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국립현대미술관 vs 도쿄국립박물관

[MIT]

1986년 과천의 현 위치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 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개관하여 우리나라 미술 문화의 새 장을 열게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 근대미술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체계화하여 근대미술에 나타난 미의식과 역사관을 정립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8년에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 덕수궁미술관을 설립하였다. 덕수궁미술관은 근대미술 전문기관으로서 근대미술의 조사·연구, 작품의 수집과 보존, 기획 및 상설전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시, 학술과 출판, 국제 근대미술 작품 및 정보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심 외곽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관람 불편 요소를 해소하여, 강북권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주변 자연환경과 서로 어우러져 인공미와 자연미의 조화를 이루고, 또한 한국의 전통적인 공간 구성 요소를 현대적 요구에 맞게 적용함으로써 전통미와 현대감각이 표현 되도록 건축되었다. 이러한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한 미술관은 한국의 성곽과 봉화대의 전통양식을 투영한 디자인으로, 성곽식의 조각관과 반타원형의 회화관 그리고 이 두 부분을 연결하는 봉화대형 램프코어로 구성되어 있다.미술관의 외부 공간은 전통 정원 설계기법의 하나를 이용하여 단의 분절로 시각의 점진적인 상승감을 이끌어내며 그 주변의 대지에는 자연 지형과 기존 수목들을 활용하여 야외 조각 전시장을 마련했다.

관람객 편의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중앙의 램프코어를 중심으로 왼쪽에 조각 전시장들을, 오른쪽에 회화 전시장들을 두었으며 중앙의 동선코어는 원형으로 계획하여 경사로를 통해 각 전시실로 연결 시켰다. 특히 주 도로에서 분리되어 계곡을 돌아 미술관 남쪽 벽면 으로부터 진입하는 동선은 시야에 들어오는 경관의 변화와 함께 전통 마을의 담을 따라 걸어갈 때 숨겨져 있던 민가가 하나씩 나타나는듯한 신비롭고 여유 있는 공간감을 형성한다. 건물의 외부 주재료로 국산 화강암을 사용하여 은은한 분홍빛이 도는 석재의 특성과 고요하고 안정된 느낌의 건물 형태가 산세에 적절히 어울리는 전통의 이미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현대적 시설과 과학적 설비를 완비한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외 우수작품의 수집, 보존, 전시와 더불어 미술자료의 조사연구, 국제 미술정보 교류와 미술 교육의 터전으로 명실공히 종합미술 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도쿄문화회관, 국립서양미술관, 국립과학박물관, 도쿄도미술관 등의 문화시설과 도쿄대, 도쿄예술대와 같이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학교들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푸른 녹음에 싸인 우에노 공원은 일본인들에게는 놀이와 문화, 학술의 중심지와 같은 인상을 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단연 '도쿄국립박물관'이다.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오랜 역사를 지닌 박물관 중의 박물관이기 때문에, 그 안을 걷고 전시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역사, 특히 문화사가 읽혀지는 박물관이다. 11만 점에 가까운 소장품을 바탕으로 한 풍성한 기획전시는 물론, 1년에 4-6회 개최되는 특별전을 통해, 일본에 앉아서도 세계적인 컬렉션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본의 국보와 보물들은 물론, 동양의 미술 및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다양한 작품들을 보유한 도쿄국립박물관. 일본 최대 규모의 미술*역사계 박물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곳이다. 거기에 도쿄국립박물관이 지닌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바로 '일본 최초의 박물관'이라는 점. 도쿄국립박물관의 역사는 메이지 시대로 거슬러올라간다. 19세기 중반 이후, 일본은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전람회'라는 서구의 전시문화를 도입하게 된다. 메이지 5년(1872년) 도쿄 유시마의 성당 대성전을 관람장으로 전람회를 개최, 매월 날짜를 정해 일반에게 공개했던 것이 현재의 도쿄국립박물관이있게 한 최초의 불씨가 되었다.

전시문화의 정착과 더불어 박물관의 구성이 본격화되었는데, 박물관이 지금의 우에노 공원에 자리잡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메이지 6년(1873년), 메이지 신정부는 서민들의 휴식처를 조성할 목적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문

소유의 사찰 '간에이지'의 토지 1만 7천평을 '우에노 공원'으로 지정했다.

당시, 유시마 성당에서 전람회를 개최하던 박람회 사무국 담당관이 새로운 박물관 건설부지로 우에노 공원을 주목하게 되는데, '지대가 높고, 만일의 화재에도 즉시 대처할 수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수목이 무성하며, 평지는 비옥하고, 거기에 시노바즈 연못이 있어 동식물의 서식에 적합하니, 박물관 건설 예정지로서는 그 이상이 없을 최적지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1881년 우에노 공원에 박물관 건물이 지어졌고, 1882년 개관하였다. 그냥 '박물관'이었던 그 명칭은 1889년에 '제국박물관'으로 결정되고, 1990년 '도쿄 제실박물관'으로 변경되었다가, 2차 세계대전이 후인 1947년 '국립박물 관'이라는 현재의 명칭으로 정착되어 오늘에 이른다.

도쿄국립박물관은 총 6개의 전시관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해오고 있다. 1881년에 처음 지어졌던 박물관 본관 건물은 1923년 관동대 지진으로 소실되어, 1938년 새로이 지어졌으므로, 현재 도쿄국립박물 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1909년 준공된 효케이관 表慶館이다. 효케이관은 메이지 천황이 황태자(훗날, 다이쇼 천황)의 결혼(1900년)을 기념해 계획, 1909년에 개관한 건물로, 우리나라의 예전 중앙청 건물처럼 석조건축물 위에 원형 지붕을 씌운 메이지 말기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축물이다.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현재는 기획전이나 이벤트 시에만 개관하고 상설전시는 하지 않고 있다. 우에노 공원에서 마주보이는 본관은, 일본의 선사시대인 조몽시대 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미술품 및 고고학적 발굴물들을 시대별, 분야별로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현관을 들어서면 보이는 중앙홀과 2층을 연결하는 돌계단은 웅장한 느낌을 준다. 1937년 석조건물에 기와를 얹은 형태로 지어졌는데, '제관양식'이라 불리던 당시 일본의 국가 공공건물 양식의 대표적 작품이기도 하다. 1, 2층엔 여러 점의 일본 국보 및 중요 문화재를 포함한 다양한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지하 1층은 뮤지엄숍으로 이용되고 있다. 본관 역시 효케이 칸과 더불어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본관을 사이에 두고 효케이칸과 마주한 동양관은,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인도, 서아시아, 이집트 등의 미술과 공예, 고고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본의 목조건축을 연상시키는 간결한 외양을 하고 있는 석조 건축물로, 다니구치 요시로가 설계로 1968년 개관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불화와 값진 도자기, 나전칠기 등이 이곳 3층에 전시되어 있어 감회가 남달랐다.

헤이세이관(平成館)은, 1999년 현재의 황태자 결혼을 기념해 개관했다. 현대적인 분위기의 2층 건물로, 1층에는 토우, 청동방울 등 일본의 고고 발굴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에스칼레이터가 설치된 중앙홀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배치된 2층 대형 전시장에서는 1년에 4-6회의 기획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