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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후기는 6월21일 길따라 발길따라 경기남부편 220p에 수록된
숲길의 일부와 송도신도시 공원탐방 후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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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1일...월욜 아침...
시험기간인 조카녀석보다 빠른 시간인 7시50분 집을 나섰다.
수원역 가는 버스를 기다려 올라탄다.
평소 월욜 같은시각..버스 문에 매달려 타고 다닌다는 조카녀석 말에
내심 겁을 먹고 탔는데 의외로 한산하다.
워낙 먼 길을 나선지라 꼼꼼하게 시간을 체크해 나왔는데,
예정시간대에 수원역에 도착 곧 청량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평소엔 자주 걸리던 신호대기 없이 달린 탓에
예정된 전동차보다 빠른 인천행 급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부평역에 내려 인천지하철로 환승..
첨 타보는 인천지하철이다.
선학역에 도착하니 모임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먼저 나와계신 분들이 멋진 원형테이블에 자리잡고 계셨다.
간단히 다과를 나누고 계시다.
뒤이어 오신 女회원분이 상추쌈밥을 내놓으시는데,
입에 넣으니 밥이 너무 시원하다.
각자 한마디씩 한다.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시원하지?' 라고...
10시30분...
선학역을 출발한다 .
주변 상가를 지나니 곧 숲길과 만난다.
문학산 등산안내도...
아, 여기가 문학산인가보다.
길은 초반부터 오르막이다.
10분쯤 오르막을 씩씩대고 올라서니
진행하시는 분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다.
야호!!!
누가 옆에서 그러신다.
'그래도 산은 산이다'라고...
그 말이 틀리길 바랬지만 역시나 산은 산이다.
한참동안 올라가나 싶으면 내려서고,
내려서나 싶으면 내려온 것 보다 훨씬 더 올라서고를 반복한다.
길찾사 책에서 보았던 고마리군락지?
이쁘다..
<★>
고마리 군락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휘어 돌아가 조금을 더 오르니
목재데크와 구름다리가 나온다.
아쉬우나마 송도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쌍둥이 빌딩<?>이 건설중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조금 아찔한 오솔길을 지나니
데크는 산 아래로 이어진다.
데크가 끝나는 곳에서 다시 숲으로 진입한다.
아깝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다 내려오니 갈림길이 나온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이정표...'함박마을'이라 쓰여있다.
이름 참 정겹다.
하지만 우리가 갈 길은 함박마을 반대편이다.
제법 널찍한 너덜길을 올랐다 내려서니 또다시 갈림길..
일행들이 그늘에 모여 서 있다.
자세히 보니 초입부터 또 다시 오르막이다.
한무리의 산꾼들이 내려오며 묻는다.
'오데서 왔쎄요?'
누군가 대답한다.
'서울에서 왔쎄요~' 하고...
심하진 않지만 오르막은 잊을만 하면 나타나
온몸을 땀으로 적신다.
이 좁은 소나무숲 오솔길을 지나면
어느 순간 넓은 오르막 계단길과 만난다.
이 계단길만 통과하면 휴식이란다.
제대로 된 이 날의 첫휴식시간...
그도 그럴것이 오르막도 죽음인데다 사진찍는다 뒤쳐져있다보니
쉬는 곳에 도착하면 다시 출발...을 반복해야 했다.
아뿔사! 회원 한 분이 로프를 넘어서다 넘어진다.
크게 다치지 않은게 여간 다행스러운게 아니다.
와~~~ 정말 쉬는 시간이다.
배낭을 벗어 옆 운동기구에 걸어놓고 등허리의 땀을 식힌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 제일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다.
어떤 간식보다도 맛있고 달콤한 시간이다.
(찍어 온 사진이 대부분 회원들 앞모습이라 내 사진 한장으로 쉼터의 풍경을 대신한다.)
휴식이 끝나면 내려갈 길인 듯 하다.
ㅋㅋㅋ 역쉬~~~
이 길을 에둘러 조금 내려서니 이내 오름이다.
