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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님, 진달래
이 글이 품고 있는 중요한 매력은 강렬한 이미지 전달과 표현력에 있습니다.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머릿속에 남는 ‘이미지’가 무척 중요할 때가 많은데요, 그만큼 글을 쓸 때 어렵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매끄럽게 전개해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대상에 대한 표현에 있어서도 분명 다른 작품들과 차이점을 만들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택하는 어휘나 방식에 있어서 풍부하다는 인상도 중요한 장점으로 읽혔습니다. 이런 부분은 다른 작품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살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문장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일단 지나치게, 불필요하게 장황한 표현이 많습니다. 한두 문장이 아니라서 아무래도 습관적으로 쓰고 있는 방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점이 중요한 장점으로도 읽힐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다듬어주는 게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장을 지나칠 정도 길고 장황하게 써서 주목받는 소설도 분명 있다는 점도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의도적으로 효과를 노리고 쓴 문장이 아니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깔끔한 문장, 즉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 더 유리한 문장을 구사해보는 쪽이 좋겠습니다. 그래야 이 글이 품고 있는 표현의 장점도 더 부각 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테면,
(1) 어떤 박제된 기억 같은 것이 있다. - 박제된 기억이 있다.
(2)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다른 것보다 인식하게 되는 일은 일반적인 일이다. 아마도 하영이 그 진홍빛이 묻어날 것 같은 이름의 소유자를 무심코 눈으로 좇게 된 것은 그런 원리에 기반하여 일어난 일이리라. - 일반적으로 이질적인 것은 의식하게 된다. 하영이 진달래를 눈으로 좇은 건 그 때문이었다.
(3) 하영은 그에게 모종의, 얕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 하영은 그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등을 살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장황하거나 불필요한 수식을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어주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에 대한 인상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지난 수업 시간에 배운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고리도 함께 살펴봐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종종 앞뒤 문장이 서로 연결이 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요, 이때 연결고리를 만들어 매끄럽게 제시하거나 문단을 나눠주시면 가독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해주신 메일 가운데 ‘너무 늘어지고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 말씀해주신 내용을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원인은 한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분량은 늘어가지만 이야기는 늘어지게 되고, 전개하는 방향을 잡지 못하다 보니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 이어나가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고민을 스스로 찾아내서 해결방법을 찾는 것은 무척 좋은 방향입니다. 글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기 어렵고 시간이 필요할 때가 많거든요.
메일에서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 글에서 중요한 것은 ‘이름’입니다. 즉 그 외에 내용은 잔가지이고 이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주셔야 합니다. 짧은 글이다 보니 샛길로 들어서지 않고 모든 이야기가 이름과 관계를 맺고 흘러갈 수 있도록 계속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단순하게 구성을 짜보면, (이 내용은 제가 임의대로 짠 것이니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진달래를 보며 회상에 잠김 – 이름 때문에 고민인 인물 – 진달래란 이름을 가진 남자의 전학 –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동질감을 느낌 – 중심사건 – 이름을 둘러싼 갈등의 변화, 깨달음 – 다시 현재로 와서 진달래 묘사, 처음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모습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름에 대한 이야기로만 전개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름만으로 전개하다가 후반부에 슬쩍 다른 길로 빠지는 내용이 있습니다. 먼저 ‘도시의 중학교는 낡고 조용한 사육장 같았다.’를 중심으로 한 학교 묘사입니다. 이름으로 동질감을 느끼는 내용을 전개하다가 뜬금없이 학교를 비판적으로 제시하는 묘사가 등장하니 연결이 되지 않아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있습니다. 아마 여기서부터 전개에 어려움을 느끼고 –이름에 대한 중심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름을 외면하고 학교 묘사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또 다음 단락에서도 ‘동질감을 느낄 만한 이름들은 그 외에도 몇 있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내용도 글이 산만해지고 늘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질감을 느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보니 앞에서 했던 얘기를 반복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고, 외모를 비롯한 다른 묘사도 이름과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보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호흡이 긴 이야기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제시하는 경우라면 다르겠지만, 짧은 이야기에서는 단점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나 ‘진달래’는 14년간 수많은 이름들을 거쳤을 아이들에게도 꽤나 특이한 이름이었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후 제시된 두 단락이 모두 감각적인 내용이라 삭제하기보단 따로 저장해두시고 다른 이야기에서 활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야기에서 분명 효과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사족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살펴봐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이름을 둘러싼 사건을 통해 갈등을 다뤄야 할 시점에 전혀 상관없는,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전개에 있어서는 이름을 통해 어떤 주제를 전달하고 싶은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름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고 경계해야 한다거나 이름이 주는 이미지에 갇혀 자기 진짜 모습을 잃는 것은 비판한다거나 하는 식의 구체적인 입장과 시선을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고민해주시면 이야기가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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