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다녀오다
나는 몇년 전에 쿠바를 여행한 적이 있다. 여기 캐나다에서는 쿠바가 가깝고
여행 경비가 인근 다른 나라보다 아주 저렴하기 때문에 쿠바 여행을 선호한다.
한 사람당 캐나다 돈으로 한 $800에 항공료는 물론 호텔,숙박비,식사비,음료
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제법 큰 실외 수영장이 있고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기때문에 아이들과 같이 온 여행객들은 실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어른들은 비취 색깔의 아름다운 바다에서 수영을 한다.또한
코코넛 나무가 즐비한 수영장 주변에서 일광욕을 하기도 하고, 목이 마르면
스낵 코너에서 무료로 음료수와 간단한 간식을 먹을 수 있다. 식사 때는 부페
식으로 카리브해의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하여튼 호텔 담장 건너 편
의 헐벗은 쿠바인들의 모습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잘 꾸며진 호텔에서먹고
자고 놀면서 한 일주일을 푹 쉬다 올 수 있는 여행이다. 그렇게 호텔에서 며칠
보내다가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를 가보았다. 멀리서 보면 건물들이 웅장하고
아름답지마는 가까이서 보면 너무 낡고 군데군데 부서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저런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은 집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창가에모여
있는 것을 보면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아바나 국립 대학의 담장은 곳곳이
허물어져 있고, 항구에는 큰 화물선은 커녕 조그만 배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여행 가이드가 자랑스럽게 여기저기를 보여 주었지마는 내 마음에는 자꾸만
쿠바 사람들이 애처롭게 느껴졌다.오직 볼거리라고는 소설 “노인과 바다”를
쿠바 해변의 저녁 노을
쓴 미국 작가 헤밍웨이가 자주 들렀다는 호텔에서, 벽에 붙어 있는 소설가의
낚시하는 사진 등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국교를 단절하기 전에는
많은 미국인들이 이 나라에 여행을 오는 것은 물론 많은 투자를 하였고, 부자
들은 해변에 아름다운 별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많은 건물이
유럽풍으로 아름답게 보이지만 너무 오랜 세월동안 보수를 하지 않은 탓에
내부는 일부만 사용한다는 말을 들었다.쿠바에는 이런 저런 혁명가의 동상들
이 위용을 자랑하며 많이 서있다. 건물 벽에는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초상화
가 무수히 많이 그려져 있어, 보는 이로하여금 눈을 피로하게 한다. 선물용품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것은 시가를 물고 있는 카스트로의 모습을담은 티셔츠
와 혁명에 관한 책 등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서 살만한 기념품이 거의없다.
며칠 전에 카스트로가 사망하였다. 이곳 텔레비젼에서는 매 시간 카스트로의
사망에 대해서 방송하고 있다. 많은 쿠바인들이 카스트로를 참배하기 위해서
타계한 쿠바의 지도자 카스트로
전국을 순회하는 카스트로 유해
몇시간을 줄지어 서있는 것과 눈물을흘리는 사람들, 배낭과 총을메고 혁명을
위해 어디론가 향하는 카스트로의 초상화를 바라 보고 경례를 하는 쿠바인들
을 보여준다. 반면에 쿠바의 바다 건너 편에 있는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많은
쿠바 이주자들이 카스트로의 사망 소식에 환호하는 장면이 본국의 모습과 아
주 대조를 이룬다.쿠바는 아주 가난한 나라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의 업적은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흔히들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순박한 쿠바인들에게
카스트로를 지도자로 만난 것은 큰 불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쿠바는 아름
다은 자연을 갖고 있고 지리적으로 미국과 가깝기 때문에 관광 산업을 잘 육
성했더라면 많은 미화를 벌어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값싼 노동력을 원
하는 외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였더라면 국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든지 생각할 수 있는 쿠바 국민들의 삶
의 질의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애써 무시하고, 카스트로는 어줍지 않은
혁명만을 고집하다가 국민들을 도탄에 빠뜨리다가 사망하였다.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그의 동생이 정권을 물려받았으니, 쿠바의 불행은 언제까지 이어
질지 걱정이 된다.(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