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미국대학 입시 컨설팅을 20년째 하면서 학생 10명에 3-4명은 UC 계열 특히 UC 버클리를 지원 대학 리스트에 넣는 것을 본다.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UC 버클리는 '명문 대학'으로 깊이 인식돼 있다. 뿐만 아니라 UC 계열 9개 캠퍼스가 모두 가고 싶은 대학 리스트에 들어 있다.
■ UC 버클리 등 UC 계열 대학들은 정말 좋은 대학일까?
2023년 유에스 뉴스 대학 랭킹에서 UC 버클리와 UCLA는 공동 20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타바바라는 32위, 어바인은 34위, 샌디애고는 34위 데이비스는 38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 대학에서 UC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학들에 결정적인 단점이 있는데 학부모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 UC 계열의 단점 중 가장 큰 것은 학생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학교 규모가 너무 크다. 이는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이 낮아지는 것을 초래한다. 학생들이 이름 값에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UC 버클리 학부 학생수가 3만2143명이고, UCLA가 3만2143명이다. 산타바바라는 2만 3091명, 어버인 2만9449명, 샌디애고 3만3243명이다. 반면 하버드는 7153명, MIT는 4638명, 앰허스트는 1971명, 윌리엄스는 2166명이다. 하버드는 중형 대학, 윌리엄스는 소형대학, UC 계열 대학들은 한마디로 대형 대학이다.
이에 따라 UC 계열 대학들은 강의실 당 학생 수가 몇 백 명이다. 이렇게 대형 강의실에서 4년 간 교육을 받는 학생들과 교수 1명이 10명 내외를 가르치는 소형 대학들과 비교하면 대형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것은 분명하다. 이런 대형 강의실에서 학생이 교수에게 강의 시간에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학생이 담당 교수를 개인적으로 만나 전공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진로 문제를 상의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작은 대학들은 1주일에 정해진 Office Hour 시간에 가서 교수와 진지하게 상담을 할 수 있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가서 질문을 할 수 있다. 교수가 학생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결석을 하면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대학원 진학을 하거나 편입 또는 취업을 하기 위해 교수 추천서가 필요한 경우 UC 계열 대학에서는 이를 받기가 쉽지 않다. 교수가 학생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대학들의 경우 아주 깊이 있게 추천서를 써 줄 수 있다. 4년 동안 교수를 한번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 가운데 이렇게 대형 대학에서 '익명'을 즐기는 학생들도 있지만, 작은 클래스 강의실에서 밀도 있게 교수,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심도 있는 교육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도 있다. 특히 언어 능력이 부족하고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훈련을 받지 않는 한국 학생들의 경우 대형 대학들보다는 중소형 사립대학에서 대학 학부 4년을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명성'과 '대학 순위'에 너무 깊이 빠져 있어 중소형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형 대학인 아이비리그 대학이 좋은 줄은 알지만 극소수 한국 학생들만 입학이 가능하니 일반 학생들은 그저 꿈만 꿀 뿐이다. 대안은 2nd Tier인 명문 사립대학 혹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이 2그룹 연구중심 또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치명적 약점은 한국인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다.
■ UC 계열 대학들의 학비와 학기제는 어떤가?
UC 계열 대학은 UC 로스앤젤레스, UC 버클리, UC 산타바바라, UC 샌디에이고, UC 데이비스, UC 어바인, UC 리버사이드, UC 산타크루즈 및 UC 머세드 등 총 9개의 캠퍼스로 구성돼 있다.
이른바 Semester로 운영되는 UC 버클리 대학과 UC 머세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UC 학교들은 각 10주씩 4개의 분기(quarter)제로 운영된다. 쿼터(4분기) 학기제는 Semester(2학기제) 수업 진행과 비교했을 때 수업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 예습 복습을 잘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벅찬 속도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비는 주 거주 학생의 경우 1만 3000달러이다. 그러나 주외 거주 학생이나 유학생들은 UC 버클리의 경우 4만3830달러, UCLA의 경우 4만4830달러로 각 UC 캠퍼스가 비슷하다. 여기에 UC 버클리 기숙사비는 2만 1164달러, UCLA 기숙사비는 1만7231달러다. 대체적으로 기숙사비는 1만 7천달러 내외다. 여기에 학생 용돈 등 부가적인 비용을 더하면 대체적으로 8만달러, 약 1억원이 들어간다. 따라서 한국인 중산층 가정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UC 계열 대학에 보낸다는 것은 부모의 노후가 위협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사립대학에서 4-6만달러의 Financial aid를 받아서 대학에 보내는 것과 비교할 때 UC 계열이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NYU가 학비 5만8168달러, 기숙사비가 2만 272달러가 들어간다. 외형적으로는 UC 버클리가 더 저렴한 것처럼 보이지만 NYU에서 재정보조로 5만달러의 장학금을 받았을 경우 학비와 기숙사비로 2만 8440달러밖에 안 들어 간다. 그러나 UC 버클리는 6만5144달러를 내야 한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사립대학에서 Financial aid를 받아가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
■ UC 계열 대학들, 합격이 어려운가?