오름끝에 진행자가 로프를 발로 누르고 기다린다.
아까의 작은 사고로 긴장하셨나보다.
그런 마음을 짐작하면서도 난 그저 고마울 뿐이니
얼마나 이기적인가?
소통의 길로 들어섰다.
좁은 오솔길이 침묵의 길이었다면,
이 길은 어깨를 마주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정말 좋은 길이다.
우리가 진행하는 길 옆엔 또 다른..더 널찍하고 좋은 길이 있다.
ㅋㅋ 그러나 이 곳이 미끼일 수도 있음이야.....
두어번의 오르내림이 있은 후에..
가까운 곳에서 기계음의 바람소리가 들린다.
도로로 내려서며 옷이며 신발의 먼지를 털라고 준비해 놓은 기계음이었다.
저 활짝 열린 문을 통과하니...
무슨 사격장이란다.
<★>
사격장을 가로질러 계단을 올라서자..
<★>
또 다시 숲이 이어진다.
길섶의 개망초 무리가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먼저 간 이들은 숲 속 시원한 그늘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개망초 군락에선 미녀들의 사진촬영이 계속되고....
미녀가 아닌 탓에 난 일찌감치 그늘속으로 숨어버렸다.
계속 이어질 것 만 같던 숲길이 갑자기 환해진다.
그리고 이어서 웅성거림이...
알고보니 산딸기가 또 다시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산딸기의 유혹을 뿌리치고 나서니 앞은 온통 공사판이다.
공사의 내용인즉 인천지하철 복선 공사구간이다.
공사구간을 내려서서 땡볕 내리쬐는 길을 간다.
아마도 점심식사를 위해 예약해 놓은 식당이 가까운게야~
자주 걷다보니 분위기상 대충은 진행상황이 파악이 된다.
ㅋㅋ 특히나 먹을 것임에야 더할 나위 없다.
교회앞을 지나 잠시 그늘속에 멈춰선다.
이 곳은 수인선 협궤열차가 지나던 길이란다.
그러나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조차 없고...
이렇게 동강이 나고 까뭉개진 가운데
지하철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문득 사람들의 시선의 오른쪽을 향한다.
옛 송도역...
너무 허름하여 창고라 하기도 을씨년스럽다.
이 곳엔 곧 삐까번쩍한 새 송도역이 자리하게 되겠지?
<★>
송도역을 지나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려 건넌다.
건너자마자 어느 건물속으로 들어가는 가 싶더니 계단을 내려선다.
계단 밑에는 텃밭에서 가꾼 푸성귀를 내다 팔고 계신 우리들의 어머니의
구부정한 등과 바쁜 손놀림이 자리하고...
(이렇게 어려운 살림살이에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를 하셨을
우리들의 어머님들...그저 '고맙습니다' 하는 한마디가 생각난다.)
바로 앞엔 송도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어 웬지 구부정한 등이 더 서글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잘 정돈된 재래시장...
시장의 간판들도 똑 같은 모양으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20년쯤전에..이 곳 청학동으로 직장다닐 때..
그 땐 시장도 이렇지 못했는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밀려 이미 없어졌을 줄 알았던
시장이 이렇게 단장되어 있어 내심 놀랐다.
시장을 빠져 나오자 예약되어 있는 식당이 눈 앞에 보인다.
이 집의 바지락 칼국수는 면발이 다른곳과 사뭇 달랐다.
부드럽고, 투명해 보이는 그러나 맛은 일품인 칼국수와
방금 버무린 겉절이로 허기를 면하자
이번엔 들깨수제비가 나온다.
그 맛이 환상적이다.
내게도 있었나 싶던 20대 후반때...
누군가 물었었다...맞선 자리에서..ㅋ
'좋아하는 음식은 뭡니까?'라고...
그 때의 나의 대답..
