이형 밑으로 들어갔던 놈이니까..."
밑으로 .. 들어가...?...
이게.. 무슨 말인가... 데리고 있었다니....
".... 위험한... 일에... 간건가요...?... 석원이...?...."
".... 우냐....?.... 허... 보기보다... 진짜.. 눈치 빠르네.... "
안운다 이놈아.. 내가.. 언제 울었냐...
정 선배의 말이... 나의 걱정을.. 더 증폭시켰다...
진짜.. 울고 싶은 심정이다... 눈치가 빠르다니.. 그럼.. 정말로.. 걱정해야 하는 일이라는 거잖아..
".... 먼저.. 빈이놈에게.. 말을 해두지 그랬어......"
박도식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 이렇게... 제발로 갈줄 알았냐...?... 게다가.. 빈이놈.. 요즘.. 집에도 잘 안들어와서.. 몇일.. 못봤어..."
솔깃....
빈이가.. 집엘.. 잘.. 안들어와서...?...
뭔 소리야...?.. 빈이가.. 정 선배 집에... 하숙이라도.. 한다는 거야...?..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빈이가... 왜.. 선배집엘.. 잘 들어가야 하는 건데요...?.."
".... 그놈.. 집이니까......"
빈이... 집...?..
그럼.. 정선배가... 빈이네 집에서.. 하숙을 하는건가....?...
".... 빈이.. 이름이... 뭐냐....?...."
"....... 빈....이요...... "
한심 한 듯 보더니... 성은...?.. 하다가.. 관두자... 하고는.. 제 입으로 말을 꺼낸다...
"...... 여태.. 이름도 몰랐냐....?... 정무빈이다..... 이름이... 원래.. 무빈이잖아....."
정무... 빈...?... 뭐지..?.. 이.. 익숙한.. 느낌은...?..
설마... 설마... 하하;;;;.....
".... 맞아... 내 동생이야....."
뜨아~~!!!!.....
말도 안돼...
이런.. 곤충같이 생긴.. 말라 비틀어진.. 선배에게.. 빈이 같이.. 이쁜 동생이 있다는게.. 어떻게 .. 가능한 일이야...?..
"... 하나도.. 안 닮았는데요...?...."
"... 내가.. 살만 좀 붙으면.. 똑같애져... "
그건.. 더욱.. 말이.. 안되지~~.....
살 붙으면... 넌.. 무당벌레 되는거지....
오늘...
아무래도.. 일진이.. 사납다..
하루에.. 몇개의 일이.. 터지는 거야...
여기서.. 하나만 더 터져도... 난.. 필시.. 쇼크사... 할거야...
그러니... 내가 죽는거 보고 싶지 않으면... 그냥 이쯤하고.. 돌아와라.. 석원아...
널.. 그렇게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허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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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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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버거리는 날.. 재미있다는 듯.. 쳐다보는 정선배...
그리고.. 그런 우릴.. 매우 한심하게 보고 있던.. 박선배...
박도식선배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공중전화로.. 다가갔다...
나직히... 뭐라뭐라.. 하는 말은 들렸는데..
무슨 내용인진.. 못알아 듣겠다..
저음이.... 음파가.. 낮다더니.. 사실이었군...
"... 성진인가.. 하는 사람이.. 문찬이라는 사람보다.. 더.. 파워 있는 사람인가요...?..."
"... 그렇지... 뭐......"
저.. 어매한.. 대답....
"... 그런 사람이.. 왜,... 석원일 불러요..?.. 빈이는 안 부르고...?..."
"... 빈이야.. 석원이 데리고 가면.. 자연히 올거라고 생각 했읕테고... 석원이야.. 그 놈이.. 갈만 하니까.. 갔겠지...."
별로,.. 안 갈만 한 곳.. 같은데...
"... 뭔가를.. 도우러 간건가요...?..."
"... 이해력... 아~~주.. 좋아.... 보통.. 돕는다는... 정감있는 표현은,, 안쓰지만,..."
흠...
정감있는 표현은.. 안쓴다...
또... 싸움인가 보군,.. 폭주족.. 들의.. 싸움인가...?...
".... 어떻게 됐어...?...."
음...?...
정선배를 보니.. 나에게 물은게 아니다...
언제 왔는지... 박도식 선배가.. 천천히... 자리에 앉는게 보였다..
".... 저녁때.. 이리 오기로 했다... 어쨌든.. 일은 벌어진 거고... 빈이가.. 데리고 올 가능성은.. 희박하니까... 더 큰일 터지기전에.. 먼저가서.. 빼내 와야지...."
누가.. 오기로 했는진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이 두분의.. 선배님들이.. 석원일.. 그냥 놔두진 않을것 같다..
왜... 갑자기..
이리도... 찬란해 보이냐...?...
특히... 최민* 닮은... 박도식... 선배...
믿음이... 팍팍 간다...
"....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 있어... 혹시 석원이 전화오면... 잘 받아두고.. 나중에 전화할께...."
내.. 집 전화번호를.. 적으면서.. 정선배가 그랬다...
그리고.. 내가 버스에 올라타는 걸 보고는... 도로... 그 지하 술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건널목에 서 있는 걸 본게... 마지막이다..
지금은,,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전화를 받기 위해.. 거실에 앉아.. 안보던 TV를 보며.. 궁시렁대고 있는데..
정선배도... 석원이도... 전화를 안해온다..
내 짐작이.. 맞다면... 무슨.. 패싸움 같은데.. 간것 이리라...
어쩌면.. 그.. 문찬이란 인간이랑... 성진이란.. 인간... 정말.. 폭주족인지도 몰라...
빈이와.. 석원인.. 어린마음에... 괜히.. 멋있어 보이니까... 오토바이나.. 타볼 욕심에.. 껴들었다가...
불려 다니는 건지도.. 몰라....
".... 비디오 보자니까... 매일 보는 뉴스.. 뭐 새로운 거 있다고.. "
언제나.. 10시 조금 넘으면... 감기는 눈을 주체 못하시는 엄마가.. 리모콘 잡고.. 안놔주시는 아빠에게..
투덜 대셨다..
은근히.. 엄마가 이기기를 기대했지만...
세상에.. 뜻대로 되는게... 어디 있어야 말이지....
들어가 공부하라고... 구박의.. 촛점을 나한테 바꾼.. 엄마를... 살살 구슬리며.. 끈덕지게.. 거실에 앉아있는게...
나한테는.. 정말.. 무리한 일이다...
등이... 남아 나질 않을것 같아.. 걱정이다..
다행히...
쟤들도... 뉴스는 보고 살아야지... 하시는 아빠의 목소리에.. 힘을 얻긴 했지만...
엄마가 무서운 것 또한.. 사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어... 한숨을 쉬는데.. 이놈의.. 전화는. 울릴 생각을 안한다....
거기다가... 갑자기... 아빠가.. 벌떡.. 일어나셔서..... 무지.. 놀랐다...
".... 저거... 근처 아냐....?...."
