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술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일부 부동산 투기 자금, 신도시·혁신도시·행정도시의 토지 보상금, 펀드와 주식시장의 活況(활황)으로 얻은 투자수익 등이 유입자금의 大宗(대종)을 이루었다. 하지만 油價(유가) 급등과 주식시장의 부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러온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미술시장에 몰렸던 短期(단기)자금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렇게 미술시장이 조정 장세를 겪으면서 미술품 투자 또는 소장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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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트 반 고흐,「아이리스」 |
소위 「블루칩」이라 칭하는 李仲燮(이중섭), 朴壽根(박수근), 金煥基(김환기), 張旭鎭(장욱진), 劉永國(유영국)의 작품과 白南準(백남준), 李仁星(이인성), 李大源(이대원), 權鎭圭(권진규), 南寬(남관), 吳之湖(오지호), 朴古石(박고석), 崔榮林(최영림), 金相遊(김상유), 任直淳(임직순), 卞寬植(변관식), 李象範(이상범), 李應魯(이응로), 朴生光(박생광), 金基昶(김기창), 千鏡子(천경자) 등 작고 화가나 權玉淵(권옥연), 金興洙(김흥수), 李滿益(이만익), 金炯菫(김형근), 李禹換(이우환), 金昌烈(김창렬), 高榮勳(고영훈), 金宗學(김종학) 등 기존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이 장을 중심으로 高價(고가)의 미술품이 거래의 중심에 서 있다.
이것은 미술시장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미술시장이 조정이나 下向(하향)국면으로 가게 되면 작품價의 상승차익이 많이 나는 작가와 작품보다는 換金性(환금성)이 좋은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술시장이 活況(활황)일 때는 비교적 작품價가 저렴한 젊은 작가들이나 低(저)평가되었던 중견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블루칩 작가들에 비해 가격상승 비율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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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등장
미술품은 私有財産(사유재산)으로 개인이 소장할 수 있는 唯一(유일)한 예술장르이다. 음악이나 무용은 공연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미술품은 유일하고 영원하다. 귀금속은 유일하기는 하지만 예술적·문화적 가치는 미술품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따라서 미술품은 「지위 상품」으로 소장한 사람의 사회적·정치적 신분을 문화적으로 격상시켜 준다.
전통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고 화가들을 후원해 왔던 사람들은 귀족계급·성직자·皇室(황실)이었다. 근대 이후에는 자신의 경제적 성공을 확인하고 사회적인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미술품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외국의 경우 미술관 체제가 발달해 있어 이런 행동을 받쳐 줄 수 있었고, 미술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미술시장에서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 등이 큰손이었다. 2007년 통계에 의하면 중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3위로 올랐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적 파워가 드디어 미술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됐음을 의미한다.
아직 10위권 내에 들지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오일과 가스 수출로 富(부)를 축적하면서 새로운 소장가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東유럽의 유대인 출신 펀드매니저, 中東(중동)·인도·멕시코·브라질의 부호들이 세계 미술품 시장에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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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미언 허스트,「자장가의 봄」 |
세계 미술시장의 파워맨들
「아트뉴스」誌(지)가 선정한 2007년 미술시장의 파워맨 10명은 다음과 같다(표1 참조).
새로운 컬렉터들의 등장은 새로운 화가들이 주목받는 계기가 된다. 이들 신참 컬렉터들 가운데는 自國(자국) 미술가들의 작품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격랑의 바다를 그리는 러시아의 아이바조프스키의 작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러시아 컬렉터들의 관심에 힘입은 것이다. 인도나 모로코 혹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아랍계 미술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다.
미술시장의 판도 변화는 미술의 宗主國(종주국), 문화·예술의 나라라는 프랑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프랑스 정부는 미술시장 부양을 위해 미술품 구입자에게 無이자 은행대출을 알선해 주고, 기업들의 미술품 구입에 대해 稅制(세제)혜택을 확대해 주는 한편, 중산층 미술품 구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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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르하르트 리히터,「추상」 |
크리스틴 알바넬 프랑스 문화장관은 自國의 미술품 경매 업체가 외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도록 最低(최저) 판매가격 보장제, 판매자와 구매자 간 직거래, 보석 등 새로운 경매품목 도입 등 각종 규제완화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가장 문화적이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술시장에는 컬렉터가 아니면서 그 영향력이 지대한 사람들이 있다. 영국 「가디언」誌는 2006년 미술시장에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을 발표했는데, 그중 30명을 순위대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표2 참조). 괄호 안의 숫자는 지난해의 순위이다.