일부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하고도 UC 계열 대학에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보고 UC 계열 대학, 특히 UC 버클리나 UCLA가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들어가기 어렵다거나 아이비리그보다 더 좋은 대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UC 계열 대학에는 지원자가 많기 때문이다.
2021년 UC 버클리 지원 학생은 11만 2846명이고 이 가운데 합격자는 1만 6410명이었다. UCLA 지원자 수는 13만9490명이었고, 합격자수는 1만5028명이었다. 지원자 풀이 아이비리그 대학과 비교할 수 없이 많다. 아이비리그에 합격하고도 UC에 떨어지는 일은 이렇게 지원자 풀이 큰 데서 발생하는 왜곡이다.
UC 계열 대학들은 SAT, ACT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원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 수의 증가에 따른 합격률 저하도 있지만 한국 학생들의 입학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아시안 학생들의 입학율을 낮추고 흑인과 라틴계의 입학율을 올리고자 하는 대학들의 정책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관과해서는 안 된다.
■ 캠퍼스 별 장단점
이 부분은 미주 중앙일보가 잘 소개해 놓은 부분이 있어서 가감없이 그냥 옮긴다. 필자인 세라 박 A1 칼리지프렙 대표에게 양해를 구한다.
UC 버클리는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설립된 UC 학교로 16.3%의 합격률, 미국 종합대학 중 22위, 공립학교들 중 2위로 실리콘벨리, 센프란시스코와 매우 가까운 위치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취업 기회에 매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버클리는 전국 모든 학교 중에서 경영학 3위, 공학 2위, 컴퓨터 과학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학생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공계 박사 중 42%에서 48%가 우울증(science.org)을 앓고 있다고 한다. 최근 UCLA와 비교해 봐도 학업 정책, 학생 성과, 문화 변화 등의 이유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과 성적이 감소하는 현상(dailycal.org)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UCLA는 미국 종합 대학 중 20위, 공립학교 중 1위로 가장 높은 지원율과 12.3%의 가장 낮은 합격율을 보이고 있다. UCLA는 학생 생활, 위치, 프로그램, 스포츠팀, 음식 등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좋은 환경이 제공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공학, 간호 및 영화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단점도 있다.
UC 산타바바라는 합격률이 29.6%로 종합 대학 중 28위, 전국 공립학교 중 5위를 차지했다. 해변에 위치해 있고 우수한 과학 프로그램, 특히 물리학 및 컴퓨터 과학 프로그램이 있으며, 공학 대학과 창의 연구 대학이 있다. 학생들은 학업과 재미있는생활의 균형이 정말 훌륭하며 다른 UC 학교에 비해 편안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파티 스쿨”로 간주되어 공부하는 것은 산만할 수도 있다고 한다.
UC 샌디에이고는 31.5%의 합격률, 종합대학 중 34위, 공립학교 중 8위를 차지했다. UCSD의 일부 프로에는 훌륭한 교수진과 프로그램 및 뛰어난 위치로 학생 만족도가 매우 높다. UCSD의 모든 전공과 프로그램은 특히 과학 기반 프로그램 바이오메디컬 부문 8위, 모바일/웹 애플리케이션 부문 7위, 바이오 컴퓨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단점으로는 캠퍼스에는 그렇게 큰 사교가 없기 때문에 “UC Social Dead”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사회생활과 학업 간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학부모들에게 드리는 제언
UC 계열 대학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봤다. 비록 제한된 정보이기는 하지만 일반 학부모들이 UC 계열 대학에 대해 새롭게 아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UC 계열 대학의 경우 대학을 '이름값, 명성'으로 고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태반이다. 이 대학들의 장점을 보고 고르는 것이 아니다. 큰 대학에서 공부하겠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만 명성과 랭킹만으로 이 대학을 선택했을 경우 입학 후 후회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연봉 2억원 미만, 자녀의 교육비가 따로 준비되지 않은 가정에서 UC 대학들에 자녀를 입학시켰을 경우 노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야 한다.
세상은 아는만큼 보인다. 교육의 질도 좋고, 부모의 노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명문 대학들을 좀 더 생각해 보길 권한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출처: 미래교육연구소 블로그 http://blog.naver.com/josephlee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