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회> 토론 후기: 자유독서
1. 날짜 : 2024년 5월 22일(수) 19시 ~ 21시
2. 장소 : 대면 + Zoom 모임
1차> 상상의 숲 (정독도서관 1동 3층) (Zoom 오픈)
2차> 회식 (인근 식당)
3. 토론: 자유독서
4. 참석 인원
- 김정자, 김민자, 오지은, 신동희, 진재희, 임종현, 박종현, 박연 (8명)
5. 회원 동정
- 14개월만에 대면으로 만나 참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특히 신입회원 오지은 님, 신동희 님의 참석으로 모임이 더욱 빛났습니다. 사정상 오실 수 없었던 김민자 님, 윤경수 님의 부재가 아쉬웠지만 다음 번 만남을 손꼽아 기대하겠습니다.
- 정독도서관에서 제공해주신 책 선물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 그간 우리 북두런을 위해 애써주시던 담당 사서 이혜경 선생님께서 이달 말에 퇴임하시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노고와 봉사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날에 건승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 김정자 님께서 5월 말 이태리로 귀국하십니다. 편안한 여정 되시기 바랍니다.
6. 토론 내용_자유독서
■진재희 님: 《경영이라는 세계》 (황승진, 2024)
: 나는 학부 때는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는 MBA 과정을 수료해 경영에 관심이 많다. 저자 황승진은 한국인 최초로 스탠퍼드대 종신 교수를 지내고 은퇴한 경영학자로, 이 책은 미국과 한국 굴지의 기업들 다수의 기업 경영을 관찰하고 자문해온 경력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책에 언급된 흥미로운 사례들 중 하나를 소개하면,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대일청구권으로 얻어낸 극히 귀한 자금으로 당시에 매우 저렴했던 노동력보다 고가의 최신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비경제적인' 결정을 했다. ‘값싼 노동력은 계속 유지되지 않지만 기술력은 일단 뒤떨어지면 회복되기가 힘들다’ 는 이유에서였고 결국 그의 판단은 옳았다. 이 책은 경영서지만 부제가 ‘경영과 인생’ 인 것처럼 기업뿐 아니라 한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소중한 지식이 된다. 일반인들도 읽기 쉽고 삶에 크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임종현 님: 《가시고기 우리 아빠》 (조창인, 2022)
20년 전, 수많은 한국인들을 울렸던 초대형 베스트셀러 <가시고기>의 의 후속작이다. 나는 여간해서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울었다. 원작 <가시고기>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살려내는 아버지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린 소설인데, 그 소설 속 주인공이었던 9살 (정)다움이가 20년 후 스물아홉이 된 시기에 맞춘 뒷이야기가 이 책이다. 다움이는 시인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모른 채 화가인 엄마의 손에 이끌려 낯선 땅 프랑스로 갔다. 아버지가 그리웠지만 마음껏 그리워할 수 없었다. 그리움은 미움이 되고 분노가 되고 마침내 아버지를 기억 밖으로 밀어냈다. 성공한 영화 조명감독이 되어 촬영 차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다움은 필연적으로 아버지의 흔적들과 만나게 된다. 그 우여곡절의 과정에서 아픔과 상처를 씻고 화해와 사랑으로 새롭게 나아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종현 님: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2020)
저자 정세랑은 1984년 생 젊은 작가이다. 이 작품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던 자식들이 어머니 사망 10주기에 어떤 계기로 하와이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는 이야기다. 가부장적이고 전통적인 유교식 제사상을 차리는 대신, 훌라춤을 추고 무지개를 준비하는 등 기발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마치 하나의 축제나 이벤트처럼. 어머니는 생전에 주체적이고 강한 성격의 인물이었는데 그런 성격이 자식들에게도 이어진 것 같다. 작가에 따르면 이 소설은 '억압적인 20세기를 살아낸 여인들에게 바치는 21세기 여인들의 사랑'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엄마를 기리는 여성들의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젊은 여성 작가가 상큼하고 재미있게 써서 즐겁게 읽은 소설이었다.
■김민자 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2018)
오래 전 구입해두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소설처럼 한번에 쭉 읽는 책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시시때때로 어디를 펴도 공감이 되는 삶의 에세이 같은 책이다. 저자는 1941년 경남 밀양 출생으로 육사 경제학 교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20년 20일 동안 옥고를 치르고 1988년 출소했다. 기존의 체제와 다른 사상을 가졌다는 사실 만으로 그처럼 오랜 징역을 해야만 했던 당시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글을 보면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 사람들 속에서 참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인상적인 구절 하나: '여름의 징역살이는 너무 힘들다, 차라리 그 추운 겨울이 낫다, 그 이유는 겨울에는 옆 사람의 체온이 고맙고 정겨운데 비해 여름 징역은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곳곳에 감동적인 글이 참 많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대단하고 놀랍다. 책이 나오게 된 과정도 감동적이다. 수감자들에게 하루 2장씩 주어지는 휴지에 철필로 꾹꾹 눌러서 썼다고 한다.