이들이 미술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계의 이슈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미술시장에서의 작품가격은 이들이 만들어 내고 생산해 내는 談論(담론)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미술품의 가격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模糊(모호)한 구석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시장에서 작가와 작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는 주요 미술관의 개인전 또는 기획전의 참여도, 주요 미술전문지의 리뷰 게재 빈도, 주요 미술관의 작품소장 여부, 주요 비엔날레 등 국제전의 참가도, 영향력 있는 화랑과의 관계, 주요 아트페어에서의 판매고 등이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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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고흐는 영원한 블루칩
미술시장에는 영원한 블루칩으로 남아 있는 작가와 작품들이 있다. 그중 피카소나 고흐의 위치는 聖域(성역)에 가깝다. 여기에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비엔나 분리파 화가 클림트가 최근 合勢(합세)했다.
미술품 경매시장의 기록은 언제든지 更新(경신)될 수 있다. 최근 상대적으로 低평가되었던 현대미술, 즉 컨템포러리 아트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종래의 블루칩이었던 고전주의 회화나 인상주의 회화를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기가 나빠지면서 다시 인상파 등 가격변동이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작품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작품 중 最高價(최고가)를 기록한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2006년까지 소더비와 크리스티 그리고 화랑에서 판매된 작품 중 10점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표3 참조).
2004년 5월5일 파블로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1905)이 당시 미술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파이프를 든 소년」은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9300만 달러에 낙찰됐다. 여기에 수수료를 포함, 작품 가격은 1억416만8000달러(약 12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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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블로 피카소,「파이프를 든 소년」 |
그간 최고 기록은 199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일본 제지회사 회장 료에이 사이토가 낙찰시킨 고흐의 「의사 가셰의 초상」(1890년作·8250만 달러)였다.
이날 경매에서 「파이프를 든 소년」은 5500만 달러에서 출발, 예상가 7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고, 치열한 막판 경합 끝에 전화로 응찰한 匿名(익명)의 인물에게 돌아갔다. 이후 2006년 5월3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피카소의 「도라 마르」가 9520만 달러에 낙찰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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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은 2006년 6월18일 소더비 경매에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그린 「 아델레 브로흐 바우어의 초상」이 회화 사상 최고인 1억3500만 달러(원화 1297억원)에 낙찰되면서 깨졌다. 이 그림은 화장품(에스티 로더) 재벌인 로널드 로더가 브로흐 바우어의 후손들로부터 구입했다.
이처럼 미술시장의 흐름을 보면 2006년과 2007년 초 사이에 미술시장에서는 소위 戰後(전후)미술,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술에 관심이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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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미셸 바스키아,「바니 힐의 아들 인생처럼」 |
경매시장에서 주목받는 戰後작가들
현대미술이나 소위 컨템포러리 아트가 미술시장의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 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低價인 까닭에 미래를 보고 소장하는 젊은 소장가들이나 헤지펀드 계열에서 일하는 자산운영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런 현대미술품들의 상승세는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미술시장에서 단기차익을 올릴 수 있는 종목이다. 1945년 이후 태어난 戰後(전후) 작가들의 미술시장에서의 활약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표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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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블로 피카소,「도라 마르의 초상」 |
미술시장에서 成果(성과)를 올리는 작가라고 해서 모두 미술사에 남을 만한 작가라는 보장은 없다. 고흐가 살았던 시절 그의 작품은 안 팔리고 인기가 없었지만, 당시에 잘 팔리고 인기가 있었던 작가들이 오늘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최근 들어서는 회화보다 비싼 사진 작품이 등장하면서 사진이 주요 컬렉터들의 수집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이 주목받는 것은 어려운 현대미술보다 친숙하고 쉬우며, 스펙터클한 이미지가 광고나 일상적인 이미지와 많이 중복되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진작가 10명의 작품과 작품價는 표5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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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 미술시장은 누가 主導하는가
이런 해외 미술시장의 활황과 맞물려 한국 미술시장이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다만 자체 推動力(추동력) 미비와 미술시장의 시스템 낙후, 미술품에 대한 좋지 않은 국민감정이 미술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술시장의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가늠자라 할 낙찰률을 살펴보면 낙찰률이 80%를 넘은 2007년 중반이 되어서야 미술시장이 제대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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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트 반 고흐,「자화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