황당하게도 아주 짧지만 강경한 말투로 '수제비요~' 했던 기억에
먹는 내내 피식피식 삼베바지 방귀 빠져나오듯 웃음이 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자외선 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는 오후 2시...
식당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좁다란 마을 주택가를 지나니 ...
곧 산길이 시작되는가 싶다.
점심을 배불리 먹은 탓에 식전보다 더 힘들다.
잠시 숲을 맛봤을 뿐인데 작은 도로가 산을 두동강이 내어 놨다.
길을 건너 다시 산으로 들어간다.
청량산이다...
약수터도 지나고..체육시설도 지나고..
그렇게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틈엔가 숲길이 끝난다.
또 다시 작은 도로를 건너니 철계단이 나오고...
첨으로 이 곳에서 다른 회원들을 기다려본다.
이어서 계단을 내려오는데 선두가 멈춘다.
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한다.
단체사진 촬영 후 다시 계단을 내려서는 모습이 앞건물 유리창에 비친다.
재미있어 내 카메라 왁꾸에 꿰어 맞춰 한장 담는다.
<★> 이해를 돕기 위한 단체사진...
사진을 찍고 나서 내려선 도로에선 스물여덟명의 회원이
일제히 무단횡단을 시도한다.
ㅋㅋㅋ 여럿이 함께 라는게 이제보니 참 좋은 것이다.
혼자였다면 감히 상상도 못했을 일을
뻔뻔하게 자행하고 있으니 말이다.ㅎㅎㅎ
앵고개길이라는 이 곳 사거리를 지난다.
송도유원지, 그리고 문학IC...등으로 갈라지는 교차로다.
이곳에서 도로를 건넌다.
도로를 건너자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의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 자유스럽고 여유스러운 풍경은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까?
<★>
안타까운 맘도 잠시...
우린 이내 문명이 만들어낸 거대한 콘크리트 터널속으로 진입한다.
어? 너무 시원하다.
그러나 시원한 터널은 우는 아이 달래는 사탕과도 같은 것...
곧 이렇게 땡볕을 헉헉대고 올라가야 하니 말이다.
입에 문 사탕때문에 힘들다는 소리도 못하고 낑낑대며 오른다.
뒤쳐져 오르다 보니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부럽다.
그러나 이 길을 오르지 않으면 결코 시원한 숲길을 맛볼 수 없으니
싫어도 올라야 한다.
이것이 사람사는 이치다.
세상에 꽁짜는 없는 법!
로또복권 당첨으로 인생역전을 이룬 사람들도
지나고 보면 다 그 댓가를 치뤘다고들 하니 꽁짜! 그거 좋아할 게 못된다.
다시 숲이다.
이 숲을 만나기 위해 20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다시 만난 숲이
구세주처럼 반갑다.
그러나 숲은 이내 우릴 햇빛속으로 몰아내고...
어느 새 습관이 되어버린 탓에 늘 주위를 돌아본다.
멀리 현대문명이 만들어준 거대한 다리...가 보인다.
편리하긴 하지만 너무나 삭막한......
이 너른 공터에서는 멀리 청량산 정상이 보인다.
함께 하신 분의 설명에 의하면
언젠가 이 곳에서 미사일이 폭발해 온 국민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
갑자기 초록 회오리바람이 숲 안으로 울 일행들을 삼킨다.
숲속으로 빨려들어서니 폐타이어로 만든 계단이 보인다.
밟고 올라서보니 물컹거린다.
ㅎㅎㅎ 그래도 오르는 재미가 있다.
숲이 내려준 선물...
초록의 짙은 그늘속을 잠시 더 걷고보니 오늘의 마지막 휴식...
가져온 거 다 내놓지 않으면 배낭을 뒤진다는 진행자의 <?>협박에
놀라서 귤 몇알 꺼내놓고 보니 난 더이상 내놓을 것이 없어 무서울 게 없다.
누군가의 배낭에 무겁게 짊어지고 올라온 맥주...를 나눠마신다.
