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탑을 쌓는 것과 같다. 높이 올리려면 아래가 넓어야 한다. 아래를 좁게 해서는 절대로 높이 올라갈 수 없다. 높이 가고자 하면 할수록 밑은 넓어야 한다.
이 말은, 공부를 잘 하려면 주위에 공부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고, 그들의 노하우를 대부분 섭렵해야 하며, 그 중 자기에게 맞는 것을 취하고, 자기 나름의 독창적인 것들을 발전시켜야 좋은 성적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한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니지만,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탐색해보는 것은 자기의 공부방법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 남들의 방법은 좋은 힌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완전 무(無)에서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공무원 시험을 보든 사시나 로스쿨을 보든 간에 자기 주위에 같은 시험을 공부하는 사람이 열명 정도 혹은 그 이상 있으면 좋다. 물론 다 아는 사람들이고 언제든지 내가 부탁해서 물어볼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특히 그들이 내가 공부하는 도서관, 독서실, 혹은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더 좋다. 격지에떨어져 있으면 아무래도 묻고 정보 얻기가 어렵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공부는 비교와 경쟁이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남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공부하는 동료들이 비교 상대고, 나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얼마나 공부하는지 알아야, 내가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 얼마나 더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추월하거나 최소한 동급으로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 여기서 그들은 내 주위의 동료들을 말한다. 비교가 괴롭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늘 비교를 해야 객관적인 자기 평가가 가능하고, 자기가 올바르게 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혼자 독수공방해서는 아무 시험도 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과학고는 전교생 대부분이 서울공대, 각 의대, 카이스트를 간다. 대원외고나 민사고의 졸업생 치고 평범한 대학교에 가는 것 본적이 있는가. 전교 꼴찌를 하더라도 명문대에 간다는 뜻이다. 내가 있던 충주에서 충주고와 옆에 또 다른 인문계 대원고가 있었다. 고등학교부터 연합고사를 쳐서 들어가는 선발제 학교다. 충주고는 전원이 서울대를 목표로 하며 공부를 시작하고 600명 중 서울대 30, 연고대 각 25명씩 들어갔다. 대략 100명이 서울 명문대에 들어간 것이다. 대원고는 서울대에 한 명도 들어가지 못한다. 대원고 수석이 성균관대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입학 할 때의 수준차이가 있지만, 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공부를 하니 서로 상승작용이 생겨서 훨씬 두 학교 간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 공부 할 때 워낙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 죽기살기로 하지 않으면 심하게 뒤쳐질 것 같았고, 반에서 내가 9등을 한적도 있고 전교 50등을 넘어간 적도 있었다. 그 시험의 성적표만 내가 현재 보관하지 않고 있다.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서로 동료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매우 크다. 전교 20등에서 전교 3등으로, 다시 전교 1등으로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이다. 충주고의 전교 1등은 전국 100위 이내에 들 수 있다. 강적을 만나 상대해야 강해지는 것과 같고, 히딩크가 우리 축구팀을 유럽 강호팀과 계속 붙게해서 대파당하면서 우리 팀을 훈련시킨 것이다. 약졸들만 만나서는 강자가 될 수 없다. 강자의 맛을 알아야 그 힘을 느끼고, 따라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히딩크가 위대한 것이다.
지금 유럽을 보라. 지금은 폴란드나 체코 등 동유럽까지 마치 서유럽처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서유럽은 룩셈부르크나 스웨덴 등 아무리 작은 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5-6만불에 이르는 초 선진국이다. 서유럽 전체가 어느 나라 하나 빠짐없이 다 발전했고 유럽 전체가 그런 형상이다. 반대로 아프리카를 보라. 사하라 이남 중에서 발전한 나라가 있는가. 이는 잘사는 나라 옆에 있으면 그 나라의 문물이 흘러들어와 덩달아 잘 살게 된다는, 발전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교육, 세제, 법률, 상행위, 기술문명 등이 바로 옆나라로 흘러들어가지 않을 수 없고, 흘러들어가면 옆나라도 발전하는 것이다. 목화씨를 문익점이 우리나라로 들여와 우리의 섬유 생활이 훨씬 나아진 것도 한 예다. 그래서 대개 위치가 비슷하면 사는 수준도 비슷하다. 서유럽이 그렇고, 아프리카가 그렇고, 중남미가 그렇고, 중국 홍콩, 대만 한국, 일본의 동아시아가 그렇고,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등의 동남아시아가 그렇고,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의 인도권이 그렇다. 옆 나라들이 못살면 대개 비슷하게 못사는 것이다. 문명의 전파 때문이다.