근처...?...
동네에... 불이라도 났나...?..
화면으로 눈을 돌리니... 가정집은 아닌것 같고...
무슨.. 술집 같이 생긴.. 곳.. 실내가.. 보였다....
넓기도.. 엄청 넓은 그 곳... 꼭... 폭탄... 맞은것 같다..
어떻게... 저렇게... 부서져 있냐...
[.. 홍**파와 자**파의... 지역싸움이 있었던 현장입니다.. 이곳.. **동에 위치한.. *** 성인 나이트 클럽에서.. 싸움이 시작된건.. 오후,, 7시를 조금 지난.. 시각으로........]
자**파...?...
그거.. 분명.. 아까.. 빈이가 말한.. 신종개량.. 파 아니었나...?..
그 파가... 저런.. 파였어....?...
눈이.. 평소보다.. 두배로 커지는걸 느끼며.. 서둘러.. 뉴스 앵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싸움이 시작된지... 50여분만에.. 이곳으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홍**파와.. 자**파에서 각각.. 세명과.. 일곱명의 조직원이 검거 되었으며... 그 중엔.. 미성년자도.. 끼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미... 성년자....
그럼...
고등학생을... 말하는 건가....
[ 자**파와의... 문제....]....
다시.. 빈이의.. 말이.. 귀를 왕왕... 울린다...
저걸.. 말한 거였나...?... 설마... 저걸...?...
아니겠지.. 아니겠지... 하며.. 애써 부정하는 내 머릿속에.. 다른 게 떠올랐다..
지난.. 방학 때... 기차역에서.. 신문을 보던.. 석원이의 모습..
[ 홍**파의... 조직원 김**외.. 다섯명.. 검거....]...
라고 써있던.. 신문을.. 유심히.. 보던.. 석원이...
홍**파라면.. 조금전.. 뉴스에서 나왔던.. 그거 아냐.......
오늘.. 있을 사건이라는게.. 저렇게... 큰거였었어...?....
기껏해야... 한강같은 곳에서 있을 패싸움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뉴스에 나올 정도의 일이었던 거야....?...
너무... 기가 막혀...
귀도 막히고.. 코도 막히고... 입도... 막혔다...
세상에...
차라리... 아까 생각했던것처럼... 폭주족을 친구로 둔... 석원이 걱정을 하는게... 백번 낮지...
이게 뭐야...
조직원...?...
깡패... 조폭들을... 일컫는.. 조직원을...
그것도... 그런 친구를 둔게 아니라.. 직접.. 몸소 행하고 있는.. 석원이를 걱정해야 하는거야...?...
뉴스가.. 모두 끝나고...
어느새... 들어가 주무시는지.. 안보이는 엄마를 따라.. 아빠가.. 안방으로 들어가실때까지도..
난.. 꿈속을... 헤매는 듯 했다...
저걸... 믿어야 하나...
28살 될때까지도... 저런 일은.. 신문이나... 뉴스에 갇혀 있는 줄만 알았던 내가...
나하고는.. 전혀 무관할 거라.. 생각했던.. 별세계 이야기가...
이렇게 갑자기.. 물밀듯 쳐들어오자..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도..
힘들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욱.. 날.. 짓누르는 건....
조직원으로서... 같이 검거 되었다는.. 미성년자가 있다는 사실....
그게.. 석원이라면..
만약... 석원이라면.. 이건.. 퇴학이 문제가 아니다..
폭력으로.. 퇴학당하면... 다른 학교에라도.. 갈 수 있지만..
저런 일로 잡혀들어가면.... 필시.. 소년원 같은데 들어갈 것이고.. 석원이의 이름에.. 빨간 줄이.. 그어지는거다..
그 말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창창히 많은.. 석원이의 앞날에... 적신호가.. 뜬다는.. 말이 아닌가..
이럴수 없어...
이건.. 사실이.. 아니야..
아까.. 빈이의 말을.. 잘못 들은 걸거야... 그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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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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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벨이 .. 울린건.. 새벽.. 한시가.. 넘어서였다..
엄마의 잠을.. 혹시라도 깨울까봐.. 거실에.. 불까지 끄고... 어둠속에 웅크린채.. 오도카니.. 앉아있던 나는...
전화벨이.. 두번도 울리기 전에.. 받아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 여보세요......"
"........................."
말없는... 전화...
".... 석원이니...?... 맞지...?.... 석원이지....."
".... 그래........."
일순.. 퍼지는.. 안도감...
그 안도감에.. 현기증이 인다..
다행이야..
이렇게.. 전화를 할 수 있다는 건.. 설사.. 그 일에.. 석원이가 끼어 있었다 해도..
잡힌건 아니라는 소리겠지...
".... 어디야.....?....."
"............................"
".... 말해.... 어디 있는거야....?...."
"....... 집에.. 가는 중이야..... "
가는 중..?...
가다 말고.. 차에서... 내려 .. 전화 하는 건가....?.....
".... .. 전화하는 곳이 어딘데...?..."
".... 편의점....."
".... 편의점...?... 내가.. 아르바이트 하던 근처 말이야....?...."
".... 그래.........."
".... 기다려... 꼼짝말고.. 거기서... 기다려...."
난 무언가 더.. 말을 하려는 것 같은 석원이의 말을.. 무시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무거나... 잡히는대로... 옷을 걸치고..
조용히.. 현관을 빠져나와.. 대문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화를 받았지만..
그리고.. 목소리를 들었지만...
널... 보기 전까진.. 안심이 안돼...
가서.. 널 봐야겠어..
네가.. 아무일이 없었다는걸... 내 눈으로.. 봐야겠어....
택시를 타고.. 편의점앞까지.. 갔다..
그 시간이... 너무 긴것 같아.. 초조하기만해.. 가는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새끼 손가락에.. 통증이 일어 내려다보니.. 잘못 뜯었는지... 금방.. 피가 맺힌다..
괜찮아..
이정돈.. 아픈것도 아닌데 뭐...
매일.. 다치기만 하는 석원이에 비하면... 이건.. 웃기는 일일 뿐인데.. 뭐...
조금씩... 두려움이.. 밀려왔다...
아까.. 처음의 충격이.. 가신 후.. 왔었던.. 그.. 두려움...
상상도 못할... 다른 이들의 세상에 대한.. 공포가... 다시.. 조금씩.. 밀려왔다...
겁내지 말자...
지금.. 필요한 건.. 겁이 아니야.... 석원이가..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거지...
급히.. 돈을 내고.. 뛰어간.. 편의점엔... 석원이가.. 없었다..
어디 간거야...?...
꼼짝 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어딜 가버린거야...?..
꼭... 경찰들이... 몰려와.. 잡아 갔을것만 같아.. 불안해진다..
거기서 안 잡혔으면.. 여기서 잡혀가지는 않았을거란 걸.. 아는데도.. 그 불안함은.. 사그라들지를 않아..