■신동희 님: 《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 (정영목, 2023)
나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한국 화가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해 부끄러웠다. 작년 9월부터 올 초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장욱진 작가 회고전을 관람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장욱진의 그림들은 대체로 작다. 작은 그림으로도 큰 그림에서 오는 임팩트를 담아내려고 했다는데, 실제로 보아도 작은 그림들의 흡인력이 상당했다. 구도자처럼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마음가짐이 녹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캔버스 앞에서 오만가지 감정이 끓어 올라올 때 그런 감정들을 가라앉히고 승화하여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그렸다고 한다. 이 책에는 그림들이 많으며 읽기가 힘들지 않다. 개인적으로 장욱진의 <자화상>이라는 작품이 특히 좋아서 카톡에 올린다.
■오지은 님: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 1952/2006)
나는 주부들 중심으로 결성된 독서동아리에 참여해 5년 정도 활동하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나오게 되었다. 이후 혼자서 치열하게 독서하다가 읽은 여러 책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산티아고 노인은 바다에서 홀로 거대한 청새치와 투쟁하면서 계속 마놀린 소년을 생각하고 그가 나와 함께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표시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 부분이 특히 내 처지와 관련해 인상적이었다. 인간 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듯이 독서도 그렇지 않을까. 그러니 나도 혼자 읽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고 그러다가 어떤 인연으로 북두런에 연결이 되었다. 노인이 바다에 있으면 외롭지 않다고 했듯이 나도 책 안에서 살면 결코 외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독서동아리의 위기는 참석하지 않을 때 온다. 그래서 혹시 책을 못 읽어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박연 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1995/2006)
1995년 초판이 나온지 11년 후에 나온 재판으로서 초판의 80%정도는 유지하고 20% 정도는 개정했으며 파리의 컬러사진들도 수록해 세련된 모양을 갖췄다. 저자는 1947년생으로 서울대 외교학과에 재학 중 운동권에 깊이 간여했다가 당국의 조사와 감시를 받았고, 학교를 나와 기업체에 취직해 파리 지사에 근무하다가 한국에서 '남민전 사건'이 터지자 귀국하지 못하고 파리에 머물며 생계를 위해 택시운전사로 살아가게 된다. 관광객들이 보는 파리의 겉모습이 아닌 그 속에서 생계를 위해 투쟁하는 생활인으로서 경험하는 파리와 프랑스라는 사회의 속살을 흥미롭고 통찰력 있게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로 인해 한국에서 유명해진 단어 '똘레랑스(tolerance, 관용/허용치)'란 1)명확한 규정이 있지만 그 집행에 있어 인간적인 여유를 두는 것. 2)서로 다른 견해와 의견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공존을 모색하는 태도라는 이중 의미를 갖는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택시 영업 초기 아직 파리 지리에 서툴렀던 저자에게 보여준 한 젊은 승객의 언행을 통해 진정한 친절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사례였다.
■김정자 님: 《에브리맨》 (필립 로스, 2006/2009)
전에 읽었다가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너무 좋았다. 저자는 노벨문학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퓰리쳐상 수상에 빛나는 대작가이다. <에브리맨>은 노년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71세로 죽어가고 있는 노인이다. 여성편력이 화려한 사람으로 3번의 결혼에서 낸시라는 딸이 있는데 낸시와의 관계가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소설은 공동묘지에서 시작해서 공동묘지로 끝난다. 늙어간다는 것은 모르는 세계로 가는 것이며, 죽음보다는 고통이 문제라는 점을 ‘노년은 대학살이다’ 라는 문구로 절절히 요약하고 있다. 번역도 훌륭하다(정영목 번역가). 노년+죽음과 관련해 <The Door>라는 책도 강추한다.
7. 여유 한 잔
https://youtu.be/sYQlzYO5w3U
가사 중에
"5월의 벽 위에서 진동하는(=떨리고 울리는) 말들에 귀 기울여 보라"
(영어 번역: ......... listen to the words that vibrate on the wall of May)
5월에 만난 우리들,
그리고 우리가 만난 '상상의 숲' 교실 벽에 적힌 글자들을 생각하며:
8. 다음 모임 (234회)
- 일자 : 2024년 6월 12일(수)
- 장소 : 비대면 Zoom 모임
- 토론도서 : 《고리오 영감》 (발자크 저 / 이동렬 역)
- 발제자: 박연
9. 발제 순서
박연 → 윤경수 → 오지은 → 임종현 → 김민자 → 박종현 → 김정자 → 진재희 → 신동희
첫댓글 고맙습니다 😊🙏
꾸벅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