서유럽은 지금은 잘 살지만 중세(15세기) 이전에는 매우 미개한 사회였다. 1000년 이전에는 로마의 지배를 받던, 산적질이나 일삼은 야만한 무리가 아니었는가. 서기 1000년 까지는 유럽에서 이태리와 그리스 외에는 다 미개했다. 그 두나라가 발전한 것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에게해 바로 건너서 수입해갔기 때문이다. 이집트도 사실은 아프리카에 있지만 사하라 윗쪽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받아들이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웠다. 그 당시는 아랍권, 인도권, 중국 권 등 세 지역에서만 고등 문명이 발달했다. 그 세 문명은 서로 교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이 세계의 중심지로 올라온 것은 15세기 이후로 봐야 하고, 그 이전 인류 문명 역사 5,000년 중 500년 뿐이다. 그 이전은 중국이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가 예로부터 선진 문명을 가진 것도 모두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우리는 일본으로 문물을 내려보낸 것이다. 그러다가 16세기 이후 일본은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점차 우리를 추월한 것이고, 우리는 서양 문물을 외면하면서 도태된 것이다. 우리가 중국 옆이 아니라 남태평양에 있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돌고래나 잡으면서 서양 사람들의 호기심 대상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지리적 위치 역시 좋지 못하다. 대륙과 연결되어 있으나 북한이 막고 있어 사실상 섬나라다. 그것도 바다 쪽으로는 일본이 막고 있어 마치 폐쇄된 느낌을 준다. 땅으로 여러나라와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은 매우 아쉽고, 더구나 주위에 나라라고는 중국과 일본 밖에 없다. 여러 나라가 근처에 있으면 다양한 문물을 받을 텐데 그런 여건이 아니다. 더구나 중국은 15년전까지만 해도 매우 폐쇄적인 사회였고 우리와 교류가 전혀 없었다. 언제나 폐쇄적인 사회는 발전을 하지 못한다. 지금 우리나라 강남에 외국인이 보이는가. 지하철을 타면 외국인이 얼마나 있는가. 우리는 북한보다는 낫지만 그다지 나을 것 없는 폐쇄된 사회다. 그래서 아직도 학교에서 체벌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고, 사교육비 문제, 정치의 후진성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잘못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얘기가 많이 다른 곳으로 갔는데, 같은 얘기다. 주위의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배워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것을 세워야 한다. 그대로 모방해서 될 것도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남들의 것을 보고 참고해야 한다.
공부방법에 관한 책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책과 실제는 다르고, 책에 틀린 내용도 많고 과장된 얘기도 많고, 마음가짐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구체적으로는 도움이 안될 것 같다. 그런 책들도 물론 봐야 하지만 역시 주위 동료들의 공부법이 중요하다. 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첫댓글 공부방법, 경쟁 측면에 관해서만큼은 제대로 된 사람과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시겠지요.?제가 지방에 사는 사람이라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고, 메신저나 전화로 대화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방법이 될 듯 하고;; 따라서 12월 1일경 변호사님의 불피법카페에 의지하며 제 길을 혼자 나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학원 강의..함께 공부하는 친구들 모두 끊구요.아직 초반이라 제 판단이 바뀔 수는 있는데..정보를 얻는 것과 비교와 경쟁을 위해서 꼭 주변에 사람들이 필요할까요?..제 생각으론 주기적으로 같은 공부를 하는 분에게 안부전화하면서 정보를 얻는 것도 좋을 듯 한데
제가 공부하는 주변에 딱히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있을리는 없겠지만..공부방법에 대해서는 .. 이 카페나 암기에 일가견이 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쓰신 서적을 위주로..틈틈이 겸손한 자세로 계속 배울 것입니다. 그리고 매번 과정에 대해서 다시 재고하면서..공부할 때마다 새마음으로 결심을 세우고, 결심이 섰을 때마다 실제 공부는 도닦듯이 할 생각입니다..불필요한 요소가 너무 많아서 주변정리하려고 하다보니 변호사님의 글이 맘에 걸려서..염치불구하고 이렇게 글 올립니다.
글쓰고 ..하루동안 생각해 봤는데 제 생각도 그리 나쁘진 않은 거 같습니다. 결심이 섰으니 당분간은 이 결심은 지켜나가야 할 듯합니다. 파이팅입니다.
실제로 환경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절대 공감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 이겠지요. 외국에서 2년정도 살아본 경험이 있는데 가끔 한국에 올때마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불합리한 점들이 보였습니다. 괴로운 일이지만 외부환경을 의식하며 자신을 객관화 시키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주변인을 자신에 버금가거나, 나보다 나은 사람으로 채우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 생각나네요. 이번에도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가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상대방이 나보다 비슷하거나 뛰어나다면, 그사람들도(특히 나보다 뛰어난 사람) 자기보다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사람들을 찾을려고 할텐데(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주려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어떻게해야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곁에 둘수 있을까요?
언제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사람입니다. 지금 혼자서 공부하고 있는데 변호사님 말처럼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주변에 멘토 역할을 해줄 사람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군요. 여기서 명문대와 삼류대의 차이가 나는건가요?
제 생각으로는 사람이 없으면 책으로 어느정도는 커버가 가능한것 같습니다. 물론 커버가능이기 때문에 실제로 멘토가 있는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못하지만... 못한 상황에 있다면 그 대체제를 써서라도 최대한 커버가능하게 노력하는것이 매우매우 필요한것 같습니다. 저 또한 주변의 멘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고(그래도 한참 부족하지만), 남들은 쉬이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생각과 열정이 있습니다. 요약: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서 최고가 되어봅시다 ^^
사람에게 환경의 영향은 정말 중요한 것같아요. 공감이 많이 되네요 ^^
(우와....대단하다. 미발표글을 읽을때마다 뒤통수 한대 맞은 기분이다...)변호사님 고마워요. 20대를 변호사님 글로 인해 많이 배우고 느끼고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때 주위에 좋은사람들, 열심히 사는사람들, 능력있는사람이 있는 동네와 그 반대로 일상을 노력없이 그냥 흐지보내는 사람이 많은 동네에 살아봤는데 역시 주변환경은 중요하고 나자신을 다르게 이끌더군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댓글로 달아주신 글들도 너무나 도움이 되고 감사합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