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부여 지회장 수필 = 이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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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림대학교 의료원 전공의
국립감호정신병원 정신과 전공
정신과 전문의
TPI, IMS 통증치료 자격수료
대한가정의학회 평생회원
(사) 한내문학 수필등단 신인상수상
(사) 한내문학 부여지회장
現, 부여 “명가정신건강의학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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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두 가지>
투자
내 인생을 두 가지로 요약하라면
첫째는 투자!
둘째는 싸움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투자를 합니다.
아이들 미래를 위한 교육을 위해 아침 정시에 일어나서 ‘라디오 시사고전’ 재방송을 아이들과 같이 청취합니다.
저한테도 도움이 많이 되는 좋은 말씀들이고, 아이들 국어공부에도 도움이 되며, 제 덜떨어진 훈화보다 훨씬 괜찮습니다. 저녁식사시간은 서로 맞추기 힘들다보니 중1, 초5생인 딸들과 유치원생인 아들, 애 엄마와 아침회동을 준비한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낮 시간을 개업해 일궈온 병원과 환자들을 위해 시간 보내고, 중간 짬 내서 금 가격과 연동된 ETF를 사기도 하고, 많이 오르면 팔기도 합니다.
저녁식사 후엔 허리건강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골프연습장을 들릅니다. 군대 갈 무렵부터 허리 아파서 무거운 것도 못 들고 오래 앉아있지도 못했었습니다. 군의관 군사훈련 때 윗몸일으키기 60개 이상 못하면 임관시키지 않는다는 거짓말에 속아서 혹시 사병으로 끌려갈까봐 8주 동안 열심히 윗몸일으키기 비슷한 근력 운동을 했더니 요통이 호전되었었습니다.
제가 경영하는 병원에 환자로 오시면 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새는 골프연습으로 근력운동을 대신합니다. 저녁을 조금 미리 먹고 운동하니 술도 덜 먹게 되어서인지 뱃살 줄이기에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애들 엄마와 취미를 같이 할 수 있어서 가정의 평화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한내문학’ 지인들과 어울려 세상사는 얘기도 듣고, 집필 준비 중인 가칭 ‘우리 아이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출판을 위해 노력합니다. 아버지께서 심장마비로 유언도 없이 돌아가시는걸 보고 미리 미리 애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들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도 힘들 때 가장 만나고 싶고 상의 드리고 싶은 분이 돌아가신 아버지인데, 별로 남겨두신 글도 없어서 그때 잔소리처럼 해주셨던 말씀들 떠올리기만 해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애들 셋 중에 큰 애들 둘에겐 제가 공부했던 요령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주로 시험기간에 저한테 미리 시험 보는 방식입니다. 지금도 하기 싫다고 투덜거리고, 도움 안 된다 하지만 그동안 공부하고 시험 보느라 터득한 저만의 노하우를 썩히는 게 아깝기도 하고 자식농사에도 도움 될 것 같아 하고 있습니다.
이정도가 제가 현재하고 있는 투자들입니다.
투자는 시간을 길게 볼수록 유리합니다. 그래서 장기투자일수록 수익성이 좋기도 하고 안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투자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 때의 공부도 미래에 대한 투자고, 시골 땅을 구입하여 나무를 심는 것도 투자이고, 여유 돈 있을 때 금을 사서 가지고 있는 것도 투자 인데 이런 것들은 즐기면서 해야 오래 지속하고 효과도 있고, 혹, 손해 보더라도 자신을 즐겁게 해주었다는 위안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부동산이고, 주식이고, 금이건 간에 투자를 시작하자마자 하향곡선으로 손실이 생기더라도 계속 적립식 투자를 하다보면 10년에 한번은 뜨겠지요.
제 기억으로는 대전 외곽 농토 땅값이 들썩거리면 그 다음은 종합주가지수가 오르고, 종합주가지수가 떨어지면 한참 후에 그쪽 땅값이 들썩거립니다. 몇 년 주기였던 것 같습니다.
한참 대전 땅값이 뛸 때는 신행정수도 추진, 노무현 대통령 취임 무렵 2003년쯤 이었던 것 같고, 종합주가 지수 최고가 행진은 2007년쯤 이었던 것 같고, 거의 대통령 임기와 맞물리는 것도 같습니다. 이번에 대통령 취임시점에도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대책 내놓더니 2012년이 저물어가는 현재, 대전 땅에 부동산 업자들 왔다 갑니다. 아마 이번 대통령은 부동산 활성화 시키는 분이 대권을 잡을 걸로 보이고, 그래야만 우리 국내 경제가 살아날 겁니다. 지금까지의 대통령들이 그래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초반엔 부동산이 활성화되다가 임기 중에 부동산을 초토화시킨 것 때문에 경제 무능 대통령으로 기억된 것 같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2012년엔 대전 땅값이 조금 회복될 것으로 메모해 놓은걸 보며 돗자리 필까도 생각중입니다.
이성에 대한 사랑도 큰 투자입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입니다. 좋은 가정을 이룰 수 도 있고, 좋은 자식을 갖는 것은 기본이고, 건강이 꺾여서 도움을 받아야 할 때 가장 도움 되는 사람이 배우자랍니다. 열 효자가 비교도 안 된다 하지 않습니까. 혹시 사랑에 배신을 당한다 해도 그 자체로서 좋은 추억이고 인생의 낙이라 여깁시다.
