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5일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강론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
회장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
(경남 고성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도원)
존경하고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고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우리나라의 전승에 의하면 올해가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한 이래 4355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간 우리 한민족은 고조선 이후에 백제, 고구려, 신라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어도 또 통일을 해서 한 나라로 존재해 왔고 뒤이어 고려, 조선으로 맥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갈라진 나라로 있었던 시기가 두 번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698년 발해가 건국되면서 신라와는 완전히 다른 나라로 취급해서 현재 우리는 옛 고구려 땅이자 현재의 만주지역인 광활한 땅을 영영 잃어버렸습니다.
만일 그때 발해와 신라를 다른 나라가 아닌 남북국으로 이해했다면 다시 통일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라 귀족층의 보수적인 경향과 당나라의 견제와 분리책 때문에 발해는 영영 이별의 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1945년 이래 지금까지 북한과 남한으로 존재하는 77년간의 이 시기입니다.
우리는 발해를 잃어버림으로써 작은 나라가 한번 되었습니다.
지금 다시 남북이 갈라진 상태가 오래되어 고착된다면 남북한이 다시 둘 다 작은 나라로 전락하고 맙니다.
남북한은 영이별해야할 두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는 한 민족이고 한 형제입니다.
잠시 헤어져 있는 것입니다.
어떤 정치적 이유나 주위 열강의 방해가 있다해도 우리 자신마저 한 형제임을 부인하고 총칼을 들이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둘 다 죽는 길입니다.
우리가 죽어라고 싸우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우리 주위의 모든 나라가 손뼉을 칠겁니다.
콩고물등 얻어먹을 것이 생기니까요.
우리는 한 형제임을 항상 기억하고 모든 정책이나 대화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예측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라비아 반도와 메소포타미아의 거대한 땅에서 맹위를 떨치던 이스라엘은 솔로몬의 실정으로 몰락의 위기에 떨어져 솔로몬 사후 9년이 지난 기원전 926년에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이 됩니다.
분열후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모두 세력이 약해졌고 기원전 721년에 북이스라엘이 앗시리아의 사르곤 2세에게 멸망당하여 모두 노예로 끌려갔습니다.
20년 뒤 남유다는 기원전 701년에 앗시리아의 산헤립에게 멸망당뻔 하다가 겨우 살아남았지만 기원전 605년부터는 바빌론에 4차례에 걸쳐 유배로 모두 끌려가서 기원전 538년까지 거의 70년간의 종살이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고 바빌론 유배이후 페르시아 제국, 희랍 제국,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기원후 70년에는 로마제국에 완전히 멸망하여 1945년까지 1875년 동안 나라 없는 설움을 겪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과연 우리보다 못한 나라였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 중에 하나였지만 남북이 분열되어 모든 힘을 서로를 견제하는데 다 써다 보니 다른 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할 수밖에요.
멸망의 원인 중에 가장 큰 것은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상황도 똑같습니다.
100년 전부터 주위의 열강들은 우리를 호심탐탐 노렸고 1945년에는 그들끼리 멋대로 우리를 둘로 갈라놓았습니다.
둘로 잘게 자른 스테이크가 먹기에 좋았겠죠.
그러나 우리는 한 형제이고 한겨레임으로 반드시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진 시간이 걸리고 경제적, 정치적, 외교적 어려움들이 당연히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장애가 있다고 해서 하나 됨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위해선 그 중간과정인 지금부터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서로를 적대시하는 행위를 하지 말고 평화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통일의 그날까지 평화를 유지하도록 다방면의 노력과 함께 열심한 기도로서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