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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견고한 문장으로 인물의 갈등과 감정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결말에 이르러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전달하면서 제시하는 주제 의식도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과정은 다른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장점으로 읽힐 듯합니다. 앞으로도 잘 활용해주시면 더 좋은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소설은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갈 때가 많다 보니 이 점도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문장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도 이 글이 매끄럽지 않게 읽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개연성이 떨어서 공감하기 어려운 인물 혹은 진부한 인물
불분명하고 관념적인 표현
먼저 인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영일이 ‘가족관계’에 집착하고 그로 인한 갈등과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영일을 보여주고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왜 개선하려고 하는지, 계기를 전달해주고 있진 않습니다. ‘대화해본 게 언제인지’에서 미약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요, 외부에서 대화가 단절된 것과 가족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 사이에는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불필요한 설정으로 읽힐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일은 가족에 더욱 집착했다’는 문장에 힘이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읽는 이는 왜 더 집착했는지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중요한 장치로 쓰일 수 있는 것은 구체적인 에피소드입니다. 영일에게 사건을 만들어주고 가족에게 신경을, 더 강렬하게 집착해야 하는 동기를 마련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갈등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은 ‘영일과 미현 사이의 얄팍한 관계와 개선하려는 행동, 어긋난 결과’입니다. 주제가 여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야기는 이 갈등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전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줘야 하는데요, 오히려 엉뚱한 갈등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칫 산만하게 읽히고 이야기에 대한 집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날 얼마 안 남은 늙은이’(여기서 나이는 딸과의 관계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해야지 다른 성격으로 전달되면 이야기에 방해가 됩니다.), ‘누군가와의 대화’(타인이 아닌 딸과의 대화에 집중), 극성 부모(미현과의 관계가 영일의 극성맞은 성격 탓이 아니라면 관계가 없습니다.) 등 불필요해 보이는 설정이 있다면 정리해주는 쪽이 유리합니다. 설정을 뺀 자리에는 영일의 캐릭터를 통해 관계에 대한 집착을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합니다.
‘왜 관계가 어긋났는가’만큼 구상에서 신경써주셔야 하는 건 ‘왜 어긋난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가?’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영일이 처한 상황이 아닌 영일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관념적인 표현이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고 난해하게 만들기도 하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영일의 불길을 꺼트리는 장해물이 되었다. 정숙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일의 불길은 그리 대단히 타오르는 편은 아니었다. 그냥 늙음에 가려 아무도 모르는 새 꺼져버리는 게 싫어 애써 힘내고 있는, 그냥 아주 작은 불길일 뿐이었다.’는 내용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영일의 욕망인 ‘불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고, 그것이 자식과의 관계 개선을 의미한다면 왜 ‘불길’로 형상화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욕망이나 목표를 불길로, 강화하는 대상을 기름으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낡고 진부한 방식으로 경계할 필요도 있을 듯합니다. 자칫 이야기가 식상하게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제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휴대폰이 의존하는 것이 가족관계를 망친다는 설정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유를 묻지 않은 정도로 무척 매끄럽지만 그만큼 기존에 있었던 의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글제의 의미가 낯설고 새로운 점이 무척 중요하게 평가되는 실기인 만큼 앞으로 글제형상화를 다양하게 펼쳐나가는 연습이 필요하겠습니다. 끝으로 자식과의 관계 개선 때문에 휴대폰에 집착했던 영민이(이 과정도 다소 익숙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식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도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읽히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또한 ‘불길이 다 꺼지고’는 무슨 의미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퇴고과정에서 살펴봐주셔야 합니다. 죽음인지, 단지 관계 개선에 대한 실패인지 아니면 다른 상황인지 좀 더 분명하게 나와줘야 주제도 명확해질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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