끝내..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이.. 바보같은.. 놈아.. 도대체.. 어딜 간거니...
그렇게.. 사람을 놀라게 했으면.. 이제.. 그만 둬야지.. 또.. 왜 사라진거야....
멍청히... 도로 앞.. 띄엄띄엄 지나다니는 차들을 보고 있는데..
내 왼쪽 어깨 위에... 무언가.. 올려지는게.. 느껴졌다...
석원이...?...
급히... 뒤를 돌려고 하는데.. 내 어깨를 받치고 있는 손 때문에.. 쉽지가 않다..
몇번..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그게 석원이라는 걸 확인은 했지만...
얼굴까지는 볼 수가 없어... 애가 더 타는데..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돌아보지.. 마......"
돌아보지... 마...
그 소리의.. 힘에.. 못이겨.. 가만히... 내 행동들을.. 멈추고.. 서버렸다..
뒤를.. 보지 말라니..
많이.. 다치기라도.. 한건가...
마음은.. 어서.. 보고 싶다고.. 요동을 치는데도..
볼 수가 없어서.. 가만히.. 고개를 숙여... 바닥만.. 보고 있는데..
어깨에 올려졌던 .. 석원이의 왼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나직히... 들리는.. 한 숨 소리.....
그렇게.. 뒤에서.... 내 어깨를.. 잡고.. 잠시 서 있기만 하는 석원이가....
무슨 말을 나에게 할까.. 생각하며...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가... 생각하며...
여전히.. 고개를 수그린채.. 바닥만 응시하는데..
숙인.. 내 뒷머리위로.. 무언가.. 닿았다....
뭐지...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아.. 석원이의.. 이마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석원인... 내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기댄채.. 그렇게.. 오래오래.. 서 있었다..
"... 잠시만.. 이러고 .. 있자...."
라는 말을 한뒤...
오랫동안.... 기대어 있는다...
석원이... 많이.. 힘든걸까...
혼자.. 지니고 있을.. 아픔이.. 나한테 전해져 오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떻게든... 위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득... 내.. 뒷머리가.. 따뜻해 지는 걸.. 느꼈다...
지금... 우는건가... 이 애.....
석원이가... 그렇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석원이가.. 지금... 울고 있는 건가....
지친듯한.. 석원일... 뒤에 두고... 난.. 많은 생각을 했다..
석원이가.. 왜.. 나에게.. 이런일을 말하려 하지 않았을까...
그럴.. 기회도.. 그럴.. 일들도.. 많았었는데.. 왜.. 하지 않았을까...
그건...
자신 또한.. 이런 일들을.. 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겠지...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된것이든... 지금은.. 원하지 않는 일이라... 그냥.. 잊고 싶었던 것일지도.. 몰라....
그래..
네가 원한다면... 난.. 모른척 할께...
네가.. 바라지 않는 일이라면... 난.. 이렇게 잠시... 널 보기만 할께...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널.. 지켜주려 하겠지만...
네가 말하지 않는 이상..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또 이런 일을.. 알려준다해도..
난.. 귀머거리가 되겠어...
언젠가... 네가... 스스로... 나한테... 말을 할때까지..
네가.. 원하게 될때까지....
내 머리에 ... 자신의 머리를 대고.. 쉬고 있는 듯한.. 석원일.. 뒤에.. 두고..
정말.. 많은 생각들을 했다...
석원이의... 문제와...
그리고,.. 나와 석원이가.. 겪어야.. 할...
알진 못해도...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그 어떤.. 일들에.. 대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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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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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됐어......"
얼마나 .. 시간이 지났을까...
내가 일하던 호프집과는.. 반대 방향에 있어...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이곳에.. 이러고 서 있으니..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떤 이는.. 혀까지 차며.. 지나가는게... 느껴져..
남들이 보기엔.. 우리가... 취한 줄 알겠다..
하는 생각을 하는데...
석원이가.. 됐다고 하며.. 고개를 들어.. 팔을.. 내린다...
천천히.. 몸을 돌려.. 석원이를.. 보니...
언제.. 모자를 썼는지... 검은 야구 모자 하나가... 머리위에.. 빠르게.. 올라가 있었고.. 역시.. 눈은.. 조금.. 반짝 거리고 있었다...
뭐... 뭐야...
왠.. 모자야...?...
내가 하도 빤히.. 쳐다보니까... 무안해 졌는지.... 그만 봐... 한다...
".... 잘 어울린다... 생각보다....."
웃으며... 말을 하니... 석원이가... 내 얼굴을... 살피듯.. 바라봤다...
".... 왜....?...."
".... 아까... 박도식 선배네랑... 같이 있었다며....?...."
그 선배들이랑.. 만나긴.. 했구나...
그들이... 먼저.. 석원일.. 데리고 나왔던 걸까...
아니면.. 모든 일이 끝난 후,... 겨우.. 피신 시킨 걸까...
".... 맞아.... 거기서.. 엄청난.. 소리를 들었지... 너.. 혼좀 나야돼...."
여전히... 무표정하게... 보고는 있지만.. 눈가에.. 긴장감이 어리는 걸... 알수 있었다...
".... 너.. 아까.. 문찬인가.. 하는.. 그 사람한테 간거라며....?...."
"........................."
".... 왜 그런델.. 또 갔니...?.. 상관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었잖아....."
그래...
앞으론.. 정말.. 너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될거야... 꼭...
".... 왜.. 간것 같은데....?...."
내가..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나왔나 보구나... 그래.. 어느 정도.. 짐작은.. 해...
그걸,. 알려줄,, 생각은.. 없지만...
넌... 그냥.. 지금까지의 모습대로... 날 대하면 되는거야...
".... 싸우러 갔겠지... 뭐.. 그게.. 네 일이잖아... 다친데 없어...?...."
내 연기가.. 그럴듯 했는지... 훗.. 하고 웃는다...
괜찮아... 하면서...
".... 선배들하고는.. 몇시에 만난거야....?..."
석원이가... 그.. 성인.. 나이트 클럽... 사건에 참여 했던 건지.. 알기 위해.. 머리를 굴리다가.. 저렇게 물었다..
"....... 왜...........?...."
"..... 아까... 정무래 라고 하는 그 선배가.. 너 찾으면.. 전화한다 그랬거든.. 근데... 지금까지 전화가 없어서.. 못 만난건줄 알았지...."
".... 글쎄... 8시.. 반쯤....?...."
눈이.. 저절로 감기려고 해... 힘을 힘껏 주었다...
역시.. 석원인... 그 일에.. 연관되어.. 있는 건가...
집에.. 가자.. 데려다 줄께... 하는 말을 들으며.. 먼저 가는 석원이의 뒤를.. 따르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부자연스럽다고 .. 해야 하나...
뭐가.. 그런지.. 얼른.. 알 수는 없었지만.. 평소.. 보아오던 뒷모습과.. 많이 틀리다는게... 느껴졌다..
빠르게.. 빈틈없이... 뒷모습을.. 훑어 보다가..