투자보다 더 중요한건 싸움입니다.
투자해서 실패하면 즐거움이라도 남을 텐데, 싸워서 지면 엄청난 감정의 상처를 가지고 살며 패배자로서 나머지 인생을 살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이 그럽디다. 남자 중학교는 약육강식의 정글 같은 사회라고.
남자사회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입니다. 이제 막 남성성을 갖게 된 남자아이들이 남성성, 공격성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회일겁니다. 제가 다녔던 중학교에서도 유급하여 나이 한 살 많은 일명 깡패 같은 애들이 교실 돌아다니며 몽둥이로 약한 애들 때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거기서 맞지 않으려면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싸움을 특별히 잘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대부분의 남자애들은 강자 앞에서 이유 없이 매질을 당했었습니다. 저는 다행히 공부를 잘했었고, 그 당시 성행했던 담임선생님에게 촌지를 안 준다는 이유로 죄 없는 미움을 받아서인지 선생님들과 나쁜 관계였던 그 강자들과 그런대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나름의 묘책이라면, 학년 초 3월이 가기 전에 저를 덩치 작다고 우습게보면서 귀찮게 구는 나쁜 놈들 중에 만만한 놈을 골라서 구경꾼이 많은 대청소 시간 같은 때 두들겨 패주었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비운 시점에. 제가 작은 덩치에 비해 힘이 셌고, 운동신경도 있었고, 합기도 등 격투기도 좀 배웠었습니다.
저는 사춘기 시절 성적도 좋았고, 운동도 잘하는 편이었고, 승부욕도 강해서 웬만한 게임에서 패배 경험이 적었고, 작은 것에라도 지면 참을 수 없었고, 한번 지면 역전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패배를 인정하고 도움 되는 경험으로 삼는 방법을 배우질 못했습니다.
7살 차이나는 형한테 바둑을 계속 지다가 얼마 후 이겼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형은 저와 바둑을 안두셨습니다. 형은 한참 차이나는 동생인 저한테 지는 게 엄청 싫었었을 텐데, 많이 미안합니다.
문제는 어떤 싸움이고 항상 이길 수만은 없는 건데, 지고 포기하는 걸 배우질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름의 철학은 질 가능성 있는 싸움은 애초 시작을 하질 말자. 차라리 비겁하게 못 본척하더라도. 근데 싸움이 시작되면 목숨이라도 걸고 이겨야 한다. 그러한 저만의 독기와 승부욕이 많은 승리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엔 이길 수 없는 싸움이 있고, 그 싸움에 한번 들어가면 결코 이기고선 나올 수 없는 게임이 있으니, 그건 도박일겁니다. 특히 사기도박과 세력이 움직이는 주식, 외국인 등이 세력으로 움직이는 선물 옵션 노름.
싸움에서 이기려면 상대방을 확실히 파악하여 이길 수 있을 때만 싸움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놈의 증권시장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다 보니, 상대 파악이 안 됩니다. 저보다 훨씬 능력 있고 힘도 세면서, 미리 각본대로 증권시장을 움직이는 소위 말하는 세력들이 많이 있습디다. 그래서 큰 패배를 맛봤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거 몰랐던 거지요.
요새 다시 증권시장을 기웃거리면서 나름의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상대가 파악이 안 되는 만큼 내가 아주 유리할 때만, 예상문제 준비하여 그 문제 나왔을 때만 준비한대로만 움직이고, 잃어도 상관없을 만큼만, 상대가 이렇게 나올 땐 이만큼만 져주기로 원칙을 정하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살기를 익혀서 불리할 땐 써먹고 빠져 나와야 합니다. 이게 잘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증권시장에서 엄청나게 패배를 당해봤으니 좋게 패배하고 인정하는 것도 배운 것 도 같습니다. 몇 년 후 증권시장에서 필살기가 잘 먹히면 그때 공개하겠습니다.
‘내가 아는 몇 가지’ 집필 준비 중입니다. 응원해 주십시오.
하나 밖에 없는 제 아들한테는 득이 되는 패배부터 가르치겠습니다.
정말 싸움을 잘하길 원하고, 트레이닝을 받겠다고 한다면, 재기할 수 있을 만큼만 져주는 것부터 배워야 합니다. 36계 줄행랑도 아주 좋은 병법인 것처럼. 가능한 싸움이나 전쟁은 양측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입힙니다.
함부로 쌈하지 마십시오. 작은 싸움에서라도 꼭 이기는 게 점점 강해지는 비결입니다. 정말 사생결단으로 할 수 없이 싸움을 해야겠거든 필살기를 연마하여 잘 먹힐 때 까지 기다렸다가 싸움을 하라고 가르치겠습니다.
적어도 제 딸 중엔 저 닮은 승부욕을 가진 쌈꾼이 있는 것도 같지만, 딸들은 일단은 쌈하지 마십시오. 투자만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딸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쌈 거리가 생각나면 다시 글을 올릴 테니 제발 쌈하지 말고 조신하게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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