시원한 맥주의 유혹을 뿌리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마지막 휴식을 끝내고 또 다시 숲길을 걷나 싶었는데
이내 도로가로 내려섰다.
대건고등학교 앞...
도로변 작은 근린공원엔 감나무가 심궈져있다.
이곳이 인천 송도신도시의 을지로인가? ㅋㅋ
넝쿨장미가 흐드러진 곳을 지나고..
회원들의 웃음소리가 남겨준 행복한 마음이라는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가로수길도 지나고..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 모를 조형물도 지난다.
검은 세개의 모형에 물방울 무늬가 아로새겨진...
항구도시여서 일까?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넌다.
달맞이 공원...
그리고 새아침 공원...
본격적인 경제자유구역의 공원 탐방이 시작된다.
푸른 나무들 사이를 거닐며 싱그러운 기운들은 듬뿍 받으셨는지?
이 곳 신송공원이라 불리우는 곳에서
모두들 밀린 숙제를 한다.
이 날 걸은 코스엔점심을 먹은 식당을 제외하곤 중간에 화장실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숙제를 하고 검사를 맡아야 한다는...ㅋㅋ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면 전화를 걸어도 좋을만큼 화장실은 깨끗하다.
그래서일까? 화장실 바로 앞에 요즘 보기드문 공중전화가 설치되어 있다.
누군가 동전을 넣고 다 쓰지 못하고 끊었는지 뚜뚜뚜뚜...신호음이 울린다.
밀린 숙제를 모두 끝낸 일행들의 걸음이 가뿐해보인다.
기찻길 분위기가 나는 이 길을 벗어나면 해돋이공원이다.
해돋이 공원의 분수대를 지나니 작은 연못이 발길을 잡는다.
연못안에 크고 작은 색색깔의 물고기가 한가로이 노닌다.
하지만 시간이 꽤 되어 더 늦기전에 걸음을 서둘러야 한다.
연못 뒤로 보이는 높은 빌딩이 마치 신기루같다.
어느 순간 보이다가도 어느순간엔 그 모습을 찾을 수 없다.
햇빛이 비치면 사라졌다가 그늘이 지면 다시 보이니 무슨 조화속인지?
오후 다섯 시...
그러나 아직은 태양이 뜨겁다.
그러고보니 어제가 하지다.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들며,
양력 6월 21일경으로, 북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
장미꽃 일렁대는 이곳의 작은 정자가 오늘의 종점이다.
걸음을 정리하고 맺는 말을 나눈 후 돌아가는 우리를 분수가 배웅한다.
동춘역과 동막역이 근접한 이 역은 캠퍼스타운역...
예전에 내가 알던 송도신도시는 송도비치호텔이라는 호텔 건물만 덩그러니
솟아있던 개발이 안된 그런 곳이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지하철역에 비치된 지도...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 곳의 제일 아래쪽 돌출된 부분 아래가 수원이다.
돌아돌아 수원까지 가려면 2시간이 훨씬 넘게 걸린다.
하지만 이 날은 운좋게도 성대부근에 사시는 회원 한 분이
차를 가지고 오셔서 편승을 하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
서수원에 내리니 이내 남편이 마중을 나오고..
난 늘 이렇게 남편에게 받기만 하고 산다.
이런 날이면 대게는 저녁밥상 차려놓고 마중을 나와준다.
요즘은 설겆이까지 해 주고 있지만....
어제도 저녁밥상은 아니었지만
저녁먹고 사진 옮기고 퍼져있으니
힘들었을 남편이 설겆이를......
이러다 금족령 내리는 건 아닌가?
슬그머니 불안해진다.
나가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나가도 온통 걱정꺼리인 비실비실 부실한 마눌덕에
울 남편 뱃살이나 쏘옥~ 빠졌음 좋겠다.ㅎㅎ
※ 후기의 사진 中 <★>표시가 되어있는 사진은 초상권침해 예방 또는 이해를 돕기위해
함께 한 회원님의 사진을 빌려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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