곧.. 내 눈은.. 한곳에.. 머물렀다..
석원이의.. 오른쪽.. 팔에...
아까..
등뒤에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릴때도.... 왼팔만... 사용했었다...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였겠지만...
지금.. 저렇게.. 부자연스럽게.. 오른팔을 축.. 늘어트린... 저 모습도.. 그럴 수 있는건가...?...
평소엔.. 늘..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 있던 팔이...
오늘은.. 꼭.. 자신의 팔이 아니라는 듯... 걷는데도.. 흔들림조차.. 없다....
사람의.. 반사 신경이라는 건...
걷는거에 따라.. 앞뒤로.. 팔이 흔들려야 하는건데...
그건.. 본능인데....
"..... 지석원... 멈춰 봐......"
내 말에.. 걸음을.. 멈춘.. 석원인... 천천히.. 몸을 돌렸다...
입을.. 꾹.. 다문.. 저 얼굴...
난... 매우 빠르게.. 석원이의 앞에 가.. 섰다...
그리고... 오른팔을.. 가만히.. 들여다 봤다...
분명... 어디서.. 겉옷만.. 주워 입고 왔나보다..
겉에.. 이상스레 걸쳐져 있는 옷만.. 깨끗했고... 속에 있는 옷들은.. 뭔가.. 사연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손목 쪽에.. 남아 있는.. 갈색의.. 흔적들...
저건... 피가.. 굳었을 때.. 띄는.. 색과.. 똑같은 거다...
".... 다친데... 없다며....?...."
"........................"
".... 팔.. 빼봐......"
"........................"
".... 날.. 화나게 할 생각이야...?.. 싸운거 이미 알고 있잖아.. 상처만 볼테니까.. 빨리 빼봐...."
그제서야.. 석원인.. 한숨을 쉬고는.. 느리게.. 겉 옷에서 팔을 뺐다...
석원의.. 긴 옷소매는... 안쪽부분이.. 옷핀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찢어졌었군... 그걸.. 저렇게.. 엉성하게.. 엮어 놓은 거야...
떨리는 손으로.. 옷핀을.. 빼고.. 찢어진 ... 소매를 걷어 올리다가.. 눈을 감았다...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이런 상처가.. 생긴건가...
무언가..
아주 날카로운 것들에... 찍힌 것처럼.. 살점이 군데군데.. 파헤쳐 지고...
또.. 그어져 있어... 피가 이미 멈췄다 해도..
그냥 놔둬선.. 안 될것 처럼.. 보였다..
그래.. 이제서야.. 확신이 드는군...
넌.. 그 자리에 있었구나..
이건.. 뭘까...
영화에서 처럼... 누가.. 병이라도 깨서.. 찌른거니...
많은 생각이 교차 하면서.. 다시.. 눈이 아려왔다..
울어선.. 안되는데.. 하는 내 생각과는 .. 다르게.. 다시.. 눈물이.. 흘러나온다..
평소.. 잘 울지 않는 내가...
석원이를 만난 후로.. 너무.. 자주 우는 애로.. 바뀌어 버린 듯 하다...
"..... 울지 마......."
석원인... 자신의 팔이..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바보같으니라구...
많이.. 아플거면서...
정말.. 많이 아플거면서...
".... 어떻게... 싸웠길래... 이렇게 된거야..... 너... 정말... 그 사람들... 하고........ 정리.. 해야겠다..."
나 또한.. 담담한 척.. 억지로.. 말을 꺼냈지만...
이번엔.. 성공하지 못했다...
그냥.. 석원이의.. 팔을 잡고... 계속.. 울기만 했다..
바보 같은 놈...
바보.. 같은.. 놈... 이라고.. 되뇌이면서...
.
.
.
#98
.
.
병원엘.. 갈 수가.. 없겠구나...
우선.. 보호자도 없고.. 학생들 뿐인데.. 이 상태로 병원엘 가면.. 학교에 연락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 시절에..
부모님의 동행없이.. 혼자 무언가를.. 특히.. 감기외의 병으로.. 병원에 간다든가 하는 일을.. 처리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으니..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면.. 왠지.. 경찰들이.. 들이 닥치는게 아닐까.. 하는 얼토당토 않는 생각까지 든다..
그거야 말로.. 아닐텐데도.. 우선 잘못 한게.. 있으니..
뭐든 것에.. 신경이 쓰일 뿐이다..
".... 곧.. 나아.. 신경 꺼....."
참.. 대단하다... 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곧.. 나아지긴 하겠지.. 분명.. 죽지는 않을테니..
새살이 돋을 테고.. 고통도 없어 지겠지...
".... 그럴까...?.. 신경 끄고.. 며칠.. 기다려 볼까....?...."
울던 와중에도.. 어이가 없어.. 쳐다봤다...
내 말이.. 상당히.. 비꼬는 걸로 들렸는지.. 눈썹을 찌푸린다..
".... 하나만 물어보자... 지금... 아프니...?... 그렇긴 해....?...."
더더욱.. 찌푸려지는.. 얼굴....
".... 아파.........."
흠...
갑자기... 궁금해진다..
팔이.. 이 모양이 되었을 때... 신음소리가.. 저 입에서 나왔을 것인가...?...
고통에.. 잠시라도.. 몸이.. 경직 되긴 했었을까....?....
도대체.. 무슨 생활을.. 해 왔길래...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생활 태도에.. 익숙해 진걸까..
"....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석원인... 날 보더니.. 뭔데...?... 한다....
".... 지금... 힘들지....?...."
"............................."
".... 지금까지처럼... 너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는 거.. 반대하지 않을거야.. 물어보지도 않을께... 정말.. 알고 싶은건.. 많지만.. 그냥.. 참을께....."
"............................."
".... 대신.. 힘든건.. 참지 마... 아까처럼.. 그렇게.. 짧게라도.. 내가.. 네가 힘들다는 걸.. 알수 있도록 해줘.."
"............................."
".... 나.. 힘들고 아프고.. 괴로울 때.. 네가 모른다면.. 넌... 많이 화가 날거야... "
"............................."
".... 나도.. 그래.. 다른 건.. 다 몰라도 되지만... 네가.. 힘들때 정도는.. 내가.. 알 수 있었으면 해...."
"............................."
".... 그럴 수.. 있지....?...."
석원인.. 한참.. 내 말을 .. 묵묵히 듣고 있더니.. 또.. 내 말을.. 되씹어 .. 생각하는 것 같더니...
날... 보고는.. 씩.. 웃는다...
".... 무슨.. 말이 그렇게.. 기냐...?... 널.. 무시 하지 말라는.. 소리 아냐....."
엄마.. 닭 이라니까... 이렇게 중얼 대며.. 앞에 보도 블럭 튀어나온 곳을.. 발로.. 툭툭 찬다..
음...
그렇게.. 함축이 되어 버리나...?...
제길...
좀.. 멋있게 말하려고 했더니.. 파장을 내어 버리는 군...
