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계속 들어오기는 했는데 이렇게 글 남기는 것은 오랜만이네요.
아날로그 디바이스라고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아일랜드가 본사가 되어버린 반도체 소자를 생산하는 기업의 아시아 태평양 영업권을 따낸 한국 회사가 최종 고객사인 Distributor Agreement를 번역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상에
Distributor is an independent contractor and is not an agent of AD International, it being expressly agreed that the only relationship created by this Agreement is that of vendor and vendee. 이러한 조항이 떡하니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고객사에서는 DIstributor를 "대리점"으로 번역해 달라는 요청을 해온 모양입니다.
에이전시에 distributor를 문서의 내용이나 계약의 성격에 따라 "대리점", "유통업체", "배급사" 등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이 계약서 상에서 "대리점"으로 번역하는 것은 명백한 오역이라 생각한다고 제 생각을 전달해 놓은 상태입니다.
또 다른 애로사항은 이 계약서가 유럽식 영어로 쓰여졌거나 타 유럽언어로 작성된 후 번역된 것 같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Line Down Situation과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이 튀어 나오고,
Analog Devices will not accept debits for unauthorized freight.
Debits taken for unauthorized freight will be billed back.
이런 식의 문장이 계속되네요.
고민 고민 끝에 Line Down Situation은 전 항에 It is expected that corporate locations, expediting on behalf of their branches, clearly communicate accurate and timely information about order status in order to minimize redundancy of phone calls. 이런 내용이 나와 있기에
"본사 소속 지점을 대신하여 (Line Down Situation) 긴급처리 요청은 최종 고객 및 최소 주문수량 요구사항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번역하였고,
위 두 문장은 아래와 같이 번역해 보았습니다.
Analog Devices는 비인가 화물 (Unaothorized Freight)에 대한 차변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비인가 화물 (Unauthorized Feight)에 대하여 차변된 금액은 재청구 됩니다.
편두통이 오고 있습니다.
30일에 전달 받아서 6일 오전까지 16.5k 정도를 했어야 하는 번역이었는데요.. 다른 건 마무리하고 시작하는라 실제 작업은 3일채 못했지만 아직도 7.6k 남아 있네요.
첫댓글 안개속을 해메는 느낌이네요... 상상력을 동원해 불확실한 내용을 번역해야 하는 ‘계약서’라니... 힘드시겠어요... 이럴 땐 자꾸만 방어적인 번역을 하게 되서 그것도 고역이더라구요.
네.. 속도가 너무 안 나서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거의 세시간 동안 1,5k 더 나갔어요.
영한 계약서는 한 시간에 천 단어 넘게 할 수 있는데 말이에요.
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법조문인데요, 프랑스/이태리 등은 영어를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 일단 무성의합니다. 그냥 휘갈겨 써 놓은 영어죠.
이 최종 고객사가 서초구에 사옥도 하나 가지고 있는 규모가 꽤 되는 중견 기업인데요, 이런 말도 안되는 영어로 작성된 계약서를 제대로 된 법률 전문가의 검토없이 체결했다는 사실에 정말 까무러칠 지경이에요.
@고니파 인하우스 변호사가 없다면, 그런 경우가 오히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가드너 대리점이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해 달라는 것을 원하는 것을 보았을 때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는 계약이 아닐까 생각되는 데요.. 그러면 돈을 처 발라서라도 외부 전문가를 고용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되서요.
라인 다운은 생산라인 중단사태 이거 아닐까요?
일반 제조 관련 문서였다면 당연히 그렇게 번역을 했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