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어떤 사람이랑 놀아? 미용실 은빈이 엄마 말고 또 친하게 지내는 사람 없어?"
"나? 별로 없어. 나는 별로 안 돌아다녀. 근데, 왜?"
"응, 당신이 하도 전화를 안 받길래 당신 찾으려면 어디 가야 되나 해서 말야."
"아, 그럼 옷집으로 오면 돼. 옷집에 놀러 자주 가거등."
비어있는 시간이면 옷집이나 미용실에 놀러 간다.
그 두 곳은 다 동네 방앗간이다.
그리고 내 일터 근처에 있어서 왔다갔다 하기도 좋다.
그래서 심심할 때면 놀러가서 커피도 한 잔 얻어마시곤 한다.
전에는 미용실에 자주 놀러갔는데 지금은 옷집에 더 자주 간다.
미용실에 가면 더러 앞머리를 공짜로 손질받기도 했다.
그리고 손톱과 발톱에 메니큐어를 바르기도 했다.
옷집에 가면 더 재미있다.
옷집 언니는 사람이 좋아서 옷을 아무리 입어봐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옷 저 옷 내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서 패션쇼도 한다.
내가 자주 드나드는 옷집은 재활용 옷과 새 옷을 같이 판다.
원래는 재활용 옷들만 팔았는데 요즘은 새 옷도 가져와서 구색을 맞춘다.
그러니 옷 종류도 많고 가격도 부담이 없다.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골라서 사면 기분도 좋다.
요즘 내가 주로 살펴보는 옷들은 라틴댄스 할 때 입을 수 있는 옷들이다.
일반 옷들은 별로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댄스복 쪽으로만 눈길이 간다.
그런데 댄스복은 잘 안 나온다.
아주 어쩌다 한번씩 댄스복이 나오는데 입어보고 나한테 맞다 싶으면 가격불문하고 사온다.
그렇게 사서 모은 댄스복들이 좀 있다.
그 옷들은 보통 때는 입을 수 없다.
몸에 착 붙고 노출도 심한 옷이라서 무도회장에서 춤을 출 때나 입을 수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몸매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몸매가 있는 그대로 다 나오니 몸이 예쁘지 않으면 입을 수 없는 옷이다.
옷을 사놓고도 몇 달을 옷장 안에 모셔놓고 쳐다보기만 했다.
입고 나갈 엄두가 안 났다.
그리고 몸매를 드러낼 용기가 안 났다.
또 내 춤에 자신도 없었다.
춤이 좀 되어야 옷을 입어도 보기가 좋지 춤도 안 되면서 옷만 차려입으면 남들이 욕을 할 것 같았다.
며칠 전 매우 무더웠던 날 학원으로 가기 전에 그 옷을 입어보았다.
전신 거울로 보는 나는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서 옷을 챙겨 갔다.
학원에서 그 옷을 입고 춤을 배우니 마치 날아갈 것 같았다.
몸도 마음도 다 가벼워서 춤이 저절로 되었다.
역시 옷이 날개였다.
이제 자이브는 끝났다.
춤에 끝이 있으랴만 기본 스텝은 다 배웠다.
이제부터는 내가 갈고 닦아야 할 차례가 남았다.
앞으로 '룸바'를 또 배울건데, '룸바'는 정말 어려운 춤처럼 보인다.
내가 맨처음 춤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춤이 바로 '룸바'다.
'룸바'는 흉내만 내기에도 어려워 보이는데 제대로 느낌을 살려서 추려면 세월이 얼마만큼 가야 될까.
첫댓글 예전에는 미용실에서 카바레 정보를 공유했었는디.
미용실에 가면 근처 카바레 춤쟁이들 뭐가 어떻고
소문은 거기서 나왔당게로 ㅎㅎ
글고 이쁜 몸매 이달에도 못 보인다하고
언제나 보여주시려는지.
아이고, 못 살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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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도 나고 그래요. 벌써 꾀가 나면 안 되는데... 그쵸?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시간 닿는 한 열심히 다닐려고 합니다.
행여 유도심문에 운동삼아 댄스하러 갔다왔다고는 하지 마세요..
언제 자이브 함 잡아주세요..ㅎ
ㅎㅎ, 제 몸도 간수 못하는 자이브 생초보입니다. ㅎㅎㅎ
님의 매력이 한 것 돋보이는 댄스복을 입고 추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머~~~언 발치에서 나마......
일년을 하루같이~~~님, 글발이란 거 아시지요? 양념 살살 친 글발... 실제로 보면 별볼일 없을거에요.
댄스 스포츠 모임에 한번 나오셔서 선 좀 보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