게다가.. 엄마 닭이 뭐냐..?.. 좀.. 괜찮은 비유를 해주면.. 입에.. 털나니...?...
".... 그래.. 그 말이네.. 생각해보니....."
나도.. 씩.. 웃으며.. 석원일 봤다..
".... 그 정도 알고 있으면.. 됐다.. 앞으로도.. 아까처럼.. 날 배려해 줄수 있겠네...."
그래...
다른 건 몰라도..
네가.. 나 모르게.. 아파하거나.. 힘들어 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럼으로써.. 옆에 있으려 하는.. 날.. 배려 해 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석원인..
다시.. 이마를.. 잠시 찌푸리더니.. 가자.. 하면서.. 또.. 걷기 시작했다..
그런.. 석원이의 뒷모습을 보다가.. 잠깐만... 하고 불러 세웠다..
".... 미안해요.. 언니.. 급해서 그런거에요...."
".... 다친게.. 누구라는 거야..?.. 넌.. 아니란 소리지...?...."
잠에서 깬.. 민지 언니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 네.. 전 아니에요... 친구인데.. 지금 부모님이.. 해외에 가 계셔서.. 우리 끼리 병원엘 가자니.. 좀 걸리고.. 놔 두자니.. 꽤.. 심한 상처고 해서 그래요...."
민지 언니는...
남학생들 끼리 싸운거면.. 많이 다쳤겠네... 하면서.. 잠시 생각하는 것 같더니..
친한 친구야...?... 한다...
".... 네... 많이.. 걱정되는 ... 친구에요...."
".... 그래라.. 그럼.. 사실.. 남학생들.. 패 싸움에 네가 끼는거.. 마음에 안 들지만... 남자 친구도.. 친구는 친구니까.. 도와줘야지...."
민지 언니는.. 역시 평소의 성격대로.. 시원시원 대답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를 내려 놓으며 보니... 석원이가... 정말..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담배를 피고 있다..
저 정도.. 상처로는.. 병원에 갈 필요성을 .. 못 느끼는 걸까...?..
문득...
석원이의 가슴에 있던.. 대각선으로.. 길게 난.. 커다란.. 흉터가 생각났다..
화상이나.. 단순 찰과상 정도의 .. 흉터가 아니라.. 매우.. 날카로운.. 무언가에.. 찔리고 베인 듯..
붉은.. 새 살이.. 흉하게.. 돋아 있던.. 그.. 상처...
".... 석원아... 나.. 하나만 물어볼께......"
".... 너... 오늘.. 말.. 많다......"
언제는.. 말 없었나......
".... 가슴에 상처 난거.. 언제 난거야....?....."
갖다 대고.. 무엇에.. 어떻게.. 어떤 식으로.. 또.. 누구에게.. 무슨 일을 하다.. 난 상처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대답 안할게 뻔해서.. 저렇게만.. 말했다...
사실.. 뭐.. 심하게 놀다.. 다친 것일 수도 있으니까...
".... 말하고... 싶지.. 않아....."
왜.. 안그렇겠니...?...
이로써.. 너의 상처는.. 일반적인 일이.. 아니라는 소리가 되는거네..
지금의.. 상처보다.. 더.. 깊었을.. 더 심했을.. 가슴의 상처를 생각하며.. 이번보다.. 더욱.. 엄청난 일에서.. 생긴 상처면.. 어쩌나.. 싶었다...
그럴... 가능성이야... 큰걸테니...
".... 낫에.. 찔린거야... 싸우다가... 저번 학교에서... 짤린게.. 그 싸움때문이었고....."
혼자.. 말하고 싶은 건 뭐야..?.. 하며.. 궁시렁 대고 있는데.. 저렇게.. 말한다..
낫..?..
낫 놓고.. ㄱ 자도 모른다에.. 그.. 낫...?...
그럼... 그.. 조직인지.. 뭔지의.. 일로.. 싸우다 찔린건가...?...
아무리... 낫들고.. 설치는.. 학생들이.. 어디있어...?...
내가.. 벙쪄서.. 쳐다보니.. 석원이도.. 날.. 매우.. 심각한 얼굴로.. 쳐다본다...
".... 그러니까.. 말 하기.. 싫다고 했잖아......."
".... 1년된 상처네... 얼마 안된... 초보.. 흉터라는 거네....."
무슨.. 헛소리 인지....
혼자..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가 하자.. 석원이가.. 정말.. 말 잘못 했다고 느꼈는지.. 나를.. 빤히 본다..
얼른.. 머리속을 정리하고.. 다시 말했다...
".... 농고 애들하고 싸웠냐...?... 낫들고.. 싸우게...?..."
".... 훗.... 그럼.. 공고나.... 상고애들은..... 뭘.. 들고 싸우는데...?..."
음..
그렇게.. 물으면.. 나도.. 모르지..
난.. 안싸워 봤단 말이다...
".... 그거야... 네가 더 잘 알텐데...... 넌.. 전문인이잖아......"
내 말이.. 상당히 웃겼는지... 훗... 하고 웃는다...
".... 전문인은... 따로 .. 있지....."
석원이가... 전문인은.. 따로 있다라고.. 말한게... 무슨 뜻일까... 싶어...
전문인... 하고.. 옹알대며.. 보는데... 갑자기.. 얼굴이 굳어서.. 나도.. 입을 멈췄다..
석원이가 말한.. 전문인은... 조폭을 말함이었을까...?...
그래서..
그 말과 함께.. 오늘의 일이.. 떠올라서.. 저렇게 얼굴을 굳히는 걸까...
그럴거다..
잠시.. 밝아 지는 듯 하던.. 석원이의 얼굴이.. 다시 굳어버려.. 또.. 속이 쓰리다..
언제쯤...
항상... 웃고 있는.. 석원일.. 볼 수 있을까...
.
.
.
#99
.
.
민지 언니가.. 빨간.. 차를 끌고 와서.. 나와 석원일 태운 뒤.. 달려간 곳은...
무슨.. 대학 병원 이었고...
그 곳에서도.. 아무런.. 수속같은 것 없이... 그냥.. 무댓보로.. 어떤..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 형... 오랜만이야......"
형...
이 .. 얼마나.. 정감어린.. 말이냐..
어찌나.. 편한 호칭이던지... [ 오빠 혹은.. 선배 ] 라고 하는 말보다.. 백배는.. 더 마음에 들어..
대학시절... 입버릇처럼.. 불러 제끼던.. 말이 아니었던가...
사실... 형이라는 건... 나보다.. 1년이라도 먼저 태어난.. 이에게 붙여 주는.. 한문용어이니...
별로.. 안친하고 싶은...
그러나.. 친해져야만 했었던.. 같은 과나.. 동아리 남자 선배들을.. 부르는 데도.. 적격이었다..
".... 그렇다고... 이리로 오냐...?.. 내 방도 아닌데...."
민지 언니가.. 형이라고 불렀던.. 그.. 자~~알 생긴.. 레지던트는.. 조금.. 난처한듯.. 말한다..
