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의 이적(1)
요6:1-14; 막6:30-44; 마14:13-21; 눅9:10-17
본문의 기사는 4 복음서 기자가 공히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이 기사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의 중요성과
비중을 헤아려 볼 수 있게 한다.
오늘 본문은 요한복음에서 증거하는 오병이어의 이적 기사를 따라 예수께서 왜 무리에게 오병이어로 오천 명(남자)을 먹이신 역사를 행하셨는지 상고하여 보고 우리에게 교훈하신 참 뜻을 깨닫고 생명의 떡을 먹자.
1. 유월절이 가까운지라
오병이어의 이적을 베푼 때와 시간적 배경을 살펴보면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깝다고 사도요한은 증거한다. 요한복음에는 세 번의 유월절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요한복음은 예수의 공생애 사역 기간에 나타난 유월절에 대해 기록해 놓았는데, 그 첫 번째 유월절은 예수께서 갈릴리 사역의 처음 이적인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가 되게 한 이적 후에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워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고 기록하고 있다(요2장).
두 번째 유월절은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오병이어 이적이 있은 후에 유월절이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다(요6장).
세 번째 유월절은 베다니 마리아가 예수의 장사할 날을 위하여 향유 부은 사건이 유월절 엿새 전에 일어났던 일로 기록하고 있다(요12장).
오병이어의 이적이 일어났던 때는 그 당시 백성들의 지도자였던 세례요한이 옥에서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있었던 일이었다.
예수께서 행하신 오천 명을 먹이신 오병이어의 이적이 일어난 때를 유월절이 가까운 때라고 한 사실로 보아 이때는 시기로 보면 우기 때(10월-4월)에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 우기 때는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린다. 이때는 들에 풀이 무성하고 꽃이 활짝 피어 있고, 보리 추수기(4월-5월)였다. 마태는 빈들이라 하였고, 요한은 잔디가 많다고 기록하고 있다(요6장).
본문에서 오병이어의 이적을 행한 장소는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 곧 디베랴 바다 건너편 동쪽 벳새다에서 일어난 것(눅9:10; 요6:1)임을 기록으로 알 수 있다.
2. 예수를 따라 온 유대인들
요한은 예수께서 베푸신 오병이어의 이적에 대한 전말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무리가 예수를 좇아 따라 왔다. 여기서 우리는 오병이어의 이적으로 오천 명을 먹이신 사건과 수일 후에 일어나는 칠병이어의 이적으로 4천 명을 먹이신 사건과 비교하여 보면 두 이적 사건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본문에서 나오는 오병이어의 이적에 참여한 사람들은 갈릴리 지방인 가버나움, 벳새다(율리아스) 등 갈릴리 호수 가에 사는 모든 고을로부터 걸어서 온 유대인들이었다.
이 당시 유대인들 사회는 백성의 지도자였던 세례 요한이 옥에서 죽은 후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자를 잃은 양같이 갈 바를 모르고 헤매는 불안한 때인지라 더욱 더 사무치게 유대인의 구원자인 메시야를 더욱 간절히 원하고 있을 때였다.
이러한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다가왔을 때 이스라엘의 구원의 바람은 더욱 커져갔고, 예수님을 오실 그 선지자라고 믿으며 좇았다.
누가는 증거하기를 “무리가 알고 따라왔거늘 예수께서 저희를 영접하사 하나님 나라의 일을 이야기하시며 병 고칠 자들은 고치시더라”(눅9:11).
마태는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 중에 있는 병인을 고쳐 주시니라”(마14:14).
마가는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을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막6:34).
예수께서는 모여온 유대 백성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가르치셨고, 병자들도 고치셨는데, 이때 날이 저물어 가는 중이였다. 유대인들의 개념으로 보면 두 종류의 저녁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저물어 가는 중’이라는 말은 첫째 저녁에 속한다. 첫째 저녁은 해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하여 제9시, 즉 오후 3시까지 지속된다고 생각하였다. 제자들이 무리들을 해산시켜 가까운 마을에 가서 먹을 것을 얻게 하려고 한 시간이 바로 이 첫째 시간에 해당한다.
3. 빌립을 시험하신 예수
그 당시 빈들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은 갈릴리 호수 가에 사는 자들로 벳새다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유대인들이었으며, 예수를 만나려고 좇아 온 자들이다. 이들은 예수께서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일과 여러 가지로 가르침을 받았다(눅9장; 막6장).
가까운 곳에서 온 그들인지라 먹을 것을 준비해 오지 않았고, 그 중 한 아이가 먹을거리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준비해 왔다.
예수께서 빌립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 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 것을 아시고 빌립을 시험코자 하심이라 빌립이 대답하되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요6:5-7).
여기서 주목해야 할 말씀은 ‘예수께서는 친히 어떻게 하실 것을 아신다’ 는 말씀이다. 친히 이적을 베푸실 것을 염두에 두고 하신 예수의 신성을 나타내는 말씀이다. 그 일을 하기 전에 벳새다 출신인 빌립에게 질문을 하였고, 이백 데나리온의 떡으로도 부족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 당시 제자들이나 지금 우리나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다 빌립과 같이 인간으로서 무력함을 드러내는 답변을 할 것이다. 그 당시 예수 안에 하나님의 신성이 함께함을 알지 못했던 제자들로서는 당연한 답변이었다.
제자들이 깨달아 믿었다면 당연히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의심하지 않았겠지만 아직 제자들에게는 영적 세계에 대한 깊은 인식이 생기지 않은 때라 예수께서 증거하신 진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4.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제자들은 때가 저물어 감으로 무리들을 보내어 촌과 마을로 가서 먹을 것을 사먹게 하자고 예수께 요청할 때 예수께서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셨다. 이 말씀은 ‘무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왕하4:42-44)는 구약 엘리사의 이적을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다.
“한 사람이 바알살리사에서부터 와서 처음 익은 식물 곧 보리떡 이십과 또 자루에 담은 채소를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린지라 저가 가로되 무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그 사환이 가로되 어찜이니이까 이것을 일백 명에게 베풀겠나이까 하나 엘리사는 또 가로되 무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여호와의 말씀이 무리가 먹고 남으리라 하셨느니라 저가 드디어 무리 앞에 베풀었더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이 다 먹고 남았더라((왕하4:42-44).
구약 선지자 엘리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믿고 이적을 베풀어 무리 일백 명을 먹이신 사건이었다면, 이 땅에 하나님의 아들로 오신 예수께서는 그 안에 하나님의 신성이 충만하게 나타나 보여준 오병이어의 이적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라(마23:39)하신 성경이 성취되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산 표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할 사건이었던 것이다.
구약 선지자 엘리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일으킨 이적역사는 오실 메시야가 성취하실 일을 예표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역사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으로 베푸신 이적이며, 만물의 주권자임을 표적을 통해 깨닫게 해주신 생명의 떡으로 오신 이 땅에 오신 메시야임을 보여주는 역사였다.
5. 결론
예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의 이적은 칠병이어의 이적과 차이가 있음을 간과하지 말자. 본문의 오병이어의 이적은 유대인들을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오사 육신의 음식이 아닌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이러 오신 주를 저버린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리스도 밖에 있던 우리 이방인은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의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그 은혜에 감사와 찬송을 돌리며, 진리의 말씀을 더욱 사랑하고 그 은혜에 죽도록 충성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생활을 하자.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