".... 의료 보험증 없어..?.. 돈 얼마 안드는데... 그냥 응급실에서 치료 받고 가지...?..."
".... 남자애들끼리 싸우다 다친건데... 내가 부모도 아니고.. 뭐라고 설명하냐..?.. 학교 선생님이라도 데려오라고 하면 어떻게 해...?...게다가.. 나 아직... 생일 안지났어... "
맞다..
언니.. 아직.. 대학 1학년이니.. 성인이라고 할 수도.. 없네...
".... 학교에까진.. 연락 안해...."
".... 혹시.. 의심스러워서.. 그러지....."
".... 뭐가.. 의심스러워....?..."
".... 어쨌든.. 패싸움이었는데... 큰거잖어...?... 맘 놓고 있다가.. 잘못해서.. 학교나 경찰에게라도 연락하는.. 얼빵한 일이 터지면 어쩌냐..?.. 사실.. 나도.. 겁나니까.. 형한테 온거지...."
음...
언니도.. 겁났었구나..
사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누구 한사람.. 말 해 준이 없다..
우리가.. 괜한 일로 소동을 버리는 건지도 모르지만..
영화 보면 많이 나오지 않는가...?...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냅다.. 경찰에.. 꼰지르는 의사.. 그리고.. 몰려오는.. 경찰들...
외국 영화 이긴.. 하지만...
그런 일이.. 왜 생기겠니..?.. 하는 표정으로... 우릴 쳐다보며.. 우선 상처나 보자.. 라고 말하길래..
귀찮아 하는..
사실은.. 아까부터.. 민지언니와.. 이 자~~알 생긴.. 레지던트가.. 싸우기 시작하자 마자.. 나가려고 하던..
석원이를.. 끌어내어.. 옷을 조심스럽게.. 걷어냈다..
".... 응급실에 .. 얼마나 많은 환자가 넘쳐나는데.. 무슨.. 시간이 남아돈다고.. 경찰한테.. 연락... 헉...."
계속.. 궁시렁 대며.. 석원이의 팔로... 시선을 옮기던.. 그 레지던트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말을.. 멈췄다...
".... 이... 이렇다니까... 그러니까.. 형이.. 직접 해야지.... 하하;;;;...."
상당히.. 놀랐다는 표정이면서도...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태연히..
웃으며.. 말하는 민지언니의.. 노력이.. 눈물겹다...
".... 아무래도... 다른 곳에도... 상처가.. 있을것 같은데...?..."
그.. 레지던트 아저씨가 석원이의.. 팔을 소독하고.. 몇군데.. 꿰매야 겠다고.. 중얼 대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럴수도 있지..
저런 심한 상처가.. 팔에 생겼다면.. 다른 곳에도.. 또 다른 상처가.. 있을 수 있는거지...
".... 그래도.. 팔뚝 부분이니까.. 꿰매기만 해도 되는거지만. 핏줄이나.. 신경까지 건드렸으면.. 내가 혼자서.. 치료 못해.. 수술 해야 하는 거니까...."
매우.. 심각하게.. 쳐다보는.. 나와 민지 언니에게.. 말을 하고는...
잠시.. 저기.. 누워보라며.. 옆에 있는.. 침대를 가리켰다..
".... 치프한테 걸리면... 아작.. 나는데.... 마취제 비는 건... 또 뭐라고.. 둘러대나....."
레지던트 아저씨... 이마에 땀을 흘리며.. 커텐을 치고.. 침대 안으로 들어가더니.. 곧..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낸다...
".... 사실대로.. 말해.. 저게.. 정말로.. 학생사이에서 있던 싸움으로.. 생긴 상처야...?..."
민지 언니가.. 날 밖으로 끌어내고는.. 무서운 표정으로.. 물었다..
".... 모.. 몰라요......."
".... 몰라...?.. 아까는.. 그렇게 말 .. 안했잖아....."
".... 그냥... 저 애가 말한대로.. 믿은 거에요.. 나도... 거짓말을 한거래도.. 쟤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걸거라고.. 생각하거든요....."
".... 사정은.. 충분히... 있어 뵈고도.. 남는다.... "
민지 언니는... 날 앞에 두고.. 무언가.. 고민에 빠진 듯 했다..
설마.. 오빠한테.. 말 할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 너.... 저 애를.. 왜.. 돕는거야....?...."
".... 친구니까요.. 그리고.. 절대로... 저런 상처를.. 낼 싸움을 아무 이유없이 할 애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
".... 언니가.. 오빠를.. 믿는 것처럼.. 나도.. 쟤를 믿어요... 물론.. 맹목적인 건 아니에요.. 어떤 애 인지 알고 있어서.. 믿는 거에요...."
".... 그래....?... 흠... 네가.. 그렇게 말 하는 걸 보니.. 일단은... 안심이다.. 네가.. 철부지 어린 생각에.. 무조건.. 아무 일에나 껴드는 건.. 아니라는거.. 알겠다...."
".... 오빠한테... 말 할건가요...?..."
".... 응..?... 왜...?.. 왜.. 그런 생각을 해...?...."
".... 좀 전에.. 그럴까 말까.. 고민 한거.. 아니에요....?...."
".... 그러기도 했었지.. 하지만.. 네 말을 듣고.. 내가 알았다고 했잖아... 그건.. 나도.. 널.. 믿는다는 소리고.. 쓸데없이.. 너와의 일을.. 세헌이한테.. 말 할 필요는 없는거지.. 안 그래...?..."
역시..
멋진.. 언니...
속으로 감탄하며.. 생글생글.. 웃고 있는데... 사무실 문이.. 열리고.. 그.. 레지던트 아저씨가.. 나왔다..
".... 어디.. 다른데.. 상처 있었어요...?...."
나오자 마자.. 턱을 들이대고 물었더니.. 매우.. 당황스러워 한다...
".... 대단하진 않았어.. 타박상 몇군데 정도... 정강이 쪽에.. 좀.. 심한게 있긴 했지만.. 뭐.. 몇일 지나면 나을거고... 그런데... 무슨 싸움을 했길래.. 병에 찔린거야...?...."
역시.. 그랬구나..
병이었군...
".... 어쩌다 보니까.. 병이 깨진거고..... 그러다가.. 다친거겠지... 아무리.. 진짜 찌르기야 했겠어...?..."
내 대신.. 대충 대답을 해주는... 민지언니를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석원인.. 주섬주섬... 상의를.. 걸치고 있다가.. 날 보더니... 또.. 눈썹을.. 찌푸린다..
많이.. 아프게 치료했나...?...
잠시.. 보고만 있는데.. 아픈.. 오른 팔을.. 마구 휘두르며.. 옷을 입어... 깜짝 놀랬다..
"... 야야..!!... 너 어떻게 그렇게.. 옷을 입어..?.. 팔.. 괜찮아...?..."
"... 마취 .. 했잖아......"
아..
그렇겠군..
마취도 했겠군...
심드렁하게.. 옷을 다 걸친.. 석원이를.. 끌고 밖으로 나오니.. 레지던트 아저씨는.. 안보이고.. 민지언니만..
어색하게.. 웃으며.. 우릴 본다...
".... 밥은.. 먹었니....?...."
"........ 아뇨........."
지금보니.. 석원인... 뻔뻔함도.. 있었다....
이 밤에.. 달려와 준 사람한테..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마치.. 밥 사달란 듯이.. 저렇게.. 바로 대답하다니...
민지 언니는.. 성격.. 좋네... 하며... 씩.. 웃고는..
아는 집 있어.. 가자.. 하면서.. 앞장섰다...
저게.. 성격이 좋은거냐...?... 개차반이지...
[ 원조.. 박할머니.. 감자탕....]...
흠...
민지 언니는... 주인 할머니에게.. 나 왔어요.. 동생들 데리고.. 하면서.. 마치.. 손녀같이.. 인사한다..
그리고는...
소주를 먼저.. 시키더니..
석원이에게.. 한잔.. 그득.. 따라 줬다...
"....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이 술 마시고.. 그 일.. 잊어버려라.... 대신.. 한잔만 먹는거야..?.. 상처 덧나면 안되니까.... "
그리고는.. 석원일 부추겨.. 같이... 쭈욱.. 들이켰다...
이 언니가.. 1학기 소풍 전날 밤.. 차를 가지고.. 왔다갔다 하며.. 오빠와 헤어지기 싫다고.. 코맹맹이 소리로 말하던..
그 쌩쑈를.. 하던.. 언니가.. 정녕코.. 맞단 말인가...
적응.... 진짜.. 안된다....
"..... 언니... 고기도 먹으면.. 안되잖아....."
"..... 소고기는.. 괜찮아......."
그런가...?...
의심쩍어서.. 진짜에요..?.. 하니까.. 그럴껄.. 하고.. 넘긴다..
뭐야..?.. 잘 모르면서... 못먹게 해야 하는거.. 아닌가...?...
".... 나중에.. 상처 다 낳으면... 세헌이하고 같이 보자... 넷이....."
말 하는 걸로 봐선.. 우리가 단순한 친구사이가 아니라는 걸.. 눈치 챈것 같다...
".... 오빠가.. 싫어 할텐데... 아니.. 집에.. 이를텐데....."
".... 무슨.. 그런 걱정을... 맡겨 둬.. 내가 알아서 할께...."
저.. 화통한 성격...
석원일 보니.. 씩 웃고는.. 민지 언니의 잔에.. 술을 따른다...
이 애가.. 나와.. 그리고.. 늘.. 착하기만 한.. 순진 덩어리.. 수정이 외에.. 저렇게.. 다른 여자에게.. 친절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 너.. 민지 언니.. 맘에 들어...?...."
".... 너희 형... 능력있다......."
음..
맘에 드나보군...
하긴.. 키는 좀 작아도.. 민지 언니.. 무지.. 이쁘긴 하지.. 성격도 좋고....
그나저나.. 형이라니...?...
이 애도.. 형이라는 호칭이.. 배우 광범위한.. 활용성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후.. 상처고 뭐고.. 소주를 마구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 둘을 보며..
실실거렸다..
당연히.. 난.. 안줄 생각들을 하며.. 자신들만 마시고 있는... 이 두사람을 보면서.. 조금씩..
얼굴이.. 굳어지긴 했지만....
.
.
.
#100
.
.
소주.. 딱.. 한 병만.. 마시고.. 그만 끝내자는 민지 언니의 말에 따라.. 묵묵히.. 밥만 먹었다..
사실.. 난.. 거의 안먹었다..
아까.. 너무 놀래 놔서 그런지.. 입맛이 없다...
밥 대신.. 석원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네가.. 어떤.. 애이든 간에... 어떤...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던 간에...
난... 내가 알고 있는.. 너만 생각할거야...
내가 알고 있는.. 넌...
상처가.. 많은 아이... 그래서.. 아픔이 많고... 번뇌가.. 많은 아이...
의외로... 마음이.. 여린 아이... 그걸.. 감추기 위해... 일부러.. 더.. 강한척... 하는... 아이...
뭐든.. 자신의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는.. 못말리는 고집이 있는 아이...
그래도...
가끔... 내게 찾아와... 작은 위로를.. 받아 갈 줄도.. 아는... 그런 아이....
그럼으로써.... 옆에 있고자 하는 날... 배려해주는... 그런 아이....
"....... 얼굴만 봐도.. 배 불러....?...."
민지 언니..!!..
언니도.. 울 오빠 한테 하는 거 보면.. 장난 아니던데.. ?...
차키를.. 감자탕 집 할머니가.. 뺏아 버리는 바람에.. 다들.. 택시를 잡아 탔다..
민지 언니는.. 집이 반대 방향이라.. 먼저 가고.. 나와 석원이가... 다음에 오는 차를.. 탔다..
".... 감자탕.. 안 먹어 봤냐...?...."
뭐래..?..
왠 뜬금없이...
내가 안먹은게.. 조금.. 아까운가..?.. 보기보다.. 공짜를 밝히는 .. 성격인지도 몰라...
".... 먹어 봤어.. 많이....."
".... 뭘로 만드는 건데....?...."
".... 감자하고..... 음.... 돼지.. 뼈.... 돼지.. 돼지...?...."
석원인.. 훗.. 하고 웃는다... 소 뼈 라고 생각했던 거.. 아니냐...?... 하며....
".... 민지 언니가 그런거지... 그 언니가.. 소고기라고 했잖아... "
".... 언제.. 감자탕에.. 소 들어간다고 했어....?..."
음...?...
뭐야...?...
그러니까.. 내가.. 상처엔 고기도 안좋잖아요... 하고 질문 한건데..
그 언닌.. 소고기는 괜찮아.. 라고.. 대답했었지...
흠...
소고기는 .. 괜찮아..
젠장... 감자탕에 소 들어간다는 말은.. 안했었군...
그냥.. 상처에.. 소고기는 괜찮다고 했을 뿐이지..
바보 보듯이.. 하는 석원이를.. 한참.. 째려보고 있자니.. 석원이의 집 앞에 다 왔다..
우리 집까지 가자고 하는 걸.. 상처.. 눌러버린다.. 하는.. 협박을 하며.. 겨우 내렸다...
"... 어딜 갔다 오는 거야..?.. 이 새끼야...!!..."
험악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고 보니..
정무래 선배다..
화 무지 났는지.. 얼굴이.. 푸르락 거리는데.. 열난 그 얼굴과 반대로.. 몸은..
꽤.. 차가워 보인다..
턱까지.. 덜덜 떨며.. 담배를 피고 있더니.. 넌.. 왜 왔어.. 하며.. 나한테 까지 화를 낸다..
석원이... 기다리고 있었나...?..
누가.. 기다리래...?.. 괜히.. 신경질 이야...
투덜 거리는... 정무래 선배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니..
도식 선배가.. 경비 아저씨와.. 매우.. 다정하게.. 정담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 젊은이가.. 뭘 좀.. 아는구만... 내 말이.. 그말 이라니까.. 요즘은.. 도통.. 어린 자식들이 말이야...."
더..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시는 듯 보이던.. 아저씨는.. 석원이를 보더니..
조금..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으신다..
[ 요즘은.. 도통.. 어린 자식들이 말이야....]....
저.. 말.. 석원이를 두고 한 말인가 보다... 흠...
".... 젠장... 얼어죽겠네......"
엘리베이터 앞에.. 존재감 없이 서있어서.. 날 놀라게 했던.. 빈이 까지 합쳐.. 다섯으로 불어버린... 인원들이..
서둘러.. 석원이의 집으로 들어갔다...
".... 잠깐 갔다온다 그러고 간 놈이... 이게.. 잠깐이야...?.. 선배를 개 똥 으로 알아...?.. 무슨 짓 하다 왔어...?... 어...?.. 열쇠나 주고 가든가....."
정 선배.. 불만이.. 많은가 보다.. 쯧쯧...
얼른.. 뜨거운 커피를.. 만들어 주고... 자리에 앉았다... 입.. 홀라당 데서.. 말.. 좀 줄어라.. 하는 심정으로 했다면.. 너무.. 나쁜 마음인가...?...
그리고.. 네 남자를.. 쭈욱.. 훑었다..
상황이 어쨌든.. 네명의.. 남자가.. 주위에 퍼져 앉아 있으니.. 기분은.. 삼삼하다..
그 중.. 곤충 한마리 빼면.. 다들.. 괜찮은.. 인간들 아닌가..
만족감에.. 미소를 지으며.. 우선.. 도식선배를 보니...
목 덜미가.. 붉으죽죽 한게.. 무언가에.. 강하게.. 쓸렸는지.. 살이 꽤 일어나 있고.. 피도 군데군데.. 맺혀있다..
정선배는... 오른 쪽.. 턱 밑이.. 새카맣게.. 변해 있었으며... 코밑에.. 갈색 흔적.. 아마.. 코피도 흘렸나보다..
웃겼다.. 조금...
빈이는.. 이마 한가운데가.. 살짝.. 찢어 진것 같고.. 손바닥에도.. 꽤.. 깊은 상처가.. 있어 보인다..
이 무슨.. 패잔병들 같은.. 쓸쓸한.. 모습들이냐...
성한 놈이.. 한 놈도 없네..
잠시..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데.. 갑자기.. 도식 선배가.. 빈이한테... 말한다..
애들 불러와.. 라고...
애들...?...
누구..?.. 누가.. 또 있었어...?...
아무말 없이.. 빈이가 나간 후.. 얼마나.. 흘렀을 까...
안 들어온다...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이야....?....
".... 이 자식들.. 또 싸우나...?....개놈의 자식들...."
정선배가.. 다시.. 뛰쳐 나갔다...
그리고.. 한.. 20분 쯤 후에... 자신이 말한.. 그.. 개놈의 자식들을.. 우루루.. 몰고 나타났다..
나타난 개떼들을 보니.. 아까 석원이를 찾으러 간다던.. 3학년 선배들과..
2학년 애들..
그 사이에서.. 백만 볼트의.. 짜릿함을.. 과시하며.. 노려보고 있는.. 최경묵과.. 빈이..
쟤들.. 언제 저렇게.. 돈독한 사이가 되었을 까...?...
".... 늬들은.. 이 따위 자식들.. 기합넣는 다더니.. 이 두새끼.. 싸우는 것도 못 때려 잡냐...?..."
말을 들어보니.. 3학년 선배들이.. 2학년 애들을.. 어디서 잡다 왔나 보다..
지 동생 건드리면.. 길길이 날뛰는게.. 말은 꼭.. 저렇게 해...
하는 소리가.. 3학년들 사이에서.. 들려왔다...
정선배가.. 동생을 참.. 안어울리게.. 챙기나 보다...
".... 그만들 하고.. 앉아......."
도식 선배가.. 말 하자.. 주위가.. 꼭.. 절간 같이 변한다...
난.. 도식선배 보다.. 이들이 더 무섭다..
도대체.. 어떤 생각들을 품고 있길래.. 부모한테도 안해봤을.. 저따위.. 충성을.. 하는 거냐...
자리에 앉는.. 최경묵을 살피니.. 분명.. 저 놈도.. 그 성인 나이트에 끼여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건.. 어디라고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록.. 성한데가 없어 뵌다..
다행히.. 피 본것 같진 않지만.. 두들겨 맞기는.. 굉장히.. 두들겨 맞았나 보다.. 쯧쯧...
그.. 인간들과.. 내가 함께.. 앉아 있는게.. 무척.. 불편 했는지.. 석원이가.. 가자... 한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서다가.. 최경묵을 봤다..
오매~~ 불쌍한 거..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다니...
".... 너.. 아파보이는데... 그만.. 자세 풀어라... 그리고.. 앞으로 석원이하고 싸움같은 거 하지 말고.. 내년엔.. 너도.. 대학 가야 하잖아......"
잠시.. 분위기 파악이.. 안되었다..
왜 그러지...?... 왜 이렇게.. 싸아~~ 한거야...?..
모두들.. 벙쪄서.. 쳐다보는 걸 바라보다가.. 아.. 저런 자세는.. 짱만이 풀어 줄 수 있는 자세인가.. 싶어..
얼른.. 현관쪽으로.. 나왔다...
석원이에게.. 내일 올테니까.. 빨리 자.. 하다가.. 저 뒤에.. 웅성거리고 있는.. 정녕.. 학생같아 보이지 않는.. 저 인간들도..
같은 학교라는 게 떠올라... 낭랑히.. 외쳤다...
".... 내일.. 다들 학교 가야 하는 거 알죠...?.. 깨우러 올테니까.. 쓸데없이.. 도망 같은 거 가지 말아요.. 특히.. 정선배.. 알았죠...?...."
하하;;;;....
또.. 말을 .. 잘못했나 보다...
".... 아무리 봐도.. 쟤가.. 짱이야....."
정선배의 말을.. 귀 뒤로.. 흘리며.. 따라 나온다는.. 석원일.. 힘차게.. 밀치고.. 문을 닫았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찬 기운이 일어.. 조금 정신이 든다...
그리고..
애써.. 기억 하지 않으려 했던.. 불과.. 몇시간전의.. 일들도.. 떠올랐다..
석원이...
석원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이제.. 끝난건가...?...
거기선.. 도망 쳤어도.. 다시 잡힐.. 가능성 같은 건.. 없는건가..,
내가.. 뭘 해야 하지...?...
뭘.. 해줘야.. 괜찮아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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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a magic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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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다발
<불유체> *한여름밤의 꿈